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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윤 영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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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랜드에서 미디어 아트를 전공하고 돌아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안정윤은 미디어 아트와 실험영화와의 모호한 경계선 상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이다.  금번 갤러리 MOA에서 기획전시 하고 있는 “삼거리의 개_The dog at a fork in the road" 에서는 좀더 기록 영화적인 접근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Fork in the road_삼거리”는 서구문화권에서 "왼쪽 길로 가면 네 말을 잃을 것이요, 오른쪽 길로 가면 네 머리를 잃을 것"이라고 새겨진 이정표 앞에서 고민하던 한 기사에 얽힌 민담으로, 전통적으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순간”, 즉 “삶의 갈림길”에 대한 은유적 표현으로 사용하여왔다. 작가는 이 은유적 표현을 재현하여 우리의 삶 또한 이와 같은 삼거리의 연속이라는 보편적인 현실 인식 속에서 개개인이 실제로 맞닥뜨리는 선택의 기로에서의 삶의 무게를 다루고 있다. 그러면서 모든 결과와 삶의 무게가 스스로의 선택에 따른 개인의 책임인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삼거리의 개는 왜 거기에 묶여 있는가? 그 개가 달려간 길은 과연 자신이 왔던 길일까? 아니면 새로운 방향인가? 그 개가 끊고 달아날 만큼 목줄이 느슨하지 않았다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자신이 선택한 길로 달려간 개는 이전만큼, 또는 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살게 될 것인가? 그리고 우리가 처한 삼거리는 과연 무슨 의미인가? 라고 허공에 못 박힌 작가의 시선 너머 도심 변두리 주택가의 이른 봄 풍경이 흑백 화면에 건조하게 담기어 있으면서 삶을 반추한다 .


삼거리 한 복판에 묶인 채 유기되어있는 개 한 마리를 단조로운 시점으로 담담히 바라보는 이 작품은, 식육견과 반려견 문화가 공존하는 대한민국에서, 출신과 환경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는 자신의 처우를 운명적으로 받아 들여야 하는 존재에 대한 작가의 연민과 사회의식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삼거리의 길은 살아가며 항상 마주하게 되는 개개인의 선택의 기로를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삼거리에 묶인 개를 통해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삶의 기로는 과연 개인의 책임인지, 그리고 그 무게에 대하여 작가는 의문에 가득찬 시선을 던진다.


“표준 지정 기간”이라 직역되는 제목의 2009년 작 “Regulier bepaalde tijd”는 네덜란드 체류 외국인 신분증 증명사진에 위조방지 기법으로 천공된 미세한 구멍들을 통하여 들어오는 빛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이미지의 변화를 기록한 작품으로, 화면 속 증명사진/신분증은 화란시민권자가 인구의 대다수인 네덜란드 북부도시 거리의 행인들과 비유럽 공동체국가 출신의 작가 사이에 가로놓인 하나의 펜스가 되어 매우 흐릿하고 불분명한 이미지가 뒤섞인 거리의 풍경들을 보여주고 있다. 


"충격적이면서도 젠틀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잔인한, 루이스 브뉘엘의 <안달루시아의 개>의 현대적 공명"이라는 심사평을 얻으며 2010 International Bunker Film Festival 대상을 수상한 2009년 작 “The hymn of a republic”은 외부의 이물질로부터 눈을 보호하도록 기능하는 속눈썹 그 자신이 역으로 우리의 눈으로 들어와서 외부의 이물질이 되어가는 아이러니를 거꾸로 느리게 재생시킨 애국가에 실어 보여주며, 한때 우리 몸의 일부였던 작디작은 사물 하나가 얼마만큼 우리에게 위협적이고 두려운 대상으로까지 변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통해 전체와 개인의 대립, 폭력과 신체에 관한 다양한 논의와 공감을 국적과 성별을 초월한 관객들로부터 이끌어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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