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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트랜스아트와 미술제도

신기운

1. 입시 미술
현재의 미술교육 제도 안에서, 후배 미술인들을 키우는 처지에서 보면, 미술대학에서 추구해야 할 이상적인 예술인으로의 성장을 위한 교육이 지금의 대학에서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 많이 든다. 대학에 갓 진입한 학생들이 표피적으로 알고 있던 현대미술의 현실과 이상의 또 다른 커다란 벽을 만나게 되면서 혼란을 겪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당연하게도 원인의 시작은 ‘입시 미술’부터라고 생각된다. 현 입시 미술은 현대미술, 또는 동시대 미술과 얼마나 거리가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제도적인 측면에서 변화를 요구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변별력을 고귀하게 여기는 이유로 우리의 부모세대와 본인이 겪었던, 그리고 현재 대학에 진입하는 학생들까지도 입시를 훈련처럼 준비하던 입시 미술의 절박한 경쟁 덕분에, 창의성을 보기 위해 고안된 실기 시험마저 창의를 유형화 하는 현실 또한 우리는 이미 많이 봐왔다.

2. 나도 창의적 미술을 강요하는 것인가?
탈경계화되는 현대미술이 동시대 미술의 전부는 아니라고 하지만 미술의 흐름을 생각하면, 예술인의 미래를 꿈꾸는 청년에게 소묘, 정물, 소조, 사고의 전환, 발상과 표현 등 경계가 분명한 입시 미술로 대학에 들어오는 권한을 준다는 것은, 그리고 위에 언급한 기계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는 미술을 잘하면 다른 것도 잘 할 수 있다는 말로 기술적인 미술을 강요하는 것은 그대로 시대착오적인 관습의 폐해가 아닐까 한다.
본인이 대학교육 현장에서 1학년 학생들에게 겪는 고민은 대학을 들어오기 위해 만들어진 경계를 빨리 무너트리지 못하는 경우들이다. 처음으로 수업에서 강요하는 것은 입시 미술의 연장선에 있는 것을 과감하게 버리고 순수한 창의성에 기반한, 정답이 있을 수 없는 창작물을 시도하게 하는 것이다. 사진 포트폴리오 입시를 준비한 학생에게 목재를 다루는 기술을 가르쳐 2인용 가변 집을 만들어, 하루 캠핑을 하게 하고, 디자인 입시를 치른 학생들에게 사람이 몸에 설치하는, 장신구나 의상이 아닌 조각 작품을 만들게 하며, 흙으로 얼굴만 만들다가 온 학생들에게 잡동사니를 모아 평면 그림자를 구성하는 작업을 과제로 던진다.



영남대 트랜스아트전공 3D실습장(좌), 야외작업장(우)

3. 트랜스아트의 모험
현재 많은 미술대학이 위에서 말한 미술의 변화에 발맞추어 수업의 많은 변화와 교체를 시도하고 있는가? 
기술적으로 구분한 전공교육에서 경계가 사라져 가고 있는 현대 미술에 대한 교육을 대학 미술교육의 제도로 계속 진행 할 수 있는지 의문을 안 가질 수 없다. 빠른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현대미술의 수용과 이를 본인의 작업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지만 기존의 체계에서는 이를 발전하기 어려웠다. 이에 영남대학교 트랜스아트 전공은 기존의 입체미술전공을 동시대 미술의 변화와 다양한 미술의 영역 확장을 반영한 다양한 교육과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커리큘럼을 제공하려 노력 중이다. 1학년은 입시 미술에서 굳어진 것을 다시 시작하는 파운데이션 과정, 2-3학년은 미술의 기존 입체 미술 수업(기초조형, 소조, 철조, 석조, 목조, 케스팅)을 포함한 회화전공의 드로잉수업 및 판화 수업을 통해 기초적인 미술 소양을 지키면서도 디지털 영상, 사진, 조명테크닉, 사운드, 인터렉티브(아두이노, 프로세싱), 3D 모델링, 3D 프린터를 비롯한 컴퓨터 제어 공작(CNC, 레이저 커팅) 같이 동시대 미술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기술적 요소들을 배우게 되며, 그에 부합하는 현대미술의 변화와 역사에 대한 이론 수업들을 병행하고 있다. 마지막 4학년에는 그동안 배우고 고민한 자신의 미술을 실현하기 위한 교수와 개인 학생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스튜디오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다양한 수업 중 학생들은 선택적으로 4년의 수업을 이수하게 되는 구성이지만, 이 방법을 통해 각각의 학생마다 다른 선택을 한 창의적인 작업을 하는 결과가 나오리라고 생각한다. 교육과정을 이수한 첫 트랜스아트 졸업생은 2019년 2월에 배출된다.


신기운(1976- ) 서울대 조소과 학사,석사, 골드스미스대학 석사. 중앙미술대전 대상(2007), 블룸버그 뉴컨템포러리(2010), 리버풀비엔날레(2010). 현 영남대 크랜스아트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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