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투트가르트 출신의 빌리 바우마이스터 (Willi Baumeister, 1889-1955)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추상회화를 개척한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나치에 의해 '퇴폐미술' (entartete Kunst)로 낙인이 찍혀 활동이 금지되기도 했던 바우마이스터는 전쟁이 끝난 이후 새로운 출발점을 찾은 미술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프랑크푸르트 슈테델 미술학교와 슈투트가르트 미대에서 교편을 잡았던 바우마이스터는 국제적으로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는데 게으르지 않았다. 그 결과 당시 다른 독일 작가들과는 대조적으로 그의 작품들은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그리고 스위스 등에서 소개가 되면서 높은 인지도를 얻게 된다. 슈투트가르트 쿤스트 무제움이 기획한 이번 전시는 국가간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빌리 바우마이스터 흔적들을 보여줌과 동시에 작가가 남긴 개인적인 기록자료들 그리고 가깝게 지내던 작가들로부터 수집한 작품들도 함께 전시가 되고 있다.

- 김석모 독일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