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작가 카렐 아펠(Karel APPEL, 1921-2006)은 1948년 파리에서 결성된 코브라(CoBrA; 창립자들의 거주지 약자)의 창립멤버이다. 아스게르 요른, 피에르 알레친스키 등으로 구성된 코브라는 당시 추상예술로 대표되는 딱딱하고 이성적인 아카데미즘의 초월을 시도했다. 원시예술에서 영감을 얻으며 실험적인 예술을 옹호하고, 아방가르드의 원칙을 고수하면서 어린이와 정신이상자의 데생에 관심을 두고 안정된 가치 거부, 관습으로부터의 자유, 순진한 자발성을 주장하였다. 카렐 아펠은 1950년대 프랑스에서 활동하며, 잭슨 폴락으로 대표되던 미국 추상주의에 상응하는 유럽 작가로 평가되며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 평생에 걸쳐 제스처에 관한 면을 발전시켰으며 1980년대에 이르러 회화의 부흥기를 맞이한다. 전시에 소개되는 유희적인 조각들과 코브라 시절의 온갖 시도들, 기발하고 거대한 설치작품은 작가의 회화작품에서 느껴지는 생기 넘치는 에너지에 응답한다.

- 이은화 프랑스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