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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박: 미모사-Sensitive plant

  • 전시분류

    개인

  • 전시기간

    2018-07-07 ~ 2018-08-05

  • 참여작가

    김이박

  • 전시 장소

    위켄드

  • 유/무료

    무료

  • 문의처

    weekend.823.2@gmail.com

  • 홈페이지

    http://weekend-seoul.com

  •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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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뷰어

식물은 기분 좋은 존재다. 초록색 잎사귀가 무성한 공원에서 크게 숨을 들이마시면 몸속까지 깨끗해지는느낌을 받고, 나무가 우거진 길을 걸으면 향긋한 피톤치드 냄새에 머리도 맑아지는 것 같다. 식물의 가진이처럼 뛰어난 정화 능력은 미세먼지, 중국발 황사 등 깨끗한 공기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근 몇 년사이에 더욱 빛을 발했다. 덕분에 스투키나 다육식물과 같은 작은 식물들은 아예 ‘반려식물'이라는 이름표를달고 귀여운 인테리어 소품으로 SNS 상에서 큰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식물은 그렇게 사람의 주변에서 일종의도움을 주고, 대신 그 대가로 우리의 보살핌을 받으며 인공적으로 다듬어진 환경 속에 갇혀 살아가는 방식으로존재감을 굳혀왔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 식물의 의지가 개입할 틈은 없었지만, 식물은 그렇게 (철저하게타의적으로) 우리를 ‘힐링’해주는 더없이 ‘착한’ 이미지로 소비되어 왔다.


그런데 여기 조금은 예민한 “미모사”라는 식물이 있다. 촘촘한 이파리들이 언뜻 보면 얇은 줄기를 중심에두고 대칭을 이루는 것 같지만 자세히 관찰해보면 살짝 어긋나며 돋아있는 구조다. 외형상으로는 딱히 특이한점은 없어 보이지만, 어쩌다 실수로 이파리 하나라도 건드렸다 하면 바깥쪽부터 재빠르게 하나하나 잎을접으며 이내 줄기 전체를 꽁꽁 싸맨다. 마치 원하지 않은 접촉에 대한 불쾌함을 대놓고 표현하듯이, 바로성질을 부리며 움츠려드는 것이다.


위켄드에서의 개인전 “미모사-Sensitive plant”에서 김이박은 이러한 미모사의 불편한 성격을 기반으로사람-식물 간의 새로운 대화법을 시도한다. 드로잉, 페인팅,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전시에서선보이는 신작들은 이전의 작업들과는 사뭇 결이 다르다. 단적인 예로 과거 전시에서 LED 식물재배등과선풍기를 직접 조립해 만든 <식물 요양소>(2017)가 시든 식물이 전시기간 동안 다시 살아나고 푸른 싹을틔워내는 과정을 보여주었던 반면, 위켄드에 설치된 철장 속 채집된 씨앗에서 자라난 각종 식물들은 어떤보살핌도 거부한다. 대신에 그가 원래 가지고 있는 끈질긴 생명력과 공격적인 번식력으로, 오로지 자력으로 그존재를 증명하는, 혹은 증명하지 못하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그간 작가가 부지런히 그려온 수많은 드로잉들은 우리들 일상의 시공간을 구축하고 있는 여러 사건들을그대로 캔버스나 종이에 옮겨온 것이다. 담배꽁초가 가득한 길바닥의 풍경이나 보기 거북한 타인의 손짓 등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장면들은 작가의 의도에 따라 나열되고, 전시장에 데려다 놓은 미모사와‘불편함'이라는 감정을 중심으로 밀접하게 관계하며 새로운 내러티브를 구축한다. TV 드라마와 영화,SNS 에서 수집한 푸티지로 작업한 영상설치작업 <무초를 위한 노래>(2018) 역시 사회라는 프레임 안에서발생하는 여러 순간들을 거울처럼 비추고 있다. ‘무초’는 미모사와 마찬가지로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는식물로, 영상에서 날카로운 높은 음이 재생될 때마다 움찔하는 모습으로 전시장의 공기에 불편함을 더한다.


김이박은 그간 주로 식물을 중심으로 사람-식물, 사람-사람 간에 형성되는 다양한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작업을 전개해왔다. 대표적인 <이사하는 정원>(2015~)은 작가가 자주 가는 미용실의 아주머니 등 작가의주변 지인들에게 의뢰를 받아 병든 식물을 치료하고 보살펴주는 프로젝트다. 의뢰인과 식물의 관계는 곧식물과 작가, 나아가 의뢰인과 작가로 연결되었고, 이러한 상호 관계에서 도출되는 정서적 유대는 그간 작업의근간을 이루는 요소로 작용했다. 식물이 치료되고 다시 생명을 찾아가는 일련의 과정에는 차가운 사회 속에서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어가는 작가의 모습이 투영되어 나타났다. 또한 지난 개인전 “노심초사”(반쥴 루프탑갤러리, 서울, 2016)와 “자라나는 모습”(갤러리 밈, 서울, 2017)에서는 식물이 자라나는 모습을 자식의성장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과 연결 지어 나타냈다. 그동안 많은 그의 작업들에서 식물은 대부분 돌봐줘야하는 대상으로 비쳤으며, 식물을 보살펴 온 작가 또한 자연스레 그러한 특정한 역할 속으로 굳어져왔다.


이번 개인전은 그간 지루하게 축적되어 온 고정된 이미지에 새로운 색을 입히려는 일종의 시도이다. 불편하면마음껏 티를 내며 움츠리는 여기 있는 작은 식물을 시작으로, 이제부터는 미약하게나마 조금씩 해방감을느껴보고자 한다. 익숙한 이미지들로 인해 데자뷰와 함께 스스로를 움추려 들게했던 수많은 기억들이 떠올라기분이 불쾌해진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점으로 대상을 풀어내고자 한 작가의 낯선 어법이 조금은통했다는 신호가 아닐까 싶다.


김연우 위켄드 공동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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