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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미술대학에서 미술이론 교육의 문제

김형숙

8. 15 해방 이후 한국에서는 대학에서 미술이론 교육이 시작되면서, 미술가들과 이론가들이 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배출되기 시작했다. 당시 이화여대, 서울대, 조선대, 홍익대, 세종대, 중앙대 등에 미술과 관련된 과가 설립되면서 미술이론과 실기 교육이 학생들에게 제공되었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미학과가 1946년에 설립된 것을 필두로 국내 대학에서는 미술이론 교육이 진작되었는데, 1970년대 이후부터는 미술사교육과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교육기반이 대학 내에서 마련되면서, 대학에서의 미술이론 교육 대부분은 미술사를 중심으로 교육이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최근에 이르러 응용학문에 대한 수용이 대학에서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미술대학에서 미술이론교육이 문화예술을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영역으로까지 포괄하게 되었다. 


이제 미술이론은 미술실기와 대척되는 개념으로 상정되기 시작하면서, 미술사, 미술행정과 경영, 박물관학, 문화산업, 문화재, 교육 등의 부분까지를 망라하는 개념으로 확장된 것이 최근의 일이다. 현재 미술대학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술이론 교육은 미술이론가를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교과목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볼 수 있다. 미술대학 내에서 미술이론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미술이론 교육에 관한 현황들을 살펴보면, 영남권 미술대학에서는 미술사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호남권에서의 미술이론 교육은 미술사 교과목 이외에도 미술해부학, 조형재료학, 미술평론, 미술론 등의 미술이론 교과목들이 개설되어 있다. 미술이론을 미술사에 대한 편중보다는 미술제도나 미술교육, 정책 등의 문제들도 함께 다루는 교과목이 미술대학 내에서 시도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작가를 양성하는데 있어서 미술대학내에서 미술이론 교육은 미적 안목을 높이고 자신의 작업 방향을 이론적인 맥락 안에서 성찰하고 자신의 창작과정에서 실험하도록 한다. 미술이론과 실기라는 것이 서로 독립적인 부분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과 같이 서로 보완적인 관계 속으로 진입해 갈 수 있도록 교육되어야 할 것이다. 미술대학에서 교육 방향은 창작을 위해 재료의 이해와 기법을 습득하는 실기교육이 주류를 이루어 왔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미술가는 손재주가 좋은 기술자나 디자이너를 만들어내는 제작 활동에만 경주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미술이론교육의 중요성이 대두하게 되는데, 미술사, 미학, 미술비평을 통해 미술에 대한 기본적 이해와 안목, 해석력을 연마하여 독자적인 시각과 예술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미술이론과 실기를 연계한 미술교육은 미술실기 전공자의 창작과 실험활동을 돕게 한다. 미술실기와 미술사, 미학, 그리고 미술교육의 문제가 서로 독립적인 영역이 아니라 서로 연계된다고 보는 영역중심의 미술교육(Discipline-Based Art Education)에서 이미 1970년대에 미국에서 아이즈너를 시작으로 주장되었고, 그간 미술교육의 영역에서 많은 연구와 사례들이 발표되었다. 


셋째, 미술 향수자들을 위한 미술이론 교육은 미술대학에서 진행되고 있는 교양교과목 개설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살펴보면,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미술감상 부분에 관한 교육이 매우 취약함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교육구조 속에서 미술교육에 대한 인식과 여건이 매우 열악하기 때문이다. 대학이전의 공교육에서 미술이론교육을 전혀 받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대학에서 미술이론 교양과목은 학생들에게 미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문화예술에 대한 미적 감식안과 애정을 갖게 한다. 또한 이들이 앞으로 사회의 지도적 위치에 서게 될 경우에 미술에 대한 지원과 사랑을 갖게 할 수 있는 거시적 관점에서의 미술이론 교육이라 할 수 있다. 대학에서 미술감상을 위한 교양 수준의 미술이론 교육은 19세기 말 미국에서 미술관들이 건립되는 붐들과 함께 젊은이들에게 미술작품들에 대한 감상능력, 수집능력을 고양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하버드대학교에서 처음 개설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50년대 중반 이후부터 교양과정에서 미술감상 교육에 관한 관심이 본격화되었다.


대학입시에서 미술이론과목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부분의 미술이론 교육에 대한 인식은 현재 미술대학측이나 대학 전체에서 매우 낮다고 판단된다. 중ㆍ고등학교에서 미술교육은 매우 열악하여 대학입시 교육에 밀려 많은 대학생들이 미술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없다. 또한 그리고 대부분의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미술교육은 표현 위주로 진행되고 있고 그나마 미술이론 교육은 고등학교에 이르러 겨우 행해지고 있다. 따라서 미술대학에서 미술이론교육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제언은 “대학입시에서 미술이론과목을 수능 교과목으로 채택할 수 있는 제도적 정책적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현실에서 대학입시는 모든 것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생의 장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중ㆍ고등학교에서의 교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현재 미술대학 입시에서 미술이론교과목이 수능 교과목 채택될 때, 공교육에서 미술이론교육은 활성화될 것이다. 그리고 포괄적인 의미에서 미술교육(Comprehensive Art Education)이 현장에서 실천될 단초가 마련될 것이다.



김형숙(1967- )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박사. 현 서울대학교 동양화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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