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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구석, 2015, 베르사유 궁전 정원상, 캔버스에 유채, 21×15.5cm
영국을 대표하는 인도 출신의 거장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가 지난 2011년 파리의 그랑팔레 전시에 이어 불안정하며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품으로 베르사유를 장식한다. 작가에게 베르사유 정원은 너무나 완벽했고, 이번 전시의 가장 큰 쟁점은 스케일과 현장의 규모였다. 시간의 부족을 이유로 그는 본래 베르사유로부터 2014년에 전시초대를 받았으나 거절했었다. 완벽하고 개성 있는 시각의 거장 르노트르에 의해 디자인된 이 장소를 작가로서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정원에 일련의 멋진 방식으로 작품을 가져다 놓는 것이 아닌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도록 숙고해야만 했고, 작가는 현장을 위한 작품을 만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창작물을 현장의 요건에 적용시킬 줄 알았다. 베르사유 정원의 거대한 운하까지 이어지는 긴 풀밭 위, 10m 높이의 거대한 작품인 <더러운 구석(Dirty Corner)>은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어떤 관객들이 이것을 성적 표현으로 본다면 작가에게 있어 작품이란 유일한 해석을 갖지 않는 것이므로 다행한 일이다. 여성의 성기? 남성의 성기? 동굴 입구? 르노트르의 완벽한 원근을 파괴하는 이 거대한 작품을 해석하는 것은 각자의 자유이다. 상징적 의미를 지닌 쥬드폼 공간에 펼쳐진 작품 <Shooting into the Corner>를 비롯해 시적인 전경사진으로 베르사유 궁전 ‘셀프 카메라 찍기’의 순간을 제안하는 C-커브의 하늘거울 작품 등 총 6개의 작품은 각 장소에 적절히 배치되어 르노트르의 원근과 대화를 하며 이 권위있는 장소를 통해 역사적 에피소드를 만들어 낸다.
- 이은화 프랑스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