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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하리 : 착색된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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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도스 본관 기획
임하리 ‘착색된 감각’展
2020. 4. 1 (수) ~ 2020. 4. 7 (화)




1.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본관 기획 임하리 ‘착색된 감각’展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 전시기간: 2020. 4. 1 (수) ~ 2020. 4. 7 (화)


2.전시내용


그래도 계속 신경 쓰이는 것


갤러리도스 큐레이터 김치현


  되돌릴 수 없는 시간에 메여있는 순간들을 다시 되새기고 소유하고자하는 욕망을 지닌 인간은 불빛에 뛰어드는 나방처럼 이미지에 이끌린다. 눈앞의 광경을 처음 접하는 순간 그 당시의 쾌감을 고이 간직하고자 카메라를 작동시킨다. 모두가 손바닥 위에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시대에서 대상을 보다 아름답게 담아내기 위해 각도와 색감을 조정하고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낸다. 이렇게 일상에서의 특별한 경험의 순간에서 시작된 정성어린 이미지의 박제는 그을려 메말라 버린 부스러기처럼 화면 속의 사진첩에 불필요한 데이터로 저장된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일상에서 촬영한 디지털 사진첩 속 잉여 이미지를 그려낸다. 인터넷으로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을 공유하는 지금 시대의 사람들에게 세상은 가로보다는 세로로 길거나 정사각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시대 사람들이 다른 광경을 발견하기 위한 행동은 고개를 두리번거리는 것이 아니라 화면을 위아래로 문지르고 마우스 스크롤을 굴리는 모습이다. 새로운 이야기는 짤막한 알림과 함께 몇 초간의 빛을 발하고 화면 맨 위에 나타날 때 마다 지난 이야기는 화면 아래로 가라앉는다. 임하리의 작품들 역시 인터넷 소셜 미디어에서 순식간에 소모되는 이미지와 닮은 정사각형과 세로로 긴 직사각형의 프레임을 갖는다. 또한 화면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형상은 공통적으로 화면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이는 작품이 초점을 간단하고 신속히 조정해야하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된 일상 속의 사물의 재현이며 대상을 작은 화면으로 바라보던 당사자 개인에게만 잠시 흥미로운 이미지였음을 확고히 한다.

  작가의 스마트폰 속 사진첩에서 선정된 이미지들은 얼핏 특별하고 의미 있는 사물이나 순간 일 수 있지만 도리어 기기의 저장 공간의 용량을 확보하기 위해 버려지는 삭제대상일 수도 있다. 작품 속에 보이는 형상들은 구체적이지만 식별에 필요한 만큼만 친절하게 묘사되었다. 작품에 간헐적으로 등장하는 돌은 당시의 의도가 잘 기억나지 않는 지난 사진들의 무의미한 연속처럼 화면을 구성하는 다른 사물이 지닌 특정성을 약화시킨다. 역시 필요한 만큼만 그려져 있기에 돌의 뜬금없는 존재는 관객으로 하여금 과거의 정물화로 이야기 되곤 했던 작품에 담긴 교훈이나 의미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불러일으키기 보다는 금세 식어버리게 되는 가벼운 흥미 섞인 의문을 유발한다. 붓의 결이 드러나는 빠르고 건조한 스트로크는 캔버스의 표면이 미약하게 드러나기도 하면서 물감의 불투명하지만 얇은 두께와 함께 빠르게 소모되는 디지털 이미지가 가졌던 표면적인 특성과 맞아떨어진다.

  작품들은 정적인 분위기와 미묘하게 어우러지는 차가운 온도를 지니고 있지만 냉소적인 태도는 아니다. 단풍은 아름다웠지만 떨어진 낙엽은 결국 치워 버려지게 되는 먼지이다. 그림에는 본질이 휘발되고 껍질만 남은 이미지에 대한 집착을 오롯이 떨쳐내진 못해도 덜어내고 싶은 작가본인의 자조적인 숨결이 담겨있다. 사진을 찍을 당시에는 대단한 이유가 있었겠지만 빗자루로 쓸어내듯 묵묵히 붓으로 캔버스 표면을 문지른다. 임하리는 이번 전시인 착색된 감각을 통해 불필요한 축적을 하느라 온전히 누리고 담지 못했던 현재의 가치를 돌아보게 한다.


3.작가노트


<시든 것, 오래 된 것, 기억나지 않는 것 >


스마트폰에 가용된 데이터 공간이 다 채워지면 어쩔 수 없이 그동안 찍었던 사진들을 삭제한다. 내가 찍은 것인지 불분명한 사진, 너무 확대하거나 어두운 환경이어서 노이즈가 낀 사진, 찍고자 하는 대상이 불분명한 사진, 단순 캡쳐나 잘못 눌려 촬영된 사진 있자니, 하나하나 선택하여 삭제할 시간도 없고, 힘도 없고, 그다지 큰 의미도 없다.
사진을 확대해서 찍는 이유는 그 주변 상황들 보다도 하나의 대상만을 수집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음이 갔던 대상이었지만, 다시 보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보면 대상들에 대한 객관적 시각이 생겨 사진을 찍을 당시 마음을 쏟게 했던 맥락과 상황이 사라진다.
각각의 형태는 변함이 없지만, 나의 색으로 착색된 대상들은 이름 없는 물건들이다. 만들어진, 설계된 의도와 상관없이 그저 화면에 짜맞춰진 이미지로서 사용될 뿐이다. 우리는 풍경을 볼 때 건물, 나무, 사람, 사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그것에 대한 특별함을 느껴 그 순간을 간직하려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풍경 속에 우직하게 자리 잡고 있는 돌들은 기억 속에 그려지지 않는다. 대상을 읽는 문맥 문체 문법이 사라진 채로 이미지와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맥락이 끊어진 이미지들은 돌과 같은 의미를 갖게 된다. 포르투갈의 작가이자 시인인 페르난두 페소아의 말처럼 사물은 의미가 없다. 곧 사물은 존재하고 사물은 사물이 숨겨진 의미일 뿐이다. 페르난두 페소아의 사물로서 돌은 기억 속에서 맥락을 끊어내는 존재가 된다.
읽지 않기 위해 책을 사는 것, 음악을 듣거나 누가 나오나 보지 않기 위해 공연장에 가는 것, 걷는게 지겨워서 오래 산책을 하는 것, 시골이 우릴 지루하게 만든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시골에서 나날을 보내는 것.
페르난두 페소아 『 불안의 책 』
텍스트 23 ,60쪽

기억하지 않기 위해 사진을 찍는 것.
그러한 기억의 수고가 사라져간다.
데이터 공간이 부족할 때,
밀린 방학숙제처럼 해보려 하지만,
끊어진 맥락 속에서
나는 무엇에 불안에 떨고 있는가?
더 이상 기억(촬영)할 수 없는 상태와 기억의 수고를 하지 못한 사진 속에서.

스마트폰 촬영으로 인해, 기계가 대신 기억하는 사회가 되었다. 인간은 더 이상 기억의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 때문에 촬영된 이미지들은 맥락을 잃어버린다.






임하리, 착색된 장미, 61x61cm, acrylic on canvas, 2019




3. 작가약력

 

  학력
  1994 서울 출생
  2018 세종대학교 회화과 졸업


  개인전
  2020
  착색된 감각, 갤러리도스, 서울

 

  단체전
  2019
  보고 또 보고 사이의 흐름을 보다, 리홀아트갤러리, 서울
  5초후 건너뛰기, 다락스페이스, 서울
  나, 너, 세계, 성북동 연우재, 서울
  한성대학교 예술가 레지던시 참여작가 중간보고展, A&D갤러리,서울
  빛 골목에 스며든, 369예술터, 서울

  2018
  Campus, 마을로 노닐多, A&D 갤러리, 서울
  DLDFirstExhibition, 충남도서관 갤러리, 충남
  2018우수작가展, 조선일보 미술관, 서울

  2017
  공공미술작품 퍼블릭X퍼블릭, 종로타워, 서울
  서울시 공공미술축제 퍼블릭X퍼블릭 라이브페인팅, 광화문광장, 서울
  NewGenerationGroupExhibition,Ablefineart,뉴욕

 

  레지던시
  2018-2019 한성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단 예술가 레지던시




임하리, 돌과 마그리트 그림이 있는 정물, 45x45cm, acrylic on canvas, 2019







임하리, 돌 모양 초와 조개 모양 받침, acrylic on canvas, 45x45cm, 2019








임하리, 왕복우주선, 45x45cm, acrylic on canvas, 2019







임하리, 꽃 병 책 그리고 돌, 130x130cm, acrylic on canvas, 2020







임하리, 유리병 안료 그리고 돌, 130x130cm, acrylic on canvas,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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