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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미술 작품! 그 보는 즐거움 찾기 위한 노력

권남희

“우리 공연 볼까? 전시 볼까?”라고 묻는다면, 무엇이라 답하겠는가? 아마도 ‘공연’이라 답하는 이들이 더 많을 것이다. 적어도 필자의 주변은 그러했다. 왜일까? 대체로 공연은 금방 와닿으나 전시는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이다. 동감한다. 공연을 감상하는 감상자는 자신의 자리에 편히 앉아서 화려한 무대 위에서 시청각적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전달받는다. 전시는 어떠한가? 감상자가 직접 움직이며 눈으로 보며 이야기를 찾아야 한다. 전시장 내 도슨트나 오디오가이드 등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친절한 안내물이 있다한들 공연이 주는 전달력에 비하면 아무래도 약한 듯하다.


<엘 시스테마> 영화 포스터


몇 년 전 영화로 제작되어 세계에 소개된 바 있는 베네수엘라의 음악교실인 <기적의 오케스트라 - 엘 시스테마(El Sistema)>의 감동은 우리나라에서도 전국적인 음악교육의 장으로 이어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운영하는 ‘꿈의 오케스트라’가 그것이다. 또한 많은 방송국에서 앞 다투어 만들어지고 있는 오디션프로그램은 어떠한가? 우리에게 공연예술을 더욱 가깝게, 감동적으로 만들어주고 있는 측면이 있다. 이런 현상들이 문화예술교육현장에 반영되고 있다. 예술의 기능중심 교육을 지양하고, 예술을 즐기며 느낌을 지향하는 문화예술교육을 보자. 이 현장에서 교육 선호도 또한 공연예술분야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장르를 넘어선 융합을 앞세우고 있기에 장르를 구분한다는 것이 오류일 수 있지만 미술, 즉 시각분야의 선호는 현저히 떨어진다. 이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2014 사회문화예술교육지원을 위해 지원대상처에 선호도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또한 각 지원처의 사업내용이나 선정된 사업의 비중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미술로 주변을 바꾸며 가시화되었던 공공미술도 좀 잠잠해 진 것 같기도 하다. 문화예술교육의 현장에서 미술 고유의 가치가 점점 밀려 나가는 것은 아닐까하는 우려가 생긴다.


미술관에서는 점심시간 직장인들을 위한 작가와의 대화나 주말에는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 등 대상에 따라 많은 프로그램들을 쏟아내고 있다. 미술관으로, 미술작품으로 다가오게 하는 방법이다. 또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생들이 올망졸망 선생님을 따라다니는가 하면 비교적 큰 학생들은 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전시품을 찾고, 적기도 한다. 보는 연습 중이다. 때로는 전시품을 보기 보다는 전시품 옆 설명문을 더 열심히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미술 작품이 있는 곳은 좋은 학습의 장소이고, 미술 작품은 좋은 학습 내용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듣고, 만지고, 느끼며, 조작하는 다양한 활동들이 전시장 체험코너를 차지했다. 그리고 다양한 교육 콘텐츠들이 제작되어 활용된다.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엄마와 아이, 에르미타슈미술관, 상트베째르부르크


더 노력이 필요하다

미술작품! 시각예술을 좀 더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한 노력.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전시장은 해외 유명작가나 유수의 미술관 전시가 차지해버렸다. 제한된 동선과 시간으로 작품 감상을 배려하기 보다는 전시장에서 사람구경이 더 앞서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자칫 이런 모습이 미술관의 전경이라 각인되어 버리는 것은 아닐는지, 대중을 미술관으로 미술 작품이 있는 곳으로 오게 하는 발걸음을 늦추게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또한 작가가 소통하려 했던 작품 고유의 가치를 보고 느낄 수 있는 전시보다 체험형식의 전시가 상설전시장으로 자리매김하며 지역의 명소가 되기도 했다. 새로운 형식의 미술콘텐츠라고 생각하면 긍정적일 수도 있겠다. 얼마전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렸던 ‘한국근현대회화100선’은 국내작가의 작품 전시만으로 최고의 관람객을 확보했다고 한다. 기쁜 일이다. 미술작품! 그 보는 즐거움을 찾기 위한 노력, 그 현장에서 수년간 열심히 뛰어왔다. 그런데 미술이, 시각예술이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미술 작품으로는 엘-시스테마와 같은 감동을 만들어 낼 수는 없을까?



- 권남희(1977- )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 문화관리학과(미술관, 박물관 경영)석사, 유수 박물관, 미술관 교육 프로그램 연구 및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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