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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제주특별자치도 미술관들 그래도 비전은 있다

김유정

제주도는 지난 2006년 7월 1일 행정구역 명이 제주특별자치도가 되었다. 기존 행정 구역이었던 북제주군은 제주시로, 남제주군은 서귀포시로 편입되면서 2개의 시 행정체제로 통합되었다. 세계정세 속에 가속되는 경기 침체, 지난해 예기치 못한 대형 재난, 감귤 값 폭락 등 2년이 채 안된 제주특별자치도의 집안 살림은 산 너머 산이다. 물론 장기적인 경기침체는 예상되지 않았던 바가 아니다. 중국의 급속한 성장이 그 원인이라고 하지만, 세계를 주도하는 자본주의 국가의 전면 개방 압력의 영향력도 무척 컸다.


이제 제주특별자치도는 새로운 과제들이 누적되면서 정치적 상황과 경제적 난국을 헤쳐 나가야하는 길목에 서 있다. 이런 와중에도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일은 자랑할 만한 일이었다. 늘 차갑기만 하던 관광 산업에 어느 정도 온기를 불어넣어준 셈이 다. 관광산업이야말로 제주특별자치도가 회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경제규모가 취약한 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천혜의 자연을 이용한 관광 산업은 당연한 일이다. 일찍부터 제주특별자치도는 경제전략 자체가 1차 산업을 연계한 관광산업에 비중을 두고 있었다. 또한 관광산업의 한 측면으로 문화+관광이라는 테마형 관광 산업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지금 제주는 박물관 천국이 되었다. 박물관 종류도 많고 사설 갤러리와 공공미술관도 늘어가는 추세다.


현재 공공미술관은 87년 개관한 서귀포시 기당미술관, 2002년에 문을 연 서귀포시 이중섭미술관이 있고, 제주시에는 2007년 개관한 제주현대미술관이 있다. 그리고 현재 2008년 말 준공 예정으로 제주도립미술관(가칭)이 건립되고 있다. 서귀포시 기당미술관은 개인이 건립하여 서귀포시에 기부한 미술관으로 매우 특수한 형태이다. 서귀포시 이중섭미술관은 유명 화가의 이름을 딴 미술관으로 관람객이 증가하고 있다. 제주현대미술관은 이름에 걸맞는 기획력과 소장품 확보라는 과제가 앞에 놓여있다. 현재 건립 중인 제주도립미술관(가칭)은 민간사업자가 공공자금으로 미술관을 건립하여 특정기간 운영하다 공공기관에 이관하는 BTL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공공미술관의 성격이나 운영 방식은 눈여겨 볼만한 일임에 틀림이 없다.



명예 관장제, 사업소 운영 탈피해야 한다

그렇지만 보다 바람직한 제주특별자치도의 미술관으로 바로 서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미술관 관계자, 미술가, 시민, 관광객의 합심이 필요하다. 먼저 공공기관은 미술관의 예산을 높여 기획과 운영에 안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미술관 관계자는 대중적이고 차원 높은 기획력, 합리적인 운영 방식이 필요하다. 미술가들은 미술관의 성장 동력이기 때문에 공공미술관의 작품 기증 등의 큰 배려가 있어야 한다. 시민들은 미술관에 대한 홍보, 자원봉사 등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있어야 한다. 관광객들은 문화관광의 참 뜻을 알고 미술관 방문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사실 좋은 미술관은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 이루어 질 수가 없다. 제주특별자치도 미술관의 가장 큰 문제점을 지적하면 미술관을 만든 만큼 책임지는 행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제가 악순환 되는 것은 행정가, 도의원들의 문화적 마인드에 1차 책임이 크다. 문화관련 예산은 낮게 책정되고 그나마 깎이는 상황을 뒤돌아보라.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명예관장제를 도입하거나 미술관을 사업소로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술관 운영의 저예산, 시민이나 관광객들의 외면, 소장품의 빈곤, 미술관 관계자들의 사기 저하, 지역 미술가들의 무관심과 무비판적 행동은 진정 남의 일이 아니지 않는가.



김유정(1961- ) 제주대 미술교육학 학사. 현 제주문화연구소 소장, 도서출판 파피루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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