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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장품전 2019-2020: 20이일(異日): 과거와 미래 사이

  • 전시분류

    단체

  • 전시기간

    2021-05-25 ~ 2021-08-29

  • 참여작가

    류인, 심문섭, 야니스 쿠넬리스, 최만린, 최인수

  • 전시 장소

    포항시립미술관

  • 문의처

    054-270-4700

  • 홈페이지

    http://www.pom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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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립미술관 신소장품전 2019-2020《20이일(異日): 과거와 미래 사이》
POMA New Acquisitions 2019-2020《Between Past and Future》

1. 전시서문

《20이일(異日): 과거와 미래 사이》는 최근 2년간 수집한 소장품 62점 가운데 5명의 조각 작가 류인, 심문섭, 야니스 쿠넬리스, 최만린, 최인수의 작품 6점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 ‘20이일(異日)’은 이중적인 의미를 가진다. ‘2021년’ 현재를 의미하기도 하고, ‘이일(異日)’ 과거나 미래의 어떤 날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20이일(異日)’은 포항시립미술관의 현재와 과거와 미래를 의미한다. 그리고 부제 ‘과거와 미래 사이’는 독일에서 태어난 유대인 철학사상가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1906-1975)의 저서(1961)에서 그 제목을 빌려왔다. 아렌트는 인간이 간직하고 있는 시간성에 집중하며 인간이기에 지닐 수밖에 없는 시간 속에서 과거와 미래 ‘사이’를 다시 바라보았다. 포항시립미술관의 현재, 과거, 미래에 존재하며 과거와 미래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현재를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이 ‘소장품(collection)’이다. 

‘소장품(collection)’은 미술관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미술관의 정체성은 설립 당시 지향했던 철학을 반영해 설정된다. 그 설정에 따라 소장품을 수집하는 방향이 결정되고, 미술관의 척도를 나타낸다. 포항시립미술관은 스틸아트뮤지움(Steel Art Museum) 특성화를 위한 작품, 지역미술사 정립을 위한 작품, 기획전시에 참여한 작가 작품이라는 세 개의 범주에 해당하는 작품을 수집 대상으로 삼았다.

이번 전시는 세 개의 범주 가운데 스틸아트뮤지움(Steel Art Museum) 특성화를 위해 수집한 작품을 재해석한다. 전시는 하나의 소장품에 대한 기본적인 해석뿐만 아니라, 작가와 관련된 다른 작품에 대한 연구로 확장해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재맥락화를 시도한다. 포항시립미술관은 지역의 문화코드인 ‘철’을 미술관으로 끌어들여 ‘스틸아트(Steel Art)’라는 새로운 예술장르를 만들었다.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지만, 과거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의 과정을 거쳐 ‘스틸아트(Steel Art)’를 정립하려 한다. 작품이 과거와 미래의 ‘사이’에 존재할 때 전시는 비로소 완성된다. 


2. 작가 및 작품 소개

류인(柳仁, RYU In, 1956.07.20.-1999.01.11.) 
“조각을 보고 있으면 자연히 그 속에서 터져 나오는 느낌, 말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내 작품은 자연히 작품 내부에 갖추어진 심리적인 내면 구조, 갈등, 억압된 상태를 드러내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또 그러기 위해서 나는 인체를 부분적으로 압축시킨다던지 상반신을 절단해서 생략해버린다든지 주제를 강하게 나타낼 수 있는 부분만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킨다든지 해서 인물을 왜곡 시킨다.”


파란Ⅱ(破卵Ⅱ, Broken EggⅡ), 1986, 청동, 235×110×85㎝, ed.2/8
<파란Ⅱ>는 류인의 초기 작품으로 분류된다. 작품 제목인 ‘파란(破卵)’은 ‘깨어진 알’을 의미한다. 이 작품에는 알로 상징되는 입방체는 보이지 않으나, 알을 깨고 나온 자아가 존재한다. 그의 작품 소재는 대부분 남성의 육체이다. 사실적으로 재현된 인체 부위를 왜곡하거나 변형해 작가 본연이 가진 삶에 대한 강렬한 집착과 에너지, 더욱 근원적인 불안, 울분, 콤플렉스를 표현한다. 작품은 한쪽 팔이 생략된 젊은 남성의 상반신을 다른 한 손이 지탱하고 있다. 바닥을 지탱하며 대지의 기운을 흡수하는 건지 커다란 손과 근육질의 팔에서 강인한 에너지가 발현된다. 

최만린(崔滿麟, CHOI Manlin, 1935.10.03.-2020.11.17.)
“하늘이 어떻고 땅이 어떻다는 총체적인 입장에서 동그라미를 쳤어요. 영어로 하면 ‘제로(Zero)’가 되겠고 한자로는 ‘공(空)’이 되겠죠. 넓은 의미에서 보면 우리의 땅도 둥글고 태양도 둥글고 태양 주변을 도는 위성도 둥글게 돌죠. 그걸 한자로 표시하면 큰 원이 됩니다. 둥긂이라고 하죠. 둥긂은 찰 수도 있고 빌 수도 있습니다. 비움과 참, 그렇게 종합적인 상념을 담을 수 있는 게 ‘둥긂’이라고 보고 있어요. 그래서 동그라미를 치고 제목을 정했더니 그렇게 마음이 가벼워질 수가 없습니다. 짊어지고 가는 것도 있지만 짐을 내려놓고 버리고 가는 것도 참 좋아요. 그래서 ‘〇’ 라는 제목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〇 93-8, 1993, 청동, 100×450×400cm
증식하듯 땅에서 돋아나는 새싹 형태로 구현된 <〇 93-8>은 최만린의 귀결점 ‘〇’ 연작에 일부이다. 작가의 초기작 <이브(Eve)>에서 시작되어 <태(胎)>와 <맥(脈)>, <점(點)>을 통해 전개된 생명의 근원적 형태에 대한 관심은 이 모든 의미를 내포하면서도 동시에 초월하고자 하는 의지로 귀결되었다. ‘〇’ 연작은 생명성의 본질을 보여준다. ‘〇’은 값이 없는 ‘제로(Zero)’이자 도교의 ‘무(無)’, 불교의 ‘공(空)’이다. 비움과 버림으로 확장되는 것, 바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심문섭(沈文燮, SHIM Moonseup, 1943-)
“나는 철을 나무처럼 따뜻한 느낌이 나도록 신축성 있는 부드러운 표현의 물질로 다뤘다. 철은 광택을 주면 반짝이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녹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시간을 머금는 시각적인 효과를 수반한다. 또한 강력함, 긴장감, 현실감, 실재감을 지닌 내구성 때문에 다른 소재와 환경과도 잘 어울리는 친화력을 가진 소재다. 나는 고려시대 철불의 독특한 조형적 멋을 잊을 수 없다. 은유적이면서도 은은하고 뭉뚱그려져 전체와 세계가 보이는 그런 작품을 하고 싶었다. 용접으로 면과 면을 이어 붙이거나 꾸부렸다 펴는 일과 병행해 철 캐스팅(casting, 주물) 작업도 병행했다. 이것은 가마솥을 만드는 과정과 같다. 표면은 일정하지 않고 적당히 숨을 쉬고 있는 듯 여유롭게 처리한다. 시간을 마셔버리는 듯 정지한 것으로, 어정쩡한 것으로,”


현전(現前, Opening up), 1993, 철 용접, 141×93×69cm, ed.1/1
심문섭은 작품의 재료가 되는 흙, 돌, 나무, 철 등의 물질에서 시작해 물질 간 관계 속에서 상징성을 드러내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현전(現前)’은 ‘그 무엇이 눈앞에 드러남’으로 해석된다. 작가는 철의 고유한 속성과 구조를 극명하게 드러냄으로써 철의 존재 양식을 확인한다. 철의 물질성을 극대화해 철이 갖는 긴장감, 속도감과 함께 면과 면, 면과 공간이 교감하고 소통하는 구조를 나타낸다. 작가는 작가적 개입을 최소화해 물질 그 자체를 드러낸다. 작품은 예술에 대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어떤 아우라도 신비스러움도 없는 객관적 결과물인 셈이다. 


최인수(崔仁壽, CHOI Insu, 1946-)
“나의 작업 테마는 주로 네이처(nature, 자연), 컬처(culture, 문화), 스컬처(scuplture, 조각)와 관련되어 있다. 이것이야말로 자연에서,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유리되지 않고 더 포괄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공간과 시간을 같이 보려 한다. 예를 들어 내 작업에서 굴려진 흙은 굴러다닌 바닥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 흙을 캐스팅(casting, 주물)할 때 생기는 흔적을 그대로 내버려두면 시간이 담긴다. 한 편의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길(Path), 1995-1996, 철, 44×46×47, 42×45.5×53cm 
최인수의 작품들은 대부분 점토, 흙덩어리를 바닥에 굴려 형상을 만든 다음, 석고나 주물로 형태를 떠낸 것들이다. 작가의 움직임에 의해 큰 흙덩어리는 원통 모양으로 구르다 스스로 멈추게 된다. 멈춰지는 순간 위에서 전달되는 무게에 의해 바닥에 닿은 면은 자연스럽게 평평해진다. 이렇게 형성된 형태를 그대로 주철로 떠낸다. <길>은 형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흙을 빚고 그 위에 상징적인 것들이 찍혀지는 흔적이 그대로 발견된다. 그 흔적들은 굴러다닌 공간의 기억이나, 시간의 흔적인 것이다. 


야니스 쿠넬리스(Jannis KOUNELLIS, 1936-2017, 그리스)
“나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서라도 시(詩)의 귀환을 원한다.”
 
1987년 쿠넬리스가 한 이 말은 ‘아르테 포베라(Arte Povera)’에 관한 일종의 성명서였다. 
‘아르테 포베라’는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전위적 미술 운동으로 ‘가난한 예술’을 의미한다. 작가는 ‘보잘 것 없는’ 재료를 통해 물질의 본성을 탐구하여 삶과 예술, 자연과 문명을 동일한 지평에 놓고자 했다. 보잘 것 없는 재료들은 역사와 사회, 또는 미술과 관련된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로 사용된다.



① 무제(Untitled; Sewing Machine), 2004, 철, 유리, 재봉틀, 코트, 70.5×49.8×21cm, ed.16/25
<무제(Untitled; Sewing Machine, 재봉틀)>는 실제 재봉틀과 코트를 작업의 재료로 사용하였다. 재단사가 사용하는 재봉틀 그리고 그 결과로 만들어진 생산품인 코트가 접혀 있는 모습은 노동에 임하는 열정과 그 이면의 잠재적인 위험성을 내포한다.

② 무제(Untitled; Ⅴ), 2005, 철, 혼합매체, 100×71×15.7cm, ed.21/25
<무제(Untitled; Ⅴ)>에서 알파벳 ‘Ⅴ’모양 철은 승리와 평화를 상징으로 ‘Ⅴ’와 로마 신화 불의 신 ‘불카누스 (Vulcanus, Vulcan)’의 앞 글자 ‘Ⅴ’로 대장장이, 금속세공을 연상시킨다. 작가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종종 언급하였는데, 이는 그리스 출신, 이탈리아 예술가로서 그의 근원, 정체성에 대한 제스처(gesture)로 읽을 수 있다. 석판화로 제작된 검은 물감 흔적은 회화의 정의를 바꿔 놓은 잭슨 폴록(Paul Jackson Pollock, 1912.01.28.-1956.08.11.)과 그 시대의 작가들에 대한 오마주(hommag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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