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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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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시개요


전  시  명 이상국 개인전  

장      소 가나아트센터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 97 / t. 02-720-1020) 

일      시 2011. 3. 11 (금) – 4. 3 (일) (총 24일간)

오  프  닝 2011. 3. 11 (금) 오후 5시        

출품  작품 회화 및 목판화 총 50여 점 



2. 전시초점 


■ 절제된 조형언어와 투박한 질감으로 시대의 모습을 그려온 화가 이상국의 귀환


■ 새로운 회화적 에너지를 위한 구축과 해체의 고집스러운 반복: 이상국의 회화 40년 


■ 1970 - 1980년대: 시대의 우울, 회화의 방법으로 드러냄과 감싸안기


■ 1990 - 2000년대: 삶의 근원으로의 회귀, 이상국의 산과 바다와 나무



3. 전시내용


■ 절제된 조형언어와 투박한 질감으로 시대의 모습을 그려온 화가 이상국의 귀환


가나아트는 독자적인 추상어법으로 우리의 삶과 풍경을 서정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이상국 개인전을 개최한다. 서울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했으나 졸업 이후 줄곧 양화를 그려온 이상국(1947-)은 애잔한 소시민의 생활주변과 자연풍경을 특유의 절제된 형태와 투박한 질감을 통해 한국적 서정성을 표현해 오고 있다. 1970 - 80년대에 그는 달동네, 공장지대, 서울 인근 산들을 모티브로 당시의 암울했던 사회상을 드러냈다면, 1990년대에 들어서 지금까지 산과 바다와 같은 자연풍경으로 집중하여 이들을 추상화된 형태로 담아내고 있다. 이번 개인전은 몇 년간의 투병생활로 인해 좀처럼 접하기 어려웠던 그의 유화작품을 2000년 개인전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기회인 동시에 1977년부터 2011년까지 지난 40여년 간 작업해 온 회화와 목판작업을 아우르는 회고전과 같은 성격의 전시로, 그의 작품세계가 심화되어가는 과정과 조형언어의 변모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새로운 회화적 에너지를 위한 구축과 해체의 고집스러운 반복: 이상국의 회화 40년 


 “80년대까지 나는 그림을 집 짓기처럼 구축해가는 과정으로 생각했지요. 그런데 최근 작품들, 특히 풍경화는 해체되는 방식으로 그리고 있어요. 철거된 산동네 그림도 그런 식이지요. 그런데 그런 해체과정에서 가슴 아픈 느낌과 동시에 어떤 새로운 에너지, 氣를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이처럼 그는 자신의 소재적, 조형언어의 변천을 구축과 해체의 변증법적 개념으로 설명한다. 1970년대부터 1980년대 말까지 자신과 밀착되어 있는 삶을 그려내던 시기를 구축의 시기로, 이후 구체적인 현실과는 요원한 자연풍경을 담아내는 시기를 해체의 시간으로 생각할 수 있다. 1990년대를 기점으로 한 소재적, 조형적 변모는 이상국에게 있어 기존 작업경향에서의 이탈이 아닌, 작가로서 한평생 고집해 오던 ‘삶’이라는 화두의 연장선이며, 조금 더 근본적인 가치-정신, 질서, 혼, 영원-로의 지향으로 이야기될 수 있다. 

     

     이렇게 이상국은 해체와 재구성의 반복적 작업을 통해 그려내는 풍경과 대상들은 구체적인 형상이 사라진 채 기본적인 골격만으로 캔버스 위에 존재하며, 이러한 작업의 과정을 거친 풍경들은 이상국에게 해체에서 오는 애잔함과 동시에 새로운 기운을 선사한다.


■ 1970 - 1980년대: 시대의 우울, 회화의 방법으로 드러냄과 감싸안기


1970-1980년대 이상국은 민중미술활동이나 특정 정치적 성향을 표방하지 않았지만, 작가로서 그의 시선은 항상 세상을 향해 있었다. 스산한 공장지대, 다닥다닥 붙은 산동네, 맹인가수, 벌서는 아이들 등의 이러한 장면들은 작가에게 익숙한 주변 풍경들이자 70-80년대 이상국의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마주치게 되는 모습들로, 그는 당시의 일상적인 풍경을 통해 서민들의 고단한 삶과 암울했던 시대의 초상을 이야기한다. 이상국은 이러한 일상의 풍경들을 회화적 모티브로 삼아 원근법적으로 재현해 내는 것이 아니라, 녹록하지 않은 현실을 인식하고 그것을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치유하고자 한다. 투박한 마띠에르와 단순하지만 역동성이 느껴지는 이상국의 거친 선들, 그리고 강렬한 색채감이 만들어내는 회화적인 공명은 그의 작품 속에서 “부성(父性)으로서의 위안과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나는 그의 그림 속에 숨어있는 민중적 서정성을 발견하고 큰 감동을 받았다. 산 그림자가 산 동네를 덮고 있는 쓸쓸한 겨울 풍경이나 공장지대 등을 통해 한 시대의 눈물을 닦아주던 그의 손길이 그때 그 얼마나 따뜻하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_ 정호승, 영원을 위한 순간, 2000



■ 1990 - 2000년대: 삶의 근원으로의 회귀, 이상국의 산과 바다와 나무


이상국은 90년대 들어 소재면에서 구체적인 현실보다는 산, 나무 그리고 바다와 같은 자연풍경에 집중하고, 조형적으로는 더욱 더 추상화된 작업경향을 보여준다. 수 년간 반복적으로 작업하고 있는 <나무로부터>, <산으로부터> 시리즈에서 보여지듯, 그의 자연은 구체적인 구상이 사라지고 골격만 남은 듯한 모습으로 캔버스에 존재한다. “자연을 그리면서도 내 시대를 표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이상국의 작품은 그가 일관해오고 있는 ‘인간의 삶과 시대정신’이라는 주제의 연장선상에 있되 추상화된 자연을 통해 조금 더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것을 추구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인다. 굵고 거친 선과 제한된 색을 통해 단순화된 자연풍경-바다, 산 그리고 나무들-은 본래의 외형을 상실하고 하나의 생동하는 기운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이렇듯 이상국의 작품은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기 보다, 작가가 인식한 본질적 자연을 그려냄으로써 고통스러운 인간의 삶에 감동과 위안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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