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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늘 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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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전하늘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으면 드라마나 영화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아니, 전문배우가 등장하지 않는 연극이라고 할까! 사람만 바뀌어도 같은 장소에서 이렇게 다른 장면이 보여진다는 것이 신기하다. 때로는 화면의 무게중심에서, 때론 저 한쪽 소외된 구석에서 뭔가가 보는 이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말을 건다. 

무엇인가 의도된 상황을 기다린 것일까? 감각적으로 셔터에 손가락이 올려졌을까? 우연인 듯 하면서도 찰나의 순간에 얼어붙은 듯한 표정과 몸짓에 눈을 뗄 수가 없다. 배우에게 연기를 시켜서 나올 수 있는 그런 표정이 아니다. 패션모델에게 런웨이를 걷게 한다고 나올 그런 워킹이 아니다. 이 꾸밈없이 아름다운 자신의 모습을 대신 봐주고 사진으로 남겨주는 그 누군가가 있기에 이들이 부럽기만 하다. 굳이 ‘결정적 순간’은 아닌지 모른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작가의 손끝을 통해 하나의 새로운 시나리오가 결정된다. 


그의 사진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어느새 사진 속의 사람들은 나의 친구, 나의 가족, 나의 이웃, 그리고 나의 물건이 되어 친근하게 내 옆에 와 있음을 알게 된다. 말끔한 수트차림의 청년의 어깨에 맨 가방과 반대쪽으로 걸어가는 티셔츠 차림의 청년의 어깨에 매달린 배낭의 만남이 있고, 환하게 웃으며 활기차게 걷는 연인이 있다. 다른 방향에서 걸어오나 시간차가 있어 결코 마주치지 않을 그들이지만 앵글의 한쪽 구석에서 이미 어떤 진지한 두 얼굴의 시선은 만나고 있다. 또 다른 사진 앞에 서니 한쪽을 바라보며 환하고 상큼하게 웃는 그녀의 얼굴은 마치 '아~이 세상이 이리도 아름답고 찬란했던가!'하고 찬미하는 것 같다. 어떤 이는 무슨 이유인지 잔뜩 굳어있는 얼굴로 바닥만 바라보고 걷고 있다. 


이처럼 전하늘의 사진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배우도 모델도 아닌 평범한 우리 자신의 모습을 이토록 아름답게 담아낸 사진가에게 찬사를 보낸다. 사진가 전하늘의 손끝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의 서사시가 쓰여지고 있다.


                                                                글/신태규(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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