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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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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의 불꽃을 만들어 내는 중국의 대표 순수 추상화가, 왕이강 (王易罡)




abstract works no. 4_oil on canvas_200x400_ 2015




  벽과나사이갤러리는 예술의 본질에 집중하고 싶다. 자본 혹은 미술 시장에서의 유행처럼 흐르는 회화가 대중에게 보여 지는 예술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예술 표현의 본질적인 역할에 충실하고 예술을 한 개인의 생각과 심상을 표현하는 매개로 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 싶다.

  혼연일체로 몰입하여 미친 듯이 창작을 하고 자신의 심상과 생각을 온전히 표현하고자 하는 진정한 예술가의 작품세계를 소개하여 순수회화의 진정성에 대해서 깊이 있는 성찰의 기회가 되길 희망하며, 중국 로신미술대학(Lu Xun Academy of Fine Arts) 회화과 교수로 재직 중인 왕이강(王易罡) 전시를 기획하였다.

  바닥에 길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캔버스를 깐다. 작가는 천정에 밧줄과 롤을 설치하여 오로지 밧줄 하나에 의지한 채 바닥에 흩뿌리듯 던져 놓은 유화물감 위로 신나게 내달린다. 이 순간 작가는 작품의 도구가 되어 버린다. 굵은 밧줄 하나에 의지한 채 뭉개지듯 미끄러지며 거침없이 힘차게 내달리기 시작하면 작가의 신발은 붓이 되고 물감은 신나게 사방으로 흩어지며 자유롭게 채색되어진다. 캔버스와 작가 그리고 거대한 양의 유화물감은 신들린 듯 혼연 일체된 작가에 의해 의도한 듯 때로는 의도치 못한 얘기들을 만들어 내며 어느새 캔버스에 그려지고 있다. 대가(大家), 왕이강 (王易罡)작가를 염두에 두고 지칭한 단어가 아닐까?

  그 작업의 스케일도 작가의 작품세계도 감히 대가라 지칭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왕이강(王易罡) 작가는 그런 거침없는 표현 속에 아주 세심한 손길이 스며들어 있다. 가로 6m, 세로 3m가 넘는 대작에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가는 붓으로 섬세함을 드리운다. 거대한 붓을 들고 대형작품의 캔버스에 쓱쓱 문지르는 작업 또한 서슴지 않는다. 그가 표현하는 작품세계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카타르시스가 스며들어 있다.

  20세기 초반 미국에서 시작된 추상표현주의의 잭슨 폴록(Jackson Pollock)이 액션페인팅의 독보적 아이콘이라 한다면, 중국의 대가 왕이강(王易罡)은 ‘서정적 추상’의 독보적인 화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의 작업과 예술가로서의 자신의 관계성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표현한 왕이강(王易罡)의 이야기는 그의 작업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
 
“오늘날 이젤 화가들은 전통과 사실에 도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반면에 이젤 회화 작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림은 작가 자신, 작가의 삶과 경험, 우리의 몸, 그리고 퍼포먼스 등이 어우러지는 것이다. 단순히 회화 그 자체 혹은 회화를 그리는 데 사용하는 형식이나 언어에 관한 것이 아니다. 이것이 예술을 가치 있게 만들어 주는 부분이다. 나의 몸이 캔버스 위에서 어우러지는 순간, 열정의 불꽃을 만들어 내고 그것이 진정한 창조의 작업이 되는 것이다. 지식, 문화, 비전 등을 포기하고 넘어 서면서, 무의식의 창조 행위에 깊이 들어가게 된다.
  회화는 정신의 산물이다. 그래서 회화가 가진 의미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즐기는 것! 작품의 창조 과정을 경험하고 추구하는 것 자체에 더욱 큰 의미가 있다. 
  나의 근간의 작업들은 개념 추상 미술 작업이다. 솔직히 나는 단순히 중국의 산수를 기호로 표현하는 간단한 작업 보다는, 내가 속한 동양의 전통과 문화를 나의 작업에 더욱 깊이 반영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내가 원하는 것은 삶과 피에 대한 것들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나는 내가 속한 문화와 중국 전통의 훌륭한 점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작업을 해나갈 것이다. 
  지금까지 나의 추상 미술 작업은 나의 존재를 증명해 왔다.”


  그의 작업에서 독보적으로 뛰어난 부분은 구상주의와 사실주의가 견고해 다른 틈이 없던 중국의 예술세계에서 추상주의를 태동시키고 이를 지난 몇 십 년 동안 자리 잡게 했다는 것, 그리고 중국적인 맥락에서 추상주의를 해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abstract works no. 31_oil on canvas_200x200_2015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중국은 문화 예술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전례가 없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이 가운데, 왕이강(王易罡)은 현대적 표현주의(modernist expression)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해왔다. 형식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서양의 실험주의를 차용했지만, 문화적인 지평에 있어서는 명백하게 중국의 정신성과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의 추상작업은 구상주의가 굳건하게 자리매김해온 중국 예술계 안에서 그 자체가 자유를 향한 몸짓이자 시도였고, 역사적인 중요성을 지닐 수밖에 없는 일이다. 왕이강(王易罡)은 1985년 ‘국립신진예술작가전’에서 ‘신진예술가 수상자’로 최종 선정되었고, 그만의 독창적인 작업을 해오면서 1993년에는 중국 유화 비엔날레에서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이후 심양미술대학 교수를 거쳐서 지금은 로신미술대학(Lu Xun Academy of Fine Arts)에서 회화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의 작업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회화의 다양성이다. 사천 예술학교(Sichuan Academy of Fine Arts)의 미술비평가 He Guiyan은 왕이강(王易罡)의 작업을 일컬어서 ‘다극화’되어 있다고 표현했다. 그의 작업 경향은 작업스타일, 그리고 당시 중국의 환경에 따라 4개의 시기와 경향으로 나눌 수 있다. 

  제 1기는 서양의 추상주의에 영감을 받은 추상주의 시기이며, 특히 피카소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았다. 서양의 추상주의는 그의 감성을 한층 누그러뜨려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일종의 도구였다. 그러나 후기냉전시기의 중국 공산주의 아래에서 서양의 예술형식은 곧 서양의 이데올로기로 취급되었고, 왕이강(王易罡)의 추상주의작업은 주류 예술이 되기는 힘들었다.

  제 2기는 그가 사용하는 재료의 순수한 효과에 집중한 'Themeless Series'로 대표된다. 이 또한 매체(medium)의 표현에 집중한 경향과 중국의 사회적 문화적 맥락과 관계를 맺으면서 재료를 탐구하기 시작한 시기로 나뉜다. 주로 당시 그를 둘러싼 중국의 환경에 관한 작업이었고, 포스터, 광고, 정치적 토픽 등의 아이템을 엄격하게 선별해서 많은 꼴라쥬 회화를 작업하기도 했던 시기이다.

  비로소 제 3기에 이르러, 왕이강(王易罡)은 예술가로서 중국의 사회문화적인 맥락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본격적으로 탐색해 나가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2000년 대 이후 중국의 문화에 대하여 재발견하기 시작하고, 특히 중국의 산과 강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새로운 작업 스타일이 등장한 시기이다. 이번에 전시될 가로 6m에 달하는 작품 <abstract works no. 53-5>에서 왕이강(王易罡)은 자신이 느끼는 중국의 산수를 모티프로 해서 약간의 구상과 형태가 남아 있는 그만의 고유한 추상 작업을 보여 준다. 이렇게 그는 세계의 그 어느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그만의 중국적 추상화의 세계를 확립해 왔다. 왕이강(王易罡)의 작품세계 언어는 추상화이며, 자신의 언어표현으로 산수와 문화, 사회를 그리고자 한다. 
 
 제 4기에서 왕이강(王易罡)은 오히려 반 추상주의에 몰두한다. 이 시기에서 추상적인 형태는 개념적으로 서양의 추상 예술에 반하는 상징으로 나타난다. 즉, 왕이강(王易罡)이 모더니즘을 내던지는 것을 의미한다. 2015년 이후의 작업에서는 모더니즘과 추상주의에서 벗어나는 경향이 더욱 확고하다. 물론 그의 형식은 여전히 구상의 형태가 아니기에 추상적 특징을 강하게 띠고 있다. 하지만 왕이강(王易罡)의 새로운 추상주의는 어떠한 패턴이나 힌트조차 없는 안료의 끊임없는 덮어씌움일 뿐이다. 맥락 없는 개별적인 터치를 지속적으로 덧입혀 캔버스 위에 층을 만들어 내는 것은 먼저 주제와 아이디어를 정하고 이를 계획적으로 실행해나가는 서양의 추상주의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작업이다. 어쩌면, 명백하게 서양의 추상주의의 반대편에 서 있는 작업이다. 이렇게 그의 회화는 층층이 안료가 쌓인 일종의 사건이 되고 그만의 독특한 추상주의로 나아간다. 이 시기 그의 작업은 ‘반 추상주의를 지향하는 추상주의(abstractionism of anti-abstractionism)’ 혹은  ‘개념추상주의(conceptual abstractionism)’로 명명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왕이강(王易罡)은 중국에서는 당연하고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독보적인 예술가로서 자리매김하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abstract works no. 35_oil on canvas_100x80_2016



  그의 독특한 작업 세계를 먼저 알아본 것은 중국 내에서는 물론이거니와 다양한 서양 유럽의 미술 중심지들이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지속적인 전시를 통해 자신의 작업을 대중들에게 보이고 찬사를 받아 왔다. 중국에서는 북경, 심양, 상해 등에서 다수의 전시를, 세계적으로는 일본, 싱가포르, 러시아, 프랑스, 스페인, 독일, 미국 등에서 열띤 찬사를 받은 전시를 가졌다. 
 특히 왕이강(王易罡) 추상 작업의 고유성과 가치를 알아본 곳은 역시 근현대 서양미술의 중심지이자 아방가르드의 성지였던 프랑스 파리이다. 11월에 막을 내린 Centre Artasia Paris에서 열린 'Believe Your Eyes' 개인전에서 왕이강(王易罡)의 작품은 모두 완판 되는 판매기록을 세우며 그의 작업에 대한 예술성과 함께 진면목을 확고히 자리 하였다.

  벽과나사이갤러리는 순수한 열정의 불꽃으로 자신의 작업을 하면서 그 혼을 온전히 드러내고 표현하는 예술가와 마음의 파동을 온몸으로 느끼고 그 열정과 순수함에 호응하는 관객이 함께 만들어 가는 전시를 기획하여 2017년 정유년의 새해부터 두 달 동안 진행코자 한다. 왕이강(王易罡)의 캔버스 위 물감의 생생한 터치를 따라서 함께 자유로운 감성을 느끼며 좀 더 색다른 경험의 기회를 갖길 바란다. 중국 색채의 신비로운 세계를 표현한 그의 작품세계에 빠져 잠시 넋을 놓아도 좋다. 궁극적으로, 중국 회화의 변화와 흐름을 함께 목도하고 왕이강(王易罡)의 작품세계에 전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떨지 권해 본다. 

  “추상표현주의(추상미술)는 미국의 산업혁명과 개인주의와 관련해서 발달해 왔다. 개인의 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자유, 그것에 관한 것이다. 우리가 그림을 보고 감상할 때 간과하는 것이 있다. 모든 그림이 서사를 바탕으로 할 것이며, 서사적인 이야기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보는 것이다. 우리가 교육받아 온 것도 그러하다. 그 결과 자신이 가진 논리나 서사를 통해서 그림을 판단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림 혹은 예술에서 논리나 서사는 사실 그렇게 중요하거나 유용한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눈으로 그림을 직접 보는 것이다. 즉, 내가 그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직관” 혹은 “본능”이다. 각자의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그림을 대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고 추상 미술을 이해하는 방법이다.
  때로는 나의 작업들이 폭력적으로, 자극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림을 보았을 때 느껴지는 그런 느낌들이 그저 분출되도록, 느껴지도록 내버려 두면 될 일이다.”





전시는 2017년 1월 13일부터 3월 30일까지. 
관람시간 오전11:00-오후8:00 (무휴)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 121 삼진제약 빌딩 2층, 벽과나사이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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