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명: 수학적 고사리 숲 (The Forest of Mathematical Fiddlehead Fern), 김정주 개인전
참여작가: 김정주 Jungjoo Kim
일시: 2024. 4. 12 (금) ~ 4. 26(금) 오후1시~6시
아티스트 토크 4월20일 토요일 오후2시~4시
장소: 서울자브종 SEOULJAVJONS
주소: 서울시 종로구 구기동 149-1층 서울자브종
문의: seouljavjons@gmail.com
SEOULJAVJONS 의 실험공간은 진지한 예술가가 미술표현의 새로운 조형방식과 개성적 의미언어의 가능성을 가정(假定)하고 그 실현을 구체(具體)로 시험하고 확인 해 볼 수 있게 제공된 EXPERIMENTAL 프로젝트이다. 이 고기압 공간에서 가정된 창작의 증명을 시도하는 밀착의 작업 경로를 거치며 그 결과 작품 전시라는 객관의 거리를 만든다. 이 새로운 창작작업을 통해 작품의 표현적 유효성과 고유성을 살펴보는 과정을 거친 예술가는 개인성의 농축과 확충을 위한 자기 비평을 실현한다. 김정주는 이 실험공간 프로그램을 여는 두번째 시각 예술가이다.
김정주의 작업에는 맑은 정적의 하얀 소리들이 언제인가 어디서부터 생겨나서 주변의 대기를 작은 물결로 진동시키며 부드러운 온기로 전체를 채워주려 하고 있다. 화사하게 빛나는 정적의 백색음향. 이 만들어진 공간이 제시하는 구체성과 현재성의 생생함을 우리가 직관으로 경험하는 것이 이 작품을 예술로 완결시키는 최우선 관건이다.
창작작업은 한 예술가가 그 안에서 끊임없이 자기를 만들어 가는 긴 과정으로, 이번 ‘수학적 고사리 숲’ 실험공간 프로젝트 전시를 통해 작가는 본인에게 산정된 SEOULJAVJONS 속에서 예술가 자신의 공간과 시간을 만들어낸다, 이 고유시공(固有時空) 안에서 김정주는 하나의 의미체를 가져와 그 안에 정주하여 살게 한다. 우리는 여기서 예술가와 예술작품의 밀착을 보게 될 것이다.
고사리, 하얀 고사리, 그것은 한 소중한 생명의 영혼인가, 뚜렷하고도 하얀 그림자가 주는 무성의 메아리인가, 풍화된 오랜 생명의 기억 같기도 하며 포말처럼 흩어지는 블랙홀 같기도 하다. 이 하얗게 넓은 고사리 잎 들로 이루어진 설치작업은 그들이 지닌 거절할 수 없는 강한 생명력의 자생과 확산의지를 나타내지만, 동시에 이 고사리 잎들은 자기반복/재생/복제의 연속으로 전시장
의 중성화 된 빈 지면과 벽면을 넓게 덮어주고 가리워 주고 따뜻하게 보호하며 전시장 자체의 물체적 공간과 시간에게 살아 숨쉬는 생명력을 부여해 준다.
'손길이 닿는 모든 것을 인간화(Humanize), 생명화(vitalize) 시킨다'는 예술가의 본성을 이 고사리 설치작업은 증언한다.
이 실험작업의 조형적, 의미적 동인 (leitmotif)으로 작용하는 흰 고사리 형상들은 일견 단순한 자기 복제 반복의 확산이 표현구조의 주안점인 것 같지만, 미니멀리즘을 연상케 하는 첫 인상의 막을 들치고 조금 가까이 다가 가면 정밀한 획일성 표면의 저변에 무한한 개체변화와 집합대치 들이 살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음이 보인다. 개개의 작품은 완성체이다. 그러나 예술가 자신은 영원히 지고(至高)를 찾아 계속 걸어가는 미완(未完)이다. 창작실험의 이유와 작용이 여기에 있다.
예술가 김정주의 고사리작업은 보는 이 들에게 자연주의의 따뜻함이 궁극적으로 우리를 구원해 준다는 기대와 약속에 대해 부드러운 정적의 자세로, 그러나 뜨거운 무성의 음성으로 가르쳐 주려 한다.
- 글/박세호 화가, 교수 SEOULJAVJONS
김정주 (1983~)
시각예술가, 첫 개인전 2006년 ‘The City’(갤러리 정미소)를 시작으로 국내 외 6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다. 국립현대미술관 창동스튜디오, HIAP(핀란드), 쿠벙 데 레콜레(Couvent des Recollets, 프랑스) 등 국내 외 입주 작가 프로그램에서 활동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