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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정화-이 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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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영상, 설치, 사진, 사운드 20점
I.
이윰 개인전 감각의 정화는 스페이스 씨와 코리아나 화장품이 선정, 후원하는 젊은 작가 개인전의 일환으로 마련된 전시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2002년 도쿄에서의 개인전 이후 3년만에 가지는 작가의 개인전이자 작품 활동을 시작한 만 십년이 되는 해에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1995년 이후 이윰은 강력한 나르시시즘적 쾌락을 바탕으로 자신을 일종의 아이콘으로 우상화하면서, 스스로를 내러티브의 주인공으로 형상화해 왔다. MTV나 CF 적인 감수성으로 감각적인 색채와 비주얼을 강조하고, 영상과 설치, 사운드와 퍼포먼스, 사진과 텍스트 등 매체와 장르를 넘나들며, 대중과의 소통을 견지해온 그의 작업은 포스트 모던한 혼성의 감수성을 효과적으로 조형화하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작가는 영상이나 퍼포먼스, 사진 작품 등에서 자신을 대상화하며 ‘살아있는 조각living sculpture'으로, 신화속의 주인공으로, 의인화된 자연물로, 샤머니즘의 무당으로 지속적으로 탈바꿈시켜왔다. 고정되어 있지 않고 상황과 맥락에 따라 자신을 전이시키는 일종의 기표와도 같이 끊임없이 이동하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는 순결한 신부나 영적 매개체spiritual communicator로 자신을 변형시키며 육체적으로 영적으로 정화된 존재로 스스로를 드러낸다.




이번 전시작품들은 이전 작업의 연장임과 동시에 일탈이다. 자신의 신체와 나르시시즘을 근거로 스스로를 작업의 주체이자 대상으로 삼아 개인적인 판타지와 내러티브를 전개시킨다는 점에서는 이전 작업의 연장이지만, 작가 스스로가 발산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에너지의 근원을 이전 작업들과는 다른 층위에 놓고 있다는 점에서는 일탈이다. 작가는 이번 작품들을 통해 영적으로 정화된(purified) 자신의 존재와 본질을 드러냄으로써 정신적이고 신성한 영역을 건드리고, 치유와 정화라는 미술 본래의 역할을 복원하고 싶다고 말한다. 작가는 이전의 작업들을 물질적 나르시시즘과 이기적 에너지의 결과물로 단죄하고, 현재 작업에 정신적이고 신성한 영적 함의들을 개입시키며 양자간의 선긋기를 시도한다.



II.
이윰의 신작에서 제시되는 정신, 영 등의 다소 모호한 개념들은 작가의 자전적 상황에 대한 이해 없이는 설명 불가능하다. 이윰은 지난 5년 동안 자신의 존재자체가 변화하는 고통과 해체, 그리고 재생의 과정을 경험하였다고 말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작가는 자신의 미숙한 정체성이 신의 속성을 내포한 또 다른 존재로 거듭나고, 물질성에 근거한 자신의 감각이 정화되는 체험을 하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영적 존재로 눈뜬 순간에 이루어진 감각의 정화에 대한 작가의 구체적 체험은 영상작품 화관을 쓴 신부에 직접적으로 투사된다. 화면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가의 퍼포먼스가 영상으로 포착된 이 작품은 감각의 정화 과정에 관한 일종의 내러티브 구조를 보여준다. 물질주의라는 감각적 우상에 현혹된 자아와, 순결한 신부와도 같은 정화된 존재로서의 자아를 극명하게 대비시키고 물질-영혼이라는 위계를 형성하며, ‘감각의 정화’를 의미화 한다. 결국 정화된 작가- 주인공은 고요하고 평온한 이상향적인 자연풍경 속에 등장한다. <화관을 쓴 신부> 영상작품은 태초의 언어처럼 들리는 보이스 퍼포먼스와 사운드, 그리고 영상속의 풍경을 연장시킨 설치작업과 어우러져 낙원과도 같은 시공간을 초월한 신성한 자연 속에 동참할 것과, 시각과 청각 등의 여러 감각을 열어놓고 순수한 상태에서 이 작품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한다.




정신이나 영혼과 같은 모호하고 비가시적인 개념이 이윰의 작업에서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중요성을 지니는가 하는 점은 작가스스로가 자신에게 부여한 또 다른 이름 루아흐에서 실마리를 찾아 볼 수 있다. 히브리어 루아흐는 생기, 호흡, 바람을 의미하는데, 아담에게 불어넣어진 신의 숨결과도 같이 생기와 생명을 존재케 하는 영적 바람이다. 이러한 바람이라는 표상에서 파악되는 루아흐의 실재는 바로 신의 형상이며, 여기서 바람은 신의 지표(index)이다. 루아흐라는 작가의 이름은 자신을 신의 속성 속에 포함시키고자 하는 작가의 비전과 새로운 영적 아이덴티티를 기호화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영상작품 깃발의 환상은 바람 부는 대지위에서 이루어진 작가의 퍼포먼스를 영상작품으로 비춘 것으로, 이를 통해 작가는 루아흐-이윰으로서의 존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실제의 물리적인 바람과 함께 등장한다. 작가는 긴 대나무위에 천들을 묶어 바람에 휘날리도록 설치하고 그 속을 가로질러 마치 전사처럼 질주한다. 바람의 흐름을 통해 이루어지는 깃발의 움직임과 작가의 몸짓은 자연의 소리 등과 같은 주변의 환경과 통합되면서 총체적인 하나의 상황을 연출한다. 깃발은 바람이 불때마다 형태의 변화를 드러내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의 흐름을 가시화하는데, 여기서 바람은 자연의 비물질적인 요소이지만 작가에게는 영적 호흡과 같은 신의 숨결로 다가오는 것이다. 이러한 대지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한 영상작품 <깃발의 환상>은 전시장 벽면위에 거대한 화면으로 투사되고 깃발의 펄럭임을 형상화한 설치작품 및 웅장한 사운드, 보이스 퍼포먼스 등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영적 교감을 이루어내는 신비스러운 공간을 연출한다.



III.
이윰의 작업에서 실제로 영상과 소리는 상호 소통한다. 시각적 영상과 청각적 소리는 작품속에서 유기적으로 통합되고 서로의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그 의미와 효과를 배가시킨다. 이윰의 작업에서 사운드는 영상에 필연적으로 부가되는 종속적 역할이 아니라 영상의 확장이며, 그 자체가 사운드 아트로서의 자율성을 획득하는 독립적인 매체이다. 보이스 퍼포먼스 사운드로부터 바람소리에 이르기까지 이번 전시에서의 사운드는 자연과 생명, 그리고 작가의 영혼으로부터 나오는 내면의 소리에 의존한다. 특히 텍스트와 사운드가 결합된 작가의 보이스 퍼포먼스는 명확하게 구조화된 언어 이전의 세계를 환기시키며 귀가 아닌 온 몸으로 소리를 경험하게 한다. 신체적 체험이라는 연극성의 경험을 극대화 시키는 <감각의 정화> 전은 시각과 청각 등 여러 감각을 열어 작품을 수용하도록 유도한다. 비주얼 영상과 사운드, 사진과 설치, 보이스 퍼포먼스와 대지미술이 혼용된 이윰의 이번 <감각의 정화>전은 매체의 순수성을 부정하고 순수 시각에만 의존하기를 거부하며, 작가와 관람객의 신체성을 강조한다. 영적 계시가 영상과 소리라는 다중채널에 의해 전달되듯 이윰의 총체적 예술이 영혼을 울림을 경험하게 할지는 관객의 몫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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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최 : space*c
후 원 : (주) 코리아나 화장품
오 프 닝 : 2005. 5. 12 (목) 오후 5시
오프닝 퍼포먼스 : 2005. 5. 12 (목) 오후 6시
작가와의 대화 : 2005. 6. 11 (토) 오후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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