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카셀도큐멘타와 다수의 베니스비엔날레 참여, 2013년 뉴욕 모마에서의 개인전 등, 2003년 국립과천현대미술관에서 ‘통로와 이행’이라는 제목의 개인전, 2012년 광주비엔날레에 <망망대해> 설치 작품 등을 통해 국내외의 현대 미술계에서 독일 태생의 작가 볼프강 라이프(Wolfgang Laib, 1950- )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보이는 <신념의 방(The room of Certitudes)>(1997) 설치 작품은 큐레이터 하랄드 제만이 기획한 ‘또 다른 신체를 위하여(Für einen anderen Körper/For Another Body)’(1988) 전시를 통해 베를린에서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그 후 여러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보인 이 작품은 긴 직사각형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각 설치작업에 따라 깊어질수록 더 좁아지거나 중간이 더 넓은 형태로 변형된다고 한다. 관객들은 하얀 외벽에 인해 전시장 공간과 유사하게 보이는 설치물을 그 외부에 난 좁은 입구를 통해 들어가게 되는데 5cm의 두께로 된 천연 밀랍 벽으로 둘러싸인 내부로 인해 외부와 차단된, 세상과 동떨어진 듯한 장소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의 작품들은 꽃가루, 쌀, 천연 밀랍, 우유, 돌 등의 유기물을 쌓거나 바닥에 뿌리는 단순하지만, 명상과도 같은 행위의 수행을 통해 완성되는데 이 설치 작품은 특히 관객들로 하여금 이러한 그의 이런 작품세계의 바탕을 이루는 행위와 유기체에 대한 생각을 직접 체험을 통해 느낄 수 있게 한다.

-변지수 독일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