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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몸들: 신디 셔먼 & 바네사 비크로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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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몸들: 신디 셔먼과 바네사 비크로프트
Her Bodies: Cindy Sherman and Vanessa Beecroft


미술사의 긴 역사 속에서 인간의 신체는 항상 작품의 주요 소재가 되어 왔다. 완벽한 인간 신체상을 통하여 이상미와 영원성을 표현하고자 했던 고대 조각상 들에서부터 르네상스 시대의 완벽한 비율을 가진 인간 신체, 분석적 사유의 소재가 되었던 입체주의 회화의 분해된 신체 이미지 등. 1960년대 중 후반부터, 신체 이미지를 소재로 삼는 작품들이 기존의 작품들과 가지는 차이점은 인간 신체의 재현 이미지 속에 내제 된 의미들과 힘의 권력 관계에 의문을 던지고 문제점을 제기하기 시작했다는 점일 것 이다. 인간 신체에 가해지는 제약과 조정을 다룬 푸코(Foucault)에 따르는 육체는 사건들이 새겨진 표면이자 근원적인 통일성이라는 환상을 상정하면서 언어가 지나간 자리이고, 관념이 더럽힌 장소이자 해체된 자아의 현장이다. 인간의 신체와 그것의 재현 이미지들은 결코 순수하지 않으며, 그것은 시대마다 다른 가치관과 이념 체계 속에서 재구성된다. 각 사회마다 다른 이상형이 존재 한다는 사실, 미의 기준이 시대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1950년대 이후, 영화, 잡지, TV 등의 대중 매체 성장과 함께 대중 매체들이 생산해 내는 이미지에 대한 비평의 목소리들이 함께 높아지게 되었는데, 특히 그들이 만들어내는 이상화되고 왜곡된 여성 이미지들은 주요한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자본주의와 대중 상업 문화의 급격한 발전은 자본, 욕망, 그리고 성(sexuality), 이 세가지 요소의 결합 속에서 성을 상품화 하고 여성의 신체 이미지를 보여지기 위한 대상으로 조작하며, 기존의 남성 중심적 가치관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와 같은 현실에 대한 비판은 1970년대 이후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졌는데, 특히 1970년대 이후 결속력을 가지게 된 여성주의 운동의 발전과 함께, 여성주의적 시선을 지닌 많은 작가들은 실제 신체 혹은 신체 이미지를 작품의 소재로 삼기 시작하였다. 1974년 폴라 쿠퍼 갤러리의 광고 사진으로 아트포럼(Artforum)에 실린 린다 벵글리스(Linda Beglis)의 나체 사진, 자신의 몸을 성형하는 과정을 사진으로 직접 찍어 작품화한 오를랑(Orlan)의 작품, “당신의 몸은 전쟁터이다”라는 문구를 여성 얼굴 사진과 결합한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의 작품, 흑인 가발과 화장, 그리고 콧수염을 단 채로 공공 장소를 돌아 다녔던 아드리안 파이퍼(Adrian Piper)의 퍼포먼스 등. 이와 같은 작업을 통하여 작가들은 여성 몸의 재현 이미지 뒤편에 가려져 있는 남성 중심주의적 사회 구조를 드러내고 비판하고자 했다.

이번 아라리오 갤러리의 그녀의 몸들: 신디 셔먼과 바네사 비크로프트 HER BODIES: Cindy Sherman & Vanessa Beecroft전에 전시 되는 신디 셔먼과 바네사 비크로프트의 작품들 또한 여성의 몸을 소재로 제작된 작품들 이다. 사진과 비디오를 포함하여 총 55점의 작품들이 보여지는 본 전시의 주제는 제목이 의미하는 바와 같이 셔먼과 비크로프트의 작품에 있어 공통점이라 할 수 있는 여성의 신체 이미지 이다. 화장과 의상으로 꾸민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작품화 하는 셔먼은 작가 자신의 몸을 작품의 소재로 삼는다. 반면에 비크로프트는 자원 봉사자, 전문 모델 들로 구성된 여성들을 반 누드나 완전 누드 상태로 전시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작가의 몸/모델의 몸이라는 점에 있어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이 두 여성 작가의 작품들은 여성의 몸을 소재로 삼는다는 점, 그리고 가발, 화장, 의상 등 여성성을 상징하는 소품들을 사용한다는 점, 나아가 배우나 모델과 같이 대중 문화가 생산해 내는 아름다운 여성의 스테레오타입을 작품 구성에 차용한다는 점에 있어 공통점들을 지닌다.




신디 셔먼: 여성 재현 이미지의 재현

1970년대 중반부터 자신의 모습을 직접 연출, 촬영하는 작업을 해온 셔먼은 약 30여년 동안 다양한 캐릭터의 모습으로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연출 사진을 제작해 왔다. 이제까지 약 400장이 넘는 사진 작품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제각각 변화 시켜온 셔먼은 그녀 사진의 대상이자 동시에 작가이며, 특정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이자 그것을 연출하는 감독 이다. 그녀는 무제 A (1975) , 무제 B (1975) , 무제 C (1975) , 무제 D (1975) 에서 처음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다. 하지만 이것이 그녀가 처음으로 변장을 시도한 경우는 아니다. 셔먼은 버팔로에서 있었던 갤러리 오프닝이나 이벤트에 자신이 구입해온 빈티지 옷이나 다양한 소품들을 걸치고 나타나곤 했는데, 한 갤러리 오프닝에 셔먼은 심지어 임산부 복장을 하고 등장하기도 했다.i 하지만 당시 이러한 행위에 어떤 퍼포먼스 적이 의도가 내제되어 있지는 않았고, 그것은 셔먼에게 단순히 밖에 나갈 옷을 입는 것이었으며, 자신의 부끄러움과 싸우기 위한 수단이었다.ii 이와 같은 행위는 이 후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분장을 하고 이를 사진으로 남기는 작업 방식으로 정착되었고, 이것은 1975년부터 지금까지 지속되어 온 셔먼의 유일한 작품 방식 이다.

1976년 셔먼은 17개의 조그만 흑백 사진으로 구성된 미스터리 살인 인물들 Murder Mystery People (1976/2000) iii에서 다양한 의상과 소품들을 이용해 미스터리 살인극에 등장할 법한 인물들의 모습으로 자신을 연출한다. 버팔로에 있었던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이 작품들은 유일하게 각 인물에 '기자(Press)', '시기하는 남편(Jealousy Husband)', '딸(Daughter)', '아들(son)'과 같이 제목이 붙은 경우로, 이 후 제작되는 '무제(Untitled)'라는 제목이 붙은 일련의 작품들과는 약간의 차이를 지닌다. <미스터리 사진 인물들> 시리즈에 붙은 제목들이 상기시키는 바와 같이, 셔먼은 자신의 작품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 위하여 특정 인물(character)들을 연기한다. '나는 가발과 옷과 같은 용품 속에서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것보다 좀 더 많은 정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캐릭터, 즉 인물들로 무언가를 시도한다'iv는 셔먼의 언급에서 살펴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작가는 다양한 소품들의 사용 속에서 특정 계층과 사회적 역할의 '인물들을 연기'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러한 '꾸밈 혹은 분장' 뒤에 감추어진 '인물'에게로 관객의 시선이 끌리도록 유도하는 것으로서, 관객으로 하여금 그들이 보고 있는 사진 속 인물의 개인적 삶 혹은 이야기를 상상 하도록 하는 것, 이것이 작가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작품의 목적 이다.

그녀의 작품에서 우리가 주목 해야만 하는 점은 작가가 연기하고 있는 인물들이 영화나 잡지 같은 대중 매체 속에서 우리가 한번쯤은 보았음직한 여성이라는 점인데,v 1977년부터 1980년까지 시리즈로 제작된 69장의 <무제 필름 스틸 Untitled Film Still> 시리즈는 그 대표적인 예 이다. 이 시리즈를 위하여 셔먼은 1950-60년대 B급 영화(B-movie) 속의 한 장면이나 유명한 사진 이미지와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이렇게 제작된 작품 이미지들은 영화나 대중 잡지의 이미지를 차용한 것이라 오해를 받곤 하였는데, '어떤 사람들은 내 작품의 이미지 출처가 되는 영화를 기억한다고 말하곤 하는데, 나는 전혀 영화 속 장면들로부터 그 이미지를 가져오지 않았다.'vi는 작가 자신의 언급에서와 같이 그녀의 모든 사진들은 차용된 것이 아니라 구성된 것 이다. 이와 같은 점에 있어 로잘린 크라우스(Rosalin Krauss)는 그녀의 작품들을 원본 없는 복사물이며 시뮬라크르의 본질 이라 말한다.vii 이렇듯 '어디선가 보았음직한 이미지의 구성'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셔먼이 자신의 작품 속에서 매우 중요한 하나의 특성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녀는 대중 매체가 생산해내는 전형화된 여성 이미지(stereotype)의 '특성들'을 차용한 작품을 제작함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그들 기억 속에 각인되어 있었던 그 전형화된 여성 이미지에 기반하여 그 작품을 보게 한다. 즉 이 전략의 가장 핵심은 바로 대중 매체가 끊임없이 생산해 내는 이미지들에 의해 훈련된 우리의 인식 체계를 우리 스스로가 깨닫게 하는 것에 있다.

하지만 센터폴드(centerfold) 시리즈 중 한 점인 무제 #95 Untitled #95 (1981) 와 패션 시리즈 중 한 점인 무제 #129 Untitled #129(1983) 는 단순히 대중 매체가 재현하는 여성 이미지 그 이상을 보여 준다. 아트포럼에 의해 청탁되어 제작된 센터폴드 시리즈는 포르노 잡지의 펼침 페이지의 형태와 그 안의 여성 이미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제작되었다. 총 4점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 중의 한 점인 <무제 #95>는 사진 찍기가 잠깐 중단된 사이에 겉옷을 걸치고 앉아있는 듯한 여성 이미지 이다. 포르노 잡지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에로틱한 포즈의 여성 이미지가 아닌, 겁먹은 표면에 옷깃을 꼭 부여잡고 있는 이 여성 이미지는 보는 이로 하여금 그 여성의 성적 매력 보다는 그 여성의 개인적 삶-'왜 이 여성은 이런 일을 하게 되었을까, 가난해서 일까 아니면 성공하고 싶어서 일까, 지금은 촬영 중간일까 아니면 시작 전일까' 등등-을 상상토록 한다. 이는 <무제 #129>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의상과 조명, 브랜드의 컨셉에 따라 끊임없이 자신의 모습을 변화 시키는 패션 모델이 무대 위로 나서기 전의 모습, 혹은 잠깐 쉬고 있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이 작품에서 셔먼은 모델의 흐트러지고 지친 모습을 강조한다. 셔먼은 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사람들이 그 인물의 삶을 상상하도록, 그리고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또는 그들의 머리 속에 무엇이 있는지를 상상하도록 하고 싶다.'viii셔먼은 자신의 작품을 통해 잡지나 패션 모델의 꾸며진 이미지가 아닌, 그 꾸며진 이미지 너머의 모습에 더욱 초점을 둠으로써 대중 매체가 생산해 내는 왜곡된 여성상을 부정하고 관객으로 하여금 그 거짓됨을 깨닫도록 한다.





1989년부터 1990년 사이 셔먼은 역사 인물 시리즈(History Portrait series)들을 만들어 내는데, 이 작품들은 대중 매체 이미지가 아닌 미술사 속의 거장들의 작품 이미지와 유사성을 지닌다. 특히 무제 #224 Untitled #224 (1990)는 카라바지오(Caravaggio)의 병에 걸린 바쿠스 Sick Bacchus (1593) 를 떠올리게 한다. 자신이 본 그대로의 '진실'을 그리고자 했던 작가 카라바지오의 <병에 걸린 바쿠스>는 그의 자화상으로 알려져 있다. 신화 속의 인물 바쿠스의 의상을 입고는 있지만 핼쓱한 얼굴과 더러운 손톱은 카라바지오가 얼마나 사실성에 충실했는지 짐작케 한다. 미술사 속에 내재된 이상화의 욕구를 뒤로 하고 그가 본 것만을 그리려 하였던 카라바지오와 대중 매체가 생산해내는 왜곡된 이미지 너머의 실제를 다루고자 했던 욕망이 일치해서 일까. 셔먼은 카라바지오의 <병에 걸린 바쿠스> 이미지를 완벽히 재연출 해낸다. 무제 #198 Untitled #198은 1989년에 제작된 작품으로 이 작품이 16-17세기의 인물 초상화를 떠올리는 이유는 셔먼이 당시의 초상화가 지닌 특징들(옷과 보석, 화장, 자세, 가구, 배경의 휘장 등)ix을 유사하게 사용하고 있기 때문 이다. 벌어진 옷 사이로 드러나는 것은 가짜 가슴(artificial breasts)인데, 가슴을 드러내 놓고 있는 것이 부끄럽기라도 하듯 사진 속의 여성은 깃털 마스크(feather mask)로 얼굴을 가지고 있다. 마르크스 시각 이론가인 존 버거(John Berger)는 회화의 역사에 있어 여성 누드화의 여성은 감상자가 그것을 보기 때문에 나체인 상태라고 지적한다.x 즉 나체의 여성은 그 자신이 그렇게 있고자 하여서 옷을 벗고 있는 상태인 것이 아니라 감상자를 위하여 그렇게 있는 것 이다. 즉 여성 누드화는 남성 컬렉터을 즐겁게 하기 위해, 남성 화가에 의해 조작, 생산 된다. 신화적 인물들을 주제로 한 루벤스(Rubens)의 작품, 평화의 축복에 대한 알레고리 Allegory on the Blessings of Peace (1629-30) 를 예로 들면, 중앙에 앉아 아이에게 젖을 주는 평화의 여신은 아주 풍만한 몸매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당시 플랑드르 남성들이 풍만한 여성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이 풍만한 여신은 자애로운 눈빛으로 아이에게 젖을 주며 모성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하지만, 그녀의 나체와 자세는 모성성 보다는 에로틱함을 더욱 유발한다. 하지만 이 그림을 보는 사람은 화가가 만들어낸 모성성이라는 안전장치 속에서 그 에로틱함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셔먼의 작품 속 여성 또한 가슴을 드러내고 무방비 상태로 앉아 있지만, 그녀의 작품이 기존 여성 나체화와 다른 점은 가면 너머에서 그녀의 눈은 가슴을 흘끗 거리는 관객의 시선을 '몰래' 바라보고 있다는 점 이다. 그녀의 시선 이 쪽을 남몰래 바라보고 있음으로 인하여, 그 노출된 가슴을 바라보던 관객은 불안감과 함께 어떤 죄의식을 느끼게 된다. 이렇듯 셔먼은 고전 화가들의 작품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을 통해 그 속에 감추어진 남성적 욕망과 시선의 정치학을 전도 시킨다.

2000년도에 제작된 사진 작품들에서는 초상화 장르의 형식이 좀 더 강조 된다. 이것은 초상화라기 보다는 현대적인 명함 사진 같다. 이 작품들 또한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하고 있지는 않지만, 어디선가 보았을 법 하고,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인물들과 같이 친숙함을 담고 있다. 셔먼은 이 인물들에 대하여 '매우 평범한 나이든 여성들-당신이 슈퍼마켓에서 찾아낼 수 있을 법한 타입'xi이라 말한다. 각 이미지 속의 여성들이 입고 있는 옷과 걸치고 있는 장신구들, 헤어스타일, 그리고 화장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셔먼이 연출해내고 있는 여성들의 다양한 사회적 신분을 상상케 한다. 이 작품들에서 화장은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다. 무제 #355 Untitled #355 (2000) 가 보여주는 가짜 눈썹과 진한 마스카라, 과장되게 그려진 입술선은 더 이상 '예쁘다'고 할 수 없는 자신들의 외모를 꾸미기 위하여 진한 화장을 하는 나이든 여성들을 상징하는 듯 하다. 하지만 이 과장된 화장과 그녀의 가식적인 미소는 도리어 보는 이로 하여금 사회가 요구하는 미적 기준에 더 이상 들어맞을 수 없는 그녀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여성은 항시 자신 속에 관찰자와 피관찰자로서의 두 가지 시선을 지닌 채 살아 간다.xii 즉, 여성은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는가, 즉 남성 관찰자에게 어떻게 보이는가를 끊임없이 생각하며 그들의 시선에 맞추어 피관찰자로서의 자신들의 외모를 변화시켜 나간다. 이렇듯 자신의 기준이 아닌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에 따라 자신의 모습을 가꾸고 변화시켜야만 하는 여성은 고정된 자아가 없이 항시 비어있는 자아일 수 밖에 없고, 그렇기에 항시 슬프고 불안정한 자아 이다.

중년 여성의 과장된 자기 꾸밈은 최근 셔먼이 보여주는 광대 시리즈 이미지로 연결되는 듯 하다. 이제까지 독사진만을 제작해온 셔먼은 무제 #425 Untitled #425(2003) 에서 처음 여러 명의 이미지를 오버랩 시킨다.xiii 이 작품에 등장하는 4명의 광대는 모두 셔먼 자신이며, 따로 찍은 4장의 사진을 작가는 컴퓨터 그래픽 기법을 이용하여 하나의 화면에 구성한다. 약 30여년 동안 400장 이상의 인물 사진을 제작하며 다양한 캐릭터들을 실험해 온 셔먼의 작품 세계를 살펴봄에 있어 '광대'라는 인물은 그녀의 전 작품 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최종적인 캐릭터로 보여진다. 남을 즐겁게 하는 존재이지만 슬픔을 기반으로 하는 존재인 광대는 남성의 시선에 맞추어 끊임없이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켜야만 하는 여성들의 슬픈 주체를 상징 하면서 동시에 이제까지 자신의 모습을 끊임없이 변화시켜 왔던 셔먼 자신을 의미하는 듯 하다.


바네사 비크로프트: 누드(Nudity)에서 나체(Nakedness)로

셔먼의 작품에 등장하는 것이 작가 자신의 이미지 이자, 작가가 연출한 여성 이미지라면, 바네사 비크로프트의 작품에 등장하는 것은 살아있는 실제 여성들 이다. 여러 명의 여성들이 긴 시간 동안 정해진 의상을 입고 말없이 서있다가 피곤해졌을 때쯤 자유스럽게 몸을 움직이게 되는 것이 모든 내러티브인 그녀의 퍼포먼스는 비디오와 사진들로 남겨진다. 여러 명의 여성들이 말없이 조용히 줄을 맞추어 서있는 그녀의 퍼포먼스는 전체 여성들의 몸이 지닌 조형성, 그녀들이 입고 있는 의상의 동일성, 그리고 신체 화장 등의 결합 속에서 마치 회화 같기도, 군상 조각 같기도 한 느낌을 준다. 이렇듯 회화적 특성과 조각적 특성을 모두 지닌 비크로프트의 퍼포먼스는 그녀의 모델 드로잉 수업에서부터 영감을 받은 것 이다. 1993년 밀란의 미술 아카데미에서 인물 드로잉 수업을 받던 바네사는 모델을 드로잉하는 것보다는 실제 살아있는 모델이 작품으로서 좀더 흥미롭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이후 그녀의 선생님이 바네사에서 그룹 전시에 참여하라 요구하였을 때, 그녀는 학교 주변에서 그녀가 발견한 모델들을 전시 오프닝에 초대하고, 그녀들에게 자신의 옷을 입혔다. 그리고 그들에게 전시장 여기 저기에 서 있다가 피곤해졌을 때는 앉거나 누우라고 얘기했으며, 이것은 이제까지 총 52번 행해진 바네사 비크로프트(VB)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 VB01이 되었다.xiv

살아있는 회화, 살아있는 조각이라는 그녀 작품의 특징은 2000년에 뉴욕의 피어 59 스튜디오(Pier 59 Studio, New York)에서 찍혀진 시스터 캘린더 The Sister Calendar(2000) 에서 두드러 진다. 비크로프트의 의붓 자매인 제니퍼(Jennifer)의 머리, 바디 메이크업, 악세서리 들은 계절에 따라 겨울에는 흰색, 봄에는 핑크, 여름에는 베이지, 가을에는 브루넷 컬러로 바뀌며, 4가지 색상을 기본으로 미묘한 톤과 조명의 변화에 따라 12달이 구분 된다. '캘린더'라는 대중 문화적 형식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모델은 고전적인 미를 지니는데, 그것은 미즈 반 데 로(Mies Van Der Rohe)가 디자인한 침대 겸용의 소파에 기대어 비스듬히 누운 제니퍼의 자세가 티치아노(Tiziano)의 우르비노의 비너스 The Venus of Urbino (1538) 를 떠올리기 때문일 수도 있다. 1970년대 이후 여성주의적 시각 이론에 있어 하나의 기반을 마련한 글, '시각적 쾌락과 내러티브 영화 Visual Pleasure and Narrative Cinema'에서 로라 멀비(Laura Mulvey)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전통적으로 노출의 역할을 맡은 여성은 강한 시각적 효과와 에로틱한 효과로 코드화된 외관으로 보여지고, 전시되는 일종의 '볼거리(to-be-looked-at-ness)'라고 할 수 있다. 성적 대상으로 전시되는 여성은 에로틱한 장면의 중심 주제가 된다. 핀업에서 스트립쇼에 이르기까지, 지그펠트(Ziegfeld)에서 버스비 버클리(Busby Berkeley: 1930년대 미국 뮤지컬 영화의 거장. 화려한 춤과 연기를 동원하여 에로틱한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유명함)에 이르기까지, 여성은 남성의 시선을 사로잡고, 남성의 욕망에 맞춰, 연기하고, 남성의 욕망을 의미화시킨다.'xv

티치아노의 비너스는 그 성스러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그 표정과 자세에 있어 세속적인 요염함을 지니며 멀비가 지적한 바와 같이 볼거리로 존재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시스터 캘린더>속 모델의 무표정함은 캘린더라는 주제의 저급성에도 불구하고 위엄을 지니는 듯 하고, 그렇기에 그것을 향한 남성적 욕망이 담긴 에로틱한 '응시(gaze)'는 좌절된다. 이와 같은 전략은 약 2시간이 넘는 장시간 동안 행해지는 그녀의 퍼포먼스에서 더욱 구체화 되고 현실화 된다. 다음은 퍼포먼스 바로 직전에 비크로프트가 그녀의 모델들에게 지시하는 것 이다.

'말하지 마세요,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 하지 마세요, 속삭이지 마세요, 웃지 마세요, 극적으로 움직이지 마세요, 너무 빨리 움직이지 마세요, 너무 천천히 움직이지 마세요, 단순하고 자연스러워 지세요, 초연해지세요, 고상하고 근접할 수 없는 것이 되세요, 키가 크고 강하게 보이도록 하세요, 섹시해지지 마세요...당신이 선호하는 마음의 상태를 따르세요...당신이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세요, 방안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행동하세요, 당신은 이미지와 같으니, 외부와 컨텍하지 말고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당신들의 자리를 지키세요, 모두 한꺼번에 앉지 말고, 같은 움직임을 만들지 말고...만약 피곤하면 앉으세요...퍼포먼스가 거의 끝나갈 때 당신은 누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끝나기 직전에는 다시 일어서세요.'xvi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보통 여성의 (벗은) 몸은 그것이 고급 미술에서건 대중 매체에서건 보여지기 위하여 존재하며, 즐겨질 수 있도록 조작된다. 하지만 비크로프트의 모델들은 비록 그들이 보여지기 위하여 전시되기는 하나, 타인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하여 존재하지는 않는다. 비크로프트는 그녀의 모델들이 고상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존재가 되기를, 그리고 섹시하지 않기를, 그들 곁에 아무도 없는 듯 초연하게, 자신의 마음 상태에 따라 그저 공간 속에 서 있기를 요구한다.xvii 2001년 비엔나의 바인 미술관(Kunsthalle Wien, Vienna)에서 선보였던 VB45는 47명의 모델들이 마치 군대의 대열과 같이 질서 정연하게 서 있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미니멀 아트와 힘의 미학에 기반하여 구성된 이 퍼포먼스는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부츠에 의해 검은 아랫 부분과 밝은 금색으로 칠해진 몸의 윗부분으로 나뉘어진다.xviii 간결하고 단순한 색의 배합은 작가가 언급한 바와 같이 미니멀적인 특성을, 그리고 헬뮤트 랑(Helmut Lang)의 남성적인 부츠는 이 누드의 여성 군대에 강함의 인상(impression of powerfulness)을 준다. 하지만 이 군대의 대열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무너져 내린다. 장신간의 서있음으로 인해 피곤에 지친 모델들은 서서히 쭈그리고 앉거나 바닥에 눕기 시작하고 이러한 점에 있어 퍼포먼스 시작 때 볼 수 있었던 완벽한 구성은 무질서의 상태로 변해 버린다. 하지만 자신의 작품들에서 항상 중요한 것은 정확한 개념의 스케치에서부터 시작된 퍼포먼스가 규칙의 상실과 혼돈의 시작으로 옮겨가는 것이라 지적한 비크로프트의 언급에서와 같이 이 무질서와 혼돈에 그녀 작품의 핵심이 존재 한다. 작가에 따르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서서히 움직이는 모델들의 신체가 완전한 혼돈으로 변해가는 과정 속에서 그녀의 모델들은 비로소 독특한 개성(individual quality)을 얻게 된다.xix




존 버거는 '나체가 된다(to be naked)는 것은 본래의 자기로 되돌아간다는 것이다. 누드라는 것(to be nude)은 타인에게 나체로 보여진다는 것(to be seen naked)이며 본래의 자신을 깨달을 수 없는 것을 말한다. 나체인 육체가 누드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오브제로써 보아야 한다. 나체는 그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지만 누드는 전시하는 것이다. 나체가 된다는 것은 거짓이 없음을 말한다.'xx라고 말한다. 보여지기 위한 존재로서의 누드가 모든 외부적 조작을 뒤로하고 그저 벗고 있는 상태로 돌아갈 때, 그것은 그저 나체가 된다. 이러한 점에 있어, 비크로프트의 퍼포먼스에서 작가에 의해 조율된 완벽한 벗은 몸은 누드의 상태라고 할 수 있을 것 이다. 그리고 모델들이 자신들의 벗은 몸이 관객에게 보여지고 있다고 생각할 때, 거기서 부끄러움을 느낄 때 그것은 또한 누드가 된다. 나아가 관객의 입장에서 그 여성들의 몸을 하나의 볼거리로 느낄 때 그것은 누드 이다. 하지만 장시간의 서 있음에서 오는 피로와 신고 있는 높은 하이힐의 고통을 참지 못하는 순간부터, 모델들은 구성되고 조작된 '누드'-타인을 위해 꾸며진 벗은 몸-에서 통제가 더 이상 불가능한 '고통을 느끼는 자아'의 상태, 즉 거짓 없는 '나체'로 변해 간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퍼포먼스를 지켜보던 관객들이 그 여성들로부터 에로틱함을 느끼기 보다는 그저 힘들어 보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때, 더 이상 그것은 누드가 아니다. 이렇듯 비크로프트의 장시간의 퍼포먼스는 여성의 벗은 몸을 통제하고 전시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기 보다는 그 여성들이 조작된 상태에서 벗어나 그저 벗은 상태로 돌아가도록 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전문 모델로서 VB41 (1999)에 참여했던 제인 버드(Jane Burd)가 '바네사는 우리에게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그것은 대단한 경험 이다. 그저 거기에 있기...'xxi라고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하듯, 그녀의 퍼포먼스에서 여성들은 결코 어떤 역할(role)을 해야만 하는 여성이 아니며, 그저 거기에 서 있고 자신의 육체의 요구에 따라 조금씩 움직일 뿐 이다. 그리고 보여지기 위한 것으로서의 여성의 벗은 몸만을 보아 온 관객들은 처음 퍼포먼스를 접했을 때 기존에 그들이 교육받아 온 논리-여성은 보여지는 것-속에서 그들의 몸을 바라보기 시작하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점차 그들은 그들 속에 내제 되어 있어 훔쳐보기(voyership)의 욕망과 그것의 환상(fantasy)을 깨닫게 되고, 결국에는 그 욕망의 부끄러움을 경험하게 된다.xxii

베니스의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Peggy Guggenheim Collection, Venice)에서 행해진 VB47은 초현실주의 작가, 키리코(Chirico)의 작품들로부터 영감을 얻은 작품 이다. 어린 시절 구겐하임 컬렉션을 드나들며 보아왔던 키리코의 형이상학적인 회화와 조각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이 작품을 위하여 크로프트는 런던의 디자이너가 만든 '얼굴 없는 모자(headless hat)'를 모델들에게 씌운다. 셔먼의 무제 #198 Untitled #198에서 가슴을 드러낸 여인이 가면 너머로 관객의 시선을 몰래 바라보고 있듯이, 이 모자를 쓴 모델들은 그 모자 뒤에서 그들의 몸을 바라보고 있는 관객을 다시 바라본다. 그리고 이와 같은 시선의 교환 속에서 보는 자와 보여지는 자의 남성 중심적 시선의 역학은 전도 된다. 이러한 점에 있어 비크로프트의 작품들은 여성 신체에 대한 대상화의 욕망을 좌절시킨다. 이와 같은 급진성과 기존 사회 관념에 대한 그녀의 도전 정신은 제노아의 두칼레 궁전(Palazzo Ducale, Genoa)에서 행해진 VB48 (2001)에서 더욱 두드러 진다. G8 수뇌회담(summit) 동안 퍼포먼스를 하도록 초대된 크로프트는 '바네사가 집으로 돌아온다 Vanessa comes back home'는 지방 신문 헤드라인에서 이 퍼포먼스의 영감을 얻었다. 제노아에서 태어나 5학년 때까지 그곳에서 지닌 비크로프트는 결코 그 곳을 자신의 집이라 느껴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xxiii 자신이 자라온 곳에 적응하지 못하고 항상 이질감을 느꼈던 작가는 제노아의 감시 받지도, 그리고 보호 받지도 않는 젊은 흑인 여성들과 동일성을 느꼈었다. 이에 작가는 VB48에서 그녀를 상징하는 존재들로 검은 화장으로 온몸을 뒤덮은 30명의 유색인 여성들을 내세웠다.xxiv G8 수뇌회담이 잡혀있던 두칼레 궁전은 그 회담의 특성상 남성적 힘과 권위를 상징하는 장소라 할 수 있으며, 이 곳에서 비키니를 입은 30명의 여성이 벌인 퍼포먼스는 작가 스스로가 '나는 관객에게 공포, 당황스러움, 또는 혼돈을 불러일으키기 위하여 나체상을 제시한다.'xxv라고 언급하듯, 성(gender)과 인종(race)의 기존 관념을 향한 명백한 도전 행위라 할 수 있을 것 이다.




2004년 이탈리아 튜린의 카스텔로 디 리볼리(Castello di Rivoli, Turin)에서 행해진 VB52에는 다양한 연령대와 다양한 출신의 여성들이 모델로 등장한다. 기존의 그저 '서 있는' 퍼포먼스와는 달리 VB52에서 모델들은 크리스탈로 만들어진 긴 투명 테이블 위에 앉아 색색의 음식을 서빙 받는다. 레드, 화이트, 그린 등의 컬러에 따라 아주 천천히, 지속적으로, 차례대로 서빙 되는 음식들에 대한 모델들의 반응을 탐구하는 것이 이 퍼포먼스의 목적으로, 음식을 먹을 것인지 먹지 않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모델들에게 달려 있다. 이 퍼포먼스는 크로프트가 1983년부터 1993년까지 자신이 먹은 것을 직접 기록한 일기, 『푸드 북 The Book of Food』과 관련이 있다. 비크로프트는 1980년대 제노아에서 학교를 다닐 당시, 주변의 많은 여자 친구들이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병적으로 음식을 거부하며 다이어트를 하던 모습을 목격하였다. 그리고 우리는 비크로프트가 그날 그날 먹었던 음식들과 함께 그녀의 몸무게가 집착적으로 기록한 『푸드 북』에서 모델과 같이 날씬한 몸매를 가지기 위한 현대 여성들의 집착을 또 한번 발견할 수가 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날씬해지기 위하여 끊임없이 음식을 조절하고자 하는 현대 여성들의 행동-이것은 또한 그녀의 행동이었다-을 탐구 한다.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활동중의 하나인 '먹는다'는 행위가 여성과 그들의 신체적 아름다움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 배후에는 어떤 의미들이 내제 되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바로 이 퍼포먼스의 핵심 주제라 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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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문화와 미술 작품 속에서 재현되는 여성 이미지들을 끊임없이 다시 재현해내는 작업을 하는 셔먼의 작품들. 아름다움의 표상이 되는 패션 모델들과 같은 모델들을 제시하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들이 자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하는 비크로프트의 작업들. 15년의 나이가 차이가 나는 이 두 여성 작가가 그들 작품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것은 모두 여성의 신체와 그것을 둘러싼 기존의 사회 가치관 이다. 시간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와 같은 주제가 작품의 핵심이 되며 논의가 되고 있다는 것은 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성 신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잘못된 가치관과 시선의 정치학이 변함 없음을 의미할 것 이다. 시몬느 드 보부아르가 『제 2의 성 The Second Sex』에서 '우리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로 만들어지는 것이다'라고 말한 것과 같이 가부장적 문화 속에서 여성은 자율성을 박탈당하고 끊임없이 어떤 역할을 하도록, 어떤 모습을 하도록 강요 된다. 즉 여성은 사회화 과정을 통하여 그들에게 기대되는 역할을 습득하며 그것을 내재화 한 채 스스로의 모습들을 만들어간다. 셔먼은 그와 같은 역할들과 모습들을 자신의 작품 속에서 반복하지만 과장된 화장과 다양한 소품의 사용, 그리고 독특한 캐릭터의 선택 속에서 관객으로 하여금 그 역할 너머의 인간적 삶을 상상케 한다. 그리고, 비크로프트는 자신의 모델들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서서히 보여지기 위해 존재하는 듯한 누드에서 그저 자신의 육체적 고통에 복종하는 인간으로 돌아가게 한다. 비크로프트의 퍼포먼스가 아직 한국에서 한번도 실현된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처음 선보이는 VB48의 비디오 작품이 일으킬 반향은 기대해 볼만 한다. 전시를 찾는 모든 관객들이 셔먼과 비크로프트의 작품, 총 55점들을 대하며 단순히 작품의 이미지 보다는 그 이미지 속에 작가들이 담고자 했던 이야기들을 함께 고민해 봤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며 그녀의 몸들: 신디 셔먼과 바네사 비크로프트전을 오픈 한다.

주연화│아라리오갤러리 큐레이터





i) Amada Cruze, 'Movies, Monstrosities, and Maskes: Twenty Years of Cindy Sherman', Cindy Sherman: Retrospective, Exhibition Catalogue, Museum of Contemporary Art in Chicago and Los Angeles, 1997, p.2.

ii) Gaby Wood, 'I'm every woman....' The Observer, Review supplement, London, 18 May, 2003, p.5.

iii) 이 <미스터리 살인 사람들 Murder Mystery People>은 1976년 찍어 2000년 인화한 작품 이다.

iv) Besty Berne, 'Studio Cindy Sherman'(interview), TATE(London), May/June 2003, p.38.

v) 약 400여 점이 넘는 그녀의 작품들 중 역사 인물화 시리즈(History Portrait series) 일부와 그 성을 정확히 구분할 수 없는 광대 시리즈(Clown series) 외 몇 점을 제외하고 셔먼 작품의 대부분은 여성의 이미지를 주제로 삼는다.

vi) Lisbet Nilson, 'Q&A: Cindy Sherman', American Photographer, September 1983, p.77

vii) Rosalin Krauss, 'Cindy Sherman: Untitled', Cindy Sherman 1975-1993, New York; Rizzoli 1993, p.17

viii) Berne, p.38.

ix) 이러한 소품들은 인물화에 있어 모델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을 드러내는 코드로서 작용한다.

x) John Berger, Ways of Seeing, Penguin Books, 1977, pp.51-54 참조.

xi) Jo Craven, 'What lies Beneath', Vogue(London), June 2003, p.186.

xii) Berger, Ibid., pp.46-7

xiii) 이 작품은 셔먼이 하나의 화면에 여러 인물을 보여준 최초의 작품 이다.

xiv) Marcella Beccaria, 'Conversation piece(interview with Vanessa Beecroft)', Vanessa Beecroft Performance 1993-2003, Castello Di Rivoli Museo D'Arte Contemporanea, Skira Editore, Milano, 2003, pp.18-19.

xv) Laura Mulvey, 'Visual Pleasure and Narrative Cinema', Screen, Autumn, 1975, p.10.

xvi) Beccaria, pp.18-19.

xvii) 하지만 모델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곳에 서있는 것은 아니다. 비크로프트의 드로잉에 따라 모델들은 각자의 자리를 배정 받는다.

xviii) artist's statement, Vanessa Beecroft Performance 1993-2003, Castello Di Rivoli Museo D'Arte Contemporanea, Skira Editore, Milano, 2003, p.306.

xix) 작가는 '작품이 시작 된지 30여분이 지나면, 소녀들은 바닥에 주전않고 완전히 자유로운 자세로그들이 서있기로 한 자리로부터 이탈하고, 다른 방향을 보는 등 피곤해 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 때 보편적인 이미지의 상실은 발생하나 나는 내가 추구했던 독특한 개성을 얻게 된다.'라고 말한다. Ibid., p.306.

xx) Berger, Ibid., p.54.

xxi) 'My Body', The New York Times Magazine, November 14, 1999, p.100.

xxii) Collier Schorr, 'Pretty Naked', www.vanessabeecroft.com 참고

xxiii) artist's statement, Vanessa Beecroft Performance 1993-2003, Castello Di Rivoli Museo D'Arte
Contemporanea, Skira Editore, Milano, 2003, p.362.

xxiv) Robert Knafo, 'Econy of Desire', The New York Times Magazine, September 9, 2001, Section 6.

xxv) Knafo, Section 6.





전시 中 영화 상영 관련 정보

작가 Cindy Sherman
제목 “오피스 킬러 (Office Killer)”
상영시간 11:30 / 14:00 / 16:30
장소 5th Room


하단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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