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14. ~ 2024. 3. 31.

민복진(1927-2016)이 고향인 양주에 기증한 작품 중 9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는 개방형 수장고는 작품을 보관하고 있는 장소이자 ‘조각가 민복진이 영원히 머무는 집’이다.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은 개관 1주년을 기념하여 민복진이 조각을 통해 창출하고자 한 “사랑의 공간”을 ‘집’ 개념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조각의 공간은 조각과 주변 환경과의 관계 속에 만들어진다. 민복진이 직접 언급했던 ‘사랑의 공간’ 또한 마찬가지이다. 민복진은 모자상, 가족상처럼 두 사람 이상의 개체를 표현할 때 단단한 돌과 금속을 관통하는 ‘뚫린 공간(Negative Space)’을 만들었다. 이러한 ‘뚫린 공간’은 조형에 긴장감을 조성하는 동시에 결합된 두 개체의 단단한 관계를 보여준다.

그 관계는 가족 간의 사랑으로 해석되지만 때로는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새로운 의미로의 확장 가능성을 내포한다. 집, 가정, 가족의 의미 또한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속성이 함께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대미술 속에서 민복진의 예술을 고찰해보고자 미디어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시도한다. 민복진 조각의 공간성을 재해석한 영상 작품과의 연관 속에서 엄마와 아이, 가족이라는 주제에 천착한 조각가 민복진의 예술에서 변하지 않는 의미의 영원성과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가변성을 포착하고 새로운 ‘사랑의 공간’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