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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현: 아는사람

  • 전시분류

    개인

  • 전시기간

    2018-10-04 ~ 2018-10-28

  • 참여작가

    홍장현

  • 전시 장소

    에비뉴엘아트홀

  • 문의처

    02-3213-26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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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현 사진전
'아는 사람'

2018. 10. 4(목) - 10. 28(일),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 아트홀 6F 

1. 한국 대표 패션 포토그래퍼 홍장현의 첫 개인전 '아는사람' 전시 개최
2. 세상의 중심에서 뒤돌아선 사진가, 홍장현 사진전
3. 롯데백화점 창립 39주년 아는사람 39인을 담다.



▣ 전시 소개

'아는 사람' 홍장현 사진展 

세상의 중심에서 뒤돌아선 사진가, 홍장현

롯데백화점 잠실 에비뉴엘 아트홀에서는 창립 39주년 기념 전시로 10월 4일부터 10월 28일까지 한국 대표 패션 포토그래퍼 홍장현의 '아는사람' 전시가 진행된다.
홍장현의 아는 사람, 뒷모습만 보아도 누구나 아는 사람, 인기 셀럽(배우, 모델, 가수 등)들을 담은 사진 39점을 선보인다. 작가의 첫 개인전이다. 그동안 패션포토그래퍼로 활동하며 전세계에서 러브콜이 잇따르는 작가로 성장하였다. 작가의 손을 거쳐 매거진의 표지로 장식된 사진 컷은 수백장이며 국내외 패션 브랜드의 화보 및 광고는 그의 손을 안 거친 브랜드를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이다. 
그런 베테랑 홍장현도 촬영은 언제나 부담되고 힘들다고 말한다. 피사체(모델)를 대할 때 도저히 마주하기 힘든 순간 그는 말한다. 뒤 돌아서 달라고. 뒤돌아선 모델은 알 수 없는 불안감과 긴장의 순간이지만 작가에게는 최고의 컷을 담을 수 있는 찰나라고… 이 뒷모습 프로젝트는 10년 가까이 진행해오고 있으며 그동안 담은 인물만도 200여명이 넘는다. 그 중 일부를 이번 개인전을 통해 처음 공개하고자 한다. 작가의 숨막히던 시간들이 최고의 컷으로 선보이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작가가 패션 포토그래퍼로 활동을 이어가는 한 계속 될 진행형 작업으로 최고의 순간들이 쌓여 갈 것이다. 
사진은 대중과 널리 소통할 수 있는 최고의 매체이다. 작가와 피사체와의 교감을 담은 이번 사진전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자 한다.

 
 
 
 
흔히들 ‘나 저 사람 알아!’ 라고 할 때 안다는 기준은 뭘까?
한번 본 사람도 아는 사람이라고 하기도 하고 그 기준은 애매하다.

홍장현이 아는 사람, 홍장현을 아는 사람 모두를 초대하고자 한다. 

세상의 중심에서 뒤돌아선 사진가, 홍장현

<뒷모습> 밖에도 뒷모습이 있다. 관람객의 뒤통수를, 그들의 배후에 선 사진가를, 보게 될 것이다. 기막힌 액자식 구성의 풍광을 그려본다. 사진가는 상상해보았을지도 모른다. 버스를 타면 제일 뒷자리에 앉는 사람, 등이 따가운 시선을 잘 견디지 못하는 홍장현이라면.

 인생에서 답을 찾아야 하는 나이가 된 것 같은 사십 대에, 홍장현은 첫 개인전을 열기로 한다. 그간 태산을 지었다 무너뜨린 작업이 빈번했고 시작을 찾기 어려웠다는 나직한 고백은, “이것이 완성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완성하는 중이라고 할 수 있다”는 태도는, 좋아서 계속하는 패션 사진을 ‘인생의 끝’까지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로 읽어달라는 주문이다. 상업과 전업 사이에서 ‘작가’라는 경계를 고민해온 사진가, 목숨을 겨우 이어 살아간다는 ‘연명(延命)’이라는 단어를 인터뷰 사이사이 나침반처럼 놓아두고 말을 잇던 홍장현의 눈을 기억한다. 늘 앞을 보여 ‘얼굴’을 펼치던 존재들을 뒤돌려 세우는 순간에 형형했을 그 눈빛을. 이 뒷모습들은 그가 ‘아는 사람’이다. 대부분 알만한 ‘이름’을 가진, 배우, 스포츠 선수, 모델들은 그간 홍장현이 현재진행형으로 일하며 인연을 맺어온 사람들이다. 이들의 특징을 뒷모습으로 포착하기에 충분했을 만큼 시간을 공유해온 관계들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목에서 코끝으로 뻗은 선, 둥글게 휜 허리, 노출된 곧은 목덜미, 완강히 고개 돌린 얼굴들에서는 인물의 디테일보다 ‘하나의 덩어리’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밤새 쌓인 눈밭처럼 흰 백지로 <뒷모습>이 다가온다. 피사체를 둘러싼 곳에는 존재를 뒷받침하는 어떠한 장치도 없다. 분위기를 읽을만한 뉘앙스마저 없는 텅 빈 공간이다. 미셸 투르니에가 일찍이 말하였듯, “단지 누군가의 뒷모습이 시선을 잡아 끌었다면, 온전히 드러나는 진실성에 매료됐다고 밖에는”. 이 장면들에는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히 알지 못하는 피사체와 하나로 묶여있던 촬영 현장에서 사진가가 ‘어떠한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숨긴 말이 있다. “나를 향해 당신에 대해, 말해봐요” 라는 주문이다. 미술사가 이연식은 ‘뒷모습은 세상이 스스로를 가리면서도 드러내고, 드러내면서도 가리는 방식이다. 거꾸로 그것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다’고 했다. 이쪽과 저쪽이 눈에 보이지 않아도 밀어내거나 당기는 유기적인 관계로 맺어진 우리는 세계를 공유하며 살아간다. 그 사이에서 어떠한 진리는 자주 생략된다. 많은 것이 어긋나기도 하지만 나를 알려주고 싶은 사람과 동행하는 삶이 주는 따뜻한 충만감을 사진가 홍장현은 안다. 수많은 ‘아는 사람’의 뒷모습을 카메라보다 먼저 눈에 담으며 그는 되뇌었을 것이다. ‘같은 방향을 보려면 뒷모습을 보지 않을 수 없다’고.

거주지를 하와이로 옮겼다. 스튜디오는 서울에 두고 가족이 있는 집까지 먼 거리를 오간다.
1년에 180일 이상 해외 로케를 하느라 서울에 머문 기간은 1년에 반도 되지 않았다. 지금도 비슷하다. 익숙한 패턴이다.

‘작은 인간’이 이룬 찬란한 문명을 경외하는 사람들은 단순한 여행에서도 자연보다는 도시 쪽을 택한다. 패션이라는 세계 역시 도시와 더 밀접한데, 왜 하와이였나?
도시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아니다. 다만 자연이 무섭다는 사실을 안다. 생각보다 자연에서 촬영한 경험이 별로 없는데, 내가 너무 작게 느껴져서 뭔가를 못 하겠더라. 하와이로 거주지를 옮긴 것은, 자연을 더 크게 보고 싶어 간 것도 아니고 단순히 좋아서도 아니다. 그저 아직도 자연이 무서운데, 이러한 감정도 괜찮은 것 같다. 최근 들어 인생에서 답을 찾아야 하는 나이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음 안에서 무언가를 찾으려고 했던 시기는 끝났다. 작년에 코르시카에서 한 달을 살았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고요하게 머문 시간이 좋았고 거주지를 자연이 있는 환경으로 옮겨보자고 하와이로 갔다. 계획을 세우면 빠르게 실행하는 편이다. 고민은 거기에서 해도 된다. 사진 촬영도 그랬는데, 도리어 요즘은 조금 달라졌다. ‘철학’을 담는 고민을 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하와이에 있었기 때문에 이번 전시를 하겠다는 이상한 용기도 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간 책 출간이나 전시 제안을 꽤 받았는데 늘 거절했다. 좋아하는 패션 사진을 계속해왔지만 작품으로서 어떠한 시리즈를 끝까지 끌고 가는 일은 쉽지 않다. 혼자만 좋아서 두서없이 찍어내는 사진을 작업으로 이뤄내지는 못하니까. ‘뒷모습’ 시리즈는 지난 7년간 틈틈이 준비해온 작업이다. 아직 완성본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완성하는 중이라고는 할 수 있다. 인생도 일도 사람도 늘 현재진행형으로 변화하는 흐름 속에 있으니까.

리차드 아베돈(Richard Avedon), 스티븐 마이젤(Steven Meisel) 같은 상업 사진의 대표자들을 랄프 깁슨(Ralph Gibson)보다 더 좋아했다고 했다. 왜 패션 사진에 이끌렸나? 
내 감각과 잘 통했다. 사진을 시작한 때부터 패션 사진가 외의 일을 생각해보지 않았다. 상업 사진가로서 은퇴 하고 감히 전업 작가로 활동한다 해도 배병우 선생님과 같은 파인 아트를 하지는 않을 거다. 이 일로 70세까지 연명하기가 목표다. 연명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무수히 ‘사람’과 함께 패션 사진을 찍어왔다. 피사체와 교감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가장 만족할만한 피사체는 누구였나?
대학교 3학년 겨울, 당시 사귀던 여자친구를 촬영했을 때. 100% 순도의 ‘홍장현 감정’을 담은 촬영에서 ‘사진의 카타르시스’가 무언지 경험했다. 인간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시작을 여는 일은 여전히 힘들다. 친해지는데 꽤 시간이 필요하고, 친해진 사람하고만 평생 살고 싶어한다. 사진을 하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하여, 나를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에 대하여 발견해 왔다. 서로 주고 받는 것이 있는 관계를 지향한다.

교감하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라는 존재의 강점과 약점을 직시하는 순간 인생에서 추구해야 할 목표와 방향이 생겨난다는 뜻으로 들린다.
그렇다. 어른이 되는 과정이다. 오만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셀러브리티들과 빈번히 작업해왔다. 패션은 그것을 표현해주는 사람의 역할도 중요하다. 그림을 만드는 과정이 궁금하다.
일관되지 않다. 다만, 인간 대 인간 관계를 불편해하는 내가 가진 무기는 ‘카메라’이다. 항상 친절한 사진가가 아니라서 때때로 피사체를 망망대해에 던져놓는다. 그들이 자기 확신을 가질만한 요소가 전혀 없는 공간에 세워둔 ‘뒷모습’과 같은 순간이다. 서로의 교감이 필요한 사진 작업은 ‘기운대 기운의 싸움’이다. 자기다움이 있어야 ‘겉멋’에 그치지 않는 결과물이 나온다. 스타일은 결국 나라는 존재를 확립해가는 일이니까. 그런 면에서 나는 피사체에게 대단히 이기적으로 승부를 건다.

사진은 결국 프레임 안에서의 선택이다. 배제되는 부분이 반드시 생기고, 흐름에 맞지 않다면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자신만의 기준점은 무언가.
고등학생 때 아는 형에게 ‘컬처 키퍼’라는 얘기를 들었다. 내가 인생을 살면서 좋거나 그렇지 않은 것을 스스로 걸러낼 수 있는 의식과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것을 세상에 보여주느냐 마느냐의 선택 또한 내 의식에서 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프레임 안팎에 선택과 배제의 문제라기 보다는, 과연 내 기준에 혹은 커머셜의 기준에서 하는 선택이 정답을 찾아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내 일은 상업적인 베이스가 많다. 비상업적인 작업에서는 나만의 기준이 더 작용하겠고, 선택의 폭도 넓어지겠지만 커머셜은 커머셜이다. 이게 싫으면 현장에 서지 말아야지. 모 배우는, 10억이란 계약금을 받고 치킨 광고 촬영을 하는데 절대 치킨을 먹거나 들지 않는다. 이런 것들을 보면서 “아, 저런 것은 별로야”라고 느낀다. 그런 기준이 생겨버렸다. 이런 부분에서 나는 분명히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고 보이는데, 아직 어른은 아닌 것 같다.

커머셜과 자기 작업을 완벽히 분리하며 살기란 어려운 일인데. 앤디 워홀(Andy Warhol)은 팩토리와 달리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은 ‘진짜 작업실’을 따로 두었다고 한다.
워홀처럼 쇼업을 할 줄 알면 참 좋겠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쇼업을 못하는 나는 생각보다 폐쇄적으로 살고 있다. 대중들의 눈에는 화려한 삶처럼 보이겠지만, 전혀 아니다. 결국은 노동자일 뿐. 남들이 하기 싫은 것을 해야 하나라도 건지는 사람이지 않은가? 그런데 이렇게 사는 것이 나쁘지 않다. 30대 중반쯤에 반드시 대중과 소통할 필요는 없다고 느꼈다. 나는 ‘동네 잔치’를 해야 하는 사람이다. 내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바라봐주면 된다.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패션은 보여줘야 하는 직업임에도 진짜 자신을 보여주기 꺼려하는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대게 뒷모습 피사체를 선택하고 촬영하는 일은 즉흥적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촬영 간에 이루어진 사람들도 꽤 있다. 무언가 교감되지 않는 순간이거나, 그 상황에 불편함을 느낄 때 “뒤를 돌아봐 달라”고 요구한다. 평정심을 찾는 시간이다. 그러면서 시작되었던 것 같다.

자신의 뒷모습을 보고 인상적인 코멘트를 남긴 사람이 있나.
틸다 스윈튼(Tilda Swinton). <보그> 매거진 커버 촬영 때인데, “나는 이 뒷모습으로 커버하고 싶다” 했다. 그런 사람들이랑 일하면 너무 즐겁다! 구구절절 이유를 설명하기 보다는 “이게 좋은데!” 한마디면 끝나는, 작가 대 피사체로서의 황홀한 교감 말이다.

약 200장 가운데 39명을 선택한 기준이 있다면.
10년 후에 보여주고 싶어서 빼놓은 것도 있다. 틸다 스윈튼 사진은 너무 아끼지만 보여주고 싶었고. 전체적인 흐름의 강약을 보느라 보드에 사진을 붙였다 떼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저 안에는 가발이나 신발 같은 사물도 있고, 풍경도 있다. 사람들이 예상하는 ‘뒷모습’의 흐름을 비트는 포인트가 흥미롭다.
더 많은데 덜어냈다. 순간 순간을 정제하는 장면 전환으로 한두 장이면 충분하다고 본다. 패션 사진작가로서 나만의 기준이 있다. 허공에 뜬 개념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언젠가는 철학적으로 무장된다면 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수전 손택(Susan Sontag)은 “시간 속에서 어떤 사람은 단순히 그 사람일 뿐이다. 항상 그대로의 사람. 공간 속에서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무심한 배경 안에 둔 인물들에게서 느껴지는 온도는, 시리다.
배우 권상우는 이들 가운데 제일 움츠리고 있다. 세상에 보여지는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이들의 일상은 그렇듯 정말 다르다. 하지만 셀러브리티들 이면의 우울함과 쓸쓸함 같은 얘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일하지 않고 잠시 멈춰선 일상의 공백처럼 ‘흰 벽’을 보고 있지는 않았을까? 배우들을 인터뷰하면 일상의 루틴을 반드시 묻는데, 배우 김지석은 “며칠 전 곰탕을 끓였다”고 했다. 그걸 인터뷰의 첫 문장으로 썼다. 연기관과 인생관이 ‘지구력’이라는 지점에서 일치한다고 보여서.
일상이 제일 어렵다. “넌 뭘 좋아하니?” 이 질문이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 난 뭘 좋아하는 사람이지? 나는 누구이지? 라는 식으로 자기 존재론을 끝없이 파고들도록 데려가 버리니까. 딱 그 순간에 데려다 놓은 셈이다. 불편하고 막막하고, 거울도 없고 배려도 없이. 모두에게 배려 받아온 사람들인데. 하하하. 지금은 친해진 이들이 말하더라. 몇 마디 나누지 않았고 특별히 친절하지도 않았는데 ‘왜 나를 다 보여줬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 코드가 맞는 스타들과 편한 친구로 일상에서도 만난다. 이미 나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마음을 활짝 연다.


요즘 현대미술에 관심을 갖고 컬렉션도 한다고 들었다.
사진에서 부딪히는 답답함을 인문학이나 철학 책에서 찾을 수는 없었다. 혜민 스님이 한 말은 이미 스스로 삼십 대 즈음에 느꼈던 것이고. 열심히 살면 느끼는 것들이 있다고 믿는다. 김환기 화백, 이우환 작가처럼 잘 알려진 이들에게 관심도 갖고 작품을 보고 사보기도 하면서 예술이 무언지 고민하고 있다. 우연히 데이비드 호크니와 내 생일이 같다는 사실을 알고 작품 한 점을 사기도 했고, 왜 이렇게 그렸나 생각도 하며 잘 보고 있다.

10꼬르소 꼬모 서울에서 선보였던 <언 프리티> 시리즈와 같이 <뒷모습>도 반어법적인 작업이다.
정고은 큐레이터로부터 ‘아는 사람들’이라는 기획 의도를 듣자마자 떠올린 시리즈가 ‘뒷모습’이다. 반어적인 방법이 마음에 들었다.

사람을 읽는 기술이 뛰어나다고 하던데.
기운이 맞는 사람과 잘 지낸다. 일 잘 하는 사람보다 같이 밥 먹을 때 즐거운 사람, 같이 출장 가서 한 방에서 지낼 수 있는 사람이 좋다. 스텝 면접 때 딱 한 가지를 질문한다. “착하세요?” 대부분 “그렇다”고 답하더라. 그 순간에 느낌으로 판단한다. 어쨌든 홍장현은,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맞다.

사진으로 평생에 걸쳐 이루고자 하는 것은?
사십 대의 목표는 연명이다. 삼십 대에 인생 철학을 완성한다는 자체가 모순이다. 내가 살아본 서른 즈음은 철학으로 무장하기엔 너무 어리다. 경험만이 전부인양 내세워서는 사십 대에 질 좋은 철학적 기반을 만들지 못한다. 이후에 자기 작업을 계속 밀어가려면 대단히 중요한 시기이다. 그게 요즘 좋아하는 ‘연명’이라는 단어에 담긴 뜻이다.

지금까지 사진 작업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컷을 꼽으라면 무엇이 있을까? 
상업적으로도 있고 개인적으로도 있는데, 제일 좋은 평을 듣는 사진은 딸들을 담은 것이다. 모든 셀럽들이 내게 “나도 그렇게 찍고 싶다”고 얘기하더라. 그래서 말해줬다. “피사체가 주는 걸 찍는 것이지 우리가 만들어 찍는 게 아니잖아. 네가 안 주면 나도 못해.”

<뒷모습>을 멋지게 아우르는 명제다! 정상급 사진가들의 페이버릿 사진가라 불리는 홍장현이 지금 관심 갖는 젊은 사진가들은 누군가?
김형식, 조기석과 같은 이들이다. 그들을 보면 사진의 새로운 100년이 시작되고 있다고 보인다. 디지털의 태생과 맞물린 세대에게 사진은 더 이상 프린트물이 아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인스타그램에서 예쁘면 된다. 그것을 보고 광고 의뢰가 들어오기도 한다. 갤러리에 가지 않아도 되는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갤러리인 인스타그램에서 대중들이 열광하는 사진이 분명히 있다. 이러한 새로운 문화 흐름 속에서 튀어나오는 작가들을 무시하지 않는다. 그들과 어떻게 하면 동시대를 살아갈 수 있을까 고민한다.

홍장현은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담긴 사진을 잘 찍는다.
필름의 대안으로 디지털 카메라가 처음 나왔을 때 사놓고 2~3년을 보냈다. 지금도 디지털로 촬영한 사진들을 어떻게 하면 필름처럼 리터칭할지 계속 연구하는 중이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사진이고, 하고 싶은 사진이다. 그런데 요즘 친구들은 반대로 필름 사진을 찍는다. 노출이 잘 못 나온 그 자체를 예쁘고 신기하게 받아들인다. 옛날로 따지면 메커니즘을 모르는 작가란 말이 안 되는 일인데.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얘기하면 안 되는 세상이 되었다. 내 작업을 더 단단하게 하면서 새로운 문화적 흐름과 협업해가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려면.

‘홍장현의 뒷모습’을 셀프 촬영하며 느낀 감정을 한 마디로 압축한다면.
당신의 불안감이 주는 나의 편안함. 그 괴리가 극렬했던 순간.

글. 인터뷰 장남미





홍장현 1976년 7월 9일생 

2002년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과 졸업 
2004년 용장관스튜디오 오픈 
2006년 bazaar 올해의 포토그래퍼 상 수상 
2006년 무비위크 올해의 창조적인 50인 선정 
2015년 10 꼬르소 꼬모 청담 <Inside / Outside> 특별 

Editorial 
Vogue, Vogue girl, Elle, Elle girl, Instyle, Bazar, Esquire, 
GQ, Arena, Cosmopolitan, Nobless 

Movie 
사랑하니까 괜찮아, 피란자전거, 바람피기좋은날, 행복, 
죽어도 해피앤딩, 마이뉴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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