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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연 : You are here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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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 Collective 씨알콜렉티브는 올해 마지막 전시로 박성연의 개인전, 《You are here》을 오는12월 22일부터 2021년 2월 6일까지 개최한다. 소소한 일상으로의 여행을 통해 삶의 궤적을돌아보게 만들며 울림을 전달해주었던 박성연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한층 강화된 강력한 영상미와 아련한 정서로 무장하여 관람자들을 만난다.

 

박성연은 과격하게 뒤틀고 그로테스크한 언어 대신, 시선을바로 하지 못하고, 웅얼거리며, 히스테리 같은, 의미 없이 소소한 반복적 행위를 추적하며 이를 보듬는 여성주의적 시선의 영상을 선보여 왔다. 행위들의 기저에는 권위 또는 폭력에 대한 거부와 저항의 몸부림이 존재한다. 그래서이러한 움직임은 일종의 격함이나 과장, 그리고 분노를 동반하지는 않지만 어떤 ‘짠함’이 있다. 동시에이러한 증상은 폭력을 무화시키는 비폭력적인 해소로 일종의 무반응, 심지어는 약간의 여유와 평화로움까지느끼게 한다. 작가의 이러한 정서는 과함이나 매몰의 직접적 방식도 아닌, 그렇다고 순응은 할 수 없는 좀 다른 제 3의 지대 - 그것이 유토피아/디스토피아가 되었건 자기 합리화/비합리화 이건 간에 - 를 만들고 있는 듯하다.

 


박성연_HerHands I_3채널 영상_TV 모니터 3대_2분 반복재생_2019



이번 신작은 그의 대표작인 애니메이션 <Her Grey Hair>와 같이 손의 동작을일러스트처럼 표현하여 아련한 기억을 소환하고 일종의 일시적 안식처로 데려다주는 울림을 준다. 도시락을만드는 부지런한 손놀림은 소중한 사람을 생각하며 정성과 사랑의 정서를 전달한다. 또한 전시장 전면을가득 채우는 영상은 환자와 그 병증을 바라보는 가족의 시선에 머물러 있다. 산만한 등짝은 웬만해서는움직임이지 않고, 미미한 본능의 떨림만이 존재한다. 두 개의신작들은 박성연 작가의 사적 경험이 공적인 신체성을 획득하여 타자화된 나와 동시에 또 다른 타자들을 보듬는 돌봄과 배려의 제스춰인 것이다. 

 

“전시 <You are here>은 작가인 '나'가 보는 세계를 담은 전시이다. 여기서 '나'는 나의 이야기이지만 '나'가 세계의 '나'와 연결돼있고,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공공의 이야기이다. 전시공간에 설치된 영상의 다양한 움직임이 사람의 호흡이라면 젊고-나이 듦의 호흡마냥 그 움직임은 아주 미묘하게정지화면처럼 천천히 움직이고 더 천천히 움직인다. 뒷모습의 등이 주는 울림은 잔잔하고 가늘게 떨리는손은 숨겨진 깊이가 있다. 작가는 사회적 개입을 위한 새로운 경계 넘기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그 섬세한 감수성이 얼마나 치열한 삶에 대한 투쟁과 도전을 넘어서야만 가능한 것인지를 말한다.” 


(작가노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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