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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 재현과 자율 사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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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 재현과 자율 사이(reality, between representation & autonomy) 展

전시개요
전시기간  2013. 9. 5(목) - 2013. 12. 4(수)
전시장소  경남도립미술관 제1,2,3전시실, 특별전시실
참여작가  chapter1. 조덕현, 강강훈, 한영욱, 최찬숙 / chapter2. 원성원, 최수정, 김민주 / chapter3. 이광호, 손봉채, 조미영, 안희정, 김 봄

경남도립미술관은 2013년 하반기 기획 전시로 사실적 표현 기법을 기반으로 재현된 ‘리얼리티’가 자율적 해석을 거쳐 구현하는 다양한 풍경을 공유하고자 『리얼리티, 재현과 자율 사이』展을 마련하였다.

한영욱, Face # 172, 2011, 알루미늄에 유화, 173x140cm



  이번 전시는, 예술작품이 실제 구체적인 현실로부터 얻어진 미메시스적(모방된) 형성물이지만 재현의 과정 속에서 실제와 구별되면서도 현실의 본질적인 특성을 담고 있는 새롭고 독립적인 세계의 창조인 점을 상기하고, 특히 인물과 풍경의 특수성과 보편성에 집중하며 기획된 전시이다.
삶의 도처에 펼쳐진 무심한 풍경을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고 그대로 옮겨놓는 것, 그것이 사실적 재현이라면 예술이라는 언어로 해석될 때 그 풍경은 자율성을 획득하며 그 다채로운 면모를 드러낼 것이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재현과 자율 사이에 놓인, 혹은 그 안에서 변주하는 풍경들을 조금 특별하게 만나보기 위해 세 가지 chapter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제1전시실은 번역된 인물이라는 부제로 어떤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옮겨가는 번역이라는 개념을 빌려와, 실존하는 인물들이 조형적 언어로 옮겨져 오는 번역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내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긴다. 극사실적으로 인물을 재현하는 강강훈 작가의 <모던보이>는 사진보다 더한 리얼리티를 구사한다. 그는 현대사회에서 요구하는 집단적 정체성을 풍자적 요소들과 접목하여 모던 보이들의 자화상을 그려내고 있다. 그의 자화상은 경쟁의 시대, 모순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현대인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과정의 결과물이다. 


한영욱 작가의 인물들은 대부분 old man이다. 오래된 수염과 깊은 주름, 삶이라는 긴 여정을 살아낸 사람만이 갖는 관조적 눈빛을 구현하기 위해 알루미늄의 표면을 날카롭게 긁어냄으로써 정교하게 사실적 인물들을 표현한다. 최찬숙 작가에게도 노인의 얼굴은 남다르다. 얼굴은 개인의 역사가 기록되는 사적 공간이며 동시에 시대적 역사를 만날 수 있는 타자적 공간이기도 하다. 1960~1990년대 구동독의 라이프찌히에 거주했던 여성들의 초상화를 아크릴 박스에 넣고 일정한 높이의 물을 담아 시간이 지날수록 물과 잉크가 섞여 얼굴 형태의 일부가 사라지는 작업을 통해 인간의 유한성, 그 안에 내재된 긴 역사의 흐름을 돌아보게 한다. 조덕현 작가의 <뮤지션 프로젝트>는 경상남도 지역에 실존했던 두 음악가, 우륵과 윤이상의 예술적 성취와 삶의 풍경을 교차하여 짚으면서 다양한 층위의 질문을 던지는 프로젝트이다. 무엇보다 경남 거창군 생초마을에서(우륵의 고향) 윤이상의 음악을 연주하는 영상 작업(musician 2)은 시점을 무너뜨린 우주적 만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사실에 기반 한 자율적 해석을 통해 현재로 번역된 두 거장을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다. 



제2시실은 허구적 풍경으로 익숙하면서도 낯선 풍경의 간극 사이에서 펼쳐지는 사적, 보편적인 서사, 이상향, 에너지들이 공존하는 작품들로 전시될 것이다. 



최수정 작가의 <몽중몽>은 얼핏 보아서는 익숙한 산수화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디에서도 본적 없는 낯선 한 폭의 풍경으로 보는 이를 주목시킨다. 회귀 본능과도 같은 자연의 생명력과 재생력이 화면 안에 그대로 옮겨져 와 관람자들이 그 몽환적 에너지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김민주 작가의 허구적 풍경 역시 익숙한 풍경 안에 유쾌한 작가의 상상력을 입혀 일상에 즐거움을 더한다. 일반 주택이나 빌딩 속의 공간들에 동양의 자연을 접목하여 일상의 공간을 유유자적하는 상상의 공간으로 재창조 한다. 원성원 작가의 tomorrow 시리즈 역시 일상과 맞닿아 있는 풍경, 특히 풍경의 곳곳에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진 새로운 풍경이다. 작가는 주변의 보편적 인물들의 이야기를 풍경에 대입해 정교한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이렇게 자율적으로 해석된 풍경은 일상의 아주 연약한 속살을 외형적으로 구현하고 있어 간과하기 쉬운 삶의 모습과 감정들을 만나게 되는 재미가 있다. 
 



 마지막으로 제3전시실과 특별전시실은 발췌된 풍경이라는 chapter로 평범하여 의미가 상실된 듯한 일상적 풍경의 일부분을 발췌하여 그것을 조명하고 몰두함으로써 우리를 둘러싼 일상의 사실들을 반추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석상처럼 우뚝 서있는 이광호 작가의 선인장은 모든 풍경을 삭제하고 오직 선인장 자체에만 몰두하여 그 모양뿐 아니라 촉감까지 사실적으로 재현하고 있다. 독특한 형태를 지닌 선인장은 마치 석상처럼 묵묵하게 캔버스 안에 자리하고 있는데, 그 사실적 표현과 의연한 모습만으로도 청록의 생생한 촉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김 봄 작가가 발췌한 풍경은 다분히 일상적이지만 동시에 정치적이다. 그림 지도처럼 어떤 특정한 장소의 쓰임새와 기억에 대해 시간의 흐름을 헝클어 놓고 재조립 했다. 얼핏 보아서는 예쁜 모형 지도 같지만 작가가 발췌한 사건들은 삶의 희비극을 포함하고 있는 삶의 현장 그 자체이다.
손봉채 작가의 <이주민>은 대형 트럭에 실려 가는 조경수, 제 토양을 박탈당한 나무에서 착안된 작품이다. 도심을 장식하는 조경수들은 제 땅에서 뽑혀 나가 도시의 낯선 어딘가에 심기고 뽑히기를 반복하는데, 작가는 이러한 점이 마치 산업화 사회의 희생자로서 개발에 밀려 이리저리 떠도는 이주민의 인생과 맞닿아 있다는 점을 포착하고, 입체 산수화를 통해 이주민의 삶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조미영 작가의 <시영아파트-심리적 풍경>은 작가가 유년기를 보냈던 실제 공간을 모델로 하고 있다. 유년을 함께한 장소에 대한 복잡다단한 마음들을 발췌하여 섬처럼 부유하고 있는 시영아파트를 재현했다. 부유하고 있는 시영아파트는 그곳을 삶터로 한 사람들에게 특별한 심리적 공간으로 상징된다. 마지막 특별전시실에 설치되는 안희정 작가의 <곳>시리즈 역시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건물들을 그대로 옮겨왔다. 그대로의 모습이긴 하지만 작가가 발췌한 장소들은 천위에 프린트한 것으로 말랑한 입체 구조물로 변했다. 근대문화유산들을 사진에 담아낸 후 입체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역사적 현장을 살아낸 장소성의 가치를 조명하고 그 의미가 소외되고 훼손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삶 자체가 결국은 ‘리얼리티’이다. ‘리얼리티’를 해석하는 다양한 관점은 언제나 존재하겠지만 삶 속에서 만나는 사람과 풍경(자연)은 ‘나’와 만나는 방법, 시점, 감정에 따라 변하고, 변해 보이며 사실을 강조하고 왜곡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리얼리티’를 특별한 관점에 맞추어 재단하는 대신 일상적 풍경을 마주함으로써 삶의 소소한 사실들을 반추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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