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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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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전

  • 전시기간

    2019-03-07 ~ 2019-05-26

  • 참여작가

    구민자, 김범, 신정균, 안규철, 오재우, 이병수, 이수영, 이준형, 장보윤

  • 전시 장소

    서울대학교미술관

  • 문의처

    02.880.9504

  • 홈페이지

    http://www.snumo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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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뷰어


거짓말
2019-03-07 ~ 2019-05-26
서울대학교미술관 전관




전시 개요

전시 제목 <거짓말>
전시 기간 2019. 3. 7(목) - 5. 26(일)
           화-일 10: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개막 행사 2019. 3. 7(목) 17:00
전시 장소 서울대학교미술관 전관
전시 작품 회화, 설치, 영상 등 약 30 점
참여 작가 구민자, 김범, 신정균, 안규철, 오재우, 이병수, 이수영, 이준형, 장보윤(총9명)
주     최 서울대학교미술관
문의(대표전화) 02-880-9504

연계 프로그램 (무료)

— 강연
2019. 4. 25(목) 16:30-18:30
서울대학교미술관 오디토리엄(1F)

1. 16:30 뉴스 똑!바로보기 – 조윤호 (『나쁜 뉴스의 나라』 저자)
2. 17:30 우리는 왜 거짓말을 하는가? - 하병학 (가톨릭대학교 교수)

— 이병수 작가와 함께 하는 워크숍

2019. 5. 18(토) 14:00-16:00
서울대학교미술관 렉처홀(2F)
대상: 일반인

— 큐레이터와의 전시관람

2019. 3. 27 (수) 14:00
2019. 4. 24 (수) 14:00

서울대학교미술관(관장 윤동천)은 2019년 두 번째 기획전 <거짓말>을 3월 7일(목)부터 5월 26(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허구의 이야기 구조를 바탕으로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는 작가들의 작업을 선보인다. 갈수록 정보가 넘치고, 주의 주장이 강해지고, 저마다 믿고 싶은 것만을 믿는 요즈음, 이러한 현황을 작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또한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전시이다. 작가들이 허구-거짓말을 표현방법으로 택한 이유는 사실보다 더 간절하게 다가서거나, 크게 놀라게 하여 자신의 생각을 깊숙이 전하려는 것일 것이다. 때로는 잘 구성된 허구가 진실보다도 더 큰 감동을 주기도 한다. 이들의 창의적 ‘거짓말’이 진실에 다가서는 또 하나의 단초가 되기를 희망한다.


전시 내용

존재하지 않는 사건에 대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상을 제작하거나 가짜 신문, 가짜 웹사이트를 만들어 유포하는 등, 최근 현대미술계에서는 ‘거짓말’로 인식될 법한 창작 활동이 꾸준히 증가해 왔다. 전시 <거짓말>은 이와 같이 허구의 내러티브를 전제로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는 최근 한국미술의 동향을 살핀다. “미술가들이 실제를 가장한 허구를 작업의 방법론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하여 이러한 예술 활동이 일반적인 사기 행위와 다른 점은 무엇인지, 거짓말을 방편으로 삼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어떠한 성격을 지니는지를 살펴본다. 관객의 입장에서 이러한 작품들은 웃음을 낳기도 하지만 때로는 화를 돋우기도 하며, 작품 속 거짓말을 끝까지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적극적으로 관객을 속이고자 하는 예술 작업의 윤리적 측면은 논쟁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활동이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는 사실은,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정보가 1인 미디어를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가는 동시대 사회상이 이러한 작업들을 통해 대변되고 있다고 추측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구민자, 김범, 신정균, 안규철, 오재우, 이병수, 이수영, 이준형, 장보윤 작가의 작업들은 예술적 기만을 방법 삼아 인간의 경험-이성, 감성, 믿음이 어떻게 가공되고 통용되는지에 대한 통찰의 계기를 제공한다.


작가 및 대표 작품소개

구민자(1977- )
구민자의 <스퀘어 테이블: 예술직 공무원 임용 규정 마련을 위한 공청회>는 공무원직에 예술가 직렬(職列; 직종)을 신설한다는 가정 아래 공무원, 미술대학 교수, 미술전문지 편집장, 미술가, 큐레이터 등이 청중 앞에 모여 임무, 선발 및 자격요건, 근무조건 등을 논의한 퍼포먼스였다. 가정에서 출발한 대담이어서 실제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는 가짜 공청회이고 모든 논의는 큰 틀에서 상상력의 교환이다. 의견들은 하나로 합쳐지기 힘들 만큼 넓은 폭을 갖는데, 이를테면 공무원 임용을 예술 지원으로 보는 시각과 예술 억압으로 보는 시각이 공존하고 이 규정에 사회민주주의 체제로의 변환을 꾀하는 사상이 깔려 있다고 하는 참석자의 발표도 있다. 이렇게 공청회 과정은 정의와 역할이 부단히 변화해온 예술의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하면서, 동시에 참석자와 청중의 발언에는 자신들의 경험과 평소 관심이 여실히 묻어난다. 이에 이 작업은 상상 스토리면서도 현재 예술계의 구성원의 의식 조사를 겸하며, 기록/상상, 현실/미래 같은 이분법적 고정관념을 다시 생각하게끔 한다.



스퀘어테이블: 예술가 공무원 임용을 위한 공청회
The Square Table : Public hearing of the recruitment requirements for the artist-position government official
2013
비디오 2점
Video 2 pieces
각 120분
120 min each


김범(1969- )
김범의 <변신술>은 인간이 나무, 문, 풀, 바위, 냇물, 사다리, 표범, 에어콘으로 변신할 수 있는 방법을 적어 놓은 지침서이다. ‘냇물이 되려면 어두운 밤에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비스듬히 몸의 반쯤을 땅에 묻는 것부터 시작’하라는 것과 같은 내용은 피식 웃으면서도 한번은 이를 해보는 모습을 떠올려보게 하는 힘이 있다. 이것이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려면 실제 해보는 것 외에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만약 어떤 이가 실패했다면 곧 이 지침이 거짓이라 고 할 수 있을까? 냇물이 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이렇듯 작품의 지침을 따르다보면 참과 거짓이 변화와 의지라는 큰 틀에서 어떻게 가려질 수 있는지, 존재를 어떻게 정의할지와 같은 근원적인 질문이 꼬리를 문다. 이 작품은 책으로 출판될 때 앞에서부터는 국문과 영문으로 뒤에서부터는 일본어와 중국어로 편집하여 책의 중간 지점에서는 서로 섞이도록 구성되었다. 가독 가능한 부분과 불가능한 부분이 결합되면서 우리가 사용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느끼고 생각해보도록 권유하도록 한 구성은 이번 전시에서 주목하는 상상력 증진의 탁월한 예이다.



변신술 The Art of Transforming
1997(초판)
출판물
First edition in 1997
Book
21x14cm


신정균(1986- )
신정균의 작업 <발견된 행적들>은 작가가 군에 입대하면서 마주친 미증유의 현실 경험에 토대를 두고 있다. <발견된 행적>은 군 수색의 지침을 전유하여 한국 사회에서 누구나 앎 직한데 보지 않았던 상황에 대해 유려한 거짓말을 풀어놓고 종국에는 현실화한다. 먼저 작가는 정부에서 작성하고 유포해온 남파간첩의 행동 양식을 늦은 시간 공원에서 평범한 일반인이 수행하도록 한다든지 집 안에서 찾은 기념품들을 마치 경찰의 증거 목록처럼 배치하여 보여준다든지 하는 황당한 속임수로 시작한다. 하지만 이 황당한 속임수가 현실화되는 것이 바로 한국 사회의 특수성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작업을 구상하고 준비하던 작업실이 국가안보에 반하는 행동을 꾀하는 장소로 오인되어 경찰에 신고 되었고 이로 인해 작업의 일부를 포함한 작업실 물품들이 압수 수색되고 작가는 조사를 받았다. 이와 같이, 작업과 이를 둘러싸고 일어난 상황들은 모든 분야에서 인터넷 정보 강국이지만 북한에 관한 정보는 적어도 일반인에게는 접근금지된 확인 불가능의 영역이고, 왠지 모를 불안감의 영역으로 남아있는 우리 현실의 일면을 날카롭게 보여준다.



야간 추적 Night Tracking
2015
단채널비디오
Single chanel video
8분 40초, 크기 가변적
8min 40sec, variable size


안규철(1955- )
안규철의 작업은 질문을 유도하고 관람객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꾀한다. 작가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그 남자의 가방(II)>은 어느 날 낯선 이가 날개가 들어있다고 말하며 가방 하나를 놓고 갔고, 시간이 흘러 이제는 가방에 정말 날개가 들어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산문으로 제시된다. 이와 함께 날개가 들어있는 듯도 한 가방 모양의 드로잉도 제시된다. 산문이 언어를 통해서 개념을 직접적으로 가리키고 사람들에게 공통된 정보를 준다면 드로잉은 저마다의 느낌과 해석을 통해서 각기 다른 의견을 갖게 한다. 이 작품에서 산문, 드로잉, 가방은 어떤 관계에 있는 것일까는 관객의 몫이다. 서로 보완 관계로 볼지 별개의 것으로 볼지, 언뜻 산문 속 가방을 친절히 설명해 놓은 단순한 의미의 작품인 듯도 하지만 그 가방이라고 생각되어 지는 그것은 평범한 물건으로서의 가방이 아니라 다른 차원의 존재가 되었다. 마치 김범의 <변신술>에서 인간이 잠재력을 발휘해서 다른 존재로 변신하고자 시도하듯이 말이다.



상자 속으로 사라진 사람 Man who disappeared into the box
1998/2004
드로잉(종이에 연필), 상자(나무에 라커), 천
Drawings( pencil on paper), boxes( lacquer on wood), cloth
드로잉 32x22.5cmx15점, 상자 65x50x41cmx3개, 천 길이 1000cm
drawing 32x22.5cmx15 pieces, boxes 65x50x41cmx3pieces,
cloth 1000cmx3pieces
삼성미술관 Leeum 소장
Leeum, Samsung Museum of Art Collection


오재우(1983- )
<콜렉터스 초이스>는 전시 속 전시 형식의 작업이다. 작가 오재우는 오형근, 앤디 워홀, 마크 로스코 등 유명 현대미술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콜렉터를 섭외하여 이들의 소장품을 소개하는 전시를 기획하였다고 밝힌다. 오재우는 각 콜렉터를 찾아가 그 작품을 소장하게 된 경위를 영상 인터뷰하고 작품이 컬렉터의 공간에 어떻게 위치되어 있는가를 사진으로 찍어 전시한다. 이는 미술 작품을 소장하는 특별한 행위를 통해서 한 개인이나 사회의 미적 취향을 추적하는 사회학적 리서치의 방법론을 가져온 듯도 하다. 그러나 이 작업 전체는 우선, 작가가 콜렉터로 소개되는 참여자들에게 그들이 소장하고 싶은 작품 이미지를 받아 이를 최대한 비슷하게 보이도록 제작해 준 후, 그 모작을 소장하게 된 콜렉터들에게 이 작품을 소장하게 된 경위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물론 오재우 작가와 콜렉터들은 이 작품을 진품으로 상정하기로 합의를 한 상태여서 이 이야기는 허구일 뿐이다. 진품을 소장해 본 적 없는 모조품 콜렉터가 진품 소장의 경위를 상상해서 만들어 낸 이야기는 이들 마음속 진짜 예술품의 거래 모습, 그 상상의 폭과 한계를 드러낸다. 
그리하여 이 허구의 이야기도 팩트에 근거한 이야기만큼이나 예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한 단면을 드러낼 수 있다. 나아가 이 전시의 관람자는 진품 감상이나 현대 미술품 거래 경험에 따라 인터뷰 화면이나 사진상 진품으로 소개되는 작품이 모조품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전시 속 전시는 참여 컬렉터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관람자에 대한 정보까지 생산해 내는 다층으로 구성된 작업이라 하겠다.



콜렉터스 초이스: 큐레이터 이대형 소장, 마르셀 뒤샹의 샘, 1917
Collector's Choice : curator Lee Dae Hyng, Marcel Duchamp–Fountain, 1917


이병수(1980- )
어떤 행동 뒤에 있는 의도에 대해서 참이나 거짓을 정확하게 분별할 수 있을까? 이병수의 작품은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매우 희박한 상황을 확인하고 대비하면서 필요한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그 과정을 기록하여 관람자에게 보여준다. 작가는 <관악산 호랑이>의 흔적으로 추정되는 자국을 확인하고, 호랑이와 관련된 여러 연구자를 인터뷰하고, 이를 다시 관악산 환경과 맞춰보는 여러 활동들을 수행한다. 그런데 그럴수록 관악산에 호랑이가 살지 않을 것 같다면 이 과정과 기록을 공들여 여러 사람에게 발표하는 행동에는 무슨 진정성이 있는가? 남극에 대해 조사하고 생존 훈련을 설계한 결과물인 <메이드 인 안타티카>를 관람하고 나서, 사실 이 작가의 남극 방문 프로그램이 일찌감치 무산되었다는 사실을 관람자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관람자가 속은 기분이 든다면 그것은 관람자 스스로의 기대- 일반적으로 연구자가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대부분 그것이 성공했을 경우이다-에 속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이병수의 작업은 우리가 기대하는 바, 어떤 행동의 성공 기준이나 유용성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관악산 호랑이 연구소 Gwanak Mountain Tiger Research Station
2011
지도, 드로잉, 자료 모음, 설치
maps, drawings, archives, installation


이수영(1967- )
이수영은 군산, 인천 차이나타운, 수유 시장 등의 지역 공동체에서 그 지역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의 의미를 발굴해 왔다. 특히 죽어 잊혀진 존재의 넋을 달래는 퍼포먼스를 펼치거나 시장 구성원들의 사주를 봐주었는데, ‘운명’을 읽고 알려주는 자라는 설정은 관람자의 입장에서는 예술가가 세운 설정이기 때문에 별 의의없이 받아들여지는 일종의 예술적인 묵계이다. 한편 작가가 명리학을 공부하여 그 체계에 의거한 사주 풀이를 제공하는 것 또한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렇게 이질적인 성격을 합쳐놓은 설정은 사주라는 영역에서 벌어지는 소통의 특성이기도 하다. 알 수 없는 능력을 통해서든 명리학 공부를 통해서든 운명이라는 미지의 내용을 알려주는 존재에 대한 한국인의 심리는 일반적인 과학적 상식과 논리를 뛰어넘는 믿음의 영역에 가깝다. 그리고 그 믿음은 경험의 축적으로 강화되어 우리 사회에서 상당한 영향력 있는 소통의 창구 중 하나를 이루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 사회의 일면을 새삼 돌아보게 하며, 또한 동시대 예술의 적극적인 개입과 작동 방식의 한 사례이다.



물귀신과 해병대 Water ghost and the Marine Corps
2012
슬라이드 상영
Slides show
1분 47초
1min 47sec


이준형(1976- )
이준형의 작업을 관통하는 하나의 특징은 ‘맥락’의 강조, 작품의 안과 밖을 결정하는 ‘프레임’과 사고방식의 ‘프레임’에 대한 의식에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Dog Project>와 <Chapter11> 및 <Made in Heaven> 연작에서 관람자가 속게 되는지의 여부는 화면에 보이는 인물이나 장면을 해석할 때 이를 둘러싼 배경까지 생각해 보는가 아닌가에 달렸다. 가령 <Dog Project>에서 물감이 묻어있는 캔버스 위에 강아지가 서 있는 사진을 보고 이 그림이 강아지가 만든 흔적이라고 해석해버린다면 이는 사진이 담아내는 사실이 총제적 진실과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놓치게 된 셈이다. 실상은, 이미 작가가 작품을 그려 놓았고, 사진 촬영을 위해 강아지를 잠깐 올려놓았을 뿐이기 때문이다. <Chapter 11>에 그려진 인물상이 추락하고 있는지 아니면 멋진 다이빙 포즈를 취하고 있는지를 그 인물상의 조형적 요소에만 집중하여 과연 알 수 있을가? 이준형의 작업은 이러한 한계를 인식하게 함으로써 일반적으로 객관성을 담보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매체의 권위를 맹목적으로 수용하는 대신 ‘맥락’을 볼 것을 주문한다.



Dog Project
2001
혼합매체, 가변설치
mixed media, installation
크기 가변적
variable size


장보윤(1981- )
장보윤의 <기억의 서: K의 슬라이드>는 우연히 버려진 사진 슬라이드를 주운 작가가 이 사진과 함께 그 주인에 대해 알게 된 다른 자료들을 보여주는 작업이다. 한 남자가 일본에서 찍은 사진을 토대로 작가는 이 사진 속 주인공이 한때 공무원이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관람자는 마치 탐정의 설명을 듣는 것처럼 작가의 안내에 따라 이 주인공의 인생 속 한 시간을 추적해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슬라이드 사진 외의 일기나 편지는 작가 자신이 주인공의 이름으로 창작해 낸 자료라는 점에서 반전이 일어난다. K의 물건인 듯 보여지는 낡고 오래된 물건들도 작가가 의도적으로 내놓은 무관한 사물일 뿐이다. 장보윤은 K가 장보윤 앞으로 팩스를 보냈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를 통해 이 프로젝트의 허구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일면을 슬쩍 드러내기도 한다. 이렇게 실제와 허구가 혼합된 이 작업에서 K의 과거 행적을 실제 쫒아간 장보윤은 추정뿐인 과거의 시공간과 현재를 겹쳐버리는 독특한 상황을 만들었다. K의 역할을 수행한 장보윤 작가의 정체성은 가상이면서도 실재인데, 이는 이야기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목요연하게 질서화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하고자 하는 오래된 서사문화의 욕구를 흐트러트리는 새로운 시도이다.



기억의 서1 Preface of Memory1
2009
피그먼트프린트
pigment print
27.9x35.6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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