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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희, Chorus of Trees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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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환기재단 작가전
정연희, Chorus of Trees
2019. 5. 4.SAT - 6. 30.SUN

■ 전 시 명 : 2019 환기재단 작가전 《정연희, Chorus of Trees》
■ 전시기간 : 2019. 5. 4(토) – 6. 30(일)
■ 전시장소 : 환기미술관 별관 2F 전시장
■ 전시작품 : 정연희 설치작품
■ 전시내용 :

김환기(1913-1974)가 작고한 후, 미망인 김향안(1916-2004)에 의해 설립된 환기재단(1979년 3월 미국 뉴욕주에 '비영리법인 환기재단 Whanki Foundation, Inc.' 정식 등록)은 올해로 설립 40주년이 되었다. 환기미술관(관장 박미정)은 김환기의 예술세계를 연구, 전시하는 것은 물론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을 격려하고 지원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는 환기재단의 설립 이념을 다시금 되새기고자, 올 해 다양한 환기재단 작가전을 개최한다. 2019 환기재단 작가전의 첫 번째 전시로 현재 미국에서 작품 활동에 정진하고 있는 정연희 작가의 《Chorus of Trees》展을 5월 4일부터 6월 30일까지 진행한다. 

정연희는 2008년 환기미술관 공모작가전 《푸른빛의 울림》전을 통해 별의 생성과 소멸에 관한 광대한 여정이 담긴 짙푸른 우주의 거대함을 서사적으로 풀어내는 작품을 선보였다. 빛의 집중과 흐트러짐으로 연출되는 우주의 광경 속에 바실리카 혹은 원형 세례당의 평면도를 등장시켜 인간의 정신과 마음을 담는 공간, 우주와 인간 혹은 신성과 인성이 랑데부하는 제 3의 영역을 보여주었다면, 이후 10여년의 시간동안 끊임없이 본인의 작품세계를 위한 매진 속에 오감五感을 열어둔 작가는 늘 곁에서 함께 숨 쉬고 함께 걸으며, 힐링의 숨결이 되어준 ‘나무’로 돌아왔다. 
정연희에게 ‘나무’는 특별하다. 지질학자이셨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산에 오르며 자연과 교감交感을 나누었던 기억이 작가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경험이었고, 이 경험은 작가에게 있어 자신의 작품세계와 예술적 영감을 구축할 수 있는 평생의 큰 힘이 되었으며, 필연적으로 정연희는 자신의 삶에 근원이라 할 수 있는 ‘나무’로 회귀回歸 하였다.

본 전시에서는 환기미술관의 전시공간에 맞추어 설치한 정연희의 <Chorus of Trees, 2019> 작품을 선보이며, 작품은 크게 3가지로 감상할 수 있다. 첫 번째, ‘부유浮游하는 나무’와 두 번째, 땅에서 솟구치는 ‘심연深淵의 호수’, 세 번째는 관람자로 인해 완성되는 ‘살아 숨 쉬는 숲’이다. 

전지크기(132x76cm)의 한지에 목탄으로 그려진 나무들이 다양한 높이로 공중에 매달려 각자의 화음和音을 내뿜고 있는 ‘부유浮游하는 나무’는 작가가 산책하던 중 마주쳤던 나무들이다. 작가는 나무의 분신分身이라 할 수 있는 화선지와 목탄을 들고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가 소나무, 참나무, 버드나무 등을 그렸으며, 때로는 숲 한가운데 누워 조용히 명상을 하면서 나무가 온몸으로 내뱉는 소리를 들으며, 온전하게 나무의 영혼까지 그려내려고 노력했다.

“ … 나무의 가지와 모습을 그리는데 어려움이 없지만, 나무의 영혼, 바람, 그곳에 떨어지는 햇빛과 물, 나무사이의 관계를 포착하는 것은 어렵다. 내가 바람과 햇볕을 그리고자 시도했을 때 그것은 추상화가 된다. 그러나 나는 생각하고 소망하고 속삭이는 하나의 명확한 나무를 그리고 싶었다. 그래서 나뭇가지 형상을 그리면 그것은 곧 나무의 초상화가 되어버린다. 나는 이렇게 초상화가 아닌 나무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계속 고민하며, 아직도 해결 안되는 의문이다 … ”              
정연희

부유浮游하는 나무들 아래에는 8m에 달하는 크기의 캔버스 작품이 펼쳐져 있다. 캔버스에는 둥글게 둘러 싼 나무들 사이로 용솟음치듯 강렬한 색감을 머금고 분출되는 ‘심연深淵의 호수’가 있다. 정연희는 땅에 내려놓은 커다란 캔버스 위로 가슴 속 깊은 곳에 각인되어 있던 숲 속 밤하늘의 색을 사발에 가득 담아 화면에 부어버린다. 색이 담긴 물은 여기저기로 흘러가며 여울을 그리고 소용돌이치며 캔버스에 흡수된다. 이렇게 물감을 붓고 퍼지게 하여 나무의 동심원 속에 심연深淵의 색채가 발현되고 이곳에서 생명력 넘치는 물고기들이 나무와 함께 호흡을 하고 있다. 또한 대형캔버스 6개를 겹쳐서 완성된 이 거대한 캔버스 작품을 덮은 투명한 플렉시 글라스 위로 공중에서 부유하고 있는 나무들까지 투영되면서 나무가 가득한 숲 속의 밤하늘을 흡수한 호수의 깊은 울림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이때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자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 관람자는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는 유기적 매개체로서 ‘살아 숨 쉬는 숲’으로써 하나의 하모니를 이루어 낸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품을 앞에 두고 관망觀望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 사이를 산책하듯 거니는 관람자의 움직임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람자의 감상 행위로 인해 공중에 부유하던 나무들은 바람의 생명력을 전달받아 미세한 떨림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드러내며 합창을 하고, 이와 공명하듯 관람자는 수면水面 같은 플렉시 글라스 위를 거닐며 숲 속을 떠도는 듯한, 나의 몸이 부유하는 판타지와 마음의 휴식을 얻게 된다. 

2019년 환기재단작가 정연희는 《Chorus of Trees》展을 통해 끊임없이 정진하며 실험적인 구성과 표현방식으로 예술가의 열정적인 창작의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관람자를 작품에 적극적으로 개입시키면서 작품과 교감하고 소통할 기회를 선사한다. 


환기재단 작가전
환기미술관은 환기재단이 파리와 뉴욕에서의 활발한 활동을 거쳐 1992년 서울에 개관하였다. 김환기의 예술세계를 연구 전시함은 물론 생전에 큰 관심과 애정으로 후진양성에 힘썼던 김환기의 유지를 받들어 동시대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전시와 출판,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하는 사명감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설립자 김향안의 뜻을 이어받아 그 맥을 이어가는 공모전 형식의 ‘프리환기(Prix Whanki)와 함께  ‘환기재단 작가전’을 통해 중견작가들에게 전시의 기회를 마련해주고 그 성과를 모으고 소통하여 나눔으로써 창작활동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작가노트]
나를 자극시키며 영감을 주는 것은 내 몸과 자연 사이에 연결된 흐름이다. 멈출 수 없는 나의 맥박, 흐르는 물결, 햇볕, 피어나는 구름, 바람 부는 숲과 그 속에 흐르는 인간의 역사… 이러한 흐름이 내 화면 위로 흘러나온다.
나는 자주 숲이나 해변을 산책하며 응시하고 생각에 잠기는 시간을 즐긴다. 이것은 이 광대하고 무궁한 우주 속에 내가 가진 제한된 시간과 공간을 알게 하며, 내 눈은 더 높고 멀리 보기를 갈망한다. 이 세상에서 인간과 가장 가까이 살고 있는 나무들은 우리와 함께 자라나며, 생각하며, 소원한다.

내가 나무를 그리는 것은 그 가지와 줄기, 잎 사이로 퍼져 나오는 햇빛, 스치는 바람, 빨아올리는 물, 그 속에 깃든 나무의 영혼을 표현하고자 한다. 특히 한지와 목탄의 재료는 나무의 분신이기도 하다.

이번 설치작업「나무들의 합창」에서 우리의 눈과 마음은 우리가 갇혀 사는 네모난 공간에서 탈출하여 시공을 넓히고, 우리의 청각을 확장하여 나무라는 생명체가 인간에게 나눠주며 속삭이는 것을 우리의 머리 위로, 귓전으로, 발밑으로 다가오게 하려 함이다. 바닥에는 어두운 숲속의 밤하늘이 깔려 있고 그 위에 플렉시 글라스를 덮어서, 위에선 하얀 폭포처럼 숲이 쏟아지는 것이 바닥에 투영될 때 관객들은 수면 같은 플렉시 글라스 위를 거닐며 숲속을 떠도는 듯한, 몸이 부유하는 판타지와 휴식을 얻게 된다.

여기에서 인간과 자연은 함께 노래하며 생을 찬양한다.
정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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