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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균 : 선형작위(線形作爲, Linear creation)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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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균 ㅣLee,hae Kyun  
선형작위(線形作爲, Linear creation)展


2017.06.01(Thu) - 08.31(Thu)
 

작가노트

최근에 이루어진 일련의 작업에서는 작위적 선묘線描가 주류를 이룬다. 이러한 선형들은 날카로운 선들이 일정한 굵기로 중첩되면서 형성된 조형적 특징이 있다. 작위는 작심, 즉 계획적인 것이지만, 작업이 진행되면서 더 눈에 띠는 것은 단색조의 평면화된 색채이며, 이로서 선묘는 무의식적인 무작위의 이미지로 변형이 되게 된다. 선을 운용하는 방식은 작위적이지만, 색칠된 색면이 던지는 무한대의 감성은 창작행위를 의미를 낳지 않는 행위 즉 무작위로 선회하게 하여 마침내는 작품이 비대상의 추상회화로 귀결되는 것이다.
 <선형작위>의 제작은 거의 스크래치에 가까운 날카로운 선들의 흔적들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부드러운 붓이 아니라 거친 솔로 수없이 그어대는 반복된 작업과정을 거치면서, 의식의 행위가 급기야는 무의식의 경계에서 이루어지는 행위로 나아가게 된다. 하지만 채색의 행위와 비교하면, 선묘의 행위는 다분히 작위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색채 형상이 개입하면서, 화면 위에 그어지던 선묘의 작위적 구성은 해체되고, 급기야는 선묘의 이미지가 무의지적인 색의 이미지로 전이되어 작위성과 무작위성이 혼합 내지 결합되는 상태를 보이게 되는 것이다. 
작위와 무작위의 관계항을 논의하기 위해 나는 이론적 배경으로 선불교의 무(無) 개념과 노장사상의 무위자연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또한 서양철학 중 정신분석학의 무의식 개념도 무의지적인 의식이란 측면에서 참조한다. 동서양의 이 같은 개념들은 결국 무아, 무념무상, 등 전반적으로 작위와 무작위가 공존하며 관계를 맺는 차원을 가리킨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작업 과정에서 이러한 개념들을 철학적 관념으로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경험해낸다고 말할 수 있다.
처음부터 명확한 계획을 세우고 선을 긋는 것은 아니나 어느 정도 임의성 있는 의지로 선을 반복해서 긋는데, 이는 곧 무의지의 반복으로 변화되고 이를 통해 우연을 내포한 긋는 행위, 색칠하는 행위로 전이가 되는 것이다. 요컨대 본인의 작의作意가 전복되면서, 창작과정이 무작위가 되고 그에 따라서 내면 의식에 갇혀있던 무한의 에너지가 해방되는 혹은 그저 무위로 흘러나오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있음과 없음, 존재와 무존재 그리고 색과 공이 서로 뒤섞이면서 흐르는 우주적 사태와도 같이 지각되는 것이어서, 유에서 무가 되고 무에서 유가 되는 선불교 사상 내지는 노장자의 무위(無爲) 사상과도 상통하는 바가 있다고 본다.





Linear creation - from blue, Acrylic on cotton, 165x92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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