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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작가상 2016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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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16> 전 개최 

◇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국내 대표 수상 제도 <올해의 작가상 2016>전   
◇ 한국현대미술의 독창성과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대표 작가를 선정하여 신작 제작을 적극 지원
   - 김을(1954), 백승우(1973), 함경아(1966), 믹스라이스(조지은 1975, 양철모, 1977)의 신작 공개
   - 각 작가들은 예술가로서의 자아, 사진매체에 대한 실험, 동시대
     사회 현상에 대한 고민 등을 반영한 신작 공개  
   - 8월 31일부터 2017년 1월 15일까지 서울관 1,2전시실에서 개최
   - 10월 13일 ‘2016 올해의 작가’ 1인(팀) 최종 선정 및 시상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은 SBS문화재단(이사장 윤세영)과 공동 주최로 <올해의 작가상 2016> 전을 2016년 8월 31일(수)부터 2017년 1월 15일(일)까지 서울관에서 개최한다.

‘올해의 작가상’은 1995년부터 2010년까지 개최되었던 국립현대미술관의 대표적인 정례 전시 <올해의 작가>를 모태로 시작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12년부터 SBS문화재단과 함께 한국현대미술의 독창성을 보여줄 역량 있는 작가들을 후원하는 수상제도로 변경하여 운영하고 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올해의 작가상’은 매년 관람객과 미술계의 주목을 받는 대한민국의 대표 수상제도로 자리매김 하고 있으며,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경향 및 담론을 이끌어내어 한국미술문화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올해의 작가상 2016>전에서는 지난 2월 선정된 김을, 백승우, 함경아, 믹스라이스(조지은, 양철모)가 SBS문화재단의 창작 후원금을 바탕으로 준비한 신작을 선보인다. 
      
김을 작가는 제1전시실 공간에 실제 크기에 가까운 2층 건물을 건축하였다. 관객의 출입이 가능한 이 건물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서 치열하게 창작 활동에 몰두하는 예술가의 작업실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예술가의 존재가 세상과 충돌하면서 빚어낸 수많은 사고(思考)의 폭발들은 작은 은하계를 구성하고 있는 1,450개의 반짝이는 별들(드로잉)로 재탄생된다. 

제2전시실의 개방공간에 설치된 백승우의 작품들은 사진 매체의 형식적 한계와 경직된 해석의 틀을 깨뜨리는 다양한 시도를 보여준다. 작가는 직접 찍거나 혹은 각기 다른 장소에서 수집한 사진들의 일부분을 확대하기, 밝기 혹은 컬러 조절하기, 순서 바꾸기 등의 다양한 조작을 통해 재가공 및 배열하여 이미지의 풍부한 해석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제2전시실에 배치된 함경아와 믹스라이스(조지은, 양철모)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시스템의 다양한 차이 속에서 생존을 위해 벌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이주(移住) 현상을 주목한다. 북한 자수(刺繡) 공예가의 손을 통해 제작된 자수 작품으로 잘 알려진 함경아는 탈북과 정착을 주제로 제작한 조각, 퍼포먼스,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한국사회의 숨겨진 존재인 이주노동자들과 다양한 협업을 지속해온 믹스라이스는 취업과 학업 혹은 재산 증식 등의 다양한 이유로 인해 ‘정착’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이주’하는 한국 사회의 현상에 주목하며, 재개발 지역에서 파온 흙을 이용한 설치와 벽화, 영상 작업을 선보인다. 

오는 10월 13일(목)에는 각 작가들의 전시 작품에 대한 최종 심사를 거쳐 <올해의 작가상 2016> 수상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최종 수상 작가는 ‘2016 올해의 작가’로 공표되고 1,000만원의 후원금을 추가로 지원받게 된다. 또한 후보 작가 및 최종 수상자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현대미술 다큐멘터리가 제작되어 SBS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을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SBS 문화재단은 역대‘올해의 작가상’참여 작가에 대한 지속적인 후원을 위해, 작가들의 해외프로젝트를 지원하는‘올해의작가상 해외활동기금’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6년에는 총 5작가의 해외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 <올해의 작가상> 역대 후원 및 수상 작가
ㅇ 올해의 작가상 2012(과천관) : 문경원·전준호(2012 올해의 작가), 김홍석, 이수경, 임민욱
ㅇ 올해의 작가상 2013(과천관) : 공성훈(2013 올해의 작가), 신미경, 조해준, 함양아
ㅇ 올해의 작가상 2014(과천관) : 노순택(2014 올해의 작가), 구동희, 김신일, 장지아
ㅇ 올해의 작가상 2015(서울관) : 오인환(2015 올해의 작가), 김기라, 나현, 하태범

* 올해의 작가상 공식 홈페이지: http://koreaartistprize.org
□ 일반인 전화문의: 02-3701-9500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대표번호)


1. 김을(Kim Eull)
     
드로잉은 김을(1954)의 몸과 정신이다. 김을의 드로잉은 협소한 정의와 형식의 한계를 뛰어 넘어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경계를 아우르는 넓은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다. 금속 공예를 전공하고 회화로 주목받은 김을은 2002년을 기점으로 시작된 ‘드로잉 프로젝트’를 통해 폭발적인 에너지를 분출하고 있다. ‘드로잉’은 여타 예술 장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형식과 유연한 접근 태도 그리고 몸의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하며, 빠른 시간에 많은 양의 제작이 가능하다. 그의 드로잉은 자신의 온 몸으로 대면하고 있는 거대한 세상에 대한 민감한 반응의 결과물이다. 드로잉은 김을의 혈관을 타고 흐르는 혈류(血流)이며 그의 육체를 움직이는 연료이다. 그 에너지가 김을의 정신을 관통하고 그의 손끝을 타고 세상으로 흘러내린다. 정신의 거름망으로 걸러낸 세상의 모든 이야기와 자유로운 상상은 김을을 둘러싸고 있는 ‘작은 우주’이자 김을의 ‘거대한 자화상’이 된다. 

전시실에 설치된 실제 크기에 가까운 2층 건물 Twilight Zone Studio(2016)는 실제와 가상의 경계에서 위태롭게 작업하는 예술가의 작업 공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관객들은 영화 세트처럼 설치된 예술가의 작업실로 직접 들어가 작가가 목숨을 걸고 매진했던 치열한 창작의 현장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작가의 스튜디오에서 조망할 수 있는 27.5m 길이의 벽면에는 광활한 우주의 심연과도 같은 깊은 어둠을 배경으로 1,450여개의 드로잉들이 별처럼 모여 은하계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김을의 드로잉은 작가의 정신이 육체를 통해 흘러나온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각각의 드로잉들은 ‘김을’이 세상과 충돌하면서 빚어낸 크고 작은 충돌의 흔적이다. 수백, 수천의 흔적들은 드로잉 기계 김을의 육체와 정신의 작동 원리를 해석할 수 있는 세밀한 ‘도해(圖解)’이자 그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의 작가상 2016>전 출품 작품

트와일라잇 존 스튜디오(Twilight Zone Studio), 2016
제1전시실에서는 김을 작가의 대형 설치 두 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실에 세워진 2층 건물 Twilight Zone Studio, 2016는 삶과 죽음, 실제와 가상, 현실과 이상의 경계에서 작업하는 예술가의 작업 공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건물 내부에는 작가가 실제 작업실처럼 작품을 위해 수집했던 각양의 물건들과 작업 테이블, 드로잉과 자화상 작품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관객들은 김을 작가의 작업실로 직접 들어가 작가가 현실과 상상의 중간 지대에서 목숨 걸고 매진했던 치열한 작품 창작의 현장을 직접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갤럭시 Galaxy, 2016 
2층 스튜디오의 맞은편, 27.5m 길이의 긴 벽면에는 광활한 우주의 심연과도 같이 깊은 어둠을 배경으로 1,450개의 드로잉들이 별처럼 모여 은하계의 형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김을에게 드로잉은 우주를 탄생시킨 빅뱅처럼 어느 순간 폭발하듯 탄생하고 무한히 확장 하는 존재입니다. 별처럼 빛나는 드로잉들은 ‘김을’이 세상과 대면하면서 빚어낸 크고 작은 폭발의 흔적들입니다. 수 백, 수 천 개의 드로잉들은 작가 김을의 정신과 육체의 작동 원리를 해석할 수 있는 세밀한 ‘도면’이자 작가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자화상’과도 같습니다. 


1954년 출생

[학력]
1989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졸업, 귀금속 디자인 전공
1981 원광대학교 금속공예과 졸업

[주요개인전]
2015 Why drawing comes from the west, Baik Art, LA, USA
2013 Two Rooms, 스페이스 몸 미술관, 청주
2012 Twilight Zone, 갤러리 로얄, 서울
2011 牛·雞·狗·畵, 갤러리 소소, 파주 헤이리
2010 여기...새가 있느냐?, 스페이스 공명, 서울




2. 백승우(Back Seung Woo) 


백승우(1973)는 디지털 이미지의 과잉 시대에 사진을 찍는 행위가 마치 ‘물속에서 물총을 쏘는 것’과 같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고 고백한다. 사진의 고유한 가치였던 ‘찰라’와 ‘진실’의 아우라는 미술사의 비석에 새겨진지 오래다. 그런 의미에서 백승우는 ‘사진’을 전공하고 ‘사진’의 언어를 주로(잘) 사용하는 현대미술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미지를 ‘포착’하기보다 ‘수집’하고 사진의 표면을 부유하는 이미지를 조작하여 의미망을 재조합하는 방식으로 현실과 비현실, 가상과 실제, 보이는 것과 감춰진 것들의 미묘한 경계를 드러낸다. 백승우는 정교한 미니어처 도시 사진을 통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탐색하며, 거대한 영화 세트 같은 북한의 비현실적인 풍경 속에 감춰진 리얼한 현실의 아이러니를 들춰낸다. 또한 북한이 체제선전용으로 배포한 고해상도 사진을 변형시키거나, 개인의 추억이 담긴 스냅 사진을 수집하여 새로운 해석을 덧붙이는 등 ‘사진’의 한계를 뛰어 넘는 다양한 의미와 표현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실험하고 있다. 

백승우는 자신이 전통적인 개념의 포토그래퍼(Photographer)의 역할을 벗어나 세상에 떠돌아다니는 수많은 이미지들을 수집하여 맥락을 지우고 변형, 재가공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분류하는 픽처그래퍼(Picture-grapher)라고 언급한다. 백승우는 오리지널한 사진 찍기의 한계와 불가능성을 인식하고 온, 오프라인을 부유하는 수많은 이미지들을 수집하여 새로운 의미를 덧입혀 픽처화(化)시키는 역할을 강조한다. 전시에 출품된 Framing From Within, Betweenless, Wholeness 등의 신작은 작가가 직접 찍거나 엄격한 기준으로 분류, 배열되어 공공기관 등에 소장된 아카이브 이미지들을 수집하여 일부분을 확대(Blow Up)함으로써 기존의 맥락과 의미를 탈색시킨 후 다층적인 해석의 오류를 유발시킨다. 이렇게 구축된 다양한 오류들의 집합은 또 다른 맥락의 아카이브로 재구축된다. 광고판으로 쓰이는 트라이 비전 형식의 작품 Colorless 는 ‘사진’ 매체의 명암(그레이스케일 Gray Scale) 기준과 평균 밝기(존파이브 Zone Five)의 절대적인(객관적인?) 기준에 대한 의심과 질문을 위한 장치로 제시된다.    

<올해의 작가상 2016>전 출품 작품

Framing From Within, 2016
이 작품들은 이번 전시에서 유일하게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으로, 촬영 당시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프레임 안에 포착된 사람들을 확대하여 추출해낸 작업입니다. 작가는 이 우연을 정식으로 자신의 작업 과정에 포함시키고, 원본 사진의 일부분을 확대하여 아주 작게 프레이밍 하였습니다. 작가는 총 36개의 프레임을 규칙에 맞추어 설치하고, 관객과 작품의 물리적 거리를 의도적으로 벌려 둠으로써 관객의 가독성을 방해합니다. 작품과의 거리에 따라 마치 작은 단위의 셀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작품은 작품 속 ‘대상이 먼저인가?, 이미지 먼저인가?’에 대한 작가의 질문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Betweenless, 2016 
Betweenless는 작가가 우연하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수집한 35mm 슬라이드 필름 더미 속에서 자신만의 규칙으로 인물들을 선정한 후 극도로 확대한 사진입니다. 거칠고 흐릿한 화면 속의 인물들은 윤곽선, 색상 등 최소한의 정보만 남겨진 채 관객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습득된 교육과 경험을 바탕으로 인물의 신원과 정체성을 유추해내려고 노력 할 것입니다. 작가는 이 유추의 과정이 반드시 오류를 포함하고 있으며, 마치 목격자의 기억에 의존하여 그린 범인의 몽타주가 가지는 막연함과 흡사하다고 말합니다. 이 작품은 기록과 증명이라는 사진의 지위는 훼손되었지만, 사진의 기능을 넘어서 작가의 직관적인 해석이 핵심 작용을 하는 훼손된 아카이브의 생성, 즉 픽쳐의 아카이브를 새롭게 구축하고 있습니다. 

Wholeness, 2016
아카이브는 객관적 자료의 총체 혹은 그 저장소를 말합니다. 작가는 공적 아카이브로부터 사진 한 장을 이탈시켜 전시장으로 옮겨옵니다. 이 이탈된 한 장의 사진은 원래의 아카이브가 가지고 있던 객관적 정보의 맥락을 잃어버리고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왜 찍었는지 알 수 없는 이미지가 됩니다. 작가는 이미지의 표피만 남아있고, 도상이 지시하는 기의는 사라진 이 불안정한 상태로의 전복을 사진이 픽처(Picture)로 전환되는 지점이며, 이 전환점에서 사진 매체의 공백이 생겨난다고 말합니다. 작가는 이 한 장의 픽처를 차이와 반복에 따른 구성으로 전시장에 배치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 픽처들에게 Wholeness, '정수, 완전무결함' 라는 제목을 붙임으로써, 역설적으로 사진 매체의 공백을 말하고, '이미지/픽처는 무엇을 지시하는가?' 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Colorless, 2016
Colorless는 세 개의 면이 순차로 회전하는 광고판 형식의 설치 작품입니다. 세 개의 면은 각 ‘그레이스케일 차트’, ‘반사율 18%의 중간 회색’, 그리고 작가의 ‘텍스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레이스케일은 명도에 따라 화이트에서부터 블랙까지의 밝기 차이를 단계에 따라 나눈 차트이고, 중간 회색은 사진매체에서 노출 값을 구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준 톤으로, 피사체가 광선을 평균적으로 18% 반사한다는 가정으로 설정된 표준입니다. 앞선 두 면은 사진이 시각적 평균에 기반을 둔 매체, 그리고 판단을 표준화하는 매체라는 작가의 정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Everything is purged', '모든 것은 제거되었다'라는 텍스트가 보입니다. 이 텍스트는 사진 매체의 기존 기능에 사망을 선언하고 픽처로써 재조정하고자 하는 작가의 전반적인 전시 주제를 드러내고, 정보가 삭제된 광고판이라는 불안정한 매체를 통해 사진의 공백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11 Players, 2016 
11 Players는 한 명의 축구선수 사진을 11단계의 밝기로 보여주는 작업입니다. 사진의 의미는 사진 내부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배치(Juxtapositions)로 부터 구성되어지는 것이라고 믿는 작가는, 자신이 차용한 한 장의 이미지를 밝기에 따라 배치하고, 새로운 맥락과 의미 변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1973년 출생 

[학력]
2005 미들섹스 대학교 FINE ART AND THEORY, M.A. 졸업
2002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사진학과 중퇴
2000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사진학과 졸업

[주요개인전]
2015 밴쿠버 비엔날레 공공 프로젝트-백승우 개인전(가제), 
      밴쿠버 전역, 벤쿠버, 캐나다
2015 Walking on the line, 밴쿠버 센터 에이, 밴쿠버, 캐나다 
2015 Photographs 2001-2015 by Seung Woo Back, 
      고은사진미술관, 부산, 한국
2012 틈, 실현불가능한 일반화, 가나아트센터, 서울, 한국
2012 Memento, 두산갤러리 뉴욕, 뉴욕, 미국





3. 함경아(Ham Kyungah)


함경아(1966)는 현실의 단단한 껍질 속에 감춰진 시스템의 규칙과 금기에 도전하며 모순과 부조리의 틈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작가다. 그는 현실과 마주하며 벌어지는 일상의 다양한 사건들 속에서 작품의 소재를 발견하고 긴 호흡과 끈기로 작품을 완성한다. 전임 대통령의 집에서 나온 폐기물을 모아 한국현대사의 비극을 은유하고, 전 세계에서 수집한(훔친) 물건으로 제국주의의 부끄러운 역사를 패러디하기도 한다. 어느 날 집 앞에 떨어진 삐라는 그녀가 북한의 자수공예가와 금기된 소통을 시도하는 단초가 된다. 이처럼 함경아는 현실의 매끈한 표피 속에 감춰진 굴곡진 의미의 지층을 부지런히 세상에 드러내고 있다. 함경아는 항상 예측 불가능한 지점을 목표로 전진해왔다. 훔치고 바꿔치는 위법 행위를 통해 구축한 장물(臟物)이 배열된 근사한 진열장과 불법적이며 은밀한 거래를 통해 전달받은 북한 자수공예가의 화려한 자수들이 보여주는 미학적인 외형은 유혹적인 미끼에 불과하다. 그 속에 감춰진 첨예한 문화, 사회, 정치적 쟁점과 부조리의 영역을 감지하고 이에 저항하는 것은 오롯이 관객의 몫이 된다. 
     함경아는 이번 전시에서 ‘탈북과 정착’을 주제로 한 신작을 선보인다. 개인의 자유 의지와 생존을 위협하는 사회, 정치 시스템 속에서 탈출을 감행하는 이들의 절박함과 위험한 여정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작가는 그간 탈북자를 위한 경비를 지원하고 이들의 험난한 여정을 기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미완으로 중단된 프로젝트는 벽면에 설치된 굳게 닫힌 철제 셔터와 긴박한 상황을 암시하는 탈북자와 브로커의 대화 자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시실에 조성된 미니 축구장의 바닥과 벽을 채운 화려한 컬러의 추상적인 패턴은 촉망받는 축구 선수가 된 탈북 소년이 물감 묻은 공을 자유자재로 다루어 완성해낸 퍼포먼스의 흔적이다. 마지막으로 전시장에 놓인 유선형의 백색 조각은 적의 눈을 피하기 위한 위장 패턴(카무플라주)의 부분을 확대한 것으로, 은폐기능을 제거당한 박제된 기념비처럼 보인다. 

<올해의 작가상 2016>전 출품 작품

언리얼라이즈드 더 리얼: 29,543+1명, 909,084km, 15,000달러, 2016
     함경아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SBS로부터 지원받은 제작비를 가능한 최고의 가치로 전환하려는 의도를 갖고, 누군가의 망명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하였습니다. 작가는 이를 통해 탈북 과정 중 느끼게 되는 초감각적 상황을 기록하는 비디오를 제작하려고 하였습니다. 개인의 자유 의지와 생존을 억압하는 사회, 정치 시스템을 탈출하는 이들의 절박함과 위험한 여정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미완으로 중단된 프로젝트는 벽면에 설치된 굳게 닫힌 셔터와 탈북 과정의 긴박한 상황을 암시하는 소음과 은밀한 속삭임의 소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끝부분에 들리는 중국 브로커의 또 다른 일거리에 대한 집착은 죽음을 감수하는 탈북의 위험과는 대조적인 자본에 대한 탐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작품의 부재인 29,543+1명은 역대 탈북자의 숫자와 작가가 영향을 미치는 탈북자 1명을 더한 것이며, 909,084km와 15,000달러는 탈북자들의 총 이동거리와 소요 비용을 나타냅니다.   
 
악어강 위로 튕기는 축구공이 그린 그림, 2016
     언리얼라이즈드 더 리얼이 전시 전체에 흐르는 작업의 단초라면 이미 망명하여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어린 소년과 연관된 이 작업은 동전의 뒷면 같은 것입니다. 전시실에 조성된 미니 축구장의 바닥과 벽은 화려한 컬러와 다양한 형태의 추상적인 점과 선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자국들은 북한을 탈출하여 남한에 정착한 한 소년이 물감 묻은 축구공을 자유롭게 드리블해서 완성한 퍼포먼스의 흔적입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국경의 악어강을 건너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했던 어린 소년은 이제 장래가 촉망되는 축구 선수가 되었습니다. 죽음을 감수한 소년의 꿈과 예술적 투쟁을 하는 작가의 삶이 직조되어 회화처럼 보여 지고 있습니다. 축구와 자본, 아티스트와 갤러리, 콜렉터, 마켓의 구조적 유사성에 대한 생각도 들게 합니다.
 
언카무플라주 시리즈01~05, 2016
     전시공간에 놓인 유선형 형태인 하얀색 조각들은 군복의 무늬처럼 적의 눈을 피하기 위한 위장 패턴인 카무플라주의 부분, 부분의 형태들을 끄집어 내어 3차원 입체물로 존재하게 한 것입니다. 카무플라주는 1차 세계대전부터 아티스트들에 의해 만들어진 추상적인 형태로, 적으로부터 은폐한 후 은밀하게 적을 공격하기 위한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카무플라주는 산악이나 정글, 사막 등 자연 환경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었습니다. 작가는 은폐와 공격을 상징하는 군사용 카무플라주 패턴을 탈색하고 3차원 화하여 원래의 목적을 무력화 시키는 동시에 무엇인가 닮은 듯한 상상이 가능한 형상들로 새로운 의미의 층을 만들고 있습니다. 전시장의 작품들은 서로 동전의 앞, 뒷면처럼 유기적으로 구성되어있으며 표면 위로 드러나는 각개의 이야기들을 관통하는 주제는 돈과 자본의 가치에 대한 물음입니다.


1966년 출생

[학력]
1995 뉴욕 스쿨 오브 비쥬얼 아트 대학원 순수예술 전공 졸업
1989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주요개인전]
2015 유령의 발자국, 국제 갤러리
2009 욕망과 마취, 아트선재센터
2008 어떤 게임, 쌈지 스페이스


4. 믹스라이스 mixrice(조지은, 양철모)


믹스라이스는 조지은(1975)과 양철모(1977)로 구성된 듀오그룹이다. 이들은 한국사회의 그림자와 같은 존재인 이주 노동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사진, 영상, 만화, 벽화, 페스티벌 기획 등 전 방위적인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늘에 가려져있는 (불법)이주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나 인권 문제에 대한 피상적인 조명을 거부해왔으며, 현대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주’의 상황들, 즉 ‘이주’의 흔적과 과정, 그 경로와 결과, 기억에 대한 탐구 등 다층적인 접근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믹스라이스는 2006년 이후 마석가구단지의 이주민공동체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자생적인 발언과 문화 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예술가와 이주노동자가 협업하는 공장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이들의 관심은 급격한 도시화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이식되어는 식물들의 ‘이주’ 과정을 추적하고, 역사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강제 ‘이주’된 아시아 근대 이주민들의 이야기를 추적하는 작업으로 끊임없이 확장되며 진행 중이다. 

믹스라이스는 이번 전시에서 한국의 특수한 사회시스템 속에 감춰진 인간과 식물의 다양한 ‘이주(移住)’의 형태를 주제로 한 신작을 선보인다. 현대의 한국인들은 취업, 학업, 재산증식, 은퇴 등 다양한 이유로 끊임없이 ‘이주’의 대열에 합류한다. 이런 현상은 다양한 시간 이 축적된 ‘공간’에 대한 ‘기억’을 스스럼없이 버리고, ‘정착’을 위한 관계 맺기를 거부하는 행동이다. 믹스라이스는 정착하지 못하는 인간과 시간을 뺏겨버린 식물들의 ‘이주’ 경로를 뒤쫓는 탐색을 통해 우리가 그동안 간과했던 ‘축적된 시간’과 ‘남겨진 시간’의 의미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이주’의 형태인 재개발 지역에서 파낸 ‘흙’이 전시장 바닥에 ‘집을 위한 땅’으로 재구축되며, 인간의 이주로 사라진 마을에서 채집한 ‘식물’의 형태가 전시장 벽면에 그래피티로 새겨진다. 다양한 경로로 이식(移植)된 식물의 흔적을 쫒는 2채널 영상 <덩굴 연대기>를 새롭게 선보인다. 
  
<올해의 작가상 2016>전 출품 작품

아주 평평한 공터 2, 2016 
한국에서 땅을 갈아엎는다는 것은 농경사회만의 행위가 아닙니다. 한국은 땅을 갈아엎는 행위를 통해서 근 현대를 맞이했고 현재에도 미래에도 지속될 것입니다. 최초의 계획도시인 성남을 비롯하여 1970년대와 80년대 강남과 현재의 신도시 역시 땅을 갈아엎는 행위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전시장에 재현된 이 사각형의 땅은 1980년대 강남에 세워진 아파트의 도면이자, 자본에 대한 욕망의 허구성을 보여주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믹스라이스는 시공간을 갈아엎는 ‘개발’이라는 무한 반복적 행위가, 욕망으로 점철된 유한한 공간으로 어떻게 탈바꿈되는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습니다. 

식물 그래피티, 2016
<식물 그래피티>는 재개발 지역과 개발 예정 지역의 동네, 그리고 사라진 마을이 있던 장소에 버려진, 혹은 자라난 식물을 채집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마을이 사라지거나, 마을이 있었던 자리에서 채집된 식물들은 전시장 벽에 스프레이 잉크의 흔적으로 남겨져있습니다. 식물의 흔적들이 중첩되어 마치 산수화 같은 그라피티는 개발 직전의 장소에서 짧은 시간 동안 끈질기게 자리를 잡는 식물의 흔적을 보여주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원초적인 생명의 신비로움을 떠올리게 합니다.  

덩굴 연대기, 2016
<덩굴 연대기>는 실제의 기억과 시간, 역사와 이야기가 끊어지고 개발 논리에 의해 다른 장소에 재배치되는 ‘나무’들의 이야기입니다. 믹스라이스는 전국의 재개발 지역과 버려진 마을을 방문하면서 지속적으로 ‘나무’들의 이동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덩굴 연대기>에는 나무가 존재했던 실제 장소, 옮겨진 자리, 이식된 상황들의 이야기가 중첩 되어 있습니다. 믹스라이스는 각종 개발로 인해 기억과 역사가 사라지고 현재만 존재하는 세상에서, 인간이 식물과 함께 어떻게 정착(定着)의 연대기를 그려낼 것인지를 상상하고 있습니다.   


1975년 출생(조지은) 
경원대회화과(1998), 홍익대 산업디자인대학원 사진디자인전공 졸업(2004)

1977년 출생(양철모)
백제예술대사진과(2002),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졸업(2012)

[주요전시]
2015 Sharjah Biennale, The Past, the Present, 
      the Possible, Sharjah, UAE
2014 경기북부고스팅, 메이크 샵 아트갤러리, 파주, 경기도
2014 Read (residency east asia dialogue), Research 
      and Innovation Centre of Visual Art/TNNUA
2014 3회 MDF 마석동네페스티벌, 녹촌분교운동장, 경기도







<올해의 작가상 2016> 심사위원단

바르토메우 마리 Bartomeo Mari
현  대한민국 국립현대미술관장(당연직)

[주요경력]
2008~2015 스페인 국립현대미술관(MACBA) 관장
2004~2008 스페인 국립현대미술관(MACBA) 학예실장
2005 베니스 비엔날레 스페인관 큐레이터
2002 타이베이 비엔날레 큐레이터
1996 Witte de With Center for Contemporary Art(Rotterdam) 관장
1993~1995 IVAM-Julio Gonzalez Centre in Valencia 큐레이터


캐롤린 크리스토브 바카르기예브 Carolyn Christov Bakargiev
현 토리노 Galleria Civica d’Arte Moderna, Castello di Rivoli 관장

[주요경력]
2015 이스탄불 비엔날레 예술감독
2012 제13회 카셀도큐멘터 예술감독
2008 시드니 비엔날레 예술감독
2008~2009 Museo di Arte Contemporanea de Torino 관장
2002~2008 Museo di Arte Contemporanea de Torino 학예실장
1999~2001 뉴욕 PS1 현대미술센터 큐레이터


미카 쿠라야
Mika Kuraya
현 도쿄국립근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주요경력]
2013 베니스 비엔날레 일본관 큐레이터 

[주요전시(기획)]
2014 Mud and Jelly(MOMAT)
2011 On the Road(MOMAT)
2010 Meaningful Stain(MOMAT)
2009 Waiting for Video:Works from the 1960s to Today(MOMAT)


윤재갑
현 상하이 하오 아트 뮤지엄 관장, 2016 부산비엔날레 감독

[주요경력]
2012~ 상하이 하오 아트 뮤지엄 관장
2011 제54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
2005~2010 아라리오 갤러리 총괄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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