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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왕: Prainting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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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inting
권순왕 개인전
2020. 04. 23 - 06. 26 우손갤러리 기획전


권순왕 (b.1968) 은 글로벌 시대의 급변하는 사회 문화적 흐름 속에서 시각 정보에 의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지배적인 사회현상과 이에 따른 문화의 동질화 현상을 지적하고 다원화 시대를 살아가는 대표적인 작가로서 본질에 대한 추구와 현실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

디지털 정보화 시대의 오늘날 소통수단은 날로 발달하고 다양해지지만, 정작 진정한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는 당대의 현실 속에서 컨템포러리 아트는 어떻게 ‘동시대’적 소임을 해내야 하는지 실로 혼란스럽지 않을 수 없다. 권순왕은 이러한 시각 정보의 보급이 이미지의 글로벌 경제로 이어져 소비문화와 연결되는 이미지 복제의 메커니즘이 현대 미술사 안에서 어떻게 새로운 언어 구조를 형성하는지 이미지를 시각적, 기법적, 의미론적으로 분석한다.

매혹적인 컬러와 형태로 가득한 권순왕의 회화는 미술사에서 추출한 이미지의 표본들이 작가의 캔버스 위에서 자유롭게 혼합되고 재구성되어 재활성함으로써 무수한 함축적 알레고리를 제시한다. 유동적이고 불안정하지만 생생하고 관능적인 이 시각적 우주 안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모티브들은 미술사의 흐름 속에서 복제된 이미지들(스타일, 형식, 구성, 패턴, 주제와 색상에 이르기까지)이 역사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재구성되고 재해석되어 다중적 의미와 연속적인 변화를 제시하며 화면 위에 축적되어가는 것이다.

여기서 언급한 복제된 이미지란 동시대의 구체적인 순간에 목격되어 기억되는 상징적 잔상 또는 단체나 기업의 마크나 로고 등 (실제로 그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기도 하는 스타벅스 커피의 로고와 같이) 에서 느껴지는 친숙함은 우리의 정서 속에 이미 복제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 밖에도 실재의 다른 두 차원에서 일어나는 동일한 유형의 문제를 다른 언어적 체계로 바꾸어 표현하려는 형식과 주제의 복제로서도 해석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의 타이틀 프레인팅 Prainting은 한 시대가 만들어 낸 역사적 ‘판 format’ 의 의미인 Printing과 작가가 만들어낸 가상의 공간이라는 의미인 Painting이 연계되어있다. 화면 속의 공간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먼저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는 수많은 수평선과 가시광선들이 가로지르며 그물처럼 얽혀있는 거대한 추상적 공간과 무언가를 연상시키는 친숙한 사물들이 정물처럼 배치되어 있는 배 혹은 요람 같은 공간이다. 작가는 개인적 배경과 경험을 토대로 이러한 특정 영역을 만들고 은유적 언어를 배양하여 우리의 현실을 읽을 수 있도록 새로운 지각의 통로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의 그림 속에서 미묘하게 변화하며 반복해서 연출되는 다소 낯설고 신비로운 이 가상적 회화 공간은 다양한 사회와 문화적 양상을 암시하며 다른 영역과 영역 사이를 연결해 주는 새로운 인식의 장을 모색하고 있다.

홍익대학교에서 판화를 전공하고 서강대학교에서 영상을 전공한 권순왕의 작품세계는 페인팅, 판화, 사진, 영상, 디지털 이미지, 설치미술 등 사고뿐 아니라 작업 역시 다원주의적(Pluralism) 관점에서 다른 시각적 언어 체계로 간주하고 다양한 미디어의 혼합과 장르 간에 소통을 자유롭게 한다. 그리고 이러한 역사를 포함한 모든 타인과의 소통은 기존의 미적 가치로부터 다분화되고 세분화된 새로운 가치관을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와 역사적 순간이라는 구체적 상황에 따라 구축하고 다양한 가능성의 영역에서 자기 자신의 고유성을 찾기 위함이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멈출 수 없는 과학과 테크놀로지의 발달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인류에게 필요하지만, 문화 예술적으로 우리를 위협하는 것은 요즘과 같은 과잉 커뮤니케이션인지도 모른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가 국가 간, 도시 간, 이웃 간의 접촉마저 불가능한 와중에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뉴스를 시시각각 눈으로 확인 할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생각했다. 그러나, 아트페어를 온라인으로 실시하고 만개한 벚꽃 구경을 영상을 통해서 해야 했을 때 어느새 안도감은 사라졌다. 과학과 첨단기술이 인간의 삶 속에서 많은 것을 해결해 줄 수 있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다른 것으로 대신할 수 없는 고유성을 가진 것들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가치와 차이를 소중히 할 때 진정한 미적 가치와 삶의 의식을 얻게 될 것이다.

2020년 4월 큐레이터 이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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