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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핸즈 작가정신Ⅰ:풍경전

  • 전시기간

    2011-04-05 ~ 2011-04-24

  • 참여작가

    고자영/곽수연/구성연/박상미/안윤모/양정무

  • 전시 장소

    갤러리세인 Gallery Sein

  • 문의처

    02-3474-7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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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그릇에 담는 작가정신, ‘풍경 ∙ 인물 그리고 정물’ 드려다 보기

 

갤러리세인 개관기획전 ‘Made in Hands - 작가정신 시리즈’는 1부-풍경(4월), 2부-정물(5월), 3부-(6월)로 순차 전시된다. Made in Hands는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작가의 손으로 창작된 작품을 의미한다. 오랫동안의 전시기획을 통해 현대미술의 다양한 양상을 접하면서, 수시로 작품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과연 진정성이 묻어나는 작품은 어떤 것인가? 순간적인 아이디어와 재치만을 내세워 재미만을 강조하는 작품들, 표피적 감각에 호소하거나 자극적인 뉴스처럼 선동성이 강조된 작품들, 작가의 손이 아닌 개념만이 과도하게 난무하는 작품들... 이처럼 트렌드에 과도하게 반응하고, 개념만이 앞서는 작품보다는 작가의 손끝으로 완결되는 그 작가정신에 주목한다. 

지난겨울, 기획자는 성직자와의 대화 속에서 개관기획전의 윤곽을 그렸다. “가장 가까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입니까?”라는 기획자의 우문에 그는 “제대로 된 것이 아름답다”라는 현답을 주셨다. 그렇다면, 제철에 익은 과일이 맛이 있고, 가을에서야 곡식이 여물듯이, 제대로 된 성숙한 사람이 향기롭지 않을까. 작품도 마찬가지다. 내공이 쌓인 튼튼한 정신과 미적 감성이 묻어나는 기술에 의해 표현된 작품, 이것이야말로 감상자로 하여금 감동을 느끼게 한다. 

 

미술의 기초, 풍경 ∙ 인물 ∙ 정물을 다루다

 

작가정신이 발휘된 섬세하고 정성이 깃든 작품 중심으로 전시된다. 

식물원의 정취가 고스란히 담긴 고자영의 회화, 

동식물의 조화로 싱그러운 자연을 담은 안윤모의 회화, 

전통 동양화와 현대인의 삶의 풍경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곽수연의 회화, 

팝콘과 사탕이라는 매개를 반전시켜 풍성한 자연으로 옮겨놓은 구성연의 사진, 

솔 숲의 풍경과 시간의 심미적 대상을 수묵으로 표현한 양정무의 회화 등, 

역량 있는 작가들의 독자적인 미감이 발휘되고 있다. 

 

<작가정신Ⅰ-풍경>은 풍경을 표현하는 6명의 작가를 초대한다. 풍경화는 18C의 발전을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는 장르이다. 초대작가들이 선택한 풍경에는 섬세하고 풍부한 감성이 묻어난다. 고자영 <식물원>, <이동식 정원>시리즈는 꽉 찬 식물풍경으로 담아낸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삶은 생태계의 흐름에 순응하는 태도이며, 이것이 작가정신이다. 식물원을 소요(逍遙)하며 오감으로 느낀 자연의 기운을 동양 산수(山水)에 입각하여 담아내고 있다. 곽수연 <도원향(桃園鄕)>시리즈는 십장생과 산수가 그려진 전통 동양화와 작가가 선택한 개(犬)의 이미지를 혼용한 작품이다. 시공을 초월한 작품 속 대상들의 어울림은 위트 있는 스토리텔링을 만들고 있다. <新책거리>에서도 산수와 동물, 그리고 대상을 바라보는 인간의 모습에서 즐거운 해학을 느낀다. 박상미는 식물과 건물 탐구를 통해 제3의 공간을 연출한다. 수 십 차례 반복된 밑 채색에 하나씩 얹어지는 대상은 건축가가 설계하듯, 작곡가를 악보를 그려 넣듯 정교하거나 고감각적이다. 자라는 식물에서 인간이 거주하는 공간에 생명력을 부여해주고 있다. 안윤모는 작은 모자이크 그림에서 대형 설치 작업까지 폭넓게 작품을 발표한다. 작가가 채취한 자연 풍경을 클로즈업하여 부엉이, 까치호랑이 등을 등장시킨 일련의 회화작품들은 내러티브 이끌며 즐거운 상상세계로 인도한다. 그의 작품은 감상자의 마음에 환상을 심어주는 스테디셀러 회화이다. 양정무가 선택한 대상은 소나무이다. 수묵화로 그려진 솔 숲, 굵직한 소나무 형상은 은은한 솔 향기가 묻어나듯 섬세한 붓 터치가 스며있다. 햇살, 새벽, 안개, 꽃, 바람 등이 작품마다 새롭게 스며들어 잔잔한 여운을 안겨준다. 살짝 살짝 꽃과 잎에 채색을 할 뿐, 담백한 수묵기법은 소나무를 더 향기롭게 보여준다.

 

정성이 가득한 작품, 작가의 감성이 묻어난 작품으로 구성한다.

 

<작가정신Ⅱ-인물>은 인물을 표현한 5명의 작가를 초대한다. 인류 역사 초창기 때부터 시작된 인물에 대한 탐구를 5명 작가들의 독창적인 감성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전시한다. 김민경 <Camouflaged selves-위장된 자아>시리즈는 성숙한 내용과 팝적인 경쾌함이 묻어난다. 작품 제작에서 입체를 사진을 통해 평면으로, 다시 부조로 표현하며 제작 과정에도 ‘위장’의 내용이 담겨있다. 작가가 선택한 가면은 인간의 욕망을 담아내는 현대인의 초상이다. 이국현은 물성화된 여성에 주목한다. 과도하게 크게 그린 선글라스, 안면을 거의 덮은 가면, 화려한 레이스 장식 의상 등. 또한 감춰진 눈빛에서 익명성을 찾기 어렵다. 정교한 인물표현과 선명한 주제로 포장된 여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선경은 드로잉의 참 맛을 보여준다. 정성스럽게 그려진 섬세한 선, 자화상의 모티브를 폭넓은 이미지로 확장하고 있는 무한한 상상력, 이를 집요한 시간의 축적으로 완결해가는 정신이 아름답다. 조영표의 최근 작품은 <파라노이아paranoia>시리즈이다. 어린아이가 주인공으로 무욕의 상태, 순수의 정신이 움직이는 동적인 구성이 특징이다. “편집광적인 욕망의 상태를 데페이즈망 기법의 형식적 차용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라는 작가의 의도가 적극 반영된 공간유희가 돋보인다. 

 

<작가정신Ⅲ-정물>은 정물을 표현한 5명의 작가를 초대한다. 17세기경부터 독립된 화제로 발전된 정물화를 5명 작가들의 색다른 감성으로 선택한 사물들, 이를 뚜렷한 주제정신으로 표출된 작품으로 소개한다. 김지혜는 민화의 화조도, 책거리 그림에서 모티브를 차용하여 재구성한 정물화 보여준다. 작가가 선택한 정물 오브제는 바니타스적 알레고리와 혼용되며 보이지 않는 자연의 이면을 드러내기도 한다. 채집된 정물이 누구의 소유도 아닌, 오늘날의 풍경을 대변하는 아이콘처럼. 박원주는 ‘약간 구겨진 액자’<펴기 Smoothing>으로 개념이 앞서는 작업을 선보인다. 열 변형된 유리, 나무로 ‘펴기’를 표현하는 작품제작 방식은 주관적 미학을 바탕으로 한다. 구름 한 부분을 특수한 액자에 담아 정물로 표현한 <구름-펴기2>, 밤에 관한 상상을 정물로 담은 <붉은 느와르물-펴기>에서 작가의 감성을 따라가 보면 철저한 정신을 발견하게 된다. 신기혁 <Cubescape still-life>시리즈는 기존 정물화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 실제와 환영의 모호한 간극을 건축적 공간 구성과 사진의 사실성 재현을 결합하여 시각적 환영을 풍성하게 이끌어 낸다. 정밀한 표현들은 현실 너머의 정물의 세계로 인도한다. 이승오 <Layer>시리즈는 폐책들이 주요 소재가 된다. 두터운 물감의 층처럼 시간과 역사가 쌓인 책장들이 한 겹 한 겹 쌓이고 변형되어 작가가 의도하는 정물화를 얻어낸다. 표현되는 대상은 전통을 차용한 이미지가 주축으로 물직적 촉각성을 이끌어낸다. 한운성이 선택한 정물의 대상은 과일이다. 식탁에 놓인 정형화된 정물에서 벗어나 채집된 과일이라는 물질, 그 자체에 집중한다. 캔버스 가득 찬 과일의 단면, 측면, 부분 등은 거대한 조각물이다. 특히 꼭지와 반쪽 과일에서의 씨앗의 강조는 생명력을 부여한 메타포이다. 

 

작가정신 1~3부로 이어지는 16명의 작품세계는 지면관계상 간략하게 비평할 수밖에 없는 점이 아쉽다. 다만 부족한 부분은 전시를 거치면서 전문가와 감상자의 개입을 통한 새로운 비평의 여지를 남겨 둔다. 각각의 주제에 적합한 출품을 해 준 작가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세인은 ‘세상의 중심은 사람이다’라는 의미가 있다. 미술이라는 훌륭하고 가치 있는 콘텐츠를 보유하는 갤러리세인이지만 그 밑바닥에는 항상 ‘사람이 중심이다’는 사실을 명심할 것이다. 작가와 고객에게 신뢰받는 갤러리를 위해, 작가정신을 담을 수 있는 뿌리가 되기 위해, 개관기획전의 출품작품이 갤러리세인에 아름다운 나무가 된다. 4월 5일 식목일에. 

 

2011. 4. 5

갤러리세인 대표 정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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