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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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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태의 그림

 

텅 빈 대지 위로 한 무리의 철새 떼가 날아올라 빗질을 하듯이 허공을 쓱쓱 쓸었다. 

이내 사라지는 연기처럼 새떼는 비산하였고 시야에는 점들만 남아 군무가 시작되었다.


그의 그림은 익숙한 장면인듯하면서도 낯설고 혼란스러운듯하면서도 일사분란하다. 

왜 그럴까. 

익숙한 기분을 주는 까닭은 화면에 등장하는 소재들인 길 나무 숲 들은 자연으로서 

친숙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낯설다? 낯섦을 부추기는 요인이 있다.

무채색이거나 단색조여서 우리 앞에 펼쳐진 실재하는 자연이 아니라 뇌리에 남은

잔상으로서 기억하는 풍경. 그래서 우리가 보는 것은 실재인가 기억인가를 묻는다. 

사람들이 관계를 맺고 이어 나갈 때 시공간에 실재하는 대상과 그 대상으로 말미암은

환영 사이를 오간다. 인간은 그렇게 살아왔다.


혼란스러운듯하면서도 일사분란한 건 또 뭔가. 무수한 점의 군집은 일견 혼란스럽다.

바다 속의 수많은 물고기 떼나 지상의 숲과 생명체들을 미시적으로 보면 요란하게

진동하고 있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수미일관하는 흐름을 유지하며 명멸한다.

사물들의 속성을 나타내듯이 김창태가 그려내는 화면은 붓질로 옮겨진 무수한 점들이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정지되어 우리 앞에 제시된다.


이렇게 제시된 그의 그림을 본 감상자들은 ‘슬픔’을 이야기 한다. 새떼들이 모두 날아

가버린 빈 하늘 그 공허 때문인 듯하다. 사물과 사물 사이의 시린 空寂을 고스란히

견디면서 한 땀 한 땀 붓으로 꿰매는 모습이 쓸쓸해서 일까. 쓸쓸한 시절에 김창태가 

펼쳐놓은 고요한 슬픔 속을 걷다 보면 여느 해와 다른 봄을 붙잡게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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