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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 예술지상 역대 선정작가전: 회화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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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시 명:  회화의 시간_종근당 예술지상 역대 선정작가전
□ 기    간:  2019.05.03.(금) - 05.12.(일)
□ 시    간:  10:30 – 19:00
□ 입 장 료:  무료
□ 장    소: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전관
□ 문    의:  아트스페이스 휴 031-955-1595, 010-3211-0624
□ 주    최:  (사)한국메세나협회
□ 주    관:  아트스페이스 휴
□ 후    원:  종근당

종근당 예술지상은 (사)한국메세나협회, 종근당, 아트스페이스 휴가 매칭한 프로젝트로 유망 회화 작가 지원을 위해 2012년에 시작하여 올해로 8년째를 맞이하였다. 본 기획전 <회화의 시간>은 종근당 예술지상 선정 작가가 8년째 24명이 된 시점에서 1회부터 5회까지 15명의 신작을 살펴보고자 마련되었다. 이는 선정 작가의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에 의미를 두고 그간의 작업의 변화와 최근의 회화 경향에 주목하고자 한다.

전시는 1회부터 5회까지의 작가 윤상윤 이우창 이혜인(1회/2012), 류노아 심우현 안두진(2회/2013), 김효숙 박승예 이만나(3회/2014), 안경수 이채영 장재민(4회/2015), 김수연 박광수 위영일(5회/2016)등 15명의 작품들로 전시가 구성되며 6회부터 8회까지의 작가 유창창 전현선 최선(6회/2017), 김창영 서민정 서원미(7회/2018) 양유연 유현경 이제(8회/2019)의 근작들로 특별존을 마련하였다.

매년 수많은 신진작가들이 배출되고 있지만 이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은 미흡한 상황이고, 해마다 유망작가 중에 미술계의 중심에 진입하는 경우도 드문 것이 현실이다. 종근당 예술지상은 이미 가능성을 인정받은 작가들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2차 지원 프로그램이며,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주)종근당은 1941년 창립 이래 국내 제약문화를 선도하며 사회공헌 측면에서도 업계의 모범을 보여왔다. 특히 문화예술 후원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2011년부터는 투병 중인 환자와 가족들을 위해 전국 주요병원에서 찾아가는 오페라 공연을 지속해왔다. 또한 종근당 예술지상을 통해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이며 지속적인 후원으로 우리 미술계를 이끌어나갈 중추적인 커뮤니티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 전시서문(요약)

회화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우리는 그림을 통해 어떤 영감을 받고 성찰하는 사건과 조우할 수 있다. 상처로 고통받는 현실을 잊고 영혼을 치유하기 위한 수단으로 회화에 몰입하기도 한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연합국을 승리로 이끈 영국의 수상 처칠은 그림에 몰두했다. 함께 싸웠던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에게도 그림그리기를 종용했다. 마음에 깊게 새겨진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그림그리기 만한 것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영미권에서는 그림그리기 열풍이 불었다. 세계적으로 동시에 확산된 회화의 대중화였다. 20세기 들어 1, 2차세계대전을 겪은 서구사회에서 영국의 프란시스 베이컨이나 루시안 프로이드의 인물화나 독일의 게오르그 그로츠와 오토 딕스의 인물화, 장 포트리에, 장 뒤뷔페, 미셀 타피에와 같은 앵포르멜 작가들의 작품이 깊은 울림과 공감을 얻은 이유이다. 

작가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회화 자체의 어려움이기도 하지만 작가가 붙들고 있는 화두, 그 화두의 난해성 때문이다. 그리는 행위는 무언가 절실한 해답이 필요한 문제를 만났을 때이다. 넓고 깊은 교양과 지식은 붓질 하나 가르쳐주지 않는다. 작가는 점점 더 어려운 문제를 향해 날아간다.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난제와의 투쟁과 갈등은 재료들, 선과 면, 색과 붓질로 형상화 된다. 형상화의 과제는 작가들이 당면한 현실이자 일종의 출구이기도 하다. 문제를 그냥 놓아버리면 되지만 그렇게 되지 않으니 난제이고 딜레마이다. 누구도 작가에게 가르쳐 주지 않는다. 작가는 강한 의지를 갖고 스스로의 눈과 손과 감정과 노동만으로 그려나가야 한다. 그러므로 한 작가가 마무리한 이미지는 경이로운 것이다.

현대 회화 분야의 많은 작가들이 존재와 실존의 문제, 자아와 정체성의 문제, 주체와 타자의 문제 등을 전통적인 조형의 어법을 벗어나 보다 형이상학적인 차원으로 접근한다. 이미지는 이러한 존재와 부재 사이의 긴장이 드러나는 표면이다. 현대 회화는 조형의 마술적 경이나 심미적 쾌락을 주는 시대를 해체한지 오래 되었다. 한 작가의 예술활동과 그 결과물은 거의 개인의 독자적 신앙, 제의적 특성을 지니게 된다. 합리적 분석과 상대적 평가란 무의미해진다. 더 이상 어느 작가의 이미지가 더 우수하다거나 더 심오하다는 식의 감상과 평가의 시대는 역사가 되어버렸다. 조형의 경험에서 실존의 경험으로 나아가버렸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많은 작가들과 작품들을 비교하고 평가하는 과거의 관습을 버리지 못한 채 엉거주춤 서있다. 과거와 현재의 회화는 겉모습은 닮았으나 그 본질은 완전히 변화되어버렸다는 것을 알지만 우리의 감각과 감성은 매우 불규칙하게 앞서가거나 아니면 뒤로 물러난다. 진보와 퇴보가 복합적으로 뒤섞인 잡탕 속에서 이들이 집중하는 이미지를 만나는 것이다. 현실은 이질적인 힘과 흐름이 끝없이 충돌하고 섞이는 세계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회화는 스스로 그 내부 또는 그 중심으로부터 해체되고 완전히 과거의 일체를 일소하지 않으면 새로운 세계로 도약하기란 요원하다. 작가는 그 과정을 관통하며 인간의 감정, 개인의 생동하는 감정의 변화를 기록하고, 재현하고 표현한다. 현실을 재현하는 과정에 작가는 자신의 이념과 성찰과 감각과 감정이 분해되고 융합되는 과정을 무수히 겪으며 조금씩 형성된 이미지를 기록한다. 이러한 기록은 단순히 표현이라거나 일루젼이라는 관념으로 머물지 않는다. 어떤 진실과 지혜로 도약한다. 감각적인 것이 궁극엔 개념적인 것과 만나고 가장 개념적인 것이 결국엔 감각과 조우하는 것이다.  

김노암 | 아트스페이스 휴 대표



윤상윤 Stardust oil on canvas 116×91cm 2019

윤상윤 작가의 작업은 주로 초현실적 환경을 배경으로 사람들 간의 위계성, 집단과 집단, 소통과 힘의 관계를 드러내는데 집중했다. 이미지는 마치 연극 무대처럼 사람들이 다양한 형태와 조건 속에 배치되어 작가가 성장과정에 경험했던 사적 체험과 사회생활 속에서 경험한 다양한 형태와 세기로 작동하는 사람들 간의 관계를 환상적 분위기로 재구성해왔다. 주로 사적 세계와 공적 세계가 기묘하게 융합하는 연작으로 제작해왔는데, 이는 사건과 이야기가 다시 현대미술의 영역으로 돌아오는 시대의 이미지를 반영한다. 하나의 선적 구성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도 아니고 여러 방향으로 열려있는 다소 모호한 또는 은유적인 이야기 구성을 지니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인물과 사건이 현대미술의 회화의 주요 주제로 복귀하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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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시네 케라(Sine cera)> 갤러리조선, 2016 <Bring It On Home To Me> 아트스페이스 휴, 2015 <Elysion> 윤아르떼, 2014 <Mobius> 표갤러리사우스, 2013 <Right & Left> 갤러리조선, 2012 <물의감각> 표갤러리사우스, <The body marks on territory> 텔레비전 12 외 개인전 다수 현재 휴+네트워크 창작스튜디오 입주 중




이우창, 얼굴5, oil on canvas, 162×97cm, 2011

이우창의 작업은 가장 고독한 단독자로 존재하는 자아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다. 치밀한 재현성과 표현력에도 불구하고 노골적인 조형적 기교나 과장이 등장하지 않는다. 자화상 시리즈와 거주하고 그림을 그렸던 작업실, 작가의 삶과 일상을 구성했던 공간과 사물, 관계들을 차분하고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의 회화는 평범한 사물과 인물이 적절한 수준의 사실성이 공감을 이끌어내는 이미지들이다. 작가는 이른 나이에 자신의 세계를 만들고 사라져버렸다. 화가로서 창작의 열정으로 이어가려했으나 혈액암을 겪으며 꺽여버린 것이다. 더 이상 새로운 작업이 생산되지 않는 멈춰버린 창조기계. 이미 세상을 등진 젊었던 화가의 남겨진 작품들은 한 예술가의 유품이자 동시에 영원성을 지향하나 마침내 도달하지 못하는 현대미술의 어떤 숙명 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 화가가 그림을 멈추지 않는 것은 일상에 거주하지만 탈속을 반복하는 과정이다. 그의 이미지는 마음을 움직이는 사물들, 그 사물들의 표면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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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품 Breast> 신한갤러리, <품 Breast> 브레인 팩토리, 2010 <874> Art Factory 개인전 참여 외, 2010 <드로잉팜> 그 문화 갤러리, 2007 <종이 위 팥빙수> grau gallery 단체전 참여





이혜인, Sync_01, oil and acrylic on canvas, inkjet print, felt etc, 200×195cm, 2018

이혜인의 작업은 현대 회화가 지향하고 있는 전통적인 회화의 창작과 소통의 관습에 대한 반성적 사유와 감각적 표현의 융합을 떠올린다. 작가는 창작조건을 구조하는 시간과 공간, 창작방법과 재료,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의 방식 등 전반적인 현대회화의 조건들을 사유하고 표현하며 새로운 차원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영상시대의 인식과 경험, 설치 또는 환경의 문제 등이 작가의 창작과정에 포함된다. 작가에게 회화 이미지란 이 모든 과정들을 가로지르며 남겨진 흔적, 일종의 작가의 정신 속에 펼쳐지는 일상과 비일상의 혼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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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Sync> 신도문화공간, 2016 <Golden Tree Company> 갤러리 기체, 2015 <완벽한 날들> 두산갤러리, 2014 <두번째 삶> 복합문화공간 반쥴, 2013 <완벽한 날들> 대구미술관, <Sketch Book> 쿤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 2011 <네뺨에 석양> 브레인팩토리, 2010 <빈 주소_경의선 능곡역 앞 들녘> UNC갤러리, 2008 <비정한 세계_Insentient Nature> 표갤러리, 2007 <Upon The Roof_지붕 위에 서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갤러리 우석홀 외 





류노아, Silent Night, oil on canvas, 90×120cm, 2019

류노아 작가는 자신이 마치 기계가 세상을 바라보고 창작하는 것처럼 창작하기를 상상한다. 하나의 기계처럼 변한 자신을 생각하는 상상의 영역으로 화가로서의 정체성을 자신의 정체성을 재구성한다. 이러한 작가의 태도 또는 인식의 방식은 전통적인 세계관과 인간관에 대한 예술적 농담이나 비판적 제스처로 보인다. 우리는 인류의 역사가 사람을 정치와 경제의 수단이나 재료로 다루려는 끊임없는 시도를 목격한다. 그리고 그러한 시도는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작가의 작업은 마치 20세기 전후의 벽화작업을 떠올리는 공장, 건설, 폭력, 고통, 집단적 행동 등 정치경제사회를 바라보는 예술의 시선을 예시한다. 세계화라는 미명으로 소득격차가 커지고 사회가 보수화되는 현실의 풍경화처럼 보인다. 형식적으로는 초현실주의 전통을 계승한 듯, 관련 없는 이미지, 사건들이 한 장면으로 꼴라주 된다. 사람들은 기계나 로봇처럼 변해버린 인간의 모습, 거칠고 불편하고 불안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거대한 자연과 사회, 그리고 인간의 욕망이 태풍이나 해일처럼 지나가버린 또는 곧 닥쳐올 것 같은 불길한 그림자가 짙게 깔려있다. 현실의 그늘, 고통과 갈등과 폭력의 그림자에 삼켜버린 삶을 담고 있다. 인간의 현실은 결코 안전하고 평안하지 않은 채 내동댕이쳐진다. 사람들의 포즈와 표정, 그들이 있는 장소와 환경은 결코 유쾌하거나 풍요롭지 않다. 류노아의 세계는 냉소적인 리얼리즘과 현실비평으로 가득 차 있다. 경제와 정치가 작동하는 현실에서 인간은 부속품처럼 도구화된다. 그러나 그런 현실을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인간은 사유하고 성찰하며 존재한다. 비평적 존재로서 인간은 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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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2013 <Half Holiday> 살롱드에이치, 2010 <쿠피디타스> 브레인팩토리 외, 2014 <Korea Tomorrow> 예술의 전당, 2012 <Hello, Stranger> 주시드니 한국 문화원, <판타즈마 코리아> 난지 갤러리, 2007 <이미지채집전> 대안공간 미끌 등





심우현, Last Night Dream, oil on linen, 103×120cm, 2018

심우현 작가의 그림은 익숙한 꽃과 잡초와 나무와 숲과 산등성이 미로처럼 얽혀있다. 그녀의 이미지는 자연의 풍경을 닮아 있다. 몽환적 상태의 주춤거리며 이중삼중으로 겹치는 자연의 식물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드로잉과 채색으로 오밀조밀 채워진 화면은 거대한 숲이자 미로를 닮은 벽화처럼 있다. 숲은 정오의 시간, 몽상에 빠져 시간을 길게 늘려 놓고 있다. 몽상하는 것은 문득 떠오르지만 어김없이 망각하는 장소와 시간으로 몰아세운다. 심우현의 드로잉은 결코 개별적이며 특수한 경험의 혼돈 상태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경험들의 뒤섞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동시에 진행하는 재현의 운동이다. 모호하면서 규정할 수 없는 이미지들의 겹침과 혼선이 사람의 깊은 내면의 운동을 은유하기 때문이다. 드로잉은 그 자체로 운동하는 은유가 된다. 그녀의 드로잉은 현실의 그림자나 환영처럼 암시적이다. 드로잉은 사건과 물질을 꿈과 초현실로 변화시킨다. 그것은 선명한 정신이 꿈꾸는 것처럼 불가능한 구조와 흐름으로 구성된 환상을 보여준다. 간명하고 명료한 형식으로서 드로잉은 거대한 벽화를 위한 방법으로 활용된다. 내밀한 감각과 정서의 변화를 기록하고 표상하는 것으로서 인간, 자연, 자아 뭐가 되었든지 그녀에게 드로잉은 기념비적 장치가 되어버린다. 화가의 그림을 통해 사람들은 숲과 자연의 생명력이 우리의 거주지 주위에 여전히 살아있음을 느낀다. 화가의 숲은 인류가 나무에서 내려와 완전한 균형과 조화의 자연에서 벗어나 인간의 문명과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망각하였던 장소를 떠올린다. 숲은 자기 존재의 출발지였던 고향 또는 원형의 장소의 알레고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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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Enchanting Forest> 리안 갤러리, 2014 <Eros-scape 에로스 정경> 아트스페이스 휴, <Eros-scape 에로스 정경> 스페이스15번지, 2011 <The Story Ends in the Same Place Where the Story Begins> The Art Loft, 2010 <Transformative Realms> NEXT, Merchandise Mart 개인전 참여, 시카고 2013 <종근당 예술지상> 수상





안두진, 닮은 것과 닮은 꼴 Twins of nature and figures, oil and acrylic on canvas, 140×300cm, 2016

안두진 작가는 오랫동안 붉은 비현실적 또는 초현실적 세계의 풍경을 묘사해 왔다. 작가의 이미지는 주로 미술관의 기원과 관련해 상상해 온 신화와 제의의 장소, 인류의 숙명과 관련한 비극과 숭고가 뒤얽힌 장소, 현대인의 일상을 무겁게 내리누르는 장소들이다. 세상은 마치 붉은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불길한 풍경이다. 지구가 아닌 외계의 풍경, 우리가 사는 차원이 아닌 세계를 재현하는 것처럼 보인다. 천둥번개가 치고 돌개바람이 불 것 같은 불길한 조짐이 화면 전체를 감싼다. 최후의 전쟁을 앞두고 나의 운명을 심판할 시간이 곧 당도할 것처럼. 작가의 대표 이미지는 거대한 화면에서 점점 작은 화면으로 이동하면서 동시에 큰 바위가 점점 깎여나가 마침내 아주 작은 돌멩이로 변하는 과정을 표현하고 있는 특유의 비현실적 풍경이다. 세상은 온갖 소동과 혼잡으로 정신없이 돌아가도 바위는 묵묵히 제자리에 뿌리내리고 있다. 변하는 것은 시간과 바라보는 자이다. 바위의 시각에서 보는 세상은 결코 불길하지도 불편하지도 않다. 바위의 현실은 영원성, 항구성 속에 있다. 그것은 영겁의 시간과 찰나의 시간이 동시에 가능한 초현실의 세계이다. 화가가 꿈꾸는 이미지는 어떤 현실의 조건과 구조 속에 결합해 있어도 기본적으로 현실과 동일하지 않다. 현실과 거의 일치할 정도로 닮음 꼴일지라도 꿈은 현실이 아니다. 현실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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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트레이트 아트 라운지-안두진> 무역센터 트레이트 타워, 2016 <그런그림 planning & selfing> 이화익 갤러리, 2014 <어떤 돌> 조현 갤러리, 2013 <오르트 구름> 이화익 갤러리, 2012 <림보에서의 아침> 스페이스 캔, 2011 <충돌의 언어: The Fault Lines> 송은 아트스페이스, 2009 <Z이야기-History of Izzard> 카이스 갤러리, 2008 <마콤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파티> 사루비아 다방 외 다수의 개인전 





김효숙, 파란 방-밖, oil and acrylic on canvas, 227×543cm, 2016~2018

김효숙 작가는 분열하고 해체되는 현실을 체험하고 재현하고 있다. 어린 시절의 빈번하게 반복되던 이사의 경험과 화가로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여러 도시의 레지던시 경험을 통해 바뀌는 거주공간의 구조와 풍경의 탓이리라. 이는 세상의 변화를 바라보는 작가의 고유한 시각을 형성하는 기원이 되는데, 그녀에게 환경변화란 결국 닮은 듯 조금씩 편차를 지닌 삶의 변화이다. 변화를 담은 이미지는 도시와 현실의 구조가 분열하고 재조합(융합)되는 날카롭게 파편화되는 세계의 유기적 운동으로 나타난다. 작가의 하루하루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재현된 이미지를 수집하는 시간으로 채워진다. 사방으로 복잡하게 풀어헤쳐진 세계의 조각을 주워 모은다. 이렇게 수집된 이미지들은 작가 자신의 위상학이 된다. 수집된 이미지들은 절개되고 접착되고 교직하면서 작가 개인의 시공간이자 공통의 경험의 시공간을 구성한다. 대부분 100호 이상의 화면에 빽빽하게 세계의 구조가 뒤틀리고 꼬이고 복잡하게 조직되어 있다. 초기 컴퓨터그래픽을 연상케 하는 대상의 분할과 조합이 어떤 알고리즘을 따라 진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모든 것이 두 손에 쥐어져 있는 레고블록처럼 그러나 결코 아름답거나 부드럽지 않은 삶의 조각들을 맞춰나가야 할 것 같기도 하다. 그물망처럼 세계로 확장되며 자기 복제하는 도시는 누군가에게 불길한 미로처럼 보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보물을 안겨줄 궁전(迷宮)으로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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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파란 방> 갤러리 마크, 2014 <꿈의 도시> 관훈갤러리, 2011 <부유하는 나의 도시Ⅱ> OCI미술관 개인전 참여, 2014 <제3회 종근당 예술지상>, 2010 <제1회 송암문화재단 OCI미술관 신진작가>, <제10회 송은미술대전>, <제32회 중앙미술대전> 수상






박승예, flying object of the andromeda, pen on paper, 110×80cm, 2015

박승예 작가는 지난 시기 펜드로잉으로 제작한 기괴하게 변형된 자화상 또는 인간의 초상인 ‘몬스터’연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작가는 드로잉(그림을 그린다는 행위)을 “노동이라기보다는 좀 삭신이 쑤시는 유희 같다.(박승예 작업노트)'고 말하는데, 그 유희는 매순간 ‘우리는 행복한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고 또 끊임없이 그 질문으로 회귀한다. 그 질문은 개인의 질문이자 동시에 매우 보편적인 질문이다. 난해하고 광범위한 주제를 다뤄야하는 이 질문은 인류사 전체를 아우르는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 마치 산해경속 듣도 보도 못한 존재들처럼 행복은 무한히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작가는 이미지와 관념으로 도피하지 않고 어떤 ‘존재들’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말을 건다. 몬스터는 얼굴과 손과 다리와 몸통이 결합된 혼돈의 형상이다. 이 형상은 구조와 질서, 상식과 합리의 세계를 방문한 예기치 않은 정체불명의 방문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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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팀 프로젝트 : 광주 대단지 사건 아카이브> 신흥공공예술창작소, <백만번 산 괴물> 상업화랑, 2015 <그것은 인간에 대한 나의 마지막 구애였습니다> 스페이스캔+오래된 집, 2014 <No Longer Human 2014> 영은미술관, 2012 <괴물전: fearless creation> 갤러리 압생트, 2011 <괴물전:유동하는 공포> 신한갤러리, 2010 <괴물전:No Longer Human 인간실격> 관훈갤러리, 2009 <괴물전:2009> 우림갤러리, 2008 <내안의 괴물, 내밖의 괴물>, 스페이스 봄, 2003 World Fine Art Gallery, 뉴욕 개인전 외 다수





이만나, 벽17-1, oil on canvas, 130.3×194cm, 2016-17

이만나 작가의 이미지는 집요하고 촘촘하게 조직된 일상이다. 매순간의 삶이 사라져버리는 일상은 지루함과 가벼운 존재감을 벗어나 무겁고 단단한 이미지로 조직된다. 역동성을 극도로 집약해나가 마침내 담담한 채색과 음영의 미세한 변화로 만들어진 이미지가 출현한다. 작가의 긴 독백을 보자. “어느 순간 예측할 수 없는 어떤 시간과 장소에서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아득해지는 어떤 막연한 감동을 느낀다. 확실히 규정할 수 없는 그런 감각 속에서 그 현기증 나는 모서리 위에 스스로를 지탱하기 위해 나는 일상의 보법을 유지하면서 비일상과의 접경을 아슬히 걷는다....이제 초월적인 것은 완전히 사물 안으로 들어와 있다. 나는 사실을 그리면서 그 사실이 가리고 있는 부분을 드러내기를 바란다. 그러나 들여다볼수록 사물의 이면은, 세계의 배후는 사실로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느낌으로만 거기에 있다. 초월적인 것은 이미 내 안에 있음을 깨닫는다. 이제 그려내야 할 것은 사물 안에 있고, 그것의 표현은 나의 내부로부터 나온다.(이만나 작업노트)” 작가는 일상에서 망각되어 존재감과 의미가 최소화하는 것들을 쌓아 놓으려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런 과정은 자기 존재를 긍정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실존적 가치, 자기 존재의 의미를 자기 내면에서 모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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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Facade> 통인 옥션갤러리, 2014 <눈 밤> 이유진갤러리, 2012 <Reflection-영은아티스트릴레이전> 영은미술관 제4전시장, 2011 <벽> 갤러리고도, 2010 <깊이있는 표면> 브레인팩토리, 2009 <Heterotopia-Meisterschuler2009> Studio Building40/307 of HBK, 2004 <always-already-there> 갤러리피쉬 개인전 참여, 2014 <제3회 종근당 예술지상> 수상





안경수, 전갈 message, acrylic on canvas, 72.7×72.7cm, 2018

안경수 작가의 작업은 물감을 뿌리고 흘리며 덜 마른 채색 위에 붓질을 쓸어내는 흔적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격렬한 작업의 과정은 공사 현장이나 도시 근교나 퇴락한 70, 80년대 건물들과 골목의 풍경이다. 그림이 그려지는 이차원의 표면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고 이리저리 튄 물감들은 사람들의 욕망과 상처의 깊은 혼란을 기록한다. 작가는 사생과 사진, 영상 등 다양한 과정과 매개과정을 통해 작품을 제작한다. 장소성에 대한 다양한 관찰과 기록과 개입을 통해 현장성과 시간성이라는 전통적인 회화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이다. 제작기간 동안 반복해서 같은 장소를 방문하고 관찰한다. 그의 작업은 최초의 인상과 이후 반복된 방문으로 생기는 시간의 차이와 변화하며 중첩되는 인상들, 그리고 다양한 기록장치를 사용해 한 순간의 형상화된 이미지로 구성된다. 하나의 이미지는 적어도 세 가지 차원 이상의 복수성을 담는다. 그에게 세상은 한번에 기록되고 표현되는 단수성의 세계가 아니다. 인간의 시각경험과 이해의 한계를 훌쩍 넘어서는 복잡성의 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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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비문증> 상업화랑, 2017 <막> 트라이엄프 갤러리, 2016 <막> 갤러리 조선, 2015 <가는 길> mmmg, 2014 <온 그라운드> 갤러리현대, 2013 <온 그라운드> project space MO, 2012 <바리케이트> ccuullpool, 2010 <아일랜드> GALLERY b’ONE, 2008 <그린 마운틴> 브레인 팩토리, 2006 <플레이룸> 갤러리 꽃 개인전 외 다수 2012 SeMA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 서울시립미술관, 2010 제32회 중앙미술대전 우수상, 2007 제7회 송은미술대상전 장려상 수상





이채영, 섬, 한지에 먹, 130×162cm, 2016

이채영 작가의 풍경에는 수평의 구조가 강조되는 건물이나 벽과 나무와 덤불과 낮은 높이에서 조망하는 저수지나 늪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그녀의 작품들은 마치 식물학자의 식물도감처럼 풀과 나무, 나뭇잎 하나하나를 일일이 채집하듯 기록한다. 감정을 절제한 상태에서 작업한다. 가능한 채색을 단조롭게 하거나 완전히 제거한 모노크롬의 채도와 대상의 정교한 관찰과 기록으로 채워진다. 그리지 않은 여백마저 미세하게 붓질로 가득찬 것처럼 느껴진다. 늪이나 저수지, 황량한 벌판 위나 도시 외각에 띄엄띄엄 자리한 오래된 창고들, 공사장을 가린 임시 방벽과 잡초들이 조감된다. 오래되고 퇴락한 시멘트벽과 습기에 침식되어 썩고 있는 벽, 잡초들, 방치된 장소의 전형성을 담고 있다. 그녀의 작업은 개별적으로 분해되어 고립된 일상을 담고 있다. 일상은 사물화되고 파편화된 풍경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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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Dim day> 자하미술관, 2015 <The moment> 포스코미술관, 2014 <Between the scenery> 복합문화공간 에무, 2011 <공허한 심연>, 갤러리 도올, 2009 <서울의 밤> 신한갤러리 개인전 외 다수, 2016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대상, 2015 제4회 에트로 미술대상 금상






장재민, 빈집(Vacant House), oil on canvas, 200×160cm, 2018

장재민은 오랫동안 낚시터의 풍경을 담아왔다. 낚시란 여가활동이자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을 깊이 사유하는 활동이기도 하다. 이후 낚시터의 풍경은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는 거대한 풍경으로 변한다. 빛도 거의 없는 검고 축축한 세계이다. 숲은 그 속으로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점점 더 견고한 공간으로 변한다. 사람의 마음과 욕망의 문제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처럼 차단된다.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밀림처럼 들어가면 사로잡히는 미로의 이미지이다. 밀림의 삶은 취미의 세계가 아니다. 생존의 경험과 그 파편들, 기억의 꼴라주로 조직된 세계이다. 이 세계에서 필요한 것은 절박한 생존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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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길의 끝> PNC갤러리, <아.무.일.도> A-Lounge갤러리, 2016 <Floating Container> 오픈스페이스 배, <비린 곳-Fishy Scene> 금호미술관, 2015 <이중의 불구> 포스코미술관, 2014 <시간을 잃어버린 풍경>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개인전 외 다수 2015 제4회 종근당 예술지상 선정, 2014 제36회 중앙미술대전 선정





김수연, PP8, oil on canvas, 60×60cm, 2019

김수연 작가의 작업은 실재를 모방한 또는 차용한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꼴라주해 사물의 이미지들로 재구성되어 연출된다. 거대한 기구가 공기 빠진 풍선처럼 비틀린 채 납작해지고 대리석 조각들이 구겨진 사진조각들로 변한다. 종이에 인쇄된 촛불이 패티시즘을 연상시키는 손과 신체들과 함께 풍경을 만든다. 이미지들은 오늘날 우리의 내면 깊이 자리한 속물성을 담은 대상으로 해체된 사람들과 사물들이 사라지고 남은 유령(이미지)들의 풍경이 펼쳐진다. 시간이 정지한 한 순간을 얇은 이미지의 면들, 조각들이 이리저리 결합되어 있다. 출판물에서 차용한 다양한 사진이미지들이 변형되고 본래 이미지들이 풍기던 아우라가 사라진 채 부정확하고 느슨하게 연결되어 중첩된 부조(浮彫)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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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WHITE SHADOWS> SH ART PROJECT, 2018 <SPRING PAINTING> 갤러리2,      <SQUARE> 구호 한남 플래그쉽 스토어, 2016 <ENCYCLOPEDIA_Vol.1 Early efforts of ballooning> ando fine art, 2015 <Ghost-cast> 갤러리2, 2014 <Greenhouse> 갤러리현대 윈도우갤러리, 2013 <Shadow Box> 갤러리2 외 다수





박광수, 검은 숲속, acrylic on canvas, 162.2×130.3cm, 2018

박광수가 재현하는 세계는 무채색의 세계이며 가을과 초겨울 사이에 명멸하는 시간을 포착하려는 듯하다. 그의 ‘검은 숲’과 ‘부스러진’ 시리즈는 작가의 마음에 엄습하는 불길한 전조, 불분명한 사건의 그림자를 형상화하고 있다. 작가가 제시하는 것은 정지된 구체적인 존재로서의 대상이 아니라 대상이 오기 전 예측되는 어떤 조짐 또는 이미 지나가버린 뒤 남겨진 흔적 등을 재현하려는 것이다. 사물이 아니라 사건을 둘러싼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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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흩날리는> 두산갤러리 뉴욕, 2017 <부스러진> 두산갤러리, 2016 <좀 더 어두운 숲> 금호미술관, 2015 <검은 바람 모닥불 그리고 북소리> 신한갤러리, 2014 <Walking in the Dark> 갤러리 쿤스트독, 2012 <Man on pillow> 인사미술공간, 2011 <2001: A SPACE COLONY> 갤러리 비원 개인전 외 다수





위영일, Embed-landscape 5, spray, pen, oil, acrylic, silkscreen, poly putty on panel, 120×180cm, 2019

위영일의 작업은 회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작가와 관객의 관계를 역전시키는 과정을 전통적인 회화의 양식에 독특하게 결합시킨다. 조형적으로는 전통적인 회화의 재현 방식을 따르지만, 회화를 닮았으나 결코 회화가 아닌 개념의 운동 또는 개념의 유희를 제시하고 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전통적인 미술의 가치, 미술관 제도, 창작과 감상의 관습을 비판한다. 관객은 작가와 동일한 선상에서 함께 주사위를 굴리고 작품의 키워드 또는 소재나 이미지를 선택한다. 기이한 주문자 생산방식으로 생산되는 이미지를 통해 작가는 마치 공장의 노동자 또는 이미지를 만드는 기계처럼 설정된다. 전통적인 화가의 정체성과 자아를 붕괴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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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공간 속에서 콤포지션을 하다> 스페이스xx, 2016 <Layer> 살롱아터테인, <數를  읽다> 인천아트플랫폼, 2015 <Anonymous-Colors> 금천예술공장, 2013 <Who knows?!> 갤러리 비원, 2012 <Guinness Desire> 카이스갤러리, 2009 <Planet wee012 All-Star> 인사아트센터, <주체로의 욕망> Void Gallery, 2007 <그들만의 리그 II, III> 노암갤러리, <그들만의 리그 I> Espacej Gallery 개인전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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