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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한 데이터

  • 전시분류

    외국작가

  • 전시기간

    2019-03-23 ~ 2019-07-28

  • 참여작가

    포렌식 아키텍쳐, 자크 블라스, 수퍼플렉스, 레이첼 아라, 차오 페이, 사이먼 데니, 하름 판 덴 도르펠, 크리스 쉔(Chris Shen), 김실비, 김웅현

  • 전시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 문의처

    02-3701-9500

  • 홈페이지

    http://www.mmca.go.kr/seoul

  •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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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불온한 데이터》전 개최
  
 ◇ 디지털 환경의 토대 ‘데이터’를 보는 예술가의 다양한 시각 소개
 ◇ 빅데이터, 블록체인, AI 등이 접목된 실험적인 작품 14점
   - 데이터를 매개로 급변하는 현대 문명을 날카롭게 통찰
   - 포렌식 아키텍처, 수퍼플렉스, 레이첼 아라, 김실비 등 작가 10팀(명) 
   - 3월 23일(토)부터 7월 28일(일)까지 MMCA서울 개최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은 국제 융․복합 주제전《불온한 데이터》를 3월 23일(토)부터 7월 28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3, 4전시실에서 개최한다.

국내·외 작가 10팀(명)의 작품 14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빅데이터, 블록체인, AI 등 데이터 기반의 작품을 통해 공공재로서의 데이터가 예술에 창의적으로 활용되는 다양한 방식을 보여준다.

전시명 ‘불온한 데이터’는 데이터가 중립적 속성이 아님을 지칭하며 데이터가 갖는 공동체의 경제적, 윤리적 측면에 주목한다. 개인의 일상부터 국가 단위 조직까지 ‘데이터화’되어 관리되고 활용되는 오늘날, 데이터는 개인의 삶은 물론 사회 패러다임까지 움직이는 수준에 이르렀다. 디지털 환경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첨단기술 발전이 가져올 미래에 대해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갖게 한다. 참여 작가들은 디지털 기술의 미적 특징을 탐구하고 디지털 환경의 허점과 통제 불가능한 틈새를 발견하여 예술적으로 재해석한다. 

전시는‘디지털 메커니즘의 민주주의와 반봉건주의’,‘동시대 예술가가 데이터를 활용하는 법’,‘디지털 메커니즘을 활용한 새로운 제안’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첫 번째 주제에서는 포렌식 아키텍처(Forensic Architecture), 수퍼플렉스(Superflex), 자크 블라스(Zach Blas)의 대표작을 선보인다. 이들은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 및 체계화하여 글로벌 기업과 정부에 의한 정보 독점이 초래한 반민주주의적 사건으로부터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회복하고자 시도한다. 

두 번째 주제에서는 레이첼 아라(Rachel Ara)가 실시간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작품에 반영하여 성별과 기술, 권력 구조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다. 차오 페이(Cao Fei)는 자율주행로봇인 로봇청소기를 소재로 디지털 시대에 급변하는 사회의 모순을 재치 있게 조명하고 크리스 쉔(Chris Shen)은 360개의 소형 로봇 공을 통해 데이터의 수집과 소멸을 우주의 물리적 현상에 비유했다. 

세 번째 주제에서 사이먼 데니(Simon Denny)와 하름 판 덴 도르펠(Harm van den Dorpel)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창조의 영역과 자유의 한계 그리고 기술이 지닌 미래적 가능성을 실험한다. 김실비는 신작 영상에서 금융, 신용, 영성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신기술이 삶의 조건을 변형시키는 단계마다 발현되는 본연의 가치를 조명한다. 김웅현은 한 사건을 임의로 선택하고 거기서 파생되는 데이터 링크를 엮어 창작한 종말 이후(Post-apocalypse) 소설을 주제로 한 영상을 선보인다.
전시와 연계하여 참여 작가들이 국내 미술 이론가들과 함께하는 아티스트 토크도 마련된다. 첫 번째로 3월 22일(금)에는 하름 판 덴 도르펠, 레이첼 아라와 신보슬 큐레이터의 대담이 열리며 두 번째로 3월 23일(토)에 야콥 펭거(수퍼플렉스)가 이택광 경희대 교수와 대담을 갖는다. 마지막으로 3월 29일(금) 김실비와 문혜진 비평가의 대담이 진행된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mmc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불온한 데이터 전시 전경

      


전시서문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우리의 삶은 과거의 그 어느 때 보다 빅데이터,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의 첨단기술과 밀접한 관계에 놓이게 되었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종류의 디지털 정보이자 신기술을 구성하는 기본단위인 데이터를 가공하는 방식 또한 눈에 띄게 다양해지고 있다. 우리의 사회는 개인의 일상부터 국가단위의 시스템까지 점차 데이터화 되고 있으며, 사회 경제적 패러다임 또한 데이터의 진화를 기반으로 바뀌고 있다.

데이터를 가공, 소유, 유통하는 주체는 누구이며, 어떠한 방식으로 그들이 가진 정보를 권력화 하는 것인가. 데이터를 둘러싼 맹목적인 믿음, 또는 그 근거 없는 불신과 위기감은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공공의 선에 기여하도록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과연 가능한 것인가. 이번 전시는 이러한 질문들을 바탕으로 디지털 기술을 탐구하고 미적 특징을 발견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의 참여 작가들은 데이터를 분류하고 체계화하여 예술 표현의 폭을 넓히거나,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창조적 공공재를 확장하는 방식을 모색한다. 또한 데이터 수집이 소수의 권력에게 독점되는 상황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반권위적인 새로운 시스템을 탐색하는 탈중앙화를 시도한다.  

동시대 미술현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국내외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인간이 구축해 온 디지털 체계와 이를 둘러싼 환경 속에서 발생한 예측 불가능한 '틈새'들을 보여준다. 


불온한 데이터 전시 전경


참여작가 및 출품작 소개



◇ 김실비(Sylbee Kim)

김실비, <금융-신용-영성 삼신도(Trinity: Finance-Credo-Spirituality)>, 2019, 싱글채널 4K HD 변환, 컬러, 소리, 벽화, 11분 22초, 국립현대미술관 커미션으로 제작  

김실비(1981–, 한국)는 베를린과 서울을 오가며 영상 설치를 중심으로 작업한다. 그는 역사적 기록과 도상을 현실에 병치하고 이 과정에서 미래의 여러 가능성을 제안하는 시청각적 언어를 구축한다. 신작 <금융-신용-영성 삼신도>는 세계의 다양한 종교적 도안을 합성하여 만든 벽화로 덮은 성소 안에 싱글채널 영상과 조각 3점으로 구성된 영상 설치 작품이다. 영상의 안과 밖에서는 원시적 감각과 함께 동시대의 기술 조건을 해석한 환경이 펼쳐진다. 율동적인 보이스오버로 들려오는 서사는 금융, 신용, 영성의 순서로 비약하면서 신기술이 인간 삶의 조건을 변형시키는 단계마다 여전히 발현하는 오래된 가치들을 조명한다. 영상에 등장하는 동시에 전시장에 매달린 인공신경망, 비유기적인 신체 등을 모티프로 한 조각들은 '태곳적 신세계'의 신체성을 상상하게 한다. 


◇ 김웅현(Woonghyun Kim)


김웅현, <밤의 조우(Night Meeting)>, 2019, 비디오, 사운드, 컬러, 30분, 국립현대미술관 커미션으로 제작  

김웅현(1984–, 한국)은 데이터 환경과 원격신체, 정보의 왜곡에 관심을 가지고 영상 작품과 퍼포먼스, 설치를 통해 대체-서사를 구성하는 방식의 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미디어를 통해 보도된 사회적 이슈와 가상현실 요소를 조합해 허구의 설정을 뒤섞어 작가만의 실재를 창조해낸다. 
신작 <밤의 조우>는 데이터 기반의 환경이 초래한 평면적 세계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번 작업은 2018년부터 총 6부작으로 진행하고 있는 연작으로 <후미프락티엔>(2018), <란빠쌈란>(2018)에 이은 세 번째 작품이다. 이유를 알지 못한 채 하루아침에 달라져 버린 생존환경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남은 인류는 알 수 없는 공포로부터 스스로를 고립한다. 주인공 토마스 고메즈 또한 닥치는 대로 검색한 정보들로 생존을 도모하고 고립을 자처한다. 20년 후 토마스는 더 나은 곳으로의 이주를 꿈꾸며 집 밖을 나서게 되는데 우연히 진짜 "사람"과 조우한다. 
한편, 작품의 내용은 <밤의 조우>는 레이 브래드버리의 소설 『화성 연대기』(1950)에 수록된 단편의 내용을 각색한 것으로, 현실적인 사회 문제들이 미래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으리라는 암울한 전망에서 유발되는 공포의 지점과 맞닿아 있다.  


◇ 레이첼 아라(Rachel Ara) 

레이첼 아라, <나의 값어치는 이정도 (자가 평가 예술작품): 한국 버전 (This Much I’m Worth (The self-evaluating artwork): Korean Version>, 2019, 네온 127개, 재활용된 서버룸 장비, 전자 장치, 컴퓨터, IP 카메라, 프로그래밍, 756x204x105cm, 약 400kg (Photo: Anise Gallery, courtesy of the Artist, This Much I’m Worth (the self-evaluating artwork) – European Edition, Rachel Ara, 2017)

레이첼 아라(1965–, 영국)는 젠더와 기술, 권력 체계 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개념 및 데이터 아티스트다. 25년간 기술 산업 분야에서 일하며 습득한 다양한 기술을 바탕으로, 여러 영역을 넘나들며 독특하고 놀라운 설치, 조각 작품을 만들어낸다. 아라는 페미니스트 및 퀴어에 대한 관심과 유머, 아이러니를 결합시켜 사회정치적으로 일반적인 관습을 거부한다. 이 작품은 '엔도서'라는 데이터마이닝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자신의 가치를 숫자로 환산해서 보여주는 디지털 아트다. 작품에 설치된 웹카메라가 집계한 관람객 수 및 SNS, 작품 거래 사이트, 종합 주가 지수인 FTSE 100에 작가와 작품명이 언급된 횟수를 실시간으로 반영하여 작품 값이 네온으로 나타난다. 작가는 성별과 인종, 나이 등과 같은 여러 요소들이 작업에 포함되도록 프로그래밍하여 자신과 작품의 가치, 가격을 결정하는 조건들을 탐색하고 '나의 값어치'가 나타내는 값이 작품의 실제 가치와 갖는 연관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작품가를 영국 파운드에서 원화로 바꾸어 4자리 값을 추가하여 새로 제작했다. 



◇ 사이먼 데니(Simon Denny)

사이먼 데니, <블록체인이란 무엇인가? (What is Blockchain?)>, 2016, HD 싱글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3분

사이먼 데니(1982–, 뉴질랜드)는 설치, 조각, 인쇄 및 비디오 작업을 위주로, 기술 산업의 사회 정치적 영향과 소셜 미디어, 스타트업 문화,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의 부상을 분석하는 전시를 전개하고 있다. <블록체인이란 무엇인가?>는 비트코인으로 대변되는 가상화폐 기술인 블록체인의 사용 확장 가능성에 대해 설명한다. 기술적 유토피아를 광고하는 이 영상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완벽한 "신뢰"를 보장하고, 국가 간 경계가 없으며, 모든 개인이 전체에 접근할 수 있는 이상세계를 제시한다. 블록체인 기술은 분산된 접점을 연결해 정확하고 안전하게 정보를 저장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정보는 투명한 공공의 자산이기 때문에 모든 이의 접근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은행, 국가, 무역단체와 같은 제3의 기관을 통해서만 정보의 신뢰성을 보장받았다면 검증이 자동화된 블록체인 시스템은 모든 개인 거래를 안전하게 보장하고, 더 나아가 완벽한 시장, 정보 시스템을 가능하게 한다. 중앙집권적인 관리체계가 개인의 진실을 왜곡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반면, 블록체인은 그 자체가 우리 모두를 대변하는 진실인 것이다. 



◇ 수퍼플렉스(SUPERFLEX)

수퍼플렉스(1993–, 덴마크)는 야콥 펭거, 브외른스테르네 크리스티안센, 라스무스 닐슨이 1993년에 결성한 예술집단이다. 여러 매체와 관심사를 광범위하게 아우르는 다양한 예술 실천들로 현대사회에서 예술가들의 역할을 시험하고 세계화와 권력 체계의 본질을 탐구한다. 자신들의 작품을 '도구', 즉 사용 가능한 것으로 여기길 원하는 수퍼플렉스는 사람들이 작품에 적극 참여, 소통하고 이에 따라 여러 분야의 다양한 사용자들이 추가로 변형하거나 재정의하여 응용할 것을 제안한다. 


● 수퍼플렉스, <모든 데이터를 사람들에게(All Data to the People(Korean))>, 2019, 벽화, 690x1050cm (Photo: Marten Elder/1301PE)  
이동 경로, 거래와 관계가 끊임없이 등록되고 분석되는 세상에서 데이터에 접근한다는 것은 권력과도 같다. 수퍼플렉스는 <모든 데이터를 사람들에게>라는 작업을 통해 현재 우리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의 불균형, 즉 우리가 경험하는 힘에 대한 정보와 분배에 대한 권리, 그리고 데이터의 가치가 소수의 권력자들에게 집중되는 방식에 주목한다. 2014년 덴마크어로 첫 작품이 제작된 데 이어 영어, 아랍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로만시어로도 제작된 바 있다. 이 작업은 특정 프로젝트 및 요청에 따라 다른 언어로 제작될 수 있으며 이번 전시를 위해 한국어로 번역되어 제작되었다. 
* 라스무스 코흐 스튜디오와 공동 제작했다.


수퍼플렉스, <홍해의 그린 아일랜드(The Green Island in the Red Sea)>, 2016, 2K 시네마스코프, 컬러, 스테레오, 13분

● 수퍼플렉스, <홍해의 그린 아일랜드(The Green Island in the Red Sea)>, 2016, 2K 시네마스코프, 컬러, 스테레오, 13분
<홍해의 그린 아일랜드>는 코펜하겐 남부 지방자치 도시 발렌스베크에서 일어난 로봇 시민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 영상은 1970년대 로봇을 시민에 통합하는 정책을 통과시키기 위해 추진된 진보적인 캠페인을 추적한다. 발렌스베크 시민들은 도시가 경제 위기와 포퓰리즘적 개혁의 위협 속에서 회복되기를 바라며 자신의 정치사상과 생활양식을 지속적으로 보장받기 위한 방편으로 로봇을 시민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정책을 채택한다. 이 영상은 과거의 궤적들을 보여줌으로써 현재 우리가 확신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의심을 품게 하는 한편 자동화된 미래에 대한 논의를 이끌어 낸다. 로봇 공동체를 위해 권리를 확보하는, 어쩌면 허구적인 이 역사 이야기는 로봇의 권리를 둘러싼 새로운 의문들을 제기한다. 


◇ 자크 블라스(Zach Blas)

자크 블라스, <얼굴 무기화 세트(Facial Weaponization Suite)>, 2011-2014, 혼합매체, 가변크기 (photo: Christopher O’Leary)

자크 블라스(1981–, 미국)는 예술가, 필름메이커, 저술가로서 기술조사, 이론연구, 개념주의, 퍼포먼스, 공상과학 소설 등 폭넓은 영역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생체인식, 퀴어, 페미니즘의 미래상, SF 등을 아우르는 그의 작품들은 소수자를 위한 정치, 보안, 통제 기술 및 권력 구조에 대한 대안을 주제로 다룬다.  
<얼굴 무기화 세트>는 안면인식 기술로 탐지될 수 없는 무정형의 가면으로, 안면인식 기술이 보여주는 불평등에 저항한다. 자크 블라스는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의 얼굴 데이터를 수집하여 '집단 가면'을 제작했다. 이 가면들은 동성애자의 안면인식 데이터를 모아 성적 지향을 결정짓는 과학 연구에 대응하거나, 생체인식 기술은 피부색을 감지하지 못한다는 특징에 근거해 인종차별 문제, 그 밖에 페미니즘, 국경 보안 기술이 야기한 폭력과 민족주의를 다룬다. 이 가면들은 정치적 대표 집단의 지배적 형태를 거부하며 집단을 변형시키는 불투명한 도구로서 사회 운동에 활용된다. 


◇ 차오 페이(Cao Fei)

차오 페이, <룸바 01 & 02 (Rumba 01 & 02)>, 2016, 로봇청소기, 가변크기, Courtesy of the Artist and Vitamin Creative Space, (Photo: Pablo Enriquez / MoMA PS1)

차오 페이(1978-, 중국)는 영상과 설치 작업을 중심으로 사회적 논의, 대중 미학, 초현실주의, 다큐멘터리와 같은 예술 실천을 혼합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차오 페이의 작품은 오늘날 중국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빠르고 혼란스러운 변화를 반영한다. <룸바 01 & 02>는 자율주행로봇의 특징을 가진 로봇 청소기로 주변을 이동하면서 전체 면적과 위치정보를 기억한다. 이 때문에 좌대 위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룸바는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 첨단 기능을 탑재한 가전제품이지만 좁은 공간에서 계속 맴돌기만 하는 룸바의 모습은 급속한 경제 발전으로 빠르게 경제대국의 반열에 올랐으나 사회 양극화와 세대격차 등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중국 사회의 현주소를 암시한다. 작가는 특유의 낙관적인 시각으로 이러한 모순과 위기를 일상적인 소재를 활용한 작품으로 구현했다.   


◇ 크리스 쉔(Chris Shen)

크리스 쉔, <위상 공간₃₆₀(Phase Space₃₆₀)>, 2018, 로봇 청소공 360개, 1200 x 900cm

크리스 쉔(1988–, 영국)은 기술(technology)와 예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기술과 커뮤니케이션을 다루는 새로운 형태의 언어를 꿈꾼다. 사람들이 기술을 사용하는 방식의 기본 원리와 복잡한 구조의 도구들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하며 작업을 진행해왔다. 쉔은 기술의 신뢰 문제, 예측 가능성, 기술의 정상화에 대해 질문하기 위해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오브제를 활용한다. 
<위상 공간₃₆₀>은 작가가 로봇 청소공의 기술적 특징을 조형적인 오브제로 탈바꿈 시킨 작품이다. 바닥에 놓인 360개의 로봇 청소공은 자유롭게 이동하고 그들의 운동 궤적은 실시간으로 스크린에 송출된다. 공들의 위치와 운동량, 회전, 진동으로 만들어내는 점들은 화면에 끊임없이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복잡하게 얽힌 나선형의 선들을 만들어 낸다. 작가는 로봇 청소공을 하나의 입자로 보고, 이들의 움직임이 기록되는 전시장 공간을 위상 공간으로 보았다. 즉 위상 공간 상의 한 점이 한 입자의 상태를 운동의 관점에서 완벽하게 기술하듯, 화면 위의 추상적인 선들은 개별 로봇 청소공의 운동 상태와 모든 자유도를 기록한다. 작가는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의 저서 『모든 순간의 물리학』을 인용하며,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로봇 청소공을 우주 공간에 무리지어 나타나며 끊임없이 탄생과 소멸을 거듭하는 기본 입자에 비유한다. 작가에 따르면 이 입자들은 마치 우주의 문자처럼 무수히 다양한 조합을 이루며 은하의 거대한 역사를 은유한다. 


◇ 포렌식 아키텍처(Forensic Architecture)

포렌식 아키텍처(2010–, 영국)는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에 기반을 둔 연구 단체로, 건축가, 예술가, 기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과학자, 변호사 등 다양한 영역과 학문의 협력자들로 구성돼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 2010년 에알 바이츠먼 교수가 처음 결성한 이래 포렌식 아키텍처는 국제 검찰과 인권, 사회, 정치 및 환경 단체를 대표하여 건축과 미디어를 대상으로 조사한다. 포렌식 아키텍처는 비판적이고 면밀한 조사를 통해 공적 진리가 어떻게 기술적, 건축학적, 미학적으로 생산되는지, 그 진리가 어떻게 국가 폭력에 맞서는 도구가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 포렌식 아키텍처, <지상검증자료(Ground Truth)>, 2018, 비디오, 10분 15초, 작가 소장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지상검증자료>는 이스라엘 네게브/나카브 사막의 북쪽 경계에서 발생한 베두인족의 강제이주와 폭력의 역사를 주목한다. 포렌식 아키텍처는 여러 단체와 지역민들의 협력으로 '시민 위성'을 만들어 항공 및 지상관측 사진 등 모든 미디어를 이용해 정보를 수집한다. 다양한 미디어와 데이터, 증언이 결합된 정보들은 영토 투쟁의 역사를 담은 것으로, 이 투쟁으로 인해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로 바뀐 환경과 그 변화가 야기한 갈등을 연결시킴으로써 이 마을에 가해진 폭력을 증명한다.  

● 포렌식 아키텍처, <움 알-히란에서의 살인(Killing in Umm al-Hiran)>, 2018, 비디오, 11분 28초, 작가 소장 
이 작품은 이스라엘 공산당 및 이스라엘 국회의 공동 명단(조인트 아랍 리스트)의 지원을 받아 다큐멘터리 사진가 단체인 액티브스틸스와 움 알–히란 마을과의 공동 작업으로 제작되었다. 2017년 1월 18일 새벽 이스라엘 경찰은 팔레스타인 베두인족을 추방하기 위해 움 알–히란의 베두인 마을을 급습했다. 이 급습으로 베두인족 마을 주민인 야쿱 무사 아부 알 키안과 이스라엘 경찰 에레즈 레비, 두 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 측은 알 키안이 "테러 공격"을 했기 때문에 사살할 수밖에 없었으며 그가 테러리스트 단체인 ISIL과 연계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포렌식 아키텍처는 액티브스틸스와 함께 알 키안이 받은 혐의를 면밀히 조사하여 명백한 모순점을 드러내어 사실을 밝히고자 했다. 조사 진행 과정과 결과는 테이트브리튼에서 열린 <2018 터너 프라이즈>에 전시되었다.  


◇ 하름 판 덴 도르펠(Harm van den Dorpel)

하름 판 덴 도르펠(1981–, 네덜란드)은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네덜란드 출신 예술가로 조각, 콜라주, 컴퓨터 애니메이션, 그래픽 등 광범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넷아트'에 뿌리를 둔 판 덴 도르펠의 작품은 신경망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의 작품에서 기술은 우리의 경험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도구이자 목적을 위한 수단이다. 작가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기술 하드웨어뿐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기술 발전에 의해 변화하는 인터페이스 양상을 탐구하는 작품을 제작하고자 한다. 

● 하름 판 덴 도르펠, <내포된 교환(Nested Exchange)>, 2018, 생성 소프트웨어, 무한 반복, 무성, 4K, Courtesy of Hans van Luijk collection, the Artist, and Upstream Gallery Amsterdam
<내포된 교환>은 언어, 소프트웨어 개발, 그리고 건축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내포' 구조에 주목한다. 작가가 개발한 생성 소프트웨어는 그가 사전에 결정한 모집단에서 두 가지 디자인을 취한 후,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모양과 패턴을 자동으로 만들도록 고안되었다. 여기에 작가는 각각의 작업에 고유한 식별 정보를 부여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네트워크의 모든 활동을 표시하여 변화하는 작품의 모습이 마치 스냅샷처럼 기록되도록 했다. 
판 델 도르펠은 예술가가 손으로 직접 제작해야만 하는 전통적인 예술 매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미처 예상하지 못한 미적 결과물을 생산하기 위해 그 생산물을 통해 지속 적인 피드백을 받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소프트웨어를 프로그래밍하고 발전시켜 나간다. 유전자 알고리즘을 활용한 이전 작품 <죽음은 언어를 모방한다>와 마찬가지로 작가는 이 작품에서 다양한 정보기술을 활용하여 언어와 예술작품의 구조를 비교하고, 레이어와 구성을 활용해 어떻게 2차원 평면을 채워나갈지 질문한다.  


●하름 판 덴 도르펠, <레프트 갤러리 설명자(left gallery Explainer)>, 2018, 애니메이션 강의, 33분, Courtesy of The Artist and left gallery
이 영상은 하름 판 덴 도르펠이 2016년부터 온라인에서 운영하고 있는 '레프트 갤러리(https://le.gallery)'에 대한 설명이다. 레프트 갤러리는 다운로드가 가능한 파일 형태의 오브제를 제작 의뢰하고 생산, 판매하는 현대미술 갤러리다. 이렇게 생산된 오브제는 블록체인으로 저장되며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로 구입 가능하다. 작가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미술작품의 생산과 유통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안한다. 




■ 전시개요
○ 전시제목: 《불온한 데이터》VERTIGINOUS DATA
○ 전시기간: 2019. 3. 23 ~ 2019. 7. 28
○ 전시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3, 4전시실
○ 작    가: 포렌식 아키텍쳐(Forensic Architecture), 자크 블라스(Zach Blas), 수퍼플렉스(Superflex), 레이첼 아라(Rachel Ara), 차오 페이(Cao Fei), 사이먼 데니(Simon Denny), 하름 판 덴 도르펠(Harm van den Dorpel), 크리스 쉔(Chris Shen), 김실비, 김웅현 총 10팀(명)  
○ 출 품 작: 총 14점 
○ 관 람 료: 4,000원 
○ 주    최: 국립현대미술관        

하단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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