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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간, 그 사이에서 길어올린 메타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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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간, 그 사이에서 길어 올린 메타포

 

 

앞서 달라스에서 열렸던 <2.2.2 서울-달라스-서울 展>은 전시에 참여한 여섯 명 작가들이 각자 태어나서 지금까지살아온 시간과 공간에서 형성된 이질적인 예술적 세계가 어떻게 다르며 또한 폭 넓게 어울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시다. 리사 에리히(Lisa Ehrich)와 릭 맥스웰(Rick Maxwell)은 미국인, 주종근과 정현주는 한국에서 태어나미국으로 이주한 한국계 미국인, 김근중과 김선두는 한국인이다. 이번전시는 주종근이 여섯 명의 작가가 각자 다른 장르에서 작업을 하지만 인간과 자연의 관계, 그 사이의어떤 과정과 진화를 독특한 시각으로 해석한 작업들을 선보이는 전시를 기획하였다. 

 

다양한 소재와 기법들을 이용한 작품들이 이번 전시에 출품되었다. 조각과 드로잉, 도자기 설치, 유화와 아크릴화, 전통장지기법의 한국화 등이다. 언뜻 강렬한 인상을 주는 전시이지만 이 작가들은 ‘자연’이라는 공통적인 주제를다루고 있다. 

 

릭 맥스웰의 서정적인 벽화부조인'Gypsy Dancer' 를 보면 그에게 있어 작업과정 자체가자연적인 소재임를 상기시키고 있다. 종이에 숯과 흑연, 지우개를이용한 그의 드로잉 작품에서 보여지듯 밀(wheat)과 같은 질감을 한층 강하게 표현하여. 맥스웰의 작품에 있어서 작품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자연적 형태로 귀결되며 사람의 손이 만들어내는 물질성을 여실히드러내고 있다.

 

또한 정현주의 화려한 색채의 나무결무늬가 드러난 작품 'The Rites of Spring 봄의 제전'은 섬세한 레이스 찻잔 받침을 연상시키는 흥미로운 디테일을 볼 수 있다. 이모든 작업의 중심에는 자연을 정복하고자 하는 인간의 열망, 그러나 결코 정복 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양면적 태도가 동시에 내포되어 있다.

 

이 같은 양면성은 김선두의 작품에서 또한 중심을 이루고 있는데 한국화를 전공한 그는 변두리 텃밭의 어수선한 풍경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바탕으로 한 치열한 꿈과 그 허망함을 밝은 대낮의 땅과 밤하늘의 별로 표현하고 있다. 밤하늘의 별과 그 별들이 낮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영감을 받은 'To Show the Stars-Welsh Onion'에서 보여지듯, 별이 반짝이는 새까만 밤하늘과화면 앞쪽으로 그와 대조를 이루는 밝고 은은한 색조의 양파, 철조망,새를 표현하여 밤과 낮을 동시에 한 화면에 담았다.

 

자연은 늘 불안정하며 진화하고 있다는사실을 우리는 받아들여야 한다.

예술에서도 역시 쉽게 의미가 전달되는작품들에 비해 극적인 변화를 시도한 작품들은 받아들여지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그러나 자연의 원리가그러하듯이 예술도 진화를 추구한다. 이 것은 아마 김근중의 작품에서 가장 잘 드러나 있을 것이다. 작가의 대화에서 그는 지난 작품활동을 회고하며 그의 작품들이 얼마나 극적인 변화를 거쳐 왔는지, 또 그러한 폭넓은 스타일의 작품들이 그의 삶의 경험들과 함께 변화를 추구한 의지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또한 그러한 알 수 없는 영역으로의 모험을 감행해야만 하는 것이 진화과정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논의하였다. 이번 전시에서의 그의 새로운 작품들은선과 악의 이분법이 내포된 추상적인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이 작품들에서 색이 칠해진 부분은 형태가명료하지 않고 붓질이 소용돌이 치며 확장되고 주변으로 스며들며 두껍게 발려진 물감에 의해 형태가 더욱 모호해진다.이 연작의 제목 'NaturalBeing'으로 유추 해 볼 때 나는 이 작품이 자연인으로써의 인간과 사회적 압력과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현대인의 존재가 처한상황을 다루고 있다고 보며 이 역시 양면적 태도의 대립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괴리는 인간이 자연과관계하는 방식, 더 나아가 인간이 자연에 영향을 주는 방식들까지 언급한다. 

 

에리히의 나뭇잎 접시 연작들은 그끝자락의 곡선과 완벽한 각도의 줄기형태가 자연적 무작위(無作爲)의미와 인공의 미 사이를 넘나든다. 여러 이미지들이 중첩되어진 주종근의 작품 속의 형상들은 종종 인간과자연의 것들을 통합하여 피부를 연상시키는 선(線)적인 패턴들, 잎과 덩굴들이 사람의 팔을 감아 내려오며 내장의 모습으로 변해가는 등의 이미지들을 보여준다. 그의 또 다른 작품에서는 걸어가는 사람의 등뒤에서 베어진 나무둥치가 자라나오고 거기서 다시 이파리와 가시가뻗어 나온다. 이것은 인간은 자연의 힘 앞에 너무나 미약하며 인간의 파괴적인 영향에도 불구하고 자연은싹을 틔우고 생명은 이어진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 자연과 인간의 상호관계에 대한 희망적인 해석으로 보여진다. 

 

이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자연을 정복하려 하기보다는 인간으로서 대자연을 마주대하고 있는 경험들을 작품으로 담아내고 있다.


조쉬 로즈(Josh Rose)는 브룩하벤 대학교의 미술사 교수이다. 

그는 대학에서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초현실주의, 희극사에 대해 강의하고 있으며,

희극작품의 전시를 기획하고 박물관교육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달라스에서 아내와 딸과 함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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