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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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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이미경)

나에게 예술은 사회적 사상이나 이념의 표현이 아니라 자아의 표현이다. 내안의 굴레를 떨쳐 내지 않으면 더 확장할 수 없기에 이 작업을 통해 내 안의 상처를 꺼내고 바라보고 마주보려고 한다. 나에게 중요한 키워드는 억압된 상처로 인해 표출된 불안이다. 나는 일상생활에서 아무런 이유가 없는데도 막연하게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감을 느끼며 살아왔다. 불안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내 주위를 맴돌았다.

누구나 인간은 불안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사회, 직장, 가족과의 관계에서 불안은 어디서든 존재한다. 하지만 그 불안의 강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불안을 잘 극복하는 이도 있고 그 불안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도 있다. 몇 해 전 예견되지 않은 지인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나를 더 불안하게 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공포로 다가왔다. 그때 이후 불안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고 작업을 하는 중에 내 내면에 깊은 상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무의식속에 존재하고 있던 유년시절의 트라우마, 그 고통스러운 기억들이 떠올랐다. 프로이트는“무의식이 억압에서 기인하면 억압된 기억은 사라지지 않고 다시 돌아와 정신 과정을 지배한다.”라고 하였다.

내 안의 깊은 억압과 굴레를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어서 이 작업을 시작했지만 과거의 상처를 어떻게 표현할까? 두려움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 불안의 공포를 어떻게 표현할까? 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암실에서 대형카메라에 필름을 넣을 때 극도의 공포와 불안을 느낀 적이 있어서 그 공간을 선택했다. 빛이 없는 공간에서 디지털 매체는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호기심도 작동했다. 빛이 없기 때문에 카메라의 셔터속도, ISO, 조리개를 최대한 개방하여 촬영하였고 어두운 방이라 이미지도 블랙으로 생산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미지는 블랙이 아니라 레드로 희미한 이미지가 생산되는 것을 알았다. 카메라의 붉은 빛이 주변사물의 미세한 빛까지 흡수하여 생산된 이미지였다. 사진은 어둠의 옵스큐라에서 태어난 이미지이다. 캄캄한 암실 한 곳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으면 반대 측면에 외부 정경의 영향으로 찍혀 나온 이미지이다. 디지털 매체는 암실에서 작은 구멍으로 빛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주위 사물에 반사된 빛으로 실제 이미지와는 다른 형상을 만든다. 실제 세계, 실제 이미지는 실제의 것이 아닌 환영의 이미지로 환생한다. 유령 같기도 하고, 판도라의 상자 같기도 한 이미지는 무의식속에 잠재된 알 수 없는 욕망, 환영을 소환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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