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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원 사진: 사랑한다 루비아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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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원

‘동물사진가’ 박찬원 사진전
<사랑한다 루비아나>



전시개요
전 시 명  박찬원 사진전 <사랑한다 루비아나>
기    간  2020.5.30(화) ~ 2020.7.5(일)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시간 10:00 - 19:00  
입 장 료  무료



늙은 흰 말이 말하는 늙음, 죽음 그리고 생명
- ‘동물사진가’ 박찬원의 10번째 개인전 <사랑한다 루비아나>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눈보라가 친다.
다른 말들은 모두 마구간으로 대피시켰다.
언제 죽어도 괜찮은 백마만 덩그러니 혼자 벌판에 남겨져 있다.
귀가 떨어져나갈 것 같이 바람이 매섭다.
바람을 타고 눈덩이가 늙은 말의 뺨을 때린다.
세월에 찌들어 벗겨지고 퇴색해버린 백마의 털과 피부가
흰 눈발, 바람, 구름과 어울려 하나가 된다.
머지않아 새로운 세상을 찾아갈 때는 이런 눈발을 타고 가는가 보다.
                 

                           - 박찬원 포토에세이 <사랑한다 루비아나> 중 ‘눈보라’


하루살이, 돼지, 말 등 동물에서 ‘생명의 의미, 삶의 가치’를 찾는 작업을 해온 사진가 박찬원의 <사랑한다 루비아나> 전시가 서울 류가헌에 이어 대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 열린다. 

‘루비아나’는 은퇴한 백색 경주마다. 미국에서 5년간 경마에서 뛰었고 은퇴 후에는 씨받이로 우리나라에 팔려왔다. 8마리 새끼를 낳은 다음에는 새끼 낳는 역할마저 끝났다. 이젠 ‘쓸모’ 없는 말로, 안락사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그때 늙은 백마는 운명처럼 박찬원 사진가를 만났다. 제주도 말 목장에 살면서 말 사진을 찍어오던 사진가 박찬원은 루비아나를 처음 본 순간 ‘찌르르 전율이 느껴졌다’고 말한다. 말에게서 작가 자신의 모습을 본 것이다. 목장주에게 부탁하여, 자연사 할 때까지 백마를 키우기로 했다. 

그 후로 루비아나는 작가의 친구였고 사진 모델이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둘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작가는 루비아나에게서 늙음, 죽음, 생명의 의미를 발견했다. 조금씩 사라져가는 생명의 담담한 모습을, 자연과 동화되어가는 백마의 시간들을 사진과 글로 스케치했다. 
                                      
 



ⓒ박찬원


                     
작업노트                                    

운명적 만남


루비아나와 사귄 기간은 7개월 밖에 안 된다. 하지만 생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 보냈다. 처음 보는 순간 나의 분신으로 느껴졌다. 젊은 시절 미국에서 3번이나 우승을 하는 등 명마로 이름을 날렸다. 은퇴 후 씨받이로 팔려와 8마리 새끼를 낳았다. 9번째 새끼를 낳다 실패한 후 다시 임신을 하지 못한다. 새끼를 낳는 역할이 끝난 말은 안락사 시킨다. 좋은 주인을 만나 차마 퇴출시키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을 때 사진가가 왔다. 자연사할 때 까지 키우자고 부탁 했다. 주인은 ‘죽을 운명이 아닌가 보네요.’ 선선히 승낙했다. 그 후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루비아나는 사진 모델이며 대화 상대였다. 사진 작업을 하러 목장에 가면 하루 두 번 먹이를 주러 목장주가 다녀 갈 뿐 아무도 없다. 루비아나와 나의 시간이다. 새벽부터 밤 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평생 쌓은 자신의 스토리를 사진가에게 들려주었다. 그녀와 함께 지내면서 나를 돌아봤다. 동물 사진을 찍으며 생각해온 ‘생명이란? 삶이란?’ 주제와 함께 ‘늙음, 죽음’의 의미를 찾으려 노력했다. 자연과 하나가 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또한 생명의 기본 요소라는 육체, 정신, 영혼의 변화, 소멸, 생성이 느껴졌다.
 
늙은 말은 영물이다. 루비아나의 죽음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죽기 2개월 전 죽는 모습을 미리 보여주었다. 죽은 모습, 죽었다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다. 기진맥진 고개를 들 힘도 없으면서 죽음을 연출해 주었다. 사진가가 죽는 모습을 찍기 원하는 것을 아는데 정작 죽음은 보여주기 싫었나 보다. 2020년 4월 15일은 루비아나가 다른 세상으로 떠난 지 3년이 되는 날이다. 이번 책과 전시는 그녀에 대한 추모이면서 나를 돌아보는 전시다. 아름답게 늙기를 바라는 소망도 담겨 있다.

루비아나는 자연과 친하다. 비, 바람, 눈보라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말은 작은 움직임이나 소리에도 잘 놀라는데, 신기하게도 천둥 번개 소리에는 놀라지 않는다. 말은 자연과 잘 어울리고 자연과 하나다. 자연 속에서는 혼자 있어도 외로워하지 않는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보인다.

나는 어디로 가지?
오염된 나를 자연이 받아 주려나?






ⓒ박찬원



작가약력                                                             

박찬원 PARK Chanwon

성균관대 경영학과 졸업
상명대 예술 디자인 대학원에서 순수 사진 전공 

박찬원은 사진가, 수채화가, 수필가다.
하루살이, 나비, 돼지, 말 등을 소재로 9번째 동물 사진전을 하고, 20여 회의 수채화 그룹전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한국산문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했다. 사진, 수채화, 수필 모두 동물이 주제다.

개인전
2020 <사랑한다 루비아나> 류가헌, 서울
2019 <돼지가 우리를 본다> 금보성아트센터, 서울
2019 <돼지 꿈을 드립니다> 돼지문화원, 원주
2018 <말은 말이 없다> 금보성아트센터, 서울
2017 <어떤여행> 사진공간 배다리, 인천
2016 <숨젖잠> 류가헌, 서울
2016 <돼지야 놀자> 돼지문화원, 원주
2016 <꿀젖잠> 대안예술공간 이포, 서울
2014 <소금밭> 인덱스, 서울

그룹전
2016 <특이한 부드러움, 상냥한 떨림> 혁신파크, 서울
2013 <Face to Face> 인덱스, 서울
2013 <사진, 보여짐> Mirror 갤러리, 북경
2012 <실크로드 사진전> 봄 갤러리, 서울
2011 <Wisdom of Mother Earth> Seoul Photo 2011, 코엑스, 서울
2010 <동행> 로댕 갤러리, 서울

저서
2020 <사랑한다 루비아나> 류가헌
2018 <말은 말이 없다> 고려원북스
2017 <어떤 여행> 고려원북스
2016 <꿀젖잠> 고려원북스
2016 <사진하는 태도가 틀렸어요> 고려원북스
2009 <당신이 만들면 다릅니다>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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