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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GPS: PETISH 2017 홍익대 일반대학원 회화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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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작가들의 페티쉬 (Petish)전 

나는 무엇을 욕망하는가?
                                       
                                
김 향 숙 (미술평론가, 대학원 회화과 겸임교수)

2017년 18번째를 맞이하는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의 GPS전시의 주제는 Painting + Fetish 의 합성어인 페티쉬 (Petish)로 전시의 의도는 크게 2가지의 목적을 가지고 계획되었다. 먼저 페티쉬(Fetish)가 특정 물건을 통해 성적 감흥을 얻는 것임을 응용하여 GPS 전의 그림들을 통해 더 큰 작가관에 빠져들 수 있는 전시이고, 두 번째로는 인간의 절대적이며 궁극적인 욕망에 대해 다양한 관점을 드러내고 싶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그렇다면 예비 작가로서 내가 추구하는 욕망은 어떤 이미지일까? 혹은 어떤 이미지였을까? 본 전시에서는 예비 작가들이 경험하고 체험한 다양한 욕망의 허구를 완성된 작품을 통해 역으로 욕망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인간에 내재된 욕망의 영역을 연구한 라캉(Jacques Lacan)에 의하면 인간의 욕망은 상상계를 지나 상징화이후에 등장하며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영원히 충족될 수 없다고 한다. 욕망은 순수하게 나의 의지를 표현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타자에게 인정받으려 하는 것이고,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소외의 표현이기도 하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누군가에 의해 인정받아야 하는 수동적인 삶을 살아왔다. 부모로부터 학교로부터 사회로부터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으로부터 끊임없이 타자의 욕망의 대상으로 살아왔으며 현재도 그렇게 살고 있다.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미래를 그렇게 살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그렇다면 나의 욕망은 무엇일까? 나의 욕망과 타자의 욕망은 어떻게 다른가? 이러한 질문의 접점에서 작품에 투영된 색채와 조형으로 진정 나의 욕망은 무엇이었는지 알아가는 것도 흥미로운 작품분석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유학생을 비롯하여 50여명의 예비 작가들의 작품이 선보인다. 각자의 감추어진 욕망의 욕구가 서로 다른 만큼 표현도 다양하게 나타났는데 작품들의 가장 보편적인 공통점은 욕망과 현실 사이에서 카오스적인 괴리를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표현방법에서도 그러한 과정을 엿 볼 수 있다. 

욕망하는 주체
데카르트는 인간을 ‘사유하는 주체’로 규정했으나 라캉은 인간을 ‘욕망하는 주체’라고 개념화하였다. 욕망하는 주체에서 욕망의 주체는 결핍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탐색하므로 욕망은 살아있음의 증거이다. 강한 욕망은 강한 삶의 의지를 드러내는 것의 반증으로 예술가들에게는 내적필연성을 향한 의지의 표출이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 가운데는 큰 예술가로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욕망에 대한 자기성찰을 보여주는 작품이 많았다. 

장훈영은 여성의 코기토를 파괴하여 가부장적이고 이성적인 ‘사유하는 주체’로부터 고통 받는  험난한 여성예술가의 ‘욕망하는 주체’로서 의도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임지훈은 내안의 ’자아‘와 ’타자‘의 번민으로, 변정미는 위장된 자아의 자화상을 통해, 박이랑은 코기토의 왜곡으로, 그들 모두 스스로를 통찰하는 자화상을 통해 자신을 타자화 하는 욕망의 주체로서 강한 의지를 표현하였다. 이귀란은 끊임없이 파장을 일으키는 내면의 감정을 파편화된 신체로, 전해인은 타로속 삶을 마법 같은 거울을 통해, 송은주는 다양한 자아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박지현은 인간의 불안을 표현주의 기법의 풍경화로, 모두 욕망하는 주체의 다양성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와 같은 표현방식은 일방적으로 ’보는 주체‘로부터 소통하는 라캉의 ’보여 지는 주체‘(gaze)로서의 전이를 보여주는 현대미술의 작업방식이다.  


욕망의 은유 
무의식에 내재된 욕망이 발현될 때 욕망은 늘 직접적이지 않으며 은유로 혹은 간접적으로 작품에 투영되어 있다. 안지혜는 거대한 주변의 풍경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자신을 통해 욕망의 좌절을 암시하나 자신을 빛나는 길 가운데 놓아 언젠가는 자신도 빛 가운데 설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신길호는 체험된 하트의 다양한 형태들을 통해, 김혜인은 강인한 선인장의 상징적 은유를 통해. 심윤옥은 변함없이 아름다운 보석의 은유로, 박마리는 실체가 없는 화려한 조명을 쫒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백지현은 시물라크적 인간관계의 외로움을 ,유민정은 진실의 부재에 대해, 김수희는 얼룩의 흔적을 통해 삶의 현존을, 김보경은 전형적인 틀을 벗어나고픈 욕구를, 이성은은 연약하지만 강한 생존력을 보여주고 있다. 

욕망의 좌절이 때로는 회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현재를 욕망하기보다는 과거 추억 속에 나를 가두는 것이다. 회피성 욕망의 표현으로는 지민하와 강연수 박소현과 석민정의 작품을 들 수 있으며 그들은 과거의 좋았던 시절을 추억하거나 트라우마를 끄집어내어 극복하려는 과정이 작품에서 확인된다, 욕망의 좌절은 사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때로는 사회적인 역사적인 문제를 통해 발생되기도 하는데, 채수민은 바다 속 깊이를 드러내며 마음의 침수를, 이유미는 불안한 인간의 불완전성을, 심미나는 공중에 홀로 떠있는 코끼리를 통해 각각의 마음속 고독을 장예원은 관계의 내적 불안을 파편화된 인간의 모습으로, 모두 개인의 일상에서 드러나는 불안을 작품으로 승화시켜 욕망의 침잠을 드러내는 반면 장동욱은 일상에 사회적인 문제를 천준호와 현애인은 역사적인 사건을 투영시키며 홍학심은 사회의 집단 트라우마를 드러내며 욕망의 좌절을 은유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시지프스의 욕망
라캉의 욕망하는 주체는 시지프스의 신화와 같으므로 실험적인 조형을 연구하는 작가들과 유사한 노동을 한다. 이성건은 절제된 추상으로 자신만의 조형과 색채와 스토리의 동시성을 실험하며, 진승희는 마티에르와 오브제를 통해 캔버스의 공간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안정희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아우르는 자신만의 풍경화를, 젠박은 레고의 기하학적인 풍경을 차용하여 공간 없는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으로 작업하고 있다. 김수진은 몬드리안을 차용하여 공간구성을 연구하고, 강세인은 구상과 추상의 혼성을 실험하고 있으며 김선기는 시공의 카오스에 본인의 거친 욕망을 드러내고 있다. 임시연은 다층적인 자아의 내적 경험을 회화와 꼴라주 기법으로, 송미리내는 캔버스 양면성의 기능을 활용하여 바늘의 찌름과 실의 부드러움으로 장시간의 노동을 통해 이루어낸 추상의 연결로 조화를 원하고 있다. 그들 모두 실험적으로 자신만의 조형의 독특성을 꿈꾸고 있으며, 독창성의 욕망을 향하고 있다. 이정운의 작업은 시작과 끝의 과정을 흔적으로 남기려는 노력이며, 조혜경은 부유하는 시공간의 혼돈을, 양옥경과 이주혁은 표현방법은 다르지만 독특한 재료에 의한 독특한 기법으로, 최선아는 창작원동력의 근원을 찾고자하는 고통을, 이주연의 화면 나누기, 두충량의 판자의 독특성을 살린 기법, 이세진은 모순된 일상의 총체적진실을 동시성의 오버랩기법으로, 손위혁은 회화의 본질에 대한 의구심 등 모두 큰 화가를 지향하는 그들만의 욕망이 투사된 실험적인 과정이다. 

2017년 대학원 회화과 GPS 전시작품들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는 가운데 목표를 향해 자신만의 조형을 연구하고 기법을 실험해보는 의지의 장이었다. 그러한 예비 작가 모두의 시지프스 신화는 예술가들에게 주어진 창조의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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