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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활기 찾은 일본 미술시장

서진수

쓰나미에 의한 행사 일정의 변경과 아베 정부에 대한 내 방식의 항의 표시로 3년간 일본 방문을 중단했다가 도쿄아트페어의 집요한 이메일 공세에 3월 초 도쿄행을 결정했다. 30년간 다닌 도쿄의 공기는 늘 나를 흥분시켰다. 포맷이 많이 바뀐 도쿄아트페어, 3시간 넘게 보고도 아트페어 디렉터와의 약속시간 때문에 다 못봐 아쉬웠던 모리미술관의 워홀 특별전 관람, 그리고 신종 중국미술전문 경매회사의 설립과 돌풍에 관한 정보가 큰 수확이었다.


도쿄로 떠나기 하루 전 발표된 프랑스 아트프라이스(Artprice.com)의 『2013년 미술시장 보고서(The Art Market in 2013)』에는 일본 대표작가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세계 500대 작가에 쿠사마 야요이(59위), 무라카미 다카시(121위), 나라 요시토모(152위), 후지타 츠구하루(171위), 시라카 카즈오(213위), 카와라 온(457위) 등이 포진되어 있었다. 중국의 강세에도 일본의 6대 작가는 순위 상승, 판매액 증가를 보이며 발전하고 있다. 2012년에 비해 여러 계단 하락한 이우환(427위, 2012년 188위)과 김환기(468위, 2012년 257위) 2명에 그친 우리나라와 크게 비교되었으며, 판매액도 우리 작가 2명의 합계가 171위인 후지타 츠구하루의 62%밖에 되지 않고, 쿠사마 야요이의 판매 총액은 우리 작가 2명의 4배를 넘었다.


도쿄아트페어 ⓒ서진수


4월의 소비세 인상을 피해 3월 초로 앞당긴 도쿄아트페어도 이전보다 활기가 넘쳤다. 고미술, 공예, 일본화, 근대회화, 조각, 현대미술, 사진, 판화, 영상 작품 등이 뒤섞여 있는 아트페어는 젊은 디렉터 덕분인지 현대미술 전문 화랑들의 별도 아트페어였던 G-tokyo를 흡수하고 몇몇 아시아 국가 화랑들을 합쳐 ‘Discover Asia & G-Plus’라는 이름으로 리포맷팅했다. 국내에도 알려져 있는 Scai The Bathhouse, Mizuma Art Gallery, Arataniurano 등의 갤러리 부스는 관람객이 몰렸고 일부 작가는 솔드아웃을 기록했다. 일본의 주요 정부 부처와 기업, 미술관이 함께 축제를 연출했다. 외무성, 경제산업성, 문화청, 일본적십자사 등이 후원하고, 도이치은행그룹, 이세문화기금, 모리모토, 산토리, 코이니 등 기업들이 스폰서로 참여했다. 그리고 더욱 부러운 것은 모리미술관, 요코하마미술관, 도쿄 도립 현대미술관, 미츠비시1호관미술관, 폴라미술관, 산토리미술관 등이 특별 협력 기관으로 참여한 점이다.


일본 경매시장 현황

2013년 일본 경매시장은 낙찰총액이 전년 대비 22% 증가한 123억 엔에 달했다. 시장점유율 45%를 차지하는 마이니치와 25%를 차지하는 신와가 경매시장을 주도하였고, 신와의 경우 낙찰률이 93%에 달했다. 그러나 일본 미술경매의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여는 일이 일어났다. 통계나 밖으로 드러나 있지 않고 미술계 타짜들만 아는 새로운 사건으로 2010년 말 중국 미술품만 전문적으로 경매하는 도쿄주오(東京中央)옥션이 설립된 일이다. 도쿄와 홍콩, 타이페이, 그리고 중국 6개 도시에 사무실을 두고 일본인들이 1970-80년대에 사온 중국 미술품을 모아 중국 고객들에게 경매로 파는 것이었다. 홈페이지는 있지만 경매 결과는 비공개, 150명의 중국인 단체 고객이 한꺼번에 경매장을 점령하고, 이들을 태운 여러 대의 버스가 도쿄에서 나고야와 오사카를 휩쓸며 일본 미술시장을 훑고 지나갔다. 놀라운 일이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유명한 갤러리의 전속작가 전시가 있어 한국에서도 전시를 해보라고 권유하자 3년치 스케줄이 꽉 찼으니, 그 후에 보자고 했다. 모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앤디 워홀 전시는 부러움 그 자체였다. 워홀이 도쿄를 방문했고, 국화꽃 작품명을 일본어로 키쿠라고 붙이고, 영화 ‘이유 없는 반항’ 작품도 일본어로 제목을 붙이고, 워홀이 주문 초상화를 받던 시절 일본 기업 쿄와학코회사가 ‘카이노 쿠니’라는 와인의 홍보물 카렌다에 쓸 배우를 작품으로 주문했었다. 2013년부터 아시아 5개 도시를 순회하는 특별전 도시로 싱가포르, 홍콩과 함께 도쿄가 선정될만했다. 모리미술관의 하이라이트는 입구에서 작품 손상을 막는다며 만년필이나 볼펜을 못쓰게 하고 납작한 연필을 나눠준 일이었다. 일본! 일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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