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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미술관 건립시대에 우울한 미술관 문화, 그리고 인재난?

김달진

전국은 미술관 건립시대 지난 2월에 서양화가인 목포대 국중효 교수와 그의 아내, 조각가 윤영월 광주예술고 교장이 광주시 동구 운림동에 자신들의 성을 딴 국윤미술관을 개관했다. 이로써 광주 지역 미술관·박물관은 12곳으로 늘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07년 11월 제주시 연동 신비의 도로 인근에 민간투자사업으로 착수한 제주도립미술관 건축공사가 마무리되었다. 2005년 제주도에 미술작품 110점을 기증한 원로화가 장리석(93세) 화백의 작품을 설치하는 등 전시 준비를 거쳐 7월에 개관 예정이다. 포항시립미술관이 11월에 개관하며 원로 서양화가 장두건(89세)씨가 작품 40여 점과 자료를 기증하였다. 대구시립미술관도 2005년 중구 삼덕동 대구공원내에 민간투자사업으로 착공하여 내년 3월 개관 예정이다. 그리고 경기북부 양주시 장흥관광지에 들어설 천경자시립미술관은 4월 착공해 2011년 1월에 개관 예정이다. 전남은 3개의 미술관이 진행 중이다. 진도군은 운림산방 인근에 남도전통미술관을 금년말 완공예정이며 소치 허련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무안군은 ‘오승우미술관(가칭)’개관 예정이 불투명해졌다. 오 화백의 대표작인 십장생도 시리즈 포함 175점을 전시할 예정이었으나 명칭이 ‘무안군립미술관’으로 바뀐다고 하여 거부하고 있다. 신안군은 한국근대 추상회화의 선구자 김환기 화백의 고향인 신안군 안좌면에 김환기조형미술관이 건립된다. 예산 30여 억원을 들여 2012년 미술관을 건립한다.


우울한 미술관 문화의 단면

몇 년 사이 미술관 문화는 어두운 면이 많이 노출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을 경제논리로 접근해 책임운영기관이니 뭐니 흔들어 놓았다. 2006년 국립현대미술관 정준모 학예연구실장 해고, 서울대미술관에서 장동광 씨 해임, 2007년 신정아 씨 학력위조 사건, 작년에는 삼성미술관 리움이 삼성일가의 비자금으로 미술품이 구매됐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홍라희 관장이 물러나고 많은 직원들이 사직했고 기획전은 중단된 상태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김윤수 관장이 해임되고, 전북도립미술관 최효준 관장은 재임용에 대해 전북미술발전위원회가 공청회까지 열어 반박하기도 했으며, 부산시립미술관 박천남 학예연구실장은 계약 1년만에 나오게 되어 한국큐레이터협회에서 부당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전북도립미술관 김종주 학예연구실장 해임에 한국큐레이터협회가 항의성명서를 냈다. 환기미술관은 운영권을 두고 아들인 이사장과 이사들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3월 11일 이사회는 가처분 신청으로 중단되었다.



미술관 운영 인재가 필요하다

2003년부터 공석이었던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부장 자리는 지난 3월 서울역사박물관장과 학예연구부장과 함께 공모를 했고, 부산시립미술관의 학예연구실장, 국립현대미술관 홍보마케팀장과 작품수집 관리 담당자도 공모를 마쳤다. 그러나 아직 국립현대미술관의 학예연구실장과 작품보존관리실장, 대전이응노미술관장, 경기도미술관의 학예연구실장 자리가 비어있다. 서울 강서구는 4월 개관하는 겸재 정선기념관 관장에 경희대 이석우 명예교수를, 포항시립미술관 학예실장에는 대전시립미술관 출신 박정구씨가 임용되었다. 제주도립미술관 초대관장 선임에 미술전문가가 아닌 행정공무원이 임용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었다.


보통 관장이나 학예사의 임기는 2-3년으로 짧아 업무파악 후 계획한 사업을 시행하려면 임기가 끝나는 셈이다. 이 기간 자기 주관보다는 계약 연장을 위해 눈치를 살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미술관장은 외풍을 막아주고 경영인 마인드로 소신과 철학을 갖고 결단력있게 일을 추진해야 하는게 덕목이다. 그러나 관장이 대외적인 일보다 지나치게 전시기획까지 직접 챙기며 학예실과 불협화음을 낳기도 한다. 또한 큐레이터 역시 이제 학교를 갓 졸업하고 큰 경험없이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열정을 가지며 자기 연륜을 쌓아나가야 한다. 앞으로 이제 미술관의 3대 요소인 건물, 작품 외에 미술관을 운영하는 사람이 강조되는 시점이다. 결국 좋은 미술관이란 사람에 의해 운영에 틀이 잡히고 성격이 굳어지고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기당미술관, 이중섭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소암기념관을 도립미술관에 흡수 통합관리 쪽으로 방향을 잡아 특성이 무시된 관료적 발상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아직도 정책자들은 미술관을 행정 단위기관인지 문화시설인지 구분을 혼동하고 있다. 이제는 미술관 문화도 업무 분화가 이루어져 시대적인 요청에 앞서 스스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할 때이다.



김달진(1955- ) 중앙대 문화예술학 석사. 문화관광부 문화부장관 표창 수상. 가나아트센터 자료실장 역임. 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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