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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회복 기미?

서진수

2014년 3월 경매까지만 해도 침체의 지속인지, 회복의 기미는 언제 나타날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았었다. 그러나 3개월 후 6월 여름 경매에서 서울옥션이 6월 17일의 메이저 경매에서 180점 출품에 125점을 낙찰시켜 69% 낙찰률에 총 42억 600만 원의 낙찰총액을 기록하였고, 하루 뒤인 18일 K옥션이 213점 출품에 164점 낙찰로 77%와 총 46억 2,000만 원의 낙찰총액을 기록하였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경매 1회당 낙찰총액이 40억 원을 넘으면 일단 시장이 나쁘지 않은 상황이거나 좋아지는 신호였다.


서울옥션은 근현대미술에서 김환기의 <정물>이 5억 2,555만 원에 낙찰되었고, 고미술에서 추정가 500-800만 원이던 작자미상의 <표도(豹圖)>가 치열한 경합 끝에 4,893만 원에 낙찰되어 뜨거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K옥션은 개인 컬렉션에 출품된 오치균의 작품 5점이 모두 낙찰되고 김환기의 <봄의 소리>가 6억1,000만 원, 그리고 박수근의 <시장>이 4억 원에 낙찰되어 개인컬렉션 경매와 근현대미술 부문에서 활력을 띄었다. 경매시장의 회복 신호는 고미술 전문 경매회사에서도 나타났다. 경매횟수도 줄고 낙찰총액도 한동안 낮았던 고미술 경매시장에서 고가 미술품이 줄줄이 낙찰되어 미술시장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주었다. 고미술 경매회사 마이아트에서 추사 김정희의 <시우란(示佑蘭)>이 10억 4,000만 원에 낙찰되고, 청동으로 만든 종이가 7억 9,000만 원에 낙찰되었다.


마이아트 추사 김정희의 <시우란> 낙찰 장면


또한, 5월 24일과 25일에 진행된 크리스티 봄경매와 서울옥션과 K옥션의 홍콩경매까지 합치면 적잖은 미술품이 2014년 봄경매를 통해 거래되었다. 크리스티 봄경매에는 총 45점이 출품되어 36점이 낙찰되어 80%에 달하는 낙찰률과 총 3,405만 홍콩달러(약 45억 원)를 달성하였다. 이우환의 <점으로부터>(1979)가 1,264만 홍콩달러(16억 5,000만 원)에 낙찰되고, 김환기, 강형구, 이성자, 전광영, 김동유, 최영걸, 김인숙, 최수앙 등의 작품이 관심을 끌었다.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는 2014년 상반기 최고가격이 달성되기도 하였다. 이우환의 작품 붉은색 <선으로부터>가 추정가10억-15억 원이었는데 낙찰가가 1,369만 2,000홍콩달러(18억2,000만 원)에 달했다. 2014년 여름 들어 우리 경매시장은 확실히 활기를 띠었다.


미술시장의 좋은 분위기는 화랑에서도 나타났다. 오치균, 정상화 등 중견작가와 원로작가의 전시가 많은 관심을 끌었고, 일정 액수 이상의 작품값이 나가는 작가의 스튜디오에는 화랑들의 전시 가능 문의가 이어졌다. 홍콩과 바젤 등 해외 아트페어에서 몇몇 화랑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중국, 홍콩, 대만의 중화권 컬렉터들이 단색화 작가들의 전성기 작품과 홍콩 경매로 알려진 주요 작가들의 작품 구입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다.


미술시장이 다소 회복 조짐을 보일 때 작가, 유통관계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컬렉터를 감동하게 하는 작품과 서비스로 다가가야 할 것이다. 해외 컬렉터들이 찾는 시장 만들기와 함께 우리컬렉터들이 우리 작가들의 작품도 찾게 하는 작품 수준의 제고와 마케팅, 홍보에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또 기억해야 할 사항은 작고작가나 원로작가의 명성에만 기대지 말고, 40-50대 중견작가의 활발한 후원과 육성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미술시장의 볼륨이 커지지 못하고 늘 단기 회복에 그치고 시장이 도돌이표라는 점이다. 오랜 침체기와 현재 우리 미술시장에서 관찰되는 점은 크고 유명한 화랑이나 역량 있는 작가는 여전히 잘 팔고 꾸준히 팔린다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 뿐만 아니라 세상 곳곳에서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격차 문제가 우려되지만 미술시장의 주체들이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의 변화를 잘 읽어 변화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한국화랑협회와 경매회사들도 계속 반복되는 지적이지만 글로벌 스탠다드를 향한 제도 마련과 전속작가제 확립, 스타작가 육성, 글로벌 홍보 전략, 해외전시 기획자 양성, 정보화, 미술품 소비 확대 방안 등 미술시장의 기반 강화를 위한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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