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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세션 Obsession

  • 전시분류

    단체

  • 전시기간

    2018-12-19 ~ 2019-02-03

  • 참여작가

    권자연, 김도균, 김수영, 이배경, 이소영, 홍범

  • 전시 장소

    아르코미술관

  • 유/무료

    무료

  • 문의처

    02-760-4617

  • 홈페이지

    http://www.arkoartcenter.or.kr

  •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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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는 2018년 시각예술창작산실 지원전시 《옵세션 (Obsession)》을 2018년 12월 19일부터 2019년 2월 3일까지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제1전시실에서 개최한다. 

□ 《옵세션》은 작가 권자연, 김도균, 김수영, 이배경, 이소영, 홍범과 큐레이터 이성휘가 2018년 한 해 동안 공유했던 시간 속에서 가진 대화와 침묵, 호기심과 관조, 그리고 이를 아우른 강박에서 나온 결과를 보여주는 전시다. 

□ 이 전시는 전시라는 행위와 메시지에 대한 창작자들의 번민과 정신적 강박을 여섯 개의 미로를 통해 접근한다: 1) 화재를 진압하는 헬기, 2) 사막의 시몬, 3) 8과 1/2, 4) 중력의 무지개, 5) 라우센버그의 리볼버, 6) 김정미의 ‘간다고 하지 마오’. 이 여섯 개의 미로는 참여자들의 창작의 기원을 1969라는 상징적인 수로 시작하여 장소와 시대에 대한 개인의 사유를 펼치는 수단이기도 하며, 전시라는 행위에서 큐레이터가 작가들의 플레이를 관조 또는 매개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주제나 구조에서 적극적으로 간섭하는 장치로써 고안된 것이다.

□ 일곱 명은 2017년 세운상가 내 공간 4트ㄱ004에서 개인전 릴레이를 진행하게 되면서 처음 모였다. 당시 작가들은 반년 동안 차례로 바통을 주고받으며 여섯 번의 개인전 릴레이를 펼쳤고, 마지막 바통을 이성휘에게 건넸다. 반년 동안 작가들의 개인전을 한 발짝 뒤에서 관조한 큐레이터의 리액션은 여섯 개의 미로를 제시하는 《옵세션》이었다. 즉흥적인 발상이었으나 여기에는 창작자들 간의 역할과 관계에 대한 큐레이터의 번민과 질문이 포함되어 있다. 

□ 일곱 명의 창작자들의 타임라인은 1969년부터 2018년까지 반세기라는 시간을 지나왔으며, 공교롭게 이들의 릴레이 프로젝트 장소였던 세운상가와 비슷한 타임라인을 공유한다. 창작의 장소이자 삶의 터전인 공간이 지나온 시간이 개인의 삶과 기억에는 어떻게 맞물려 있을까? 창작자들은 사유의 진입로이자 이를 구속하는 장치로 제시된 미로를 통과하면서 개인이 공간과 공유하는 타임라인을 되짚어 본다.





 사업명: 2018년 문화예술진흥기금 시각예술창작산실 전시지원 선정작
 전시명: 옵세션 (Obsession)
 전시기간: 2018년 12월 19일 ~ 2019년 2월 3일
 참여작가: 권자연, 김도균, 김수영, 이배경, 이소영, 홍범(6인)
 장르: 회화, 영상, 사진, 평면
 큐레이터: 이성휘
 그래픽디자인: 박연주
 주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
 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7시(매주 월요일 휴무,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오후 9시까지 운영) 
 전시해설: 주중(오후 2시, 4시), 주말(오후 2시, 4시, 6시) 
 전시문의: 02-760-4617

《옵세션》은 작가 권자연, 김도균, 김수영, 이배경, 이소영, 홍범과 큐레이터 이성휘가 2018년 한 해 동안 공유했던 시간 속에서 가진 대화와 침묵, 호기심과 관조, 그리고 이를 아우른 강박에서 나온 결과를 보여주는 전시다. 이 전시는 전시라는 행위와 메시지에 대한 창작자들의 번민과 정신적 강박을 여섯 개의 미로를 통해 접근 한다: 1) 화재를 진압하는 헬기, 2) <사막의 시몬>, 3) <8과 1/2>, 4) <중력의 무지개>, 5) 라우센버그의 <리볼버>, 6) 김정미의 ‘간다고 하지 마오’. 이 여섯 개의 미로는 참여자들의 창작의 기원을 1969라는 상징적인 수로 시작하여 장소와 시대에 대한 개인의 사유를 펼치는 수단이기도 하며, 전시라는 행위에서 큐레이터가 작가들의 플레이를 관조 또는 매개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주제나 구조에서 적극적으로 간섭하는 장치로써 고안된 것이다.

일곱 명은 2017년 세운상가 내 공간 4트ㄱ004에서 개인전 릴레이를 진행하게 되면서 처음 모였다. 당시 작가들은 반년 동안 차례로 바통을 주고받으며 여섯 번의 개인전 릴레이를 펼쳤고, 마지막 바통을 이성휘에게 건넸다. 반년 동안 작가들의 개인전을 한 발짝 뒤에서 관조한 큐레이터의 리액션은 여섯 개의 미로를 제시하는 《옵세션》이었다. 즉흥적인 발상이었으나 여기에는 창작자들 간의 역할과 관계에 대한 큐레이터의 번민과 질문이 포함되어 있다. 일곱 명의 창작자들의 타임라인은 1969년부터 2018년까지 반세기라는 시간을 지나왔으며, 공교롭게 이들의 릴레이 프로젝트 장소였던 세운상가와 비슷한 타임라인을 공유한다. 창작의 장소이자 삶의 터전인 공간이 지나온 시간이 개인의 삶과 기억에는 어떻게 맞물려 있을까? 창작자들은 사유의 진입로이자 이를 구속하는 장치로 제시된 미로를 통과하면서 개인이 공간과 공유하는 타임라인을 되짚어 본다.

* 여섯 개의 미로
화재를 진압하는 헬기 (1969) – 도시와 재난
루이스 브뉘엘의 <사막의 시몬> (1965) – 독재자 vs 영도자
페데리코 펠리니의 <8과 1/2> (1964) – 크리에이터의 고독, 갈등, 모순
토마스 핀천의 <중력의 무지개> (1973) – 과학기술과 역사의 결정인자
라우센버그의 <리볼버>(1967), <사운딩스> (1968) – 예술과 과학기술의 결합
김정미의 ‘간다고 하지마오’(1971) – 사이키델릭, 몽








이배경, <사운드 워크 (Sound Walk)>, 2018
이배경(b.1969)의 <사운드 워크>(2018)는 바닷가 소나무 숲 사이로 부는 바람의 소리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사인(sine) 파형을 만들어 제작한 인위적인 바람소리다. 이배경은 이성휘로부터 건네받은 화재를 진압하는 헬기 사진을 보고 군용 헬리콥터의 프로펠러가 민간 건물 상공에서 일으켰을 공기를 가르는 바람 소리를 연상하였다. 이들이 본 사진은 2017년 11월 국가기록원이 ‘기록으로 보는 소방과 화재예방’이라는 주제로 공개한 관련 기록물 중 하나로, 1969년 3월 7일 세운상가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 장면이다. 1968년 최초의 주상복합 아파트라 일컬어지며 서울 종로~충무로 일대에 세워진 세운상가는 준공 다음해인 1969년 3월 7일, 가동 3층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80여 점의 점포 가운데 35점이 타고 2시간 만에 진화됐다. 사진은 건물 상공을 나는 헬리콥터와 이 광경을 올려다보는 군중들의 뒷모습을 대비시킨다. 이는 오늘날에도 반복되고 있는 재난의 현장이 우리에게 전달되는 방식이다. 이배경이 만든 바람소리는 전시장의 다른 작품에서 나는 소리나 일반 소음에 섞여 언뜻 화이트 노이즈에 가깝게 지각되거나 바람이 아닌 다른 소리로 들리기도 한다. 작가는 어디서 듣느냐에 따라 같은 소리도 다르게 지각될 수 있음을 지적하며 자연의 소리를 채집하기보다는 디지털 사운드를 만들었다. 이는 한때 음향기기 등 전자제품 상가로 명성을 날렸던 세운상가의 과거와도 연결된다.


이배경, <사운드 워크 (Sound Walk)>, 2018, 4채널 무빙 사운드 인스톨레이션 

홍범, <0과 1 사이의 포물선 (The Parabola between 0 and 1)>, 2018
홍범(b.1970)의 <0과 1 사이의 포물선>(2018)은 어린 시절 작가가 친숙했던 주거 공간인 슬라브 구조의 집들과 주변 공간에 대한 기억을 다룬다. 1970-80년대 부동산 투기가 시작되면서 급변하기 시작한 서울의 주거 환경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작가는 로켓의 궤적을 인생의 한 시점에 대한 기억에 투영한다. 그는 이성휘가 미로로 제시한 토머스 핀천의 『중력의 무지개』(1973)에서 예측불가능한 상황과 다중적인 공간들의 표현이 끝없이 계속되는 것에 주목했고, 이를 중력으로 상징되는 현실과 무지개로 표현되는 자유의지와 정신 사이에 벌어지는 끝이 없는 변주곡이라고 보았다. 특히 쏘아 올려진 로켓이 공중을 향해 포물선을 그리다가 정점에 다다르고 다시 하강할 때의 속도의 변화를 0과 1에 비유하여 자신의 유년 시절 기억의 공간들을 태어나 어느 순간 정점에 이르렀다가 이제는 소멸한 곳으로 그리며 그 과정에서의 시간에 대한 감각을 로켓의 포물선 운동을 만드는 중력가속도에 비유한다. 한편, 이성휘는 핀천의 소설 『중력의 무지개』가 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하여 로켓이라고 하는 새로운 기술이 역사의 결정인자가 되는 것을 다루는 점에 주목하였다. 소설은 독일이 개발한 V2 로켓이 런던 상공으로 날아오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주인공 슬로스롭은 로켓 발사와 연결된 자신의 특수한 능력을 파헤치다가 과학기술의 폐해를 알게 된다. 실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주요 로켓 개발자들은 패전 후 도미하여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일하면서 우주 개발이나 탄도미사일 개발에 기여하였다. 오늘날 미사일이나 고성능 무기가 강대국 패권정치의 주요한 수단이 되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1930년대 개발된 과학기술은 21세기 국제 정세에 여전히 영향을 끼치고 있다. 마찬가지로 본격적인 아파트 개발로 투기 붐을 일으킨 1970년대 대한민국의 부동산 정책은 2018년에도 여전히 진행 중인 불패의 신화다.



홍범, <0과 1 사이의 포물선>, 2018, 2채널 Full HD Video, 9분30초, 반복

김수영, <마크 넘버 1 (Mark No. 1)>, 2018
김수영(b.1971)의 <마크 넘버 1>(2018)은 김정미의 <간다고 하지마오>(1971)를 회화로 해석한 작업이다. 그는 김정미의 노래 가사를 영역(英譯)하여 기타 코드와 함께 숫자로 치환한 뒤 여섯 단계의 그레이 그라데이션을 배정했다. 수직, 수평 또는 사선형의 그라데이션은 오래 동안 김수영의 회화적 소재였던 고층 빌딩의 외피에서 출발하였는데, 그는 한밤중 불 켜진/꺼진 빌딩 창문의 실루엣이 불러일으키는 환영에 대해서 언급한 바 있다. 여러 단계의 그라데이션은 쿨 그레이와 웜 그레이로 각각 진행되었고, 이것들은 한 화면 위에 김수영이 만든 규칙 하에서 배열되었다. 그 결과로 쿨과 웜, 수평, 수직 그리고 사선의 그라데이션이 만들어내는 리듬은 <간다고 하지마오>의 리듬으로, 혹은 1960년대 후반 대중음악을 쓸고 지나간 사이키델릭 록의 어떤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사이키델릭 록은 영미권 록음악의 역사에서는 1960년대 후반 절정에 달했고, 한국에서는 1970년대 들어 신중현 사단이 시작했는데, 특히 김정미는 국내 최초 사이키델릭 여자 보컬리스트로 평가 받는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사이키델릭의 어원을 설명할 때면 몽환, 즉 마약에 취한 것 같은 나른한 분위기나 환각 상태를 언급하곤 하는데, 뮤지션들의 실제 마약 여부보다는 당시 사회와 문화, 그리고 정신의 한 측면을 반영한다. 그로부터 50년의 세월이 흐른 2018년의 대중음악에도 여전히 사이키델릭이 자리하고 있다. 그후 등장한 좀더 많은 레퍼런스들에 섞여서. 그렇다면 2018년, 우리들에게 사이키델릭은 무엇일까? 전쟁과 마약은 사라지지 않았으나 히피는 없는 시대에서 말이다.


김수영, <Mark No.1>, 2018, 캔버스에 유채, 184 x 240 cm

권자연, <히(he)>, 2018
권자연(b.1972)의 <히>(2018)는 1980년대 초반 작가의 유년 시절을 중동 국가에서 보낸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권자연에게 주어진 미로는 루이스 브뉘엘의 영화 <사막의 시몬>(1965)이었고, 이 영화에는 사막 가운데에 있는 기둥 위에 서서 온갖 유혹을 뿌리치며 고행을 수행하는 고독한 영도자 시몬이 등장한다. 역사에서 스스로를 영도자로 칭하거나 행세했던 인물들 중에는 실상은 독재자였거나 그와 비슷한 이미지를 지녔던 이들이 많다. 1969년 박정희는 독재를 위해 삼선개헌을 감행하였다. 1969년 쿤스트할레 베른에서 나와 독립 큐레이터를 선택한 제만은 자신을 브뉘엘의 영화 속 시몬에 빗댔다. 사막은 대한민국 경제사의 한 측면이면서 오일 머니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는데, 몇 년 전 독재자의 딸은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키겠다는 듯이 청년 실업 대책으로 중동행을 언급한 적도 있다. 권자연의 유년 시절은 1970-80년대 중동 진출 붐과 맞물려 있다. 그는 1980년대 초반 주재원으로 파견된 부친을 따라 온가족이 수년 간 중동 지역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다. 당시 해외 파견 노동자나 주재원들에게는 가족과의 분리가 현지 적응의 중요한 문제였는데, 권자연도 가족이 함께 나오지 못한 사람들은 현지 적응을 힘들어 했다고 기억한다. 부친을 따라 나온 또래들과 유년 시절을 보내며 비교적 즐거운 추억으로 자리 잡은 그의 기억은 그러나 개인의 삶이 역사나 시대와 무관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어린 나이에는 인지할 수 없었던 국가의 프로파간다가 사막의 한국인들에게 씌워졌기 때문이다. 어떤 한인학교 학생은 본국에서 보내준 선물에 대해 대한의 장한 아들, 딸이 되어 귀국하겠다고 감사 편지를 쓰기도 했다. 해외진출이 본격화되던 시대에 국위선양은 어린 학생에게도 당연한 덕목이었던 것이다.


권자연, <HE>, 2018, 디지털 프린트, 110 x 180 cm

김도균, <쓰리디더블유(3dw)>, 2018
김도균의 <쓰리디더블유> 시리즈(2018)는 그의 사진들 중에서 디멘션에 관한 작업들 일부를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다시 3차원으로 프린트한 작업이다. 그의 디멘션 작업은 건축물의 모서리나 몰딩, 구석진 부분을 모노톤으로 촬영했을 때 사진에서 3차원 공간의 정보가 거의 사라지고 기하학적인 구성이나 균형감만 남는 것을 다룬 작업이었다. 그는 이 디멘션 사진들에 다시 3차원 정보를 입력해 3D 프린터로 덩어리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가 사용한 적층 방식의 3D 프린터는 3D 모델링 소프트웨어에 입력한 데이터에 따라 계산된 단면을 전분 성분의 재료로 쌓아 올린다. 최첨단 모델링 도구로 알려진 것과 달리 20x20x20 cm 이하 크기의 제작을 위해서도 몇 십 시간이 소요되고 프린트 중에 에러도 많이 나는 몹시 까다롭고 인내심이 요구되는 장비다. 흔히 사진을 인쇄하는 잉크젯 프린터가 평면상에서 XY축을 따라 이동하고 인쇄 밀도를 해상도로 정의한다면, 3D 프린터는 XY축 운동으로 평면을 만드는 것과 동시에 두께를 쌓는 적층 과정이 추가되어 레이어 해상도에 따라 정밀함이 좌우된다. 또한 진동과 발열 때문에 장시간의 프린트가 헛수고로 돌아갈 때도 있다. 김도균은 에러가 최소화되는 해상도를 찾기 위해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었고, 열을 낮추기 위해 장비 옆에서 선풍기를 돌리기도 하였다. 그에게 매칭된 미로는 로버트 라우센버그가 1960년대 후반 아트&테크놀로지의 관계에 심취해 있었을 때 제작한 <리볼버>(1967)나 <사운딩스>(1968) 작업이었다. 당시 라우센버그는 회화의 2차원 평면보다는 빛, 소음, 온도, 관객이 상호작용하는 공간에 대해 관심을 가졌고, 기술공학을 접목시킨 예술적 시도들에 심취했었다. 올해 자신에게 주어진 라우센버그 미로가 일종의 강박이었다고 말하는 김도균은 사진이라는 장르가 테크놀로지와 떼어낼 수 없는 장르이나 자신은 지금까지 사진의 테크닉이나 테크놀로지를 작품 뒤로 숨기려고 노력해왔다고 토로했다. 이번 3D 작업이 처음으로 테크놀로지를 전면에 드러내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그러나 그 테크놀로지가 첨단이 아니라 보다 아날로그적인 테크놀로지였던 것 같다고 말하였다.


김도균, <24h23m_w.kad-1.1>, 2018, 3d 프린트, PLA 필라멘트, 가변크기(20 x 20 x 20 cm보다 작음)

이소영, <4:09>, 2018
이소영(b.1974)의 <4:09>(2018)은 이성휘가 제시한 페데리코 펠리니의 영화(1964년 작)이자 하랄트 제만의 전시 제목(1969년작)인 《8과 1/2》에서 시작되었다. 2017년 세운상가의 릴레이 프로젝트를 지켜보면서 이성휘는 창작자(작가, 큐레이터 포함)의 고독과 모순, 그리고 갈등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창작을 매개로 한 관계들에서 촉발되는 이러한 감정을 다룬 선례자로서 펠리니와 제만을 선택했고, 이들의 동명 창작물인 <8과 1/2>을 작가들에게 제시하는 미로로 설정했다. 펠리니와 제만이 각각 창작물(영화) 제작 편수와 전시 기획 연수에 따라 8과 1/2이라는 제목을 지었다면, 이소영은 “창작자들이 꿈과 상념, 망상에 빠질 수 있는 조금 나른한 시간으로 4시 9분이라는 시각을 상정”하였다. 지난 몇 년간 촬영, 연출, 배우 등 역할이 배정된 소규모 프로덕션 형태의 영상 작업을 진행해온 이소영은 자신의 창작 과정에서의 상념을 직간접적으로 <4:09>에 투영하기도 하였다. 펠리니나 제만처럼 20세기 모더니즘 시대 거장들의 고독이 멜랑콜리한 주체의 그것이었다면, 이소영은 창작자의 고독을 프로덕션 과정에서 수많은 결단을 내리며 느끼는 책임감과 고립감에서 오는 것으로 접근했다. 그는 창작자의 고독은 평소 자신이 단어로 떠올리거나 말해본 적 없는, 그래서 별도로 개념화된 고민거리가 아니었다고 말한다. 따라서 펠리니나 제만에게서 엿보이는 고독 속에서 자신의 세계를 구축했다고 하는 모더니스트 천재로서의 창작자상이 그에게는 한없이 무거워지다가 가벼워지기도 하면서 복합적인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이소영, <4:09>, 2018, 2채널HD Video, 각 12분, 17분 35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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