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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정 회화: 시간 TIME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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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정
Graduate
Chelsea College of Arts/ London, UK / MA Fine Art 2013-2014. (Fine Art)
Sejong University / Seoul, South Korea /BFA – Fine Art (Painting and Drawing)

Exhibition
Solo
 2018. 교차된 시간:Intersected Time. 세움아트 스페이스. SEUM Art Space. Seoul 
 2017. My story. 필 갤러리. Fill Gallery. Seoul
 2017. Remembrance. 사이아트 도큐먼트. Cyart space Gallery. Seoul
 2016. Self-Transformation. 초대전. 정 갤러리. JUNG Gallery. Seoul


Group
2018. 키미아트 개관 15주년 기념전. The Next Big Movement. Kimi Art. Seoul 
-키미아트. Kimi for you. Kimi art. 2017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제2회 뉴 드로잉 프로젝트. Chang Uuchin Museum of art Yangju city 2017.
- International Invited Exhibition: 2016 GAMMA Young Artist Competition. 2016.Seoul
-김리아 갤러리 + 룩인아트 온라인전시.2016. http://www.lukinart.com/
-갤러리 엠 Gallery M .2016. Seoul
-소피스 갤러리. Shophis Gallery. 움트다, 봄. 2016. Seoul
-김리아 갤러리+룩인아트 온라인전시. Kimleeaa Gallery+Lukinart. 2016. 
-정 갤러리 JUNG Gallery.YAP(Young Artist project). 2016. Seoul. 
-인카스 국제교류전 Inkas '추억하다' 'Reminisce'. 아라아트 센터 Ara art center 2015 / Seoul
-김리아 갤러리 Kimleeaa Gallery. 마중물. 2015. Seoul 
-이정아 갤러리 L Jung A Gallery. Jeune Artiste Project Douze 展'.  2015.  Seoul. 
- 갤러리 자인제노 Gallery zeinxeno 2015. Seoul
- SEBA Gallery. Mind tha gap. 2015 . Seoul.  
- The Lewis PR Orbital Gallery 2015. London
- Cons project London 2014. London, SE15 3SN
- Passport Pimlico 2014. London  






기억 그리고 그것을 만들어내는 조건들에 대하여



사이미술연구소 이승훈 2017 


기억으로 번역될 수 있는 ‘remembrance’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정미정 작가의 이번 전시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이 과거에 경험한 시각적 현실을 다시 시각화 하는 과정을 회화에 의해 보여줌으로써 기억과 관련한 지각과 감각 그리고 매체 및 이미지와 관련한 여러 가지 시사점들을 보여주게 된다.


정미정 작가가 전시에서 보여주는 회화 속 장면들은 과거 그가 여행을 하거나 기타 여러 이유로 외국을 방문했을 때 경험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해외의 여러 풍경을 소재로 한 장면들이다. 그런데 그 장면들은 두 가지 이상의 장면이 중첩되어 있거나 속도감이 느껴질 정도로 빗겨나가듯 일정한 방향으로 흐려져 있으며 장면이 흔들리며 찍은 사진 것처럼 형상이 중복되어 있거나 대칭적으로 복제되듯 반복하여 펼쳐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회화적 기법을 사용하고 하게 된 이유는 그가 감각한 세계에 대한 경험을 현재의 시점에서 다시 회화공간 안에 재현해내는 데에는 한계적 지점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작가가 경험한 세계는 지속하는 시간 속에서의 공간이었을 것이다. 이것을 정지된 상태의 캔바스 속 회화공간에 가져오기 위해서는 시간을 순간이라는 단절된 형태의 선택적 분할 과정을 거쳐야만 했을 것이다. 그리고 캔바스에 적용 가능한 이미지로 고착시키기 위해서는 거대한 풍경을 작가 개인의 시점이라는 시각적 지평으로 소환하여 소실점과 같은 투시법적 변환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이것은 마치 사진기의 렌즈 속 한 점으로 수렴시켜 빨려 들어오도록 만드는 것과 같은 방식인데 이는 투시원근법과 같은 사진기의 발명의 배경이 된 원리들을 발견된 후에서야 보다 정확하게 표현이 가능하게 되었던 회화 기법이다. 그런데 세계는 이렇게 선택적 분할의 과정을 거치게 되자 부각되거나 생략과 변형의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이러한 변형은 중간중간 손실된 시각정보들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인간은 이를 망각이라는 이름을 통해 시각정보를 완벽하게 저장하거나 보존할 수 없음을 인정하게 된다.


문제는 망각의 영역이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지게 된다는 점이다. 눈 안으로 입수된 무한대에 가까운 시각정보들은 공간적으로 그리고 시간적으로 선택적 처리 과정을 거치게 됨에도 불구하고 계속 새로운 정보량은 넘쳐날 수 밖에 없고 정보량의 과잉상태로 인해 과거 정보들은 다시 장기 보존할 것과 망각의 처리장치로 보내야 할 것으로 구분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기억은 보전되거나 소거되거나 변형과 왜곡의 형태에 빠지게 될 수 밖에 없음에도 기억의 주체는 그 스스로는 이를 감지할 수 없는 없다. 뿐만 아니라 의식의 무게를 넘어선 기억들은 무의식의 심연으로 미끄러져 내려가 언제 다시 떠오를는지 모르게 된다.


기억이라는 과정은 이처럼 과거의 시각적 경험을 일종의 정보처리 과정을 통해 손실된 정보들을 끌어 모아 되살려내는 행위이다. 사실 그대로 되살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본디 현실세계에서 공간은 시간이라는 구조와 함께 결합된 형태이기에 인간은 공간으로부터 시간을 분리할 수 없지만 이를 가능한 것으로 착각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순간이라는 개념을 수립하고 이를 통하여 시공간의 구조를 분리함으로써 이미지라는 형태로 세계로부터의 엄청난 양의 시각정보를 선별 처리하여 저장하고 이것을 다시 재생해내고자 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렇게 작가가 기억이라는 방식에 의해 과거의 경험을 불러내고자 할 때 드러나는 이미지는 이미 3차원으로부터의 정보가 2차원으로 번안되는 방식으로 형식변환의 과정을 거친 결과물이자 변형된 포맷(format)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 망각되고 변형되거나 기억의 형태로 저장되었던 정보들은 재생되는 과정에서 비교적 명료한 부분과 명료하지 않은 부분들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작가는 캔바스에 이를 다시 표현해 내기 위해서는 또 다시 선택의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그렇기에 정미정 작가의 작업을 보면 명료한 부분과 불명료한 부분이 뒤섞여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기억으로 들어왔던 순간들마저 겹쳐져 보인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남겨진 색채나 토운(tone)을 통해 시각 주체로서의 작가가 경험했던 감각의 강도나 인상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던 지점들과 같은 수용한 순간에 대한 작가의 시각적 선택방식을 가늠해 볼 수 있게 된다.


이처럼 기억(rememberance)라는 주제가 명시하듯 회화적 방식에 의해 소환되어 온 작가의 기억 속 모습들은 독특하다. 초현실주의자들의 꿈 속과 같은 비현실적 분위기를 어느 정도 체감할 수 있지만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작품처럼 뒤틀리거나 괴기스러운 형상들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차라리 영화나 사진의 형태 안으로 들어온 풍경 이미지들처럼 셔터 스피드의 시간의 간격 안으로 들어온 빛들이 포개져 만들어낸 것 같은 속도감 있는 방향으로 형태상 번짐 현상이나 영화에서 장면과 장면이 전환될 때 오버랩 되는 것과 같은 장면 겹침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아마도 발터 벤야민이 제안하였듯이 현대인들의 지각 방식의 변화가 현대 매체 변화와 연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정미정 작가의 작업을 보면 현실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지각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기억을 재생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사진이나 영화와 같은 현대 매체의 시각 이미지 처리방식을 닮게 변화가 일어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간의 생리학적 시각정보처리 과정을 모방하여 현대 광학기기나 디지털기기를 발전시켜온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현대인들은 오히려 그 모방된 기기의 시각정보처리 방식을 다시 모방하는 현상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마치 화가들이 그들의 작업 과정에서 카메라 옵스큐라나 카메라 루시다와 같은 광학기기를 발명하게 되었지만 이후 포토리얼리즘에서처럼 인간이 볼 수 없고 감각하지 못했던 카메라의 시각방식으로 회화가 변형되는 형상을 보여주었던 사실을 연상시킨다. 어쩌면 사진적 방식이나 영화적 방식으로 우리가 주변의 현실에 대한 시각적 정보를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저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정미정 작가의 작업은 두 가지 측면에서 작업을 읽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그 한가지는 작가 개인이 해외의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경험하였던 개인의 심리적 변화로부터의 시각 경험의 변형물의 형태가 보여주는 기억이 구성해내는 과거의 시간에 대한 현재적 재구성이 갖는 함의들이다. 과거의 시공간적 경험은 기억 속 이미지들이 그것을 지시하지만 그 과거의 실체는 현재의 시공간에는 부재하다. 그럼에도 그 경험의 감각만은 생생하게 현재의 감각에도 영향을 주고 회상의 과정을 통해 현재에 영향을 주게 된다. 작가는 회화작업을 통해 현재의 감각에 침투한 과거의 경험에 대한 기억의 현재적 번안 방식을 드러내 보여준다.  


다른 한가지는 변화된 현대인의 지각방식과 그 지각방식으로 저장된 기억을 불러오는 방식의 변화이다. 다시 말해 사진적이며 영화적 방식으로 지각하며 재생해내는 현대인들의 변화된 시각정보의 형태가 갖는 함의들을 말한다. 작가의 작업들을 보면 그의 작업이 과거의 어떤 시공간을 지시하는 기억이라는 영역과 연관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과거를 회상하는데 도움을 주는 현대적 매체 즉 사진 이미지나 영상 데이터 혹은 그가 현대문명 속에서 경험하는 다른 시각정보 저장방식과 연관되어 기억을 재구성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그의 작업들을 볼 때 기억의 변형 과정에는 사진적 저장방식이나 영상의 정보처리 방식이 어느 정도 개입되어 있는 것 같다. 노출시간이 연장됨 따라 속도감이 더욱 부가되어 저장되는 방식이나 세계를 마치 정지된 것처럼 하나의 컷으로 순간을 수렴해내는 방식, 그리고 그 순간과 순간을 영화에서의 장면전환 기법처럼 오버랩 시키는 행위 등은 현대의 사진, 영상 매체의 방식과 상당히 닮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사진이나 영화의 기술적 프로세스가 현대인의 기억과 감각의 저장과 재생과정에 어느 정도 개입되고 있는가를 말해주는 예일 것이다.


정미정 작가의 작업을 보면 현대의 시각 매체가 얼마나 깊숙이 현대인들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는 가를 알 수 있다. 작가는 그의 작업 안에서 수 많은 작가적 선택을 하게 된다. 그것은 개인의 경험과 기억이라는 지극히 주관적인 범주 안에서 이루어 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인간이 만들어낸 매체가 일정부분 개입되어 있었음을 보게 된다. 현대 기술문명이 만들어낸 매체적 변화는 현대인의 지각방식의 변화를 통해 인간의 감각의 영역에 대한 수용방식의 변화를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의 감각 안으로 회상해내며, 그 지형 위에서 다시 현재를 감각해 나가는 데 있어서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실제와 허위가 뒤섞여 있는 것으로 읽을 수 밖에 없는 작가의 작업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이다. 작가의 개인적 경험과 기억으로부터 시작한 회화 속 이야기들은 기억을 재현하고자 했던 본래의 목적을 벗어나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결국 오직 작가가 그 시간과 공간에서 경험했던 감각만이 몸이라는 형태로 유지되면서 이 변형된 시각정보와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회화라는 기억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물질적 현실만을 만들어내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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