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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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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현 
2019. 9. 18 > 9. 23

조선일보미술관 GALLERY CHOSUN
서울 중구 세종대로21길 30 (태평로1가)
30, Sejong-daero 21-gil, Jung-gu, SEOUL, KOREA
TEL 82. 2. 723.6322 FAX 82.2.724.6309 www.gallery.chosun.com



대립과 융화 - 이태현의 근작


오광수(미술평론가, 뮤지엄 산 관장) 

이태현의 작가로서의 출발은 우리 현대미술이 전환의 높은 파도에 휩쓸렸던 시기에 해당한다. 자연주의적 주류 미술에서 벗어나려는 도전 의식이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을 때 그는 이 중심에서 작가로서의 첫 출발을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출발에서 가졌던 도전 의식은 그의 50년에 이르는 조형의 역정을 뒷받침한 근간이 되었으며 자칫 느슨해지는 자신을 채찍질해 온 힘이 되었다. 부조리에 대한 강인한 반항, 자기 세계에 대한 치열한 집중 현상은 이미 출발에서부터 형성되었던 것이다. 
 그의 인간적 모습은 일종의 외유내강형이 아닌가 생각된다. 밖은 언제나 밝고 소박한 모습을 잃지 않으면서 내부는 뜨거운 자의식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의 작가 동료들이 그의 인간적 면모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인간으로서 반듯한 태도를 지니고 있어 누구에게나 격의가 없으며 부담 없는 상대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 외면에 비해 그의 내면은 그의 작업이 보여주듯이 주도한 열망과 지칠 줄 모르는 모색으로 차 있다는 것이다. 온화한 외부에 반해 내부는 용납 없는 정신의 강인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유연성이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강인한 반면에 항상 열린 사유의 여유로움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의 근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자기 세계에 대한 확신과 그것의 전개에 있어 부단한 변모의 여유를 곁들인다는 것은 자기가 완성한 세계에 안주하지 않고 자기 확신 속에서도 끊임없는 모색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변화 없음에서 변화를 모색한다는 것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Space 20191008 130 x 162cm oil on canvas 2019


 그의 근작은 지금까지의 작품의 반복이 아닌가 쉽게 생각할 수도 있으나 진행 속에서의 모색이 내밀하게 진행되었음을 간과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엄격함과 여유로움이 교직(交織)되는 과정은 쉽게 발견되지 않는 법이기도 하다. 
 그는 비교적 초기에서부터 기하학적인 패턴과 자유분방한 표현적인 내면을 대비시키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그로 인해서 일어나는 화면의 전개는 극적인 대립양상으로 인해 긴장에 넘치는 상황을 펼쳐 보였다. 어쩌면 이 같은 현상은 단순히 작가 개인의 상황에 직면한 순수한 반응형식이라고도 치부할 수 있으나 격변하는 시대의 상황에 대한 어떤 집단적 반응형식이라고도 할 수 있을 듯하다. 급속한 산업화와 근대화 과정, 인간이 이 급변하는 상황에 희생되어가는 처절한 실존의 자각은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자각의 시대적, 증인으로서의 의식이 아닐 수 없다. 현대미술을 시대를 외면한 자기탐닉이라고 비판하는 경향을 가끔 목격하는 터이다. 이는 도전과 변혁을 무기로 다져져 온 세대의 작가의식을 제대로 알지못한 섣부른 판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단지 변혁의 세대 작가들이 스스로를 시대의 증인이라고 주장하지 않을 뿐이다. 그렇게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유치한 짓인가. 그들이 보여주고 있는 작품, 그 작품에 대하는 작가의 태도가 이를 증명하고 있음에랴.

Space 20191007 130 x 162cm oil on canvas 2019



 흔히 이태현의 작품을 작위적인 것과 무작위의 길항(拮抗)과 융화라고 진단되고 있다. 의도와 우연, 기계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의 대립이 빚어내는 상황의 전개는 시각적 충일(充溢)을 쉽게 유도하고 있음을 지나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이 대립이 대립으로만 존재하지 않고 화해하는 분위기를 지향하려고도 함을 간과할 수 없을 것 같다. 극과 극은 대립이면서 때로는 합일의 장면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모순을 유도하고 극복하는 과정이야말로 어쩌면 인간 삶의 한 양상이자 세계 질서의 궁극의 장이 아닐까. 이 같은 진단은 작가의 내면세계가 어느 달관의 경지로 달려가고 있는 현상의 반영이 아닐까. 


Space 20171007 130 x 162cm oil on canvas 2017


 화면은 두 개의 장면으로 구획되는가 하면 하나의 평면 속에 겹쳐 전개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대체로 바탕은 마블링의 기법에 의한, 우연을 통한 예감의 기운이 화면을 뒤덮는가 하면 엄격한 기하학적인 띠들이 한 면을 차지하는 패턴이다. 이 같은 기본적인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의도적인 것과 자연적인 요소는 서로를 밀어내기보다 어떤 통일된 질서를 향한 의지를 강하게 반영하고 있음을 떨쳐버릴 수 없게 한다. 
 그가 중점적으로 사용하는 마블링 기법은 대단히 표현적인 내면을 지니면서도 엄격한 통제를 곁들인 것으로 이미 이 속엔 작위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이 융화를 이룬 상태라 할 수 있다. 안료와 물을 일정하게 혼합한 상태를 일순간에 떠내는 공정은 그것이 일반적인 마블링의 기법이면서도 또 한편 이태현만이 시도한 독자의 영역이기도 하다. 안료와 물의 작용이 일순간의 접착에 의해 떠 내지면서 예기치 않는 생성의 장을 만드는 것이다. 그것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생성되어지는 것이다. 작가의 개입과 물성의 자각적인 발현에서 이루어지는 세계이다.
 마블링은 프로터주 기법이나 데칼코마니 기법과 같이 초현실주의자들에 의해 빈번히 구사되었다. 일종의 자동기술의 방법으로 무의식 속에서 예기치 않는 형상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Space 2019100V4 130 x 130cm oil on canvas 2019

 
 이에 못지않게 그의 화면은 빛과 어둠이란 대립적 양상으로도 드러난다. 단순한 대립의 양상이라기보다 지상적인 것과 천상적인 것 즉 우주의 질서를 이 같은 대립항으로 구현하려고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음과 양으로 표상되는 동양적인 우주관의 기호체계들이 때로 명멸하는 것도 같은 상황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들이 대립의 양상으로 궁극화하는 것이 아니라 융화의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란 점이 부단히 암시되고 있다. 작가는 이 진행을 지켜보면서 우주의 질서와 인간실존을 자각하려는 겸허한 태도를 견지하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Space 20191001 130 x 162cm oil on canvas 2019






이 태 현

서원대학교 예술학부 미술학과 명예교수
서원대학교 예술대학장 역임
서원대학교 예술문화 연구소장 역임
일본 쿄토 세이카대학 연구교수 역임 (2003)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동문회장 역임 (초대)

1940 경북 예천읍 왕신동에서 태어남
1962 홍대 재학중 동기생인 최붕현, 석란희, 문복철, 김영자, 황일지 등과 <무>동인회를 결성, 국립도서관 화랑에서 창립전
1963 홍익대학교 미술학부 회화과 졸업


심사 및 운영 1989~2019
대한민국 미술대전 | 충청북도 미술대전
곰두리 미술대전 | 단원 미술대전 | 경기 미술대전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 역임

개인전
1980 제 1회 개인전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서울)
1984 제 2회 개인전 (관훈갤러리, 서울)
1989 제 3회 개인전 (백송화랑, 서울)
1991 제 4회 개인전 (금호미술관, 서울)
1995 제 5회 개인전 (종로갤러리, 서울)
1998 제 6회 개인전 (종로갤러리, 서울)
2000 제 7회 개인전 (조선화랑, 서울)
2001 제 8회 개인전 (청주 예술의 전당, 청주)
2003 제 9회 개인전 (긴자 주와갤러리, 도쿄)
2006 제 10회 개인전 (인사아트센터, 서울)
2006 제 11회 개인전 (신미술관, 청주)
2010 제 12회 개인전 (한원미술관, 서울)
2011 제 13회 개인전 (한가람미술관 MANIF, 서울)
2014 제 14회 개인전 (갤러리 그리다, 서울)
2019 제 15회 개인전 (조선일보미술관, 서울)

작품 소장처
삼성미술관 리움, 서울
홍익현대미술관, 서울
서귀포시립 기당미술관, 제주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박수근미술관, 양구
환기미술관, 서울
한원미술관, 서울



Space 20161003 130 x 162cm oil on canvas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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