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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이제, 한국미술 해외전시는 어디서 찾아야 하나?

김달진

2015년 문예연감 (2014년도판)


1970년대 미술전시회는 어떤 것이 있었을까? 먼저 이를 위해서 그 당시 미술연감에서 1차 목록을 만들고 팸플릿을 찾고 신문을 검색한다. 미술연감인 대한민국예술원에서 발행한 『한국예술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예연감』, 한국미술연감사의 『한국미술연감』의 전시기록(전시명칭/기간/장소)이 기초자료가 된다. 여기에 주요 전시를 선별하여 출품작가, 전시내용인 기사나 전시평, 작품사진 등을 추가한다. 이는 한국미술 기초자료 구축 및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미술 전시자료집 Ⅱ 1970-1979』을 만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으로 작년 『한국미술 전시자료집 Ⅰ 1945-1969』에 이은 연구 프로젝트이다. 연감은 지금 당장은 효용성을 실감하기 어렵지만 세월이 흐른 뒤 역사를 되돌아 볼 때 가장 먼저 찾게 된다.


미술연감의 역사

미술은 전시회를 통해서 작품을 일반에게 공개하고 평가를 받고 역사에 남게되며 판매도 이루어진다. 1년 동안 미술계의 기록을 남긴 연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대한민국예술원의 『한국예술지』부터이다. 우리나라 예술활동 및 총평을 수록한다는 취지로 1965년도 판을 1966년에 창간하여 1992년 27권까지 발간하였다. 1권은 문학, 미술, 음악, 연예로 나누고 미술은 동양화, 서양화, 조각, 공예, 서예, 건축, 사진 7개 부문으로 구분하여 수록하였다. 1960년대에는 별도로 풍부한 내용의 자료가 수록되었으나 호를 거듭할수록 내용이 빈약해졌다. 『한국미술연감』은 한국미술연감사에서 본격적인 정기간행물로 등록하여 1977년 창간하여 1997년까지 13권을 발간하였다. 풍부한 내용 중에서 미술가를 찾아볼 수 있는 작가명감의 역할이 컸다. 『열화당미술연감』은 미술도서 전문출판사인 열화당에서 1984년에서 1989년까지 6권을 발행하였다. 전시회를 한국화, 서양화, 조각, 서예, 공예·디자인, 건축, 사진, 종합전, 해외작가 국내전·교류전, 국내작가 해외전, 기타전시로 나누었다. 전시회 내용에 대한 평가, 관련기사 색인 등이 수록되기도 했다. 월간미술이 발행한 미술연감은 ‘연감’이란 명칭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한국미술 1996』이란 이름으로 창간했고, 전시 뿐 아니라 풍부한 내용을 수록하여 『한국미술 2011』까지 총 16권을 발간했다. 연감은 자료 수집, 제작비 등의 수고에 비해 판매가 어려워 창간호에 충실했던 내용들이 호를 거듭 할수록 빈약해지다가 폐간이 되고 만다.


종이 연감은 사라졌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1977년에 『1976년도판 문예연감』을 창간하여 매년 발행하고 있다. 나는 그 동안 미술계 기록을 연합연감, 한국미술연감, 열화당미술연감, 월간미술연감, 문예연감에 일회 또는 연속성 있게 제공해왔었다. 이를 위해 전시 팸플릿, 신문, 잡지 등을 조사하고 온라인 자료를 뒤적인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신문 종수도 늘어나고 온라인도 늘어나고 모든 매체에서 철저하게 조사한다는 건 이제는 불가능하다. 전시를 장르별로 나눈 다는 것도 혼합 융합의 시대에 전통개념으로 분류 자체가 오류를 범하게 된다. 또한 ‘미술연감 발행되어야 한다’(월간미술 1990.5), ‘미술연감을 발행하자’(미술세계 1994.12), ‘해도 너무 한다, 누가 역사를 그르치는가(가나아트 1997.7.8)’ 졸고를 통해 문제점을 사회적으로 환기시켰다. 한 해 동안의 전시 건수가 문예연감에 의하면 1986년 2,019건, 1996년 5,932건, 2006년 8,924건, 2014년 1만 건이 넘은 13,248건이다. 28년 사이 전시 건수는 6.6배로 늘어났다.


『2008 문예연감』부터 총람은 종이로, 편람은 CD로 제작하던 것이 『2013 문예연감』이후 예산절감을 명목으로 종이 발행이 중단되었다. 내용 자체도 표와 그래프를 중심으로 편집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인포그래픽을 통해 각 수치들을 시각적으로 바로 체감하게 하는 것은 좋은 시도이지만, 서가에 꽂힌 볼륨, 연감이 가지고 있던 존재감이 없어지고 문예위 웹사이트에서 보게되었다. 인쇄매체로 한눈에 보지 못하고 화면상에서 검색된 일부분만 보는 불편, 각 도서관에 분산 보관되지 못하는 상태에서 어떤 사고에 의해 웹서버에 문제가 생기는 가능성에 대한 대책을 물어보고 싶다. 또한 계속 조사되어오던 한국미술 해외전시 기록 통계는 완전히 제외되었다. 이제 한국 현대미술 해외 진출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 K-아트를 논할 때 해외전 상황을 말할 지표가 없어졌다. 정부는 문화융성만 부르짖을 게 아니라 아직도 우리 사회에 부족한 기초자료 조사, 통계, 편람, 아카이브 정리에 지원이 절실한 이유이다.



김달진(1955- ) 중앙대 문화예술학 석사. 문화관광부 문화부장관 표창 수상. 가나아트센터 자료실장 역임. 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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