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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복합문화공간에무 공모 선정작_김요인: 무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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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 제 목 제8회 복합문화공간에무 공모 선정작 전시 《무인전》 김요인
전 시 기 간 2019년 7월 11일(Thu) - 8월 17일(Sat)
관 람 시 간 오전 11시 - 오후 7시 *매주 월요일 정기휴관
전 시 장 소 복합문화공간에무 B2 갤러리
작가와의대화 2019년 7월 11일(Thu) 4pm
오프닝리셉션 2019년 7월 11일(Thu) 5pm


제8회 복합문화공간에무 전시(작가, 기획)공모에 선정된 김요인 작가의 《무인전》을 2019년 7월 11일부터 8월 17일까지 복합문화공간에무 갤러리에서 개최한다.

"가령 자연의 풍만한 에너지가 작지만 유일무이한 석류의 온몸에 닿아 그를 여물게 하고 그의 껍질을 터지게 함으로써 발레리를 유혹했다면 편의점에 진열된 과자들은 그것과는 관계 없는 문구와 이미지에 밀봉되어 일시적으로 우리의 미각을 자극하고, 그런 유린 때문에 언제든지 우리는 그 같은 복제품을 선택하도록 불려나간다. 또 발화자가 사라진 말과 사건들은 어떤 이의 감정에는 닿을 듯 말 듯 하게 투과되어 이상한 간지러움에 중독되게 하고, 또 어떤 이에게는 그대로 맺혀 혐오와 반감으로 사로잡아 버리는데, 그렇게 몇 음절의 인토네이션이 발현하는 형형색깔의 순간에 우리는 포박되어 거리에 펄럭인다.

《무인전》은 아직 고유함이 남아있는 이들을 선명하고 투명한 이미지 뒤의 까만 덩어리로, 자연의 기운이 미세하게 남아있는 흔적을 쫓아 사방으로 퍼지는 의식, 그리고 만성적 피곤함과 우둔한 근육으로 뭉쳐진 그림자들의 대립관계로써 묘사한다."

김요인 작가노트 중에서

socle ihabité, bombe de peinture sur socles, dimension variable, 2019


, 그리고 이미지의 음표들

욕망과 소외를 다루는 김요인 전시는 3악장으로 구성된 환상곡(fantasia) 같다. 욕망은 본디 타자의 욕망이고(라캉), 그(타자의 욕망)에 대한 환상이다. 소외는 타자의 욕망을 내 욕망으로 믿고 쫓을 때 동반되는 현상이다. 타자의 것이 자신의 욕망과 불일치가 일어나면서 불안, 결핍감으로 ‘나라는 존재’는 소멸한다. 전시 제목 ‘무인’(사람의 존재 없음)은 이런 현상에 대한 발언이다.

필자와 마찬가지로 작가는 환상(망상과 다른)을 애용하는 듯하다. 환상이 없으면 삶을 지속할 수 없다. 욕망덩어리인 인생을 살아갈 때 우리는 어디에서 나를 찾을 수 있을까? 뭔가 멋진 것을 꿈꾸지 않는다면 죽음 앞에 내놓은 결산서에 무엇이 남을까? 나는 존재하지 않았네,일 것이다. 그럼 누가 있었나? 나 대신에.

이미지만 작동하고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현실세계가 관람객 앞에 펼쳐진다. 이것은 한 치의 착오 없는 우리의 일상세계다. 경쾌하게 반짝이면서 상징을 빚어내는 형상/작품들은 마치 악보 상의 음표처럼 다양한 소리를 낸다. 다성음악(polyphony)의 아름다움을 빚어낸다. 물론 이 음들은 의미를 만들어내지만 그 의미는 실재를 지시하지 않고 상징에 머물 뿐이다. 그래서 가상의 세계이다. 작가는 가상 속에서 실재의 흔적을 남겨놓고서 ‘무인: 의미론이 아닌 존재론으로써의 인간 없음’의 스모킹 건을 암시한다.

그 흔적을 추적하는 당신. 당신은 어디에 있는가? 여기서 플라톤의 동굴 비유를 떠올려본다. 당신이 ‘그 동굴’속 노예와 자신을 일치시킨다면 그래서 동굴을 벗어나, 모형들의 그림자가 아닌 실재를 보려한다면 역설적으로 당신은 도착된(자유로워졌다고 착각한) 노예로 거듭난 것이다. 나의 욕망을 대타자-이데아-의 욕망에 종속시켜 ‘나’라는 존재를 소멸시켜버렸기 때문이다. 플라톤 동굴의 비유는 소비사회의 물신숭배를 정당화시키는 도착된 그러나 인습화된 도덕이고 선악과이다. 프로테스탄트 윤리가 자본주의 정신인 것처럼.

당신은 타인의 욕망이 빚어낸 이미지의 홍수 안에 있다. 거기서 빠져나와 실재를 만나는 길은, 바로 거기서 타인의 욕망과의 일체화를 거부하고, 바로 거기서 그 의미의 쇠사슬을 끊고, 바로 거기서 나의 ‘존재’를 향한 욕망을 창조하는 것만이 유일하다.

작가 김요인은 거기서 나오지 않는다. 나와서 존재를 찾는다는 생각을 거부한다. 하지만 거기서 욕망을 창조하려는 시도 대신, 타자의 욕망 속에 남겨진 존재의 흔적을 취급한다. 그 방식은 이렇다. 작가는 플라톤적인 그림자(이미지)론에서 빠져나와 아주 나른한 휴면상태로 있다. 빛을 즐기는 그릇, 좌대, 나뭇잎, 물방울, 치맛자락, 목주름, 그리고 사과를 쥔 거친 손처럼, let it be- 번역하면 무위자연이다.

그 흔적을 추적하는 당신은 전시된 작품 안에서 무위자연을 꿈꾼다. 무위하므로 인간이 빠진 자연들의 작용-반작용의 작동상태, 그 자연의 기계가 그 자체로 인공의 빛을 통해서 투영된다. 마치 자연의 정물이 빛을 받아 다양한 색을 발하듯, 무인좌대, 사과의 일식, 비스킷, 아뜰리에, 떨어지는 사과 들이 제각각의 음표로 소리 낸다.

그것은 의미와 환상과 존재의 다성음을 발화한다.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무인전》은 아직 고유함이 남아있는 이들을 선명하고 투명한 이미지 뒤의 까만 덩어리(다시 발견한, 나의 욕망의 덩어리일 수 있다 • 필자)로, 자연의 기운이 미세하게 남아있는 흔적을 쫓아 사방으로 퍼지는 의식(의미를 버리고 존재에로 지향 • 필자), 그리고 만성적 피곤함과 우둔한 근육으로 뭉쳐진 그림자들의 대립관계(나른한 휴면상태로 나의 욕망을 창조한다 • 필자)로써 묘사한다.”

김요인이 현실세계 밖의 초월적 위치에서 그림자/이미지를 다루고 있지 않는 점에서 《무인전》의 ‘무인’이 갖는 본질론적(플라톤적) 오해가 해소되는 것을 읽는다. 책들로 쌓아올린 다섯 기둥은 도그마(독단적인 신념 등)에 대해, 그리고 어릿광대의 옷을 해체해 만든 것 같은 깃발들은 물신(物神)의 성채를 향해 바보축제(<노트르담의 꼽추>에 나오는)를 벌이는 명랑한 설치물로 보인다.

글 / 김영종 (작가)

éclipse de pomme, pommes artificilles, dimension variable, 2019


일몰과 일출의 아련한 기운이 바토(Antoine Watteau)의 그림 전반에 조심스레 자리잡아 가면같은 웃음을 곧 지워버릴 듯하다.
《무인전》은 그동안의 회화 작업에 대한 개인적 반감에서 벗어나 물감으로써의 빛, 빛에 의한 형태를 탐구한다. 2018년 '리빙 인사이드' 전에서 일상적 사물, 특히 일회성 재료들의 파기(투기)나 재활용되는 과정으로 소진되는 현대인을 비유하고자 했던 시도들은 흥미롭게도 샤르댕(Jean Siméon Chardain)의 거의 휴면상태의 사물(사람)에 매료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샤르댕이 포박한 모든 기능과 활동을 잠들게 했던, 혹은 잠재적으로 활동하게 했던 빛은 현재의 사물(사람)에게 어떻게 다르게 작용하며 취급될 수 있을까.

빛에 의한 사물(사람)의 휴면상태가 무수한 가능성을 머금은 것에 반해 《무인전》에서 다루고자 하는 빛은 스크린과 LED 등으로 사물(사람)을 활성화시키는 대신 작용과 반작용의 행위를 반복하는 자동화 상태로 만들어 버린다.

가령 자연의 풍만한 에너지가 작지만 유일무이한 석류의 온몸에 닿아 그를 여물게 하고 그의 껍질을 터지게 함으로써 발레리를 유혹했다면 편의점에 진열된 과자들은 그것과는 관계없는 문구와 이미지에 밀봉되어 일시적으로 우리의 미각을 자극하고, 그런 유린 때문에 언제든지 우리는 그 같은 복제품을 선택하도록 불려나간다. 또 발화자가 사라진 말과 사건들은 어떤 이의 감정에는 닿을 듯 말 듯 하게 투과되어 이상한 간지러움에 중독되게 하고, 또 어떤 이에게는 그대로 맺혀 혐오와 반감으로 사로잡아 버리는데, 그렇게 몇 음절의 인토네이션이 발현하는 형형색깔의 순간에 우리는 포박되어 거리에 펄럭인다.

《무인전》은 아직 고유함이 남아있는 이들을 선명하고 투명한 이미지 뒤의 까만 덩어리로, 자연의 기운이 미세하게 남아있는 흔적을 쫓아 사방으로 퍼지는 의식, 그리고 만성적 피곤함과 우둔한 근육으로 뭉쳐진 그림자들의 대립관계로써 묘사한다.

김요인


biscuit, acrylique sur acrylique, moule en platre, 20x20cm, 2019


김 요 인 Kim Yeojin

학력
2016 포스트 디플롬, 파리국립고등미술학교
2015 국립고등조형예술학위(MA), 파리국립고등미술학교
2014 에밀리카 예술 대학 교환학생프로그램 이수, 벤쿠버, 캐나다
2013 3년 과정 디플롬, 파리국립고등미술학교
국립조형예술학위, (DNAP with honors), 샬롱미디어예술학교

개인전
2018 리빙 인사이드_Living Inside (ver. material 01), 아트스페이스 그로브, 서울
리빙 인사이드_Living Inside (ver. material 02), 스페이스 55, 서울
2017 각자가 그 진실을_A Chacun Sa vérité,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단체전
2018 Collection Croisière 2019(Nouvelle Collection Paris 기획) 라 빠나쎄, 몽펠리에, 프랑스
봄과 봄사이, 청부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17 제 3회 포트폴리오 박람회 선정작가전, 서울예술재단, 서울
제 4회 의정부예술의전당 신진작가 공모전, 의정부예술의전당, 의정부
낯선, 도착_Unfamiliar, Arrival,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Micro Salon 7, 갤러리 앙라싸블, 파리, 프랑스
TRAVAUX PUBLICS_공사, 갤러리 크루스 파리, 프랑스
2016 Une inconnue d’avance(가엘 샤르보 기획), 빌라 에메리지, 파리, 프랑스
프리 Keskar, Taupin 선정작 전시, 꺕 쌍뚜앙, 쌍뚜앙, 프랑스
100 Dessins 국경없는예술공간, 파리, 프랑스
새 것_LA NOUVELLE CHOSES 국경없는예술공간, 파리, 프랑스

레지던시
2017-2018 청주미술 창작스튜디오

수상 및 선정
2018 서울문화재단 최초예술지원 선정
2017 제 4회 의정부예술의 전당 신진작가상 대상
2016 프랑스문화원 외부 전시지원 작가 선정
갤러리크루스 파리 전시공간지원 작가 선정
제 3회 에메리지재단 신진작가 선정


craqcraq, pellicule photo sur lampes, 100x100cm, 2019



기 획 복합문화공간에무 기획위원회
진 행 임수미 큐레이터, 황무늬 인턴 큐레이터
주최/주관 복합문화공간에무
후 원 한국메세나협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바다출판사, 사계절출판사, AGI society


la moindre chose, peinture sur caison lumineux, 230x120, 2019


pomme tombée, pommes artificielles, fusain sur canvas, dimension variable,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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