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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매체는 변한다

이승환

지하철 속 풍경을 회상한다. 2000년 무렵까지 신문 더 정확히 스포츠신문 전성기였다. 역내 가판대는 물론 지하철 안에도 신문 파는 청년이 돌아다녔고 읽고 난 신문은 짐 선반에 두고 내리는 게 타인을 위한 배려였다. 열독률에 힘입어 신문이 가진 홍보력은 독보적이었다. 2000년대 초반 등장한 무가지는 신문의 아성을 허물기 시작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스마트폰 등장은 지하철 속 풍경을 바꿨다. 종이매체를 대체한 스마트폰은 게임과 짤(영상)로 유저들이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무료할 틈을 주지 않는다. 텍스트와 이미지를 거쳐 영상으로, 매체는 변한다. 변화는 계몽이 아니라 소비에 따른다.


미술은 어떨까. 과거 애호가들은 전시와 작가 정보를 주로 일간지 미술기사와 『월간미술』 등 전문지 기사를 통해 구했다. 이후 ‘네오룩’은 미술정보 디지털 이미지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현재, 미술정보는 영상으로 변화했을까?



sky TV 아트팟, 신철 작가 인터뷰 촬영 장면. 미술동영상 아카이브 에이루트 기획 제작.


동영상은 쉽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2018년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74%에 다다른다고 한다. 영유아와 노인층을 제외하면 거의 누구나 쓴다는 수치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는 글 읽고 이미지 감상하기보다는 영상에 최적화되어 있다.


사진 촬영이 기술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 누구나 스마트폰에 탑재된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 이 카메라로 동영상도 찍는다. 심지어 일부 기종은 4K 녹화도 가능하다. 프레임을 어떻게 잡느냐는 사진이나 영상이나 차이가 없다. 그런데 영상은 손떨림을 포함한 흔들림을 잡아줘야 한다. 가지고 있는 카메라용 트라이포드에 저렴한 스마트폰 전용 거치대를 활용하면 흔들림없는 영상촬영이 가능하다. 휴대가 불편하다면 비용은 들지만 짐벌(Gimbal)을 사용하면 된다. 3년 전에는 40만 원대였는데 최근 10만 원대 제품도 요긴하게 사용된다. 


어찌어찌 촬영은 하지만 편집에서 막힌다(1020세대는 다르지만). 편집은 욕심만 안 부리면 된다. 모바일로 영상 편집하는 무료 앱(Application)들이 많다. 만약 아이폰 유저라면 ‘아이무비’라는 근사한 앱을 사용할 수 있고 Mac에는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다. 전문적 기능을 가진 프리미어에 비해 편집 제한은 있지만 직관적 인터페이스 덕분에 별도 매뉴얼이나 공부가 필요 없다. 사진 찍듯 전시와 작품 영상을 촬영해서 편집하고 SNS에 올려서 공유하면 끝. 



sky TV 아트팟 스튜디오 촬영 장면. 미술동영상 아카이브 에이루트 기획 제작.


문제는 소비다

SNS 목적은 과시와 소비다. 전시를 영상에 담는 것도 취향의 과시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영상을 소비할 때 과시의 힘은 커진다. 대개 영상은 재미와 흥미로 인해 소비가 촉진된다. 하지만 미술이 재미있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짧은 게 대안이다. 다 보여줄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짧더라도 자주 업데이트되는 영상이면 충분하다. 질보다 양이 먼저다. 양은 질을 끌어 올린다.


영상은 소비를 그 목적으로 한다. 과거 농반진반으로 “전시는 짧고 도록은 영원하다”라고 했었다. 그러나 발행된 도록 중, 대다수는 책꽂이와 박스에서 잠자고, 일부만이 소비자(애호가)에게 전달된다. 영원은 요원하다. 이에 비해 영상은 시간과 지역의 제한 없이 소비되고 소장된다. 이런 장점을 가진 영상은 기존 종이매체의 ‘현재 보완재’이자 ‘향후 대체재’다.



이승환(1968- ) 홍익대 예술학과 졸업. 격월간 가나아트, 서울옥션, 서울디자인재단 등에서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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