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피터 프레이저(Peter FRASER, 1953- )는 1980년대 초부터 컬러사진이 예술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공헌을 한 작가이다. 물질을 향한 집착적인 시선이 드러나는 사진을 통해 ‘무엇이 우리의 일상을 구성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우연히 발견한 이미지와 상황을 개념적인 구조를 통해 접근한다. 예를 들어, 화면 전체를 아우르는 파노라마와 그 안의 구성요소를 동시에 치밀하게 구현하며 우리가 주변에서 발견하는 우연적 아름다움과 낯섦을 동시에 조명하는 것이 그의 대표적인 작업방식이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 <수학(Mathematics)> 시리즈에서 작가 특유의 분석적이고 사색적인 시선으로 촬영된 정물, 풍경, 초상 등이 한자리에 설치된다. 철학, 물리학에 깊이 영향을 받은 작가는 다양한 대상을 구성하는 것들이 수학의 언어로 드러나는 찰나를 포착하며 세계를 구성하는 근원적인 힘을 드러내고자 한다. 

- 이진한 영국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