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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사회 Hotel Express 284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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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호텔’을 통해 살펴보는 일상생활문화
문화역서울 284 기획전시《호텔사회》개최  

 - 구서울역의 공간을 호텔로 탈바꿈
 - 8개 호텔의 협력으로 진행되는 최초의 대규모 호텔 전시
 - 1월 8일(화)부터 3월 1일(일)까지 문화역서울 284에서 진행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최봉현, 이하 진흥원)이 주관하는 기획전시《호텔사회》가 1월 8일부터 3월 1일까지 문화역서울 284에서 개최된다. 

 《호텔사회》는 호텔로 변모한 문화역서울 284 공간에서 근대 철도교통의 발달과 함께 시작한 호텔이 우리 삶에서 지니는 의미와 영향력을 생각해보고, 과거-현재-미래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먹고 마시며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융합의 장소로서의 호텔을 체험해보는 전시다. 특히 이번 전시는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문화예술의 보급로 역할을 했던 주요 호텔들의 협력으로 진행되어 의미를 더한다. 
 
  이번 전시는 1880년대 근대 개항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호텔을 통해 문화가 도입되고 확산되며 정착하는 과정과 오늘날 호텔이 지닌 생활문화플랫폼으로서의 다층적 면모들을 소개한다. 또한 관람객은 문화역서울 284에 입장하며 체크인이 시작되고, 호텔의 기능과 역할을 재해석한 공간들을 이동하며 호텔에 대한 입체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사람들의 만남과 교류를 통해 신문화를 수용했던 근대 호텔을 이야기하는 <익스프레스 284 라운지>, 스파, 온천, 수영장 등 호텔 이용객에게 휴식과 여가를 제공했던 공간을 재해석한 <오아시스-풀·바·스파>, 철도역이었던 구 서울역의 장소적 특성에 착안하여 여행안내 거점으로 기능했던 호텔을 살펴보는 <여행·관광안내소>, 근현대 호텔이 선도했던 호텔의 미용문화와 현재의 바버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이발사회>가 있다.  실제 호텔들의 사료를 통해 한국 호텔의 관광산업과 새로운 문화의 유입을 살펴볼 수 있는 <호텔사회 아카이브>, 1960년대에 시작된 호텔 극장식당을 모티브로 공연과 식문화에 끼친 영향을 알아보는 <그릴 홀>, 호텔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자 개인의 수많은 이야기가 있는 사적인 공간 <객실>로 구성된다. 

  참여작가는 고재욱, 김노암, 김동희, 김이박, 맛깔손, 모조산업, 박경률, 박길종, 백현진, 식물상점(강은영), 양민영, 어반북스, 엄유정, 오이뮤, 우지영, 이강혁, 이동훈, 장종완, 전현선, 최고은,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중간공간제작소, 푸하하하 프렌즈, 홍은주·김형재, 황예랑, SWNA(이석우) 등으로  건축, 설치, 사진, 영상, 디자인, 회화, 현대음악, 다원예술 등 다양한 분야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엔 50여명의 작가가 대거 참여하여 새로운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는 호텔의 공간과 작품이외에도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호텔로 변모한 문화역서울 284에서 호텔에서 펼쳐지는 해프닝을 퍼포먼스와 공연으로 구성한 <살롱 도뗄 Salon d’hôtel>-감독: 윤한솔, 다양한 문화를 교류했던 호텔을 재해석한 음악을 펼치는 <에이-멜팅 팟 A-Melting Pot>등의 공연이 진행되어 전시를 더욱 풍성하게 할 예정이다. 
  
  본 전시와 프로그램은 무료로 참여가능하며, 자세한 정보는 문화역서울 284 누리집(www.seoul284.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시개요, 작품 및 연계 프로그램 소개

□ 전시개요
 ㅇ 전시명: 호텔사회 Hotel Express 284
 ㅇ 기간: 2020. 1. 8. ~ 3. 1.
 ㅇ 장소: 문화역서울 284 전관
 ㅇ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ㅇ 주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문화역서울 284
 ㅇ 협력: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롯데호텔,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풀만,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더 플라자, 세종호텔, 남대문 호텔 앤 스위트 외
 ㅇ 참여작가: 건축, 설치, 사진, 영상, 그래픽 디자인, 회화, 퍼포먼스, 현대음악, 다원예술 분야 작가 약 50명

□ 작품설명 


《호텔사회》전, 익스프레스 284 라운지(중앙홀)

① 익스프레스 284 라운지
[중앙홀] 공간디자인_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중간공간제작소
호텔이라는 작은 사회로 진입하는 관문이자 우연한 만남과 교류가 이루어지는 공간인 로비에 착안해 구 서울역사인 문화역서울 284의 중앙홀 공간을 로비로 탈바꿈시켰다. 근대의 고급 호텔 로비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계단 후면으로, 라운지의 콘셉트에 맞추어 사람들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로비를 모티브로 한 중앙홀부터 호텔 정원을 모티프로 한 서측복도까지 연결되는 익스프레스 284 라운지에서는 식음과 토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미술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서측복도] 기획_윤율리
박경률, 식물상점(강은영), 엄유정, 우지영, 이강혁, 이동훈, 장종완, 전현선, 최고은, 황예랑
서측복도는 문화역서울 284 가장 바깥에서 건물 외벽과 맞닿아 길게 늘어진 통로 공간이다. 우측은 건물 외부로, 좌측은 부인대합실과 역장사무실로 이어진다. 《호텔사회》에서 이 공간은 중앙홀에 조성된 라운지의 연장이기도 하며 호텔 정원의 모티프를 재해석해 꾸며진다. 관객들은 복도를 거닐면서 여러 식물 수종들을 감상하고 휴식을 취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간단한 다과 및 애프터눈 티를 서비스하는 퍼포먼스에 참여할 수 있다. 

이강혁은 사진가로 활동하며 <snakepool> 프로젝트를 통해 2000년대 서울의 언더그라운드, 미술, 디자인, 퀴어 씬을 기록해 왔다. 다른 대표작으로 수도권 일대의 밤 풍경을 찍은 <nightglow> 시리즈가 있다. 이강혁의 신작 <나이트 플랜트 Night Plant>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서울의 대표 호텔들을 방문해(혹은 침입해) 내부 조경을 기록한 사진이다. 이 사진들은 가로 1.5m, 세로 3m의 커다랗고 얇은 천에 인쇄되어 서측복도 우측 벽을 따라 줄지어 걸린다. 

우지영은 일상의 사건과 그에 관한 감상을 공감각적 설치로 구현해 온 미술가다. 그의 설치는 조각의 스테레오타입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한다. 그가 복도 오른쪽 끝에 제작하는 분수 <라토나: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Latone: The Early Bird Eats the Worm>는 베르사유 궁전에 조성되어 있는 라토나 분수대를 서울의 제작 환경에서 흔히 발견되는 자재와 재료들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분수대를 향해 뻗은 보행로에는 이동훈의 목조 조각들이 놓인다. 이동훈은 경희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나무를 사용해 꽃과 동물을 조각하고 다시 그것을 평면 회화로 전환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는 재료가 가진 특성이 특별한 형태를 만들고 그것이 다시 보편적 왜곡으로 이어지는 조형적 특이점이 관찰된다. 구작 <선인장 Cactus>, <화병 Flower Vase>, <플라밍고와 풀 Flamingo and Grass> 등을 비롯해 1.8m 크기의 <왕부리새와 아레카 야자 Toucan and Areca Palm>를 새로 선보인다. 서측복도 중앙에는 식물상점에서 디자인한 <위스테리아 가든 Wisteria Garden>이 설치된다. 하프-아치 형태의 구조물을 따라 이어지는 15m 길이의 통로에 여러 종류의 드라이플라워, 조화가 디스플레이 된다. 

식물상점을 운영하는 강은영은 홍익대학교에서 판화와 동양화를 전공하고 우연한 계기로 식물 작업을 시작했다. 판화와 식물의 유사점을 연구한 <감광생활>(반지하, 2015) 이후 두 작업을 함께 병행 중이다. 브랜드 식물상점을 통해 전시 내용과 상황에 맞는 식물/꽃의 이미지를 제안하며 다양한 협업을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최고은은 생활 근처에서 흔히 찾아지는 가전, 가구를 모아 조각 혹은 전시장과 감응하는 설치작품으로 구현해 온 미술가다. 그에게서 사물이나 사물들의 배열로 다시 탄생하는 가전/가구는 그것이 제작되고, 유통되고, 폐기되고, 다른 자원으로 순환하는 도시 네트워크에 관한 증언이기도 하다. 《호텔사회》를 위해 최고은은 두 가지 종류의 샹들리에를 제작했다. 고급 사치재 브랜드의 정교한 이미테이션으로 제작된 샹들리에를 구입해 각각 공업용 다이아몬드 1만 캐럿, 사카린 2kg으로 코팅한 신작을 선보인다.

호텔의 정원 공간은 호텔에서 가장 아름다운 휴식처이면서 동시에 그것을 가능케 한 힘들의 약탈적 성향을 드러내는 곳이다. 또 일반적으로 호텔의 정원은 오너 가문의 값비싼 수집품을 과시하는 진열장 역할을 수행해 왔다는 점에서 초기 미술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묘한 기시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런 지점에서 서측복도 곳곳에 강조돼 쓰이는 아치 형태의 차용과 그 연장에서 박경률, 엄유정, 장종완, 전현선, 황예랑이 참여하는 페인팅 월의 설치는 전시의 중요한 한 가지 요소다. 구 서울역사가 신고전주의 양식을 수입해 지어졌으며, 그것은 팽창의 욕망이 무르익은 근대 유럽에서 최초의 ‘취향 상품’으로 개발된 ‘산업’이라는 점, 그리고 그것이 명백히 아시아가 경험한 식민 피지배의 역사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비로소 서측복도의 작품들은 역전된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1층 복도] SWNA
호텔의 로비에서 압도적인 스케일 감으로 고급스러움과 호화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샹들리에는 호텔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상징적인 조형물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시대와 문화가 공존하는 호텔’이라는 컨셉에 맞게 클래식하고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샹들리에를 현대적인 인테리어 조명으로 많이 사용되는 ‘T5’ 간접조명과 빛이 굴절되면서 오묘한 빛을 내는 필름을 사용하여 구현하였다.
T5 램프와 필름과 같이 현대적이면서도 간소한 요소로 샹들리에의 화려하고 극적인 조명효과를 표현하고, 이를 모듈처럼 프레임에 연결하여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조명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제작하였다. 

[중앙홀 외] 전제권
근현대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곳으로 새롭게 상정된 《호텔사회》의 정체성을 호텔의 복식으로 더욱 명확하게 전달하고 패션 분야를 통해 호텔의 사회문화적 코드를 공유한다. 전시의 주제에 맞는 콘셉츄얼한 혹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수트 형식의 복식들(도어맨, 벨맨, 프론트 스태프 등)과 악세사리(모자, 하우스키퍼용 앞치마 등)를 디자인하고 제작했다. 완성된 유니폼들은 전시의 스태프들과 프로그램 참여 배우들의 모습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호텔사회》전, 오아시스 풀·바·스파(3등대합실)

② 오아시스 풀·바·스파
[3등대합실] 공간디자인_푸하하하 프렌즈
1960년대 최초로 호텔에 실내수영장이 생겨난 이래, 1970-80년대 타워호텔과 워커힐 호텔, 메트로 호텔 등을 중심으로 젊은이들을 위한 유흥과 가족을 위한 여가 장소로 기능했던 호텔 야외 수영장 및 호텔 온천 사우나 문화를 구 서울역의 3등대합실 공간에 개념적으로 재해석했다. 푸하하하 프렌즈가 기획한 놀이터 콘셉트의 풀장 구조를 중심으로 작가들이 오늘날 맥락에서 재해석한 수영장 공간, 프로그램을 통해 도심의 휴식처이자 여가문화의 온실인 호텔 수영장을 만나볼 수 있다.

도한결
남은 물웅덩이 Puddle Series
이번 《호텔사회》 전시에서 수영장 및 온천을 재현하는 3등 대합실 공간 안에는 각기 다른 크기와 재질의 ‘물’을 구현한 작업물을 배치한다. 수영장이라는 공간에서 가장 주인공인 물 자체에 보다 집중하여 접근했다. 물웅덩이의 형상을 본 딴 다양한 유선형의 형태가 각각의 크기와 높이에 따라 각기 다른 기능을 가진 매트, 방석, 스툴, 거울 등이 된다.

양민영
휴 스파 – 웰빙 클럽 HUE SPA – WELL BEING CLUB
찌뿌둥한 몸을 이끌고 더 적극적으로 휴식을 하러 가는 곳, 목욕탕-찜질방-스파는 모두 뜨거운 시원함을 느끼기 위해 가는 장소다. <휴(HUE, 休) 스파 – 웰빙 클럽> 역시 건강한 휴식을 위한 공간이다. 자연을 닮은 초록색을 테마로 한 이 공간은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키워드인 웰빙과 힐링의 이미지를 제공한다. 소지품을 맡기거나 물건을 빌릴 수 있는 물품보관소, 음료를 제공하는 매점, 앉아서 쉴 수 있는 족욕탕으로 이루어진 이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각자만의 방식으로 쉴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맛깔손과 포스트스탠다즈
바 언더워터 BAR UNDERWATER
<바 언더워터>는 호텔 수영장에서 즐길 수 있는 풀바(pool bar)에서 영감을 받아 재해석한 라운지 바(lounge bar)이다. 3등 대합실 기둥을 바의 중심부로 이용해 확장된 바 테이블 겸 배리어로 제작, 관객들이 수영장 안에 머물며 칵테일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을 제안한다. 상단 우산 형태로 된 옥외 수영장의 비치 파라솔을 연상케 하는 지붕구조(조명)는 <바 언더워터>의 상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데, 바 테이블을 기준으로 수면 위, 바닥의 카펫과 그래픽 가구들은 수면 아래에 있는 감각을 불러일으키도록 연출했다. 더불어 작품 내 VIP라운지에서는 관련된 책자를 함께 비치해 칵테일을 마시며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③ 여행·관광 안내소
[1·2등대합실] 공간디자인_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중간공간제작소
근대적 여행은 서로 다른 세계의 시공간을 가로지르는 기차의 발명과 함께 시작되었다. 증기기관을 이용한 기차와 증기선은 근대의 상징이자 세계여행을 가능하게 만들었던 교통수단이었다. 1876년 개항 이후 조선인들은 전 세계를 여행할 수 있게 되었고, 여행은 호텔이라는 숙박문화를 형성하였다. 한반도 교통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구 서울역의 공간에서 철도를 중심으로 확산되었던 호텔과 근대 여행문화에서 출발, 과거 국제역이었던 경성역과 다가올 시대에 국제역으로서 기능할 서울역의 미래를 살펴보고 동시에 국내 지역과 유라시아 대륙철도 노선을 잇는 여행의 경로를 제안한다.

오이뮤 
《호텔사회》 여행상품점
철도, 호텔, 여행의 요소들로 디자인된 기념품을 통해 호텔 내 위치하던 여행상품점의 역할을 떠올려보고, 이번 전시를 기념하는 상품을 제안한다.

어반북스
《호텔사회》 도시여행안내소
개화기 때부터 호텔은 해당 지역의 특징이 함축된 장소로 여겨졌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의식주가 모여 있는 ‘일상성’과 가장 앞서 있는 정보가 담긴 ‘현대성’. 이 두 가지가 공존해 있는 호텔은 가장 도시적인 장소라고 말할 수 있다. 도시생활 콘텐츠에 집중하는 어반북스는 네트워크의 구심점이 되는 호텔의 기능에 주목하고자 한다. 개화기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호텔 비즈니스의 변화 형태를 되짚어 보고, <《호텔사회》 여행안내소 with 어반북스>를 배치하여 현대적인 관점으로 재해석한 호텔 여행을 제시한다.
 
④ 이발사회
[귀빈예비실] 공간디자인_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중간공간제작소
격식과 예의, 그리고 시각적인 정갈함을 중시한 이발소는 호텔의 필수요소였다. 《호텔사회》 전시에서는 오늘날 트렌디함을 좇는 바버샵의 미용문화와 이들의 뿌리가 된 전통적 이용원의 이야기, 근대로부터 현재로 이어지는 바버샵의 맥을 짚어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1895년 내려진 단발령으로부터 6년 후, 국내 최초 이발소 ‘동흥 이발소’가 개점했고 근대적 위생관념이 확대됨에 따라, 문명화의 상징으로서 이발소가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1925년에 완공된 구 서울역도 이러한 흐름에 따라 역내 이발소를 열어 손님을 맞이했다. 이전 시대와의 단절을 원했던 당대 지식인들과 모던보이들의 수요에서부터, 이용업은 호텔과 같은 근대적 공간을 중심으로 활기를 띠기 시작해, 한국전쟁 이후, 남학생과 직장인의 단정한 용모가 의무화되면서 지금의 형태로 대중화되었다.  
<이발사회>는 조선 후기 남성 사교의 장(場)이자 문화공간으로서의 이발소를 현대적으로 재현한다. 화려하고 개성 있는 12팀 바버들의 바쁜 손놀림을 따라가 보며, 점잖은 손님들과 이발사 간의 대화에 담긴 천변의 소문들에 조용히 귀기울여본다. ‘모더니티’를 추구하며 ‘그루밍’을 받는 모습에서, 자신만의 멋을 좇는 근·현대 남성 문화의 연속성을 자연스럽게 목도하고 바버와 손님 사이에 펼쳐지는 드라마를 통해, 우리 시대의 품격에 대해 상상해 보는 공간이다.





⑤ 《호텔사회》 아카이브
[귀빈실, 역장실, 그릴 앞 복도, 그릴 준비실] 
자료 협조 : 롯데호텔 앤 리조트,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세종호텔, 시간여행(이영준), 앰배서더박물관 의종관,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귀빈실] 호텔 아카이브 : 사물의 기억들 Hotel Archive: Memory of Things 
설치: 전산
우리는 호텔에서 무엇을 기억할까?
호텔 간판에서부터 객실열쇠, 객실번호, 호텔 로비의 향기, 다양한 음식들, 음악 등 우리는 호텔에서 수많은 사물들에 접하면서 새로운 감각과 이국적인 문화의 경험을 하게 된다. 호텔을 나선 이후에도 우리는 이러한 사물들에 얽힌 기억으로 여행의 추억에 겹친 다양한 시간적 경험을 떠올릴 수 있다. 이처럼 귀빈실에 놓여 있는 각양각색의 물건들은 과거 호텔에서의 경험과 문화가 담긴 기억을 상상하게 만든다. 우리나라 호텔들의 흘러간 정취를 담아내는 사물들을 통해서 우리는 먹고, 마시고, 즐기고, 잠드는 융합의 장소로서 호텔만이 가진 고유한 문화들을 살펴보게 된다. <호텔사회 아카이브>에서는 초창기 호텔문화의 이질적이고 낯설었던 시간을 담고 있는 사물들을 문화역서울 284의 상징적 공간인 귀빈실로 불러내어 우리가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오늘날의 호텔문화를 되새겨 볼 수 있다.  

[역장실] 철도 아카이브 Railway Archive
한국 철도의 역사는 1899년 일제의 주도로 시작되었다. 경부선, 경의선을 시작으로 조선 곳곳에 철도가 건설되면서 일제의 침략 예정지였던 만주로 물자와 인력을 수송할 수 있게 되었다. 1905년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제는 전승지인 만주와 조선을 철도를 통한 단체 관광지로 설정하였다. 근대의 여행은 철도와 밀접한 관계 속에서 형성되었으며, 철도는 또한 일제의 수탈과 억압의 도구로도 기능하였다. <철도 아카이브> 공간에서는 일본의 제국주의적 관점 아래 건설된 근대 철도의 형성과정을 확인하고, 그 속에서 발생한 당시 사람들의 새로운 여행문화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그릴 준비실] 식문화 아카이브 F&B Archive
1980년대를 중심으로 한 호텔 뷔페(buffet) 식기들 및 조리도구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호텔 뷔페는 1970년대 앰배서더 호텔의 ‘킹스’ 뷔페를 시작으로 국내 주요 호텔들에 퍼져나갔으며, 오늘날 호텔의 식사문화를 대변하는 대중적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다양한 음식을 긴 테이블에 차려놓고 먹었던 북유럽 바이킹의 식문화가 프랑스 지역으로 전해지며 확산된 뷔페문화는 오늘날 호텔이라는 공간적 범주를 넘어 다양한 종류와 구성으로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외에 함께 전시된 호텔의 다양한 식음료 프로그램 광고지들은 여러 나라의 사람이 모이고 교류하는 호텔의 특성을 음식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주는 좋은 예시다.  

[그릴 앞 복도] 공연문화 아카이브 Hotel Show Archive
1963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극장식당인 ‘워커힐 퍼시픽 나이트클럽’에서부터 오늘의 ‘워커힐 씨어터’에 이르기까지의 워커힐 쇼의 사료들을 통해 호텔의 공연문화를 살펴볼 수 잇다. 2012년까지 이어진 워커힐 쇼의 무대 모형들 중 일부와, 1963년도 개관 자료부터 ‘하니비 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워커힐 쇼의 실황 사진들 외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들이 전시된다. 워커힐 호텔은 건립 당시 우리나라 최초 리조트 호텔로서 주한미군을 위한 다양한 문화시설과 위락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워커힐 퍼시픽 나이트클럽은 해외 유명 가수들 공연과 독보적인 퍼포먼스 디너쇼를 선보였다.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이 1963년 개관 쇼 무대에 올랐으며, 밀스 브라더스(Mills Brothers) 등 해외 유명 가수들이 워커힐 쇼의 무대를 거쳐 갔다. 그 외에도 서커스나 마술쇼, 외국 무용수들과 민속 무용수들의 군무 등 다양한 공연예술을 선보임으로써 워커힐 쇼는 TV 수상기가 없었던 당대에 가장 대표적인 문화 보급로의 역할을 했다. 

《호텔사회》전, 그릴 홀(그릴)
⑥ 그릴 홀
우리나라 최초 양식당이었던 구 서울역사의 대식당 그릴(Grill)에서부터 소식당 공간으로 이어지는 장소적 특징 속에서 호텔 식당과 공연장 모습을 오버랩하여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1960-70년대 워커힐 쇼로 대표되는 디너쇼의 무대와 소품들, 호텔의 식사 매너와 연관된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호텔과 유흥·예술문화, 그 접점에 스며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다. 

[그릴]
박길종 
그릴에서 만납시다! Let’s Meet at Grill !
영화 <워커힐에서 만납시다>에 나오는 1960년대 워커힐 쇼장의 무대와 식당을 기본으로 여러 무대 장치와 소품을 추가, 변형하여 그릴 공간에서 실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게 구성했다. 공연을 보며 음식도 즐길 수 있는 원형 테이블과 의자도 마련되어 있다. 모든 장치에는 프로그램에 따라 이동이 쉽게 바퀴가 달려 있다.

[그릴 준비실]
김이박
사물의 정원 The Garden of Objects
‘호텔’이라는 장소는 왠지 식물을 담아 키우고 이동하는 수단인 화분과도 닮았다. 짧게는 1일, 길게는 몇 년에 걸쳐 호텔에 투숙하는 여행객들로 인해 그 공간에는 사람들의 많은 추억과 이야기들이 쌓여 있다. 김이박 작가의 <사물의 정원>은 자신이 생각하는 ‘이동, 여행, 이주’ 등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여행객들이나 투숙객,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여러 방향의 문화적 다양성을 ‘화분’이라는 매개체로 담아내고자 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구 서울역의 대식당 그릴을 위한 음식 준비실이었던 공간에 실제 1960-70년대 많이 사용했던 화분을 이용하고 냅킨과 나이프, 잔 등 식사를 위한 도구들을 사용하여 <사물의 정원>을 만들었다. 
<사물의 정원>은 개인의 생활사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현실 속의 보편적인 대상들까지 내포한다. ‘화분’이라는 임시적인 터전에서 자라나는 여러 집기들과 정리된 사물들의 모습은, 호텔에 숙박하는 여행객들을 맞이하는 작은 배려와 정서적 위로의 태도를 표현한다.

[소식당]
김동희
퀴진 위층 Cuisine Upstairs
김동희는 ‘호텔’과 ‘역사‘라는 두 상징적인 건축물들의 접점을 찾아 공간과 공간을 잇는 <퀴진, 위층>을 선보인다. 건물을 찾았을 가상의 방문객 시점으로 그들이 이용하는 기능 공간을 상정하고 각 공간의 구조적 유사점을 작업의 기준점으로 삼았다. 사료에 미흡하게나마 기록으로 남아 있는 구 서울역사 대식당 옆 보조 식당인 ’소식당‘이라는 공간과, 그곳으로 향하는 길에 대한 가설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해 관람객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관객들은 호텔과 역사가 옅게 겹쳐진 2층 통로에서 사라진 소식당으로 향하는 계단에 앉아 반원창 너머로 1층 로비로 들어오는 다른 이들의 만남과 흩어짐을 바라본다.





⑦ 객실
호텔의 공유 공간들 외에 사적이면서도 분리된 공간인 객실을 과거 사무실과 회의실 등으로 활용했던 구 서울역사의 사무동 공간에 마련하였다. 각기 다른 5개의 객실 문 안쪽으로 작가들이 펼쳐놓은 호텔의 객실에 관한 다른 해석들, 그리고 호텔을 위해 일하는 이들의 솔직한 이야기들과 호텔이 매개해온 사회문화적 역할에 대한 기록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201호실 
[구회의실]
백현진
낮잠용 대객실 The Napping Chamber
<낮잠용 대객실>은 호텔 객실의 매트리스 촉감을 극대화한 방이다. 켜켜이 쌓인 매트리스와 점멸하는 점등, 흘러나오는 자장가를 통한 낮잠 전용 방이다. 호텔의 객실이라는 공간을 감각을 통해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재해석한 이곳은 관람객들의 참여로 비로소 완성된다. 전시기간 중 백현진 작가의 낮잠 자장가 퍼포먼스가 진행되며, 녹음된 퍼포먼스 사운드는 익일부터 한 주간 전시장에서 들을 수 있다. 

너는 피곤하다, 지쳤다, 지겹다, 쉬고 싶다, 자고 싶다. 우여곡절 끝에, 일시적이지만, 만난다. 계단을 올라 복도를 통과해 너는 매트리스가 겹겹이 쌓여 빼곡한 공간을 만난다. 자장가가 흐르는 이 공간은 수면과 각성의 중간 즈음에 위치한다. 너는 매트리스로 오른다, 눕는다, 눈을 감는다, 생각을 버린다, 아득하다, 점점 아득하다, 잠든다. 

202호실
[워크숍룸] 
기획: 김노암
영상: 김노암, 신나라  
설치: 박준혜
문 Gate
호텔 공간 속 다양한 문들을 촬영한 영상들이 상영된다. 겹겹이 반복되는, 문들의 열리고 닫히는 모습을 통해 객실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는 구간들을 보여주고, 나아가 호텔의 또 다른 차원으로 진입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203호실 
[세미나실]
홍은주, 김형재
서울호텔 Seoul 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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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K구에 위치한 40여 년 전통의 서울호텔은 1960년대 정권 수뇌부에 의해 만들어진 뒤 민간에 불하되어 현재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특급 호텔로서 명성을 다졌다. 21세기를 맞아 사업 확대를 꾀하던 최 회장이 2001년 4월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사망한 후, 호텔은 채권단과 주주로부터 압력을 받게 된다. 뒤를 이어 경영을 맡게 된 최 회장의 부인 윤동숙은 한태준을 총지배인 자리에 영입하고, 신뢰하는 여러 관리자와 함께 호텔 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호텔을 노리던 사업가 김복만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인수합병 전문가 신동혁과 손을 잡고, 신동혁은 서울호텔에 관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수집하기 위해 신분을 숨긴 채 서울호텔의 사파이어 빌라에 장기투숙한다. 한편 펄 빌라에서는 두 정치인이 「극비 회동」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자들과 때 아닌 숨바꼭질을 벌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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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서울호텔 30주년 기념 파티에 이렇게 많이 찾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께서도 아시다시피 저희 서울호텔은 춘하추동 사계의 변화가 뚜렷한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30년 전 한낱 야산에 불과했던 이곳이 오늘날 우리 한국을 대표하는 특급 호텔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함께 고생한 우리 직원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30년 동안 미래에 대한 열정 Ambition, 고객에 대한 헌신 Emotion, 창의적인 서비스 정신 Creativity 라는 세 가지 목표를 가지고 그늘진 곳에서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뛰었습니다. 사랑하는 제 마누라 윤동숙에게도 감사를 전합니다.
2001년 4월 4일
서울호텔 무궁화 그랜드볼룸
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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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상오 11시에서 정오 사이. 민자당의 김영삼·김종필 두 최고위원은 서울호텔 펄 빌라에서의 「극비회동」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자들과 때 아닌 숨바꼭질을 벌였다. 김영삼 최고위원은 이틀 전 머리를 손질했는데도 『이발하러 간다』는 수상쩍은(?) 이유를 대며 상도동 자택에서 기자들을 따돌렸다. 김종필 최고위원 쪽은 이날 상오 10시에 예정돼 있던 김영삼 최고위원과의 회동이 느닷없이 취소된 데 대해 『박태준 대행이 오면 함께 만날 생각』이라고 답변했고 기자들이 회동시기를 묻자 『오늘은 없다』고 연막을 쳤다. 그러나 두 사람이 약속장소에 도착했을 때는 일군의 「술래」들이 먼저와 진을 치고 있었으며 두 사람의 표정에는 당혹감과 상대편의 「보안 소홀」에 대한 원망이 서렸다.
<빗속의 숨바꼭질>, 이상국

204호실 
[차대실]
고재욱
객실 No.204 Room no.204
침대와 조명, 가구가 설치된 전시장이 호텔 284의 한 객실로 탈바꿈했다. 객실에 설치된 TV에서는 호텔 284에 대한 소개 영상이 반복되어 재생된다. 영상에는 서울역의 탄생 배경인 경성역부터, 전시기간 동안 호텔로 상정된 전시공간의 역사가 소개된다. 그간 서울역을 거쳐 갔던 나혜석, 손기정 등 근대의 인물들도 소개되며, 이번 전시를 위해 호텔로 변모한 구 서울역의 역사적 가치를 드러내고자 한다.

205호실 
[예비실]
기획: 김노암
영상: 김기노, 김노암, 신나라, 임지연, 박겸숙 
설치: 한수지, 이경민, 박준혜
호텔, 루시드 드림 Hotel, Lucid Dream
20세기-21세기 호텔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수많은 차원의 시간여행자들의 이야기. 호텔은 타임머신이자 타임캡슐이다. 여행객들은 각자의 시간대에 기억과 흔적을 남긴다. 호텔은 마치 우리가 루시드 드림(자각몽)처럼 깨어 있는 정신 상태에서 꿈을 꾼다는 것을 알려주는 특별한 장소이다. 노마드 시대의 오아시스와 같은 곳이 호텔이다. 프로젝트 그룹 흥신소는 다양한 전문 분야 호텔리어의 육성과 호텔 투숙객들의 특별한 경험을 인터뷰한 영상과 설치작품을 연출한다.




□ 연계 프로그램 소개 
살롱 도뗄(Salon d’hotel)
총감독_윤한솔 / 연출_김지은 김혜림 심이다은
호텔은 근현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호텔의 공연장과 쇼를 통해 당대 예술교류 플랫폼으로서 기능을 하였다. 《호텔사회》 전시에서는 호텔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예술가들의 공연과 해프닝적 퍼포먼스를 기획하여, 관람객들에게 근대 호텔의 예술적 기능을 상상하며 보다 입체적인 전시 경험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에이-멜팅 팟(A-Melting Pot)
<에이-멜팅 팟>은 아시아의 실험·즉흥·독립 음악의 음향적 네트워크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2020년 <에이-멜팅 팟>은 철도역으로서 교통의 요지이자 문화 교류의 통로이며 새로운 문화가 전파되는 곳이었던 문화역서울 284에 청각적 거점을 두고 전시기간 동안 음악을 통해 지역과 문화권을 뛰어넘는 다층적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 아시아라는 공간적, 정신적 영역의 안과 밖을 이동하며 꾸준히 자기 작업을 하고 새로운 씬을 만드는 창작자들을 통해 자신과 타인, 개인과 사회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상상력과 교류의 장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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