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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주 : 고도를 기다리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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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개요



■ 전 시 명: ‘각자의 영역’ 2020 상반기 기획공모전 한선주 ‘고도를 기다리며’展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28 갤러리 도스


■ 전시기간: 2020. 1. 22 (수) ~ 2020. 2. 3 (월) *설연휴 휴관







전시소개



고통은 실존을 경험케 한다. 평소에는 의식되지 않던 손이 칼에 베었을 때 비로소 그 존재가 의식되는 것처럼 말이다. 고통을 논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어떤 사건을 겪었는가가 아니라 실체로 드러난 자신의 존재를 실존으로 느꼈는가에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기다림은 시작된다.

 

기다림 한 가운데 있는 사람은 전형적인 실존의 곤경에 처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말하고자하는 기다림은 슬픔이 남기고 간 정체된 시간으로 거쳐 가는 것이 아니라 견뎌야 하는 것이 되고, 이성보다 감성의 대상이 되는 기다림이다. 견뎌야 하는 기다림은 유한성을 환기시키는 계기로 작용한다. 기다림 속에서 자신의 유한성을 발견함은, 나의 욕망에 따라 시간과 상황을 원하는 모양대로 다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데에 있다. 만일 우리가 유한한 존재가 아니라면 기다림은 오직 기호에 따른 선택의 문제가 될 뿐이므로 기다림은 유한의 한계에서만 작동되는 것이다. 이 한계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인간으로서의 삶’에 대한 질문과 ‘영원’이라고 할 수 있는 것과의 관계맺기를 시도하게 된다.


사뮈엘 베케트Samuel Beckett 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1953)는 현대인의 고독과 소외된 삶을 ‘기다림’의 행동으로 표현한 인간실존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베케트의 희곡 제목을 전시 제목으로 차용하면서 기다리는 대상인 ‘고도’를 삭제한 것은, 작품의 주제와 같이 어느 순간 기다림의 대상이 사라져버린 기다림만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함이자 ‘고도’보다 ‘기다림’에 집중시키려는 의도이다. 그러나 이것은 오로지 주제적인 측면에서 한정되며, 우스꽝스러운 화법으로 타인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허무함 속의 실존을 비관하는 부조리극의 형식적 특성을 반영하진 않는다. 나는 오히려 타인과의 진정한 소통을 갈망하고 실존의 의미와 가치를 찾으려는 동시에 허무와 의미 사이를 고요히 응시하며 기다림을 경험하는 일에 머무르고 있다.


나는 기다림 속 쓸쓸한 풍경에 담기는 생생한 색채들로 허무와 무의미, 덧없음의 세계 속에서 찰나에 마주친 생기의 순간을 끄집어내고자 하였다. 이것은 각자가 저마다의 ‘고도’를 만나기 전, 무겁게 짓눌린 삶이 덧없이 가벼워지는 쓸쓸함이자 생에 대한 간절한 열망의 순간이기도 하다. 잃어버린 것에 대한 슬픔과 도래할 것에 대한 소망의 공존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시적 순간은 유한한 존재인 내가 발을 딛고 있는 자리에서 ‘인간’으로서 가야할 길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슬픔이 두고 간 기다림의 지대에서, 이제는 스스로 자처한 ‘머무름’ 속에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질문하며 삶에 대한 올바른 답을 찾아 나서려는 것이다. ■ 한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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