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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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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스티드전

  • 전시분류

    단체

  • 전시기간

    2012-06-15 ~ 2012-08-05

  • 참여작가

    경수미, 김교진, 김종훈, 노현탁, 서영덕, 오석근, 이광기, 이지양, 최진아, 한승구,강민정

  • 전시 장소

    성곡미술관

  • 문의처

    02-737-7650

  • 홈페이지

    http://www.sungkokmuseum.com

  •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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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개요]

 

전 시 명   17기 인턴기획전

전시기간   2012.6.15(Fri) - 8.5(Sun)

전시장소   성곡미술관 2관

전시기획 및 진행   성곡미술관 17기 인턴(서지민, 송의영, 이순배, 이지영, 최범식) 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

문의처   02-737-7650

홈페이지   www.sungkokmuseum.com

 

▢ [기획의도]

 

성곡미술관은 17기 인턴들의 현장실습보고전 를 개최합니다. 2001년부터 시작된 성곡미술관 인턴십은 미술관 및 관련 분야의 미래 전문인력들에게 실무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현장실습프로그램으로 지난 11년 동안 100여명에 달하는 다양한 전문인력을 양성, 배출하여 왔습니다.

6개월 동안의 인턴십 과정을 성실히 수료하고 지난 1년 동안 전시개념도출로부터 개막에 이르기까지의 전과정을 발로 뛰며 준비한 이번 17기 인턴기획전 는 5명의 동료들이 그동안 쏟은 땀과 열정 그리고 그 성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Twisted

 

 

‘성장’은 세포의 분열 증가이며, 생물적 기능의 가장 기초적인 것이다. 어린아이든 어른이든 세포의 크기는 같으며, 다만 그 수에 있어 차이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성장한다’는 것, 이것은 단순한 세포의 분열 증가, 신체의 양적 변화/발달이 아닌 그 과정에서 겪는 모든 정신적, 심리적, 물질적 요소들의 총체적 영향을 받아 자아를 재조립, 재형성하며 ‘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나’는 어쩌면 그 요소들로 만들어진 현상이고 그 현상은 일시적으로 발생되었다 멈추는 것이 아닌 그대로의 상태 혹은 성질로써 나의 부분이 되는 것이다.

흔히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 일컫는다. 그 시기의 청소년을 ‘주변인’이라 칭하기도 한다. 나 자신을 특정시스템이나 기성에 소속되길 원치 않고 변방에 소외되어 있는 것처럼 지내는 것을 뜻한다. 아동기에서는 벗어났으나 아직 성인은 아니기 때문에 부모에 의존하면서도 동시에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 받는다.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한편으로는 관심이나 참여를 제지당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판단을 내리도록 자극을 받는다. 이로 인해 그들은 일관성 있는 행동을 주저하게 되고, 자신이 세상과 어떤 식으로 마주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된다. 이처럼 본격적으로 표출되는 억압된 욕구, 욕망은 이미 그 전, 아동기부터 잠재되어 있음이 분명하다. 급변하는 현대사회는 이미 그 간격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이 시기의 꿈은 사실 다른 어떤 시기의 성장보다도 그것과 가장 밀접한 것이지만 오늘날의 꿈은 수면 중에 발생되는 몽환적이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저 ‘꿈’일 뿐이다. 우리는 그것을 이제 설계나 계획으로 바꾸어 말하며 강요한다. 사회문화적 변화와 발달은 가장 순수하여야만 했던 그 시기를 현실적, 비판적으로 바꾸어 놓기도 한다. 다만, 아직 발견되지 않은 꿈이 올곧이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청년기는 ‘새로운 사회성’이 형성되어지는 시기다. 청년기 이전의 시기가 높은 담장 안에서 자아를 형성하는 시기라면 청년기의 그것은 정체성과 사회적 위치를 알아가는 시기다. ‘나의 시선과 타인의 시선이 공존하고 있다.’ 그리하여 ‘나와 너는 다른가?’를 끊임없이 되묻는다. ‘나는 왜 그들과 다른가?’ ‘나는 왜 갖지 못하고, 그들은 갖고 있는가?’ ‘너와 나는 같을 수 없는가?’ 언제나 자신 안에서 타협, 혹은 끊임없이 자기를 합리화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것을 위해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만, 개인들의 생각은 결국 합리화된 사회의 강요를 받게 되며 그 사회 안에서 마치 하나의 상품처럼 틀에 맞도록 규격화되어 간다. 매시간, 매순간 세상은 쉴 새 없이 많은 양의 정보를 쏟아내고 있다. 정보의 과다한 접촉은 나 자신을 보기보다는 타인을 먼저 보게 한다. 또한 그 수많은 정보는 점점 일체화되어 개인의 자아와 정체성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 안에서 세상은 우리에게, 사회에 순응하고 그에 맞춰가는 삶을 사는 사람이 되기를 요구한다.

 

 

성인은 일종의 다의어(多義어)다. 여기서 말하는 성인기의 성인은 두 가지 뜻의 중간쯤이다. 자라서 어른이 된 사람, 보통 만 20세 이상의 남녀를 칭하는 성인(成人), 그리고 지혜와 덕이 매우 뛰어나 길이 우러러 본받을 만한 사람을 이르는 성인(聖人)이 그것이다. 즉, 성장과 더불어 책임감과 배려심을 가지며 존중을 또 다시 배우는 시기다. 청년기를 겪으며 자아가 성숙하고 타인과의 관계가 혼동과 불안이 아닌 소통과 여유로 자리를 잡는다. 타인을 더 많이 의식하던 시선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많은 경험과 숙련을 통해 결국 자신내면으로 돌아온다. 자기주관이 곧 기준이 되고 일탈 없이 반복되는 삶에는 안정감과 불안감이 공존한다. 또 다른 청소년기를 경험하는 갈등이다. 어딘가에 소속된 채로 내면적인 고립감은 깊어진다. 문득, 그 안에서 나의 존재의 이유를 갈구한다.

이번 전시는 크게 네 단계로 나누어 구성했다. 에릭슨의 심리•사회적발달이론을 빌려, ‘기초적인 인지적•사회적 기술을 습득하고 비난이나 좌절감을 경험하는 시기’인 아동기, ‘급격한 생리적 변화로 인해서 성적, 공격적 충동이 자아를 위협할 정도로 강해지는 결동의 시기’인 청소년기, ‘상대방에게서 공유된 정체감을 찾으려 노력하고 자기몰두적인 시기’인 청년기와 ‘생산적인 활동에 참여하지만 타인에 대한 관심보다는 자신의 욕구에 더 치중하는 시기’인 성인기가 그것이다.

 

 

3전시실부터 시작되는 이번 전시의 첫 번째 공간은 이지양, 김교진, 경수미, 오석근작가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이지양의 사진 속 아이들은 거꾸로 매달려 있음에도 그렇게 보이지 않기 위해 애써 더 웃고 정자세를 취한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순수하고 해맑은 아이의 모습은 사실 그 아이가 애써 노력하고 있는 가늠할 수 없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전시장에 들어가서 마주하게 되는 김교진의 ‘구석진 곳과의 석연치 않은 대면’은 아동기의 작가의 모습이 처음 경험하는 억압이나 규제에서 완성되지 못한 또 다른 자아를 대면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커다란 구멍으로 휩쓸려 서로 엉켜있는 객체는 이내 무리를 만든다. 경수미의 작업 ‘끝도 시작도 없이’는 개인이 점점 단체/사회에 흡수되어 한 구성원이 되어 가는 그 시기를 물고기의 무리로 보여주고 있다. 오석근의 교과서에서 나오는 한국의 대표적인 남자아이인 ‘철수’와 여자아이 ‘영희’는 그 시절의 일상적이고 평범하지만 조금은 은폐적인 에피소드를 담아낸다. 누구나 공감하지만 감추고 싶은 개인적인 추억일지도 모른다.

 

 

2전시실로 내려오며 이광기작가의 작품을 만난다. 뗄 수도 없고 떼어서도 안 되는 엄마와 아이의 공생관계를 적나라하게 말한다. 가장 애틋하다 말하지만, 마음을 뒤집으면 속에는 다른 이야기들이 수없이 나온다. 뗄 수도 없고, 떼어서도 안 되는.. 때로는 그것이 속박과 원망으로 이어진다. ‘사랑하는 엄마에요. 엄마는 세상을 알려주셨어요. 그리고 깨달았죠. 나는 엄마에게 속았어요’, ‘사랑하는 내 아이에요. 아이는 크나큰 행복이에요.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원망뿐, 내가 니를 어찌 키웠는데...’

 

어떠한 것에 대한 몰입/집착은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나만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그것은 또다시 고민이 되고 현실이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나만의 것이다. 최진아에 있어서 그것은 문학이다. 그녀에게 있어서 그것은 곧, 예술가에 대한 동경, 신비, 열망이다. 강민정의 63개의 마스크는 존재의 기록이다. 서로 다른 인격을 기록하며 나와 타인으로 구성된 사회 속에서 이미 존재했던 혹은 존재할 지도 모를, 서로 닮은 듯 다른 인격을 찾고 있다. 이 공간의 마지막은 노현탁의 평면, 영상이다. 자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우리를 처음 인생의 어두운 길로 안내한다. 좌절, 삶과 죽음에 대한 공포, 살아남으려는 욕망과 열정 등은 동시에 행하다 잠시 한숨을 몰아쉬며 멈춰 선다.

 

 

전시구성의 마지막인 1전시실은 서영덕, 이지양, 김종훈, 한승구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서영덕은 복수자아, 중독과 같은 인격에 대한 철학적 고민을 하나 하나 연결된 체인으로 분절되고 끊기고 녹슨 육체로 온전히 표현하고 있다. 성인의 육체는 어쩔 수 없는 정신의 표현이고 그 형상은 시각적인 번뇌다. 흔들의자에 놓여있는 ‘따스한’ 담요, 털이 ‘보드러운’ 곰인형. 이지양의 이것은 시각적인 속임수다. 마음을 녹여버리는 온정(溫情)한 오브제는 자신을 보호하고 있는 막을 두르고 있다. 은물결을 치며 반짝이는 핀들은 당당하게 불안과 상처를 뒤덮어준다. 김종훈은 거울, 윈도우에 비춰진 자아를 담아낸다. 가까이 들여다 본 얼굴은 표정 없이 배경과 함께 사라지고 내면적 고립감은 몽상 속으로 몰닉한다. 현실에 있는 나는 존재하는가, 실존하는가. 한승구는 타인에게 방해받지 않는 심해(深海)를 만든다. 마주하고 맺혀 있는 두 얼굴은 시선에 따라 내재된 다중적 모습들을 발견하게 한다. 불안하고 두려워 보이는 표출된 표정은 금세 심해 속에서 평온과 안락을 찾는다.

 

이렇듯 이번 전시는 정체성, 가치관의 혼란과 이질감으로 통(痛)을 겪으며 각 시기마다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꿈, 사회, 성(性), 소속감, 규격화, 좌절, 불안 등을 통해 자신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다변하는 세상은 자신을 찾으려는 욕망을 더 갈구하게 한다. 현실을 극복하려는 자기의지와 현실에 안주할 수밖에 없는 불안요소는 어쩔 수 없이 자아를 복수로 나누어 다중성을 만든다. 하지만 이것은 ‘성장하는 것’이다. 이 성장통을 수용하고 인지하여야 또 다시 성장할 수 있다. 이번 전시가 여전히 그 과정 안에 있는 우리에게 지금 겪고 있는 고민과 현상에 대해 시각적으로 되돌아보고, 공감하며 전언(前言)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보이지 않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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