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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 숨,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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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내용]

단색화를 중심으로 현대적 미학을 선보여 온 갤러리 ‘데이트’에서 김근태 작가의 숨,결展을 2020년 9월 10일부터 10월 9일까지 선보인다.


김근태 작가(1953-)는 중앙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독립적으로 개인적인 그의 성정(性情)과 관심이 이끄는 사물의 물질적 속성 세계의 길을 꾸준히 모색하며 존재감을 획득했다. 그는 최근 독일, 일본, 베트남, 홍콩 그리고 한국에 이르기까지 국내외를 오가며 활발히 전시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 12월 베트남 국립미술관에서 열린 한국-베트남 현대미술교류전을 통해서 주목받는 차세대 단색화 화가로 소개되었다.


작가의 작업은 돌의 질감을 캔버스에 옮겨보는 시도로부터 시작되었으며 돌의 속성을 재현하기 위해 유화물감에 돌가루(석분,石粉)를 접착제와 섞어 광목 캔버스와 융합시켜 독자적인 매체를 탄생시켰다. 묽은 재질의 물감을 캔버스 위에 부어 질료의 상태를 주시하며 상하 좌우로 움직여야 한다. 질료의 마음과 작가의 노력이 서로 주파수를 맞추면서 접점을 찾아내는 과정이 그의 그림으로 이어진다. “석분의 속성을 존중했다”라고 설명하는 작가는 내가 기대하고 목적했던 대로 하는 것을 어느 정도 양보하고 용인하며 매체와 일종의 타협을 했다. 자신이 원했던 예술적 욕망을 실현하는 과정은 물질의 고집을 어느 정도 내버려둬야 하는 시간인 셈이란 것이다.


김근태의 회화는 사념(思念)의 장(場)이다. 그것은 경험의 축적으로서,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 맡고, 혀로 맛을 본, 감각의 총화이자 그러한 현상을 넘어서 오직 ’물자체(Das Ding an sich)’ 즉, 사물의 본질에 접근해 들어가려는 의지의 소산인 것이다. 오랜 세월 풍화된 흙벽이나 암벽, 분청사기의 질박한 느낌, 오래된 건축물이나 석탑에서 맡아지는 고졸(古拙)한 정취 등이 특징을 이룬다. 그의 작업에서 중요한 또 하나의 요소는 시간성이다. 시간의 축적과 추이는 그 자체의 하나의 과정으로써 그의 작업의 요체를 이루는 것이지만, 그는 시간이 배태한 켜를 작업의 중요한 모티브로 삼는다. 그는 근본적으로 관념적일 수밖에 없는 이 시간성을 모티브로 삼아 그것을 현재화한다. 


그의 작품에 함축되어 있는 의미의 뉘앙스는 결코 설명하기 쉽지 않다. 어느 한 쪽으로 간편하게 몰아서 단순화 할 수 없는, 다중적 의미가 분명히 존재한다. 이를 지켜나가는 예술론은 작가의 창작 과정을 훨씬 더 깊이 반영한 본질이자 태토(胎土)이다. 이번 전시의 평론을 맡은 케이트 림(미술저술가, 아트플랫폼 아시아 대표)은 김근태의 작품은 “단순한 덜하기를 통해 단순화된 순수함을 추구한 것이 아닌, 매력있는 조력자인 매체의 물성을 개입시켜 상호 대화하며 배우고 발견한 어떤 것을 우리에게 보여준다.그것은 명확해 보이는 언어 체계로 촘촘히 꾸며진 듯한 체계 너머에 존재하는, 의미의 확정에 덜 매달리는, 어떤 인간경험이다.’”고 평했다.


데이트 갤러리의 ‘숨,결’ 전시는 작가의 예술적 고뇌와 더불어 무형상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품은 작품세계를 재조명 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오프닝 행사에 작가와의 대화가 진행될 예정이며 한국미술의 차세대 주자인 작가 김근태를 만나봄이 어떨까 하는 설레임으로 이번전시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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