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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도쿄아트북페어의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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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아트북페어 입구 안내, 사진:유어마인드


도쿄아트북페어에 2013년부터 매년 참가하고 있다. 타국의 아트북페어에 참여하는 일은 좋은 자극이자 두터운 경험이 되는데, 언어가 다르고 전제가 다르고 판단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번역 혹은 통역이 필요한 언어와 사고방식으로 우리의 책을 다른 국가의 사람들에게 설명하다 보면 어떤 부분에서는 국내보다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과감하게 생략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트북페어의 장면들도 타국인이기에 그들과는 다른 감각으로 관찰할 수 있다. 도쿄아트북페어에서 본 몇 가지 인상적인 장면들을 소개한다.

좌) 특별 전시 안내, 사진:유어마인드, 우) 박스를 재활용한 소형부스 모습, 사진:유어마인드


소형의 소형: 마이크로 부스
같은 금액의 부스비를 낸 뒤 일반적인 부스 배치를 포기한 채 입구 쪽에 자그마한 이동형 집기로 매대를 만든 팀을 보았다. 이들은 ‘아트북페어’라는 소형의 독립적인 행사에서 그 작은 규율에서마저 벗어나 ‘이 배열 속에서 유별난 개인이 어떤 노선을 취할 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었다. 대형의 호응을 얻지는 못해도 자신만의 작업을 이어가거나 지금 벌어지는 일에 대해 발언하는 결과물이 모여 있는 아트북페어에서 이들의 장에 포함되면서 동시에 포함되지 않는 유일한 부스였다. 또 2016년에는 자신이 소속된 팀의 부스에 출판물과 인파가 너무 많아 행사장 구석에서 골판지 박스를 활용해 만든 초소형 부스에 자신의 소책자 하나만을 전시한 작가도 보았다. 유쾌한 한수라고 생각했다. 집단을 배려하지만 결과적으로 초소형으로 독립된 자신이 더 부각되는 방식이다. 

진(Zine) 스모
2014년에는 얇은 소책자 진(Zine)을 스모, 스포츠의 룰에 끌어들인 이벤트가 열렸다. 책의 구조와 힘이 약한 진의 특성을 게임의 형태로 전환한 아이디어가 좋았다. 이것은 독립출판 혹은 아트북의 묘미이기도 하다. 매체의 한계를 숨기는 것이 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드러내어 극단적인 재미로 표출한다. 얇은 진을 서로 쓰러뜨려 획득하는 방식은 제작과 소장 사이에 있는 욕망을 스포츠로 즐겁게 둔갑시켰다.

부분에 집중하는 디자인
2016년의 행사장 인쇄물과 그래픽 디자인은 ‘종이의 끝부분을 살짝 말아 붙인다’는 규칙에 따라 표기되고 부착되었다. 일반적인 출판물과 인쇄물의 구석 혹은 전혀 다른 구역에서 만들어지는 책자들을 대표하는 좋은 표기 규칙이라고 생각했다. 작은 부분으로 전체 인쇄물에 뚜렷한 돌기를 만든다. 행사를 주최하는 사람들과 참여하는 사람, 방문하는 사람이 서로 다르지 않고 호환될 때 공간을 안내하는 그래픽도 그 연장선에 있다.

올해의 도쿄아트북페어는 그간 오래 진행되었던 대학캠퍼스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시기에 열린다고 한다. 마치 판형이 자주 바뀌는 비정기 독립출판 잡지처럼 유동적으로 바뀌는 아트북페어 역시 혼란스러운 한계가 곧 ‘그럼에도 찾아가게’끔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참가자이자 방문객으로서 올해 행사의 소식을 기다린다.


- 이로 무명의 쓰는 사람. 책방 유어마인드와 아트북페어 언리미티드 에디션 운영. 『책등에 베이다』(이봄) 지음, 『일본 돈가스 만필집』(난다) 집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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